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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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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작품등록일 :
2021.02.07 07:41
최근연재일 :
2021.04.21 13:15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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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4,100

작성
21.03.2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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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同歸於盡 (다 같이 다하다)

DUMMY

유물의 수호자가 시선을 돌린 곳에는 이제 부상입은 무력한 인간에 불과한 그레이던이,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비틀거리며 상체만 겨우 쓰러지지 않게 버티고 있었다.


"마법을 못 쓰게 된다면 승리는 검을 다룰 수 있는 우리일세."


엘프들의 수명은 무한하다.

마법은 재능을 타기에 전사가 마법을 못 쓸 수 있지만, 마법사는 검을 못 쓸 이유는 없다. 들인 시간의 차이로 전문적인 전사보다 못할지라도 왠만한 인간보다 뛰어난 것이다.


유물의 수호자들의 도움으로 마법사들도 일어났다. 그리고 모두 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던 중 마법사 하나가 그레이던이 자가치유마법을 스스로에게 걸려고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잠깐, 저놈은 벌써 회복하고 있는 건가!? 다가갈 때쯤 우린 저놈의 마법에 쓸려나가는 건 아닌가!?"


그레이던의 마법에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마법사들이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자 유물의 수호자 중 한 명이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라. 지금 공술추는 주변에 강력한 마법 방해장을 펼치고 있다. 범위가 좁아져 저 인간 마법사가 있는 곳에서는 마법을 완전히 못쓰게 하는 정도가 아닌듯하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마법을 쓸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 말대로였다. 그레이던은 어떻겠든 마력을 모으고 있었지만 잘 되지 않고 있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떨리기만 할 뿐 잘 들리지 않는 손가락으로 필사적으로 품속에서 쓸만한 마법재료를 찾기 시작했다.


둠캐스터마법사가 공술추를 보니 원래 충돌을 일으키고 바로 튕겨져 올라가야하는 크리스탈이 그대로 주술의 구에 담겨 있었다.


"그렇군. 저러면 주술의 구가 사라지는 게 아니었나?"


"주술의 구는 다시 만드는 게 그렇게 어렵진 않다. 크리스탈만 멀쩡하면 된다. 그보다도 주술의 구가 급속히 소모되고 있다. 마법 방해장도 오래가진 못할 것이다. 그 시간이 끝나면 적이 다시 마법을 쓰겠지."


마법사들은 좀 당황해 묻는다.


"남은 시간은 얼마인가?" "설마 금방인 건가?" "이럴 때가 아니지 않나!?"


다들 몇 초 이내로 생각하고 놀라 물었다. 거기에 유물의 수호자 중 하나가 대답했다.


"앞으로 3분 정도?"


유물의 수호자들과 마법사들은 서로를 보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말하길 시작으로....


"그것 참.... 안타깝군."


둠캐스터대원들이 달려 나갔다.



창백해진 그레이던은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 시약을 조제하고 있었다. 시험관에 재료들을 부었다. 매우 귀한 시약들이고, 이상적인 비율 외의 것들은 다 낭비되므로 다른 때라면 양을 맞추기 위해 갖은 애를 썼겠지만, 지금은 상관없다.


지금처럼 멋대로 휘적휘적 움직이는 손으로 양을 제대로 맞출 수 있을 리도 없었고, 어차피 시약을 절약해 남겨둔들 쓸 기회는 없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건 자폭이니까.




공술추의 마력교란으로 그레이던은 평범한 인간마법사이던 시절 이하의 마력만 운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보탬이 될까싶어 좀 전에 익힌 주문을 읊어보고 있다. 주문이 효과가 있는지는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그저 통하길 바랄 뿐이다.


레피온은 그레이던이 마법으로 다섯 마법사들을 농락하기 시작할 때부터 어디론가 움직였다.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근처에 높은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러니 지금 둠캐스터들이 달려오기 시작하데 레피온이 구하러 올 시간은 없고, 레피온이 구하러 온들 자신의 마법 지원이 없으면 엘프들 앞에서 개죽음을 당할 뿐이다.


귀도 안 들리고 시야도 좁아져 가 주변의 기척을 느낄 수 없는 그레이던은 혹시나 해서 힘겹게 한마디를 한다.


"...리어스덴씨, 떨어지세요..."


방금의 말이 자신의 유언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제발 작동해야할텐데...'


그레이던은 마지막 시약이 조합된 시험관 위에 자신의 완드를 얹는다.




둠캐스터들이 달려가는데 몸을 못 가누던 그레이던이 희미히 웃는다. 그 웃음에 둠캐스터들은 뭔가 불안했다. 특히 유물의 수호자 중 한 명은 그레이던의 시선에서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설마...!?"


멈춰 서서 돌아보니 공술추가 실린 마차를 웬 인간 소년이 기어올라서고 있었다. 그리고 소년은 칼이 꽂힌 칼집을 쥐고 크리스탈을 후려칠 자세를 잡았다.


칼은 칼집에 단단히 묶여있고 물방울 모양의 폼멜(칼자루 끝의 무게추)은 단단한 금속제였다. 이걸로 전력으로 마력의 크리스탈을 후려친다면....


