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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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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작품등록일 :
2021.02.07 07:41
최근연재일 :
2021.04.21 13:15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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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4,100

작성
21.04.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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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여왕을 위한 공물

DUMMY

돌 구슬을 밟은 레피온은 발이 미끄러져 비틀거리며 균형을 잡았지만, 길이 많이 가파른 탓에 밑을 향해 달리게 되었다.


-타다다다닥!-


갑작스레 다가오는 커다란 발소리에 동물들은 크게 놀랐고, 레피온도 엉겁결에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늑대들이 몇 발자국 물러나면서도 경계태세를 보였고 상황이 이리되자 레피온도 장검을 꺼내 들었다.


늑대들은 덩치가 큰 상대가 반질반질 빛나는 이질적인 긴 물건을 꺼내자 날카롭게 경계했다.


요정은 한 마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놈이 대장이야."


여행자에게 늑대는 심심찮게 부딪치는 위협이다. 나름대로 대응 방법이 알려져 있다. 무리 사냥을 하는 짐승을 제압하려면 우두머리를 제압해야 한다.


레피온은 늑대들이 장검에 주의를 보내는 걸 보며 근처에 자라는 수풀을 단칼에 베어 보였다.


손가락보다 두꺼운 나무까지 큰 소리를 내며 잘려 흩어졌고, 레피온은 그 칼날을 늑대에게 돌리며 차분히 응시했다.


요정이 날아 늑대들을 넘어 뒤를 잡았고, 요정을 쳐다보느라 정신을 빼앗긴 늑대를 레피온이 달려들며 허리를 칼로 내리쳤다.


-깨갱!!-


큰 비명을 지르며 한 마리가 달아났고 레피온이 그대로 대장에게로 달려들자 대장도 놀라 달아난다. 대장이 달아나는데 남은 늑대라고 방법이 있는 건 아니다. 다들 놀라 도망친다.


그걸 요정이 요란스러운 날개 소리로 위협하며 쫓아가다 돌아왔다.


"좋아, 좋아. 우린 호흡이 잘 맞네. 근데 칼로 내리칠 때 칼을 눕혀서 쳤지?"


"상처 입힐 필요 없지. 안 그래도 녀석들의 양식을 빼앗았으니."


요정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흐음.... 어설픈 호의는 단검이 돼서 돌아온단 말, 인간들 사이에도 있지 않아? 뭐 별 상관은 없겠지."


요정은 상처 입은 수사슴에 귀에 다가가 무언가를 속삭였다. 수사슴은 절뚝거리며 암사슴과 새끼를 돌아보았고 잠깐의 교류 뒤에 암사슴은 새끼를 데리고 어디론가 떠났다.


그리고 수사슴은 순순히 레피온과 요정을 따라 움직였다.

아주 힘겨운 걸음으로.


레피온은 상황을 짐작해 본다.


'뭔가 요정이랑 교섭이라도 한 건가... 가족을 살려주는 대가로 우릴 따르기로...?'


그 모습을 안타깝고도 안쓰럽게 보던 레피온은 요정에게 물었다.


"어디로 끌고 가는 거야. 고통스러워 보이는데."


레피온은 아버지와 함께 사냥하러 다녔다. 그때 사람이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동물을 잡긴 하지만 불필요한 고통은 되도록 주지 않아야 한다고 배웠다.


레피온은 사슴의 뒷덜미를 쓰다듬으며 두개골 뒤쪽이나 목의 동맥을 어루만진다. 눈으로는 심장이 있는 흉곽을 가늠해본다. 쓰다듬으며 진정시키는 것 같지만 급소를 파악했다가 최대한 빨리 고통을 덜어주고 편하게 해줄 생각이다.


요정은 무심히 길을 이끌었다.


"조금만 더 가면 돼."





"그래, 여기쯤이면 되겠군."


요정이 멈추자 사슴은 주저앉았다. 그리고 레피온은 뒤에서 소리를 내지 않고 단검을 꺼냈다.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가장에게 죽음의 공포라도 덜어줄 생각이다.


