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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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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작품등록일 :
2021.02.07 07:41
최근연재일 :
2021.04.21 13:15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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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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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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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DUMMY

레피온은 하르시아스의 말을 믿고 손가락을 가르친 곳을 향해 나아간다. 레피온이 사라진 뒤 하르시아스는 말을 건다.


"놀랍죠? 시공이 왜곡된 공간이란. 일어나시죠, 정신이 든 거 알고 있으니까."


그레이던은 멋쩍어하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하하하, 이거 민망하군요. 저는....."


"모슬러스 그레이던씨, 폴로서스에서 오신 마법사죠. 내 이름은 하르시아스 훼얼세렌트입니다. 아까 레피온을 위해 위험을 감수한 걸 잘 봤어요. 그래서 당신을 이 안에 들어오게 했습니다."


"....아, 고맙습니다..."


그레이던은 이 신기한 광경을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아두고 싶은 욕망과 상대를 정중하게 대해야 한다는 마음이 서로 부딪쳐 시선을 어느 쪽에 둘지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걸 보며 하르시아스는 소리 없이 웃었다.


"보고 싶은 게 있다면 나를 개의치 말고 마음껏 살펴보세요. 일종의 보상으로 말이죠."


허락이 떨어지자 그레이던은 이 광경을 눈에 담으려 최선을 다했다. 인간이 닿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을 마법의 경지다. 보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럽다.


다만 결계 안을 살펴보느라 하르시아스의 말을 잘 귀 기울이지 못한 것은 실수였다.


"어떤 사람은 힘과 선의 갈림길을 자주 마주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죠. 얼핏 세상은 기꺼이 힘을 선택하는 자가 쟁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힘을 선택할 때 대가를 치르고, 선을 선택할 때는 보상을 받는 운명인 사람도 있어요. 당신이 방금 전 레피온을 져버릴까 고민했던 걸 알아요."


그제야 그레이던은 등 뒤가 싸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하르시아스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죠."


그레이던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려 하르시아스의 안색을 살폈다. 하르시아스는 의미심장한 미소로 그레이던을 응시하고 있었다.


"당신이 레피온을 위해준 것만큼 다음에 나를 만날 때에 보상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자신의 안전보다 레피온의 안전을 생각해준 보상은 이 정도로는 부족해요. 이걸 줄게요."


그레이던은 하르시아스가 말하는 도중에 무언가가 등장했음을 느꼈다. 마력적 감각이다. 그것도 여태 느꼈던 그 어떤 것보다도 확실하게 느껴지는 마력! 그것은 파란 물방울 모양의 유리병이었다.


"이건!?"


마법사가 되는 첫 번째 조건은 마법을 느낄 수 있는가이다. 하지만 보통은 그걸 확인할 기회조차 없다.


소질감정에 쓰이는 마법은 매우 비싸다. 소질이 있어도 감각이 개발되지 않아 느끼기 어려운만큼 강력한 마력을 동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근데 이렇게 이렇게 선명한 마력을 느끼게 해주는 '물체'라면 그 가치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마법에 소질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 마법사를 양성할 수 있다면 국가 전략을 좌우할 정도의 보물이 아닌가?


'이걸로 더 많은 사람들을 마법사로 각성시킬 수 있다면 시대가 바뀔지도 모른다!'


그레이던은 진정하기가 힘들었다. 하르시아스의 다음 말은 더욱 그레이던을 흥분하게 했다.


"당신을 위해 준비한 거예요. 당신이 고대 엘프의 마법을 쓸 수 있게 해줄 응집 된 마법의 약입니다.

단... 내용물은 5시간 이내로 사라집니다."


시간제한이 있다니 신나던 그레이던은 좀 실망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


"그럼 이걸로 뭘?"


"마시세요. 약효도 다섯 시간 이내로 사라져요. 하지만 고대의 강력한 마력을 활용해보는 것은 당신의 마법 역량에 도움이 될 겁니다."


그렇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며, 그레이던은 파란 병의 뚜껑을 연다.


희미한 빛이 고여있지만 안개에 가깝지 액체도 아닌 것 같다. 병도 유리병처럼 보였는데 물렁하다. 그레이던은 각오를 다지고 그걸 입안으로 쭉 짜 넣고 삼킨다. 한 올이라도 놓칠까 봐 몇 번을 쭉쭉 짜서 입에 넣는다. 곧 하얗게 빛나는 힘이 자신의 몸에 퍼지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손끝을 들어 그 힘을 자신의 의지대로 흘려본다. 시범용으로 곧 잘 쓰곤 하는 백색 전기 마법이다. 손끝에 하얀 스파크가 일기 시작한다.