"잠깐잠깐잠깐, 잠깐!"


요정이 서둘러 레피온을 제지했다.


"사슴은 내버려 둬.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공물을 데려오느라 시간을 많이 소모했잖아? 먼저 거인한테로 가. 난 좀 있다가 너한테 찾아갈 테니까."


"......"


레피온은 단검을 품에 넣으며 돌아가기로 한다. 사실 외눈 거인으로부터 말을 찾으러 가는 것만으로 레피온은 바쁘다.


마음을 털어내고 돌아서려는데 그제야 사슴을 데려온 곳의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두 개의 거대한 바위 사이에 좁고 깨끗한 돌길.... 오면서 거쳐왔던 거인의 덫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요정이 머뭇거리는 레피온에게 재촉한다.


"공물은 내가 잘 마무리하고 곧 따라갈 테니 얼른 가!"






말을 되찾기 위해 레피온은 오르막길을 간다. 저 멀리에선 늑대 울음소리가 들린다.


-아우우우우우~!-


늑대들의 울음소리가 불만처럼 느껴지는 건 아까의 일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까 그놈들일까···? 힘들게 몰아넣은 밥을 빼앗겼으니 기분이 상했겠지.'




거인의 집 근처에 도착한 레피온은 몰래 숨어 내부를 살폈다. 거인은 아궁이에 얹어진 솥에서 국을 퍼내어 욕조 같은 크기의 접시에 담고는 자기 집으로 들어간다.


레피온은 고민했다. 식사로 긴장이 풀린 틈에 말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식곤증을 기다릴까하는 것이다.


그 사이에도 거인이 짐말로 끓인 국을 게걸스럽게 먹었다. 쇠 접시에 쇠 수저가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니 레피온은 이때를 틈을 타기로했다.


말을 가두고 있는 우리는 거인의 힘에 걸맞게 강철로 두껍고 억세게 지어져 있었다.


주변엔 그 전에 갇혀있었을 다른 동물들의 흔적들도 있었는데 손바닥보다 큰 깃털이나 사람 엄지보다 큰 비늘 따위다.


우리는 온갖 강하고 교활한 맹수를 가둬두는 용도였던 탓에 문도 철제에 자물쇠로 잠겨져 있었다.


'젠장!'


말이 레피온을 알아보고 반가워 목을 끄떡거리며 낮게 울자 거인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커다란 눈동자를 부라리며 우리 주변을 살펴본다.


레피온은 집의 모서리 뒤에 숨어서 거인의 시선을 피했다.

곧 거인은 식사를 끝내고 어디론가 나갔다.


쿵쿵거리는 발소리가 멀어지자 레피온은 열쇠를 찾아 거인의 집으로 들어갔다. 거인이 쿵쿵거리는 발소리가 다시 들리는 때가 도망쳐야 할 때일 것이다.


레피온 자기 가슴 높이의 의자를 기어 올라 자기 키보다 높은 탁자 위를 살핀다. 여러 곳을 뒤져보았지만, 열쇠가 보이지 않는다.


찾을 곳이라곤 벽장만 남겨두고 있는데 말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레피온 깜짝 놀라 벽장과 커다란 오크통들 사이로 몸을 숨겼다. 하지만 한참을 숨어있는데 아무런 소리도 안 들렸다.


'거인이 발소리가 들리지 않은 걸 보니 말이 다른 날벌레 따위에 놀란 게 아닐까? 시간이 없으니 벽장을 마저 뒤져봐야 해.'


...라며 레피온이 나오려는데 '부웅 파다다다다다닥!'하는 요정의 날갯소리가 천장 쪽에서 들렸다. 요정은 매우 빠르고 정신없이 날고 있었다.


레피온은 "왔구나, 여기야!"라고 말하려고 하는데 요정은 그걸 보고 먼저 떠들었다.


"흉측하고 더러운 거인이 이런 데다 집을 짓고 사네!!!"


...라고 외치며 천장에 붙어서 창문 쪽으로 날아갔다. 창문엔 거인이 요정을 눈으로 좇고 있었다.


"이윙구안 누앰수애구아 누안두아 후애누운두에 무알후아누운 푸아루이누에"


거인은 일부러 발소리를 내며 집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올 때는 발소리를 죽이고 돌아와 집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레피온이 숨은 곳에서 나오려고 했고, 때마침 집에 온 요정이 거인에게 발각될까 봐 시선 끌어준 것이다.



레피온은 다시 숨었고, 요정은 목적을 달성했으니 거인의 신경을 긁어 놓고 빠져나가기로 했다.


"나처럼 깨끗하고 귀여운 파리가 어딨다고 그래? 너야말로 커다란 돼지...."


요정은 거인의 들창코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싸이클롭스치곤 돼지처럼 생겼네. 싸이클롭스는 매부리코가 많지 않나?"


그 말에 거인이 움찔했다.


"후아후아후아..."


거인은 웃는 것 같은데 숨이 거칠어 입김이 보일 정도였다.


"누애 쿠오 누앰수애루을 주알무앝주이..."


거인은 자신의 코가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는다고 항변했다. 요정은 거인의 반응에 이상함을 느끼고 몇 마디 더 찔러본다.


"싸이클롭스는 무리를 지어 산다고 들었는데... 혹시 네가 노상강도질 하면서 혼자 사는 이유가 그 코 때문....?"


느릿느릿하게 말하던 거인이 요정의 말을 가로채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놔눈 훤자가 줳다."


자기 딴엔 차분하게 말한다지만 말의 속도부터가 빨라 흥분한 게 너무 티 났다. 요정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그러고 보니... 이 이상한 발음도 비강에 이상이 있어서 발음이 세는 거였군. 저런... 불쌍해라. 그래도 그 코로 냄새를 잘 맡으니 혼자서 유쾌하게 잘 살 수 있겠지? 잘 지내라 돼지 거인~!"


"누워오오오오오!"


거인은 포효하며 창틀을 훌쩍 뛰어넘었다. 바닥을 딛자 집과 큰 가재도구들이 다 울릴 정도다.


거인은 체구에 안 어울리게 빠른 몸놀림으로 요정에게 달려가 손바닥을 있는 힘 다해 후려친다.


거인의 움직임이 생각보다 민첩해, 요정이 조금만 당황해 반응이 느렸다면 거인의 손바닥에 맞고 가루가 됐을 것이다. 요정도 상당히 잽싸서 거인이 창틀을 넘자 바로 도망쳤다.


"끼에엣!!"


요정이 괴성을 질렀다.


조금의 차이로 손바닥 직격을 피하긴 했지만 풍압이 너무 세서 요정이 거인의 손끝에 약간 말려들다가 빠져나왔다.


거인이 연이어 공격을 가했고 요정은 피하며 날아다녔다. 덩치 차이가 정말 사람과 파리였다.


정신없이 날뛰다 보니 거인은 피곤함보다 먼저 몸에 열이 나는 게 견디기 힘들어 입고 있던 웃옷을 바닥에 던졌다.


벽장과 오크통 사이에 숨어있던 레피온 바닥에 떨어진 옷의 주머니에 들어 있는 열쇠를 발견했다.


요정은 거인의 등 뒤로 날면서 레피온의 시선을 확인하고는 점점 문밖으로 거인을 유인했다.

거인이 요정을 쫓아 문밖으로 나가자 레피온은 재빨리 거인의 윗옷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챙겼다. 평범한 열쇠보다 3배는 컸다.


레피온은 일단 다시 벽장과 오크통 사이로 돌아간 다음, 벽면을 따라 세워진 오크통들을 따라 문밖으로 나가려는데....


"끼엣!"


희미한 단말마와 함께 거인의 쿵쿵거리던 발소리가 멈췄다.