'시약 없이도 쓸 수 있다는 건가...!?'


어느새 하르시아스가 그레이던에게 다가오더니 손으로 그의 몸을 훑는다. 손길이 직접 닿지는 않았지만 하르시아스의 손길을 따라 그레이던 몸 안의 힘이 움직이는 게 느껴진다. 힘은 곧 뭔가의 마법이 되어간다. 그레이던은 자신의 몸을 타고다니며 형태를 이루는 생소한 감각에 공포와 기대를 번갈아 느낀다.


곧 그레이던의 손에 파란 불꽃이 퍼져 나오기 시작한다.


"자, 어떤 느낌인지 알겠어요? 이번엔 스스로 해보도록 하세요."


그레이던은 스스로 파란 불꽃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빨리, 이렇게 쉽게, 이렇게 선명한 마법을 성공한 적은 없었다.


'전설에서 등장하는 마법사들의 모습이 거짓말이 아니었구나...!'


하르시아스는 또 다른 마법을 가르쳐주며 말했다.


"당신은 인간치곤 우수해요. 마력의 양보다는 감각이나 운용의 정교함이 발달해있죠. 당신 같은 유형은 다른 마법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능력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이 성장이 빠를 거예요.


그렇다고 지금 그러라는 건 아니에요, 지금의 당신이라면 당신과 레피온을 노리는 엘프들의 마법을 상대할 수도 있고, 마력만 놓고 보면 당신이 그들을 압도할 거에요. 그러나 병력과 장비의 차이를 극복할 수는 없어요.


지금 알려주는 마법은 조용히 빠져나가는데 필요한 것. 정교함이 강점인 당신이 쉽게 다룰 수 있는 거죠.


자, 이게 당신이 레피온을 위해준 보상이에요. 마음에 드나요?"


"물론입니다!!"


그레이던은 계속 감사의 말을 하며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부족하게 느껴져 한쪽 무릎을 꿇고 감사의 말을 읊었다.


하르시아스는 이 영양가 없는 행동을 제지하며 말했다.


"자, 이제 레피온에게 가세요. 당신과 레피온을 쫓고 있는 적들은 강하지만 당신이 욕심을 부리지만 않는다면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 거예요."


그레이던이 떠나고 홀로 남은 하르시아스는 중얼거린다.


'.....완전 무리겠지만.'


인간이란 참 말을 듣지 않는 존재다.





레피온은 수풀 속에 숨어있었다. 길가로부터 꽤 멀리에 있어서 길이 없다시피한데 둠캐스터의 엘프들은 숲을 날듯이 돌아다닌다.


두 번 정도는 레피온의 바로 앞이나 위로 지나간 적이 있지만, 보기보다 꼼꼼히 찾지 않는지, 아니면 레피온이 어릴 적 아버지와 숨바꼭질하던 경험이 도움이 되었는지 걸리지 않았다.


아버지가 먼저 레피온을 불러내 했던 숨바꼭질은 사실 놀이라기엔 일부러 장소를 다양하게 바꾸어가며 하는 매우 본격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돌아올 때는 목말을 태워주거나 업어주는 걸 마다하지 않는 자상한 아버지였다.


레피온이 잠시 행복했던 그 무렵을 떠올리고 있는데, 뒤에서 뭔가 부스럭거리며 다가온다. 그게 뭐든 그냥 지나가 줬으면 좋겠는데 일직선으로 다가온다.


'엘프들이 부리는 고블린인가?! ....아니야 그놈들은 이렇게 느리지 않아. 수풀에서 간질을 일으키며 다니지도 않고!!'


하지만 적에게 발각되는 것도, 다른 적들이 이 소란을 듣고 몰려오는 것도 달갑지 않기에 레피온은 칼을 준비했다. 이미 한 손은 칼집을 벗겨 던져버릴 준비는 하고 있었고, 동시에 몸을 뒤로 돌리며 순식간에 베고 침묵을 유지하는 수밖에 없으리라며 동작을 시작하려는 순간....!


"리어스덴씨, 여기 계셨군요!"


그레이던이였다. 근데 그의 몸에선 희미하게 빛까지 나고 있었다.

레피온은 그레이던의 빛이 신기하기 이전에, 이 생존무능력자 때문에 걸려 죽겠다고 생각해 신속하고 나직하게 말했다.


"먼저 납작하게 엎드려 계세요, 제 이끼를 드릴 테니 이거 몸에 쓰고 계시고요. 적들이 이 주변에 많아서 절대로 들키지 않도록 잘 숨어야 해요"


"아, 그거라면 말입니다..."