-꾸어어어어어!-


거인은 승리의 포효를 지르고 실내로 들어왔다. 몸이 뜨거워진 거인은 문가의 오크통 하나를 들고 나가려는데 오크통 뒤에 뭔가 본 것 같아서 다시 돌아와 확인해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거인이 든 오크통은 레피온이 숨어있던 오크통이지만 거인이 오크통을 들자마자 레피온은 바로 옆 오크통 뒤에 숨어서 발각되지 않았다.


거인은 몸이 너무 덥고 눈에 땀도 들어가는 참이라 일단 열기로 가득한 집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오크통 안에 든 물을 끼얹어 요정을 잡느라 달궈진 몸을 식힌다.


레피온은 요정이 죽은 건가 걱정스럽다. 이제 더는 거인의 신경을 돌려줄 사람도 없으니 위험하고, 요정이 죽었다면 자신을 위해 죽은 게 되니 큰일이다.


레피온이 착잡해 하고 있는데 거인이 물기를 흘리며 집으로 들어온다.


엄청난 덩치의 몸을 격렬히 움직여 발생한 열은 굉장한 것이어서, 뜨거워진 몸에 물의 상당량이 증발해 집안이 삽시간에 후덥지근해 숨이 막힐 정도다.


거인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불만한다. 이러면 배가 꺼져서 잠을 못 든다고. 곧 나빠진 기분을 달래기 위해 말을 잡아 육회를 뜯어야겠다며 몸을 일으켜 바닥에 떨어진 외투를 들어 올린다.


말을 일찍 잡아먹긴 아깝다면서도 주머니를 뒤진다. 하지만 열쇠가 있을 리 없다.


거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기 집 안을 훑어본다.


"유 얼 수 외...."


거인은 옷을 바닥에 던졌을 때 어디론가 떨어트렸나 하며 실내를 한쪽 구석에서부터 뒤지기 시작한다.


곧 오크통 뒤쪽도 하나하나 확인하기 시작한다. 레피온은 벽장 옆의 오크통 뒤에 숨어서 이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며 칼을 뽑을 준비를 했다.


레피온은 자신이 거인이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봤다.

갑자기 자기 반 토막도 안되는 생물이 손가락만 한 날카로운 꼬챙이를 들고 덤벼들면 어떻게 할까.


거인의 몸의 단단함과 날렵함을 생각해보면 급습으로 상처를 입힐 수 있을지언정 레피온도 무사하기 힘들 것 같았다.


레피온이 칼을 뽑고 뛰쳐나갈 준비를 하는 순간....


-데엥!!!-


....하며 커다란 징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거인이 길목에 설치해둔 덫이 작동하면서 내는 소리다.


'아직도 저 덫에 걸리는 동물이 있나?'


....라며, 거인은 집 밖을 돌아보다가 다시 열쇠를 찾으려 한다.


덫에 걸린 사냥감을 찾으러 가는 건 급하지 않으니 일단 찾던 건 마저 찾을 작정인 것이다.


거인이 다음 오크통을 치우면 레피온은 곧바로 뛰쳐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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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미혹의 골짜기 21.04.01 17 0 13쪽
35 늪과 동굴 21.03.31 45 0 11쪽
34 애정에 의한 적의 21.03.30 25 0 12쪽
33 요정의 보물 21.03.29 29 0 12쪽
32 극적인 등장이 신조 21.03.28 19 0 12쪽
31 同歸於盡 (다 같이 다하다) 21.03.27 29 0 12쪽
30 극의에 다다른 마력. 21.03.26 22 0 13쪽
29 마법사의 고양 21.03.25 20 0 12쪽
28 재회 21.03.24 55 0 12쪽
27 막다른 길에서... 21.03.23 31 0 13쪽
26 목숨을 건 술래잡기 21.03.22 17 0 12쪽
25 숨어들었다가.... 21.03.21 36 0 12쪽
24 다시 안으로.... 21.03.20 23 0 12쪽
23 욕심이 지혜를 가린다 21.03.19 23 0 11쪽
22 달려온 단서 21.03.18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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