그레이던은 태연히 말했다. 그레이던 딴에는 목소리를 낮춘다고 낮췄는데 레피온이 듣기엔 목청을 돋구고서는 "여깁니다, 여기, 여기 멍청한 인간 두 놈 있으니까 얼른 잡아가세요"라고 외치는 것 같다.


그래서 짜증 반 울먹이는 반으로..


"제발 제 말 좀······."


하지만 레피온도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그레이던과 레피온의 모습이 투명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건...?"


"하르시아스님께 좋은 걸 받았습니다. 제 평생 써볼 수 있을까 싶은 마법을 쓸 수 있게 됐죠. 이건 우리가 적들에게 발각되지 않고 안전한 곳까지 갈 수 있게 해줄 마법입니다."


레피온은 긴장이 풀려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여전히 말소리는 매우 작게 낮춘 채 말한다.


"후우... 다행이군요. 그럼 제가 앞장서기로 하고 조용히 여기를 빠져나가요. 좋죠?"


그레이던은 처음에는 동의했다. 레피온은 규칙을 정했다.


"다음부터는 되도록이면 몸짓으로 이야기하죠. 하실 말씀이 있으심 제 어깨를 두들기시고 용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거에요. 못 알아들으면 웬만하면 계속 가는 거고, 말해도 좋을 것 같은 환경이면 제가 먼저 말할게요, 그레이던씨도 대답할 땐 제 목소리 정도로 소리를 낮춰주세요."


그레이던은 레피온의 말소리도 작아 들려서 겨우 들린다. 그래도 알아듣고는 그러겠노라 했다.



-=마법사의 고양=-

'인간들은 그것을 마법사의 고양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더군. 우린 그걸 어리석음의 봉우리라고 부르지. 결국 인간은 어지간히 말을 안 듣는 존재야.'




레피온이 주먹을 들어 보였다.

사전에 이야기를 해둔 수신호다. 가만히 멈춰서 숨죽이고 있자는 뜻이다.


그들 앞에 둠캐스터전사들이 수풀을 헤치며 이동하는 중이었다. 그들이 비슷듬히 레피온과 그레이던을 지나갔다. 그러고도 한참이 지나고서야 레피온이 주먹을 펼치고 손끝을 앞으로 까딱거리며 계속 가자는 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둠캐스터 엘프들의 순찰을 피하길 몇 번. 점점 수풀도 얕아지고 거리도 어느 정도 멀어져서 엘프들의 수색도 뜸해질 때쯤, 희미한 등불을 들고 이동하는 둠캐스터 엘프 셋이 보였다. 그런데 이번엔 그쪽에서 먼저 이상한 낌새를 챘다.


"잠깐, 멈춰봐라."


수백 년 이상 마법을 다뤄온 둠캐스터의 마법사는 위화감을 느꼈다. 호위병은 자기 상전의 안색을 살폈다.


"무슨 불편하신 부분이라도?"


"아냐.. 그게 아니라, 뭔가 이상해... 근데 그게 뭔질 모르겠어."


한참을 가만히 서서 고개를 이리저리 굴려보더니 말한다.


"재미있군. 이 세상에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아직도' 있다니."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아니,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


이곳에 펼쳐진 하르시아스의 결계도 한동안 마법이란 것조차 모르고 있지 않았던가? 지금 생각해보니 자존심이 상한다. 자기도 모르게 이를 질끈 물고서 둠캐스터의 마법사는 손을 들어 정면을 쭈욱 훑었다.


'이 내가.... 더는 숨긴다고 못 보는 얼뜨기가 될 수는 없지...!'


그 모습에 레피온은 경계는 하지만 행동의 의미는 모른다. 그저 여지껏처럼 무사히 넘어가길 바랄 뿐.


하지만 그레이던은 느끼고 있다. 레피온의 바램처럼은 안될 거란 것을.


그레이던은 하르시아스에게 받은 약의 약효가 돌면서 지금 그동안 보던 것과 전혀 다른 세상을 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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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극의에 다다른 마력. 21.03.26 22 0 13쪽
29 마법사의 고양 21.03.25 2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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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막다른 길에서... 21.03.23 30 0 13쪽
26 목숨을 건 술래잡기 21.03.22 17 0 12쪽
25 숨어들었다가.... 21.03.21 35 0 12쪽
24 다시 안으로.... 21.03.20 22 0 12쪽
23 욕심이 지혜를 가린다 21.03.19 23 0 11쪽
22 달려온 단서 21.03.18 2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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