레피온은 온 힘을 다해 후려쳤다. 그러자 크리스탈은 스스로 금이 가며 무지개색 기체를 뿜기 시작했고 곧 깨져나갔다.


동시에 마법 방해장이 사라져 그레이던은 자신과 주변에 충만한 마력을 느꼈다. 다시 제대로 마법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는 별로 없었다. 그레이던은 남아있던 시약을 동원해 폭발을 일으켰다.


-콰광!!-





먼지가 자욱하다.

그레이던은 몸에 상처를 입은 채 쓰러져 있었다. 의식을 차리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힘없이 땅바닥 위를 허우적거릴 뿐이다.


폭발 자체는 그레이던이 자신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최대한 제어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유물의 수호자 한 명이 그레이던에게 달려들어 입은 상처가 컸다.


그 유물의 수호자가 검을 뻗는 동시에 폭발에 휘말렸기에 간발의 차이로 그레이던은 아직 살아있다. 상태가 좋진 않다.


먼지 속으로 무거운 신음소리가 들린다. 아직 의식을 잃지 않은 둠캐스터대원이 있는 것이다.


"으윽....인간놈들... 다아.. 죽여주마..."


마지막에 뒤를 돌아보느라 돌격을 멈췄던 유물의 수호자이다. 혼미한 정신에도 몸을 일으켜 세워보니 정면에 그레이던이 보였고 아직 충격에 비틀거리는 몸을 넘치는 살의로 끌고 갔다. 자신의 검을 잃어버려 동료가 떨어트린 검을 주어 들고 그레이던 앞에 서서 칼을 거꾸로 쥔다. 그런 그의 목을 누군가가 후려쳐 쓰러트린다.


"젠장, 복장이 어딘가 다르다 했더니 안에 또사슬갑을 두르고 있었나?"


레피온이 불만했다. 칼날에 베이진 않았지만, 체중을 실은 검격은 상대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레피온은 목을 맞고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상대의 갑옷에 틈을 억지로 벌린 뒤 칼을 박아 넣었다.


레피온의 아버지는 용병 시절 종종 별동대를 이끌었다. 그래서인지 레피온에게 '다른 각도에서의 시야'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했다.


그레이던이 마법으로 적을 압도할 때 레피온은 옆의 봉우리에 올라가 '다른 각도의 시야'를 확보했다.


그건 정말 도움이 되었는데 유물의 수호자들이 펼친 은폐마법은 전방으로만 작동하는 것이었기에 다른 각도에 있던 레피온은 다가오는 공술추를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마법에 의존하는 그레이던을 위해 레피온은 곧바로 공술추를 망가트릴 작정으로 움직였던 것이다.


"그레이던씨, 정신 차려요!!"


레피온은 정신을 못 차리는 그레이던을 끌듯이 업고 마차를 향해 간다. 중간쯤 가는데 누군가 쫓아오는 걸 느껴 그레이던을 내려놓고 검을 뽑았다.


둠캐스터마법사가 힘껏 검을 내리치는 걸 레피온이 칼의 옆면으로 받아 비껴냈다. 그것만으로 둠캐스터 마법사는 균형을 잃고 레피온에게 안겼다. 그걸 레피온은 왼팔로 받아 상대의 뒷덜미를 붙잡고는 오른손에 쥔 검의 폼멜을 힘껏 마법사의 안면에 때려 박은 뒤 바닥에 내팽개치고는 그 위 칼을 꽂았다.


상대방도 상태가 좋지 않아 비틀거리며 쫓아왔던 참이었다. 그건 그 뒤를 따라오던 2명의 둠캐스터 대원도 마찬가지였다. 폭발에 당하고 겨우 몸을 일으켜 쫓아왔지만 이미 몸이 만신창이여서 고작 인간 소년 상대하기도 벅찬 것이다.


인간이었다면 이 상황에서 그대로 죽은채하거나 도망쳤을 텐데 둠캐스터는 달려들었다. 그만큼 인간을 증오해서인지, 자기를 과신했는지 모를 일이다.


유물의 수호자가 레피온에게 덤벼봤지만 몸이 너무 둔해져서, 레피온은 슬쩍 피한 뒤 밀쳐내서 바닥에 쓰러트렸다.


다른 유물의 수호자도 검을 돌리는 특이한 검술로 레피온을 상대하려고 했지만, 체력이 떨어져 너무 느렸던 탓에 레피온이 먼저 폼멜로 턱을 후려쳤다.


턱을 맞고 비틀거리는 유물의 수호자의 무릎 옆쪽을 차서 그대로 주저앉게 만들고 다시 폼멜로 내리쳤다. 그걸로 상체가 꼬꾸라지자 레피온은 수호자의 겨드랑이에 칼날을 찔러 넣었다.


유물의 수호자는 갑옷을 워낙 잘두르고 있어서 레피온도 치명상을 입히기엔 조금 애를 먹었다.


완전히 의식을 잃어 완전히 무방비하면 아무리 갑옷을 잘 입고 있어도 갑옷의 틈새를 억지로 벌려 칼을 찔러 넣으면 된다. 상대가 의식이 있고 방어행동을 할 수 있을수록 갑옷을 사이로 피해를 주는 건 급격히 어려워진다.


또다른 유물의 수호자가 일어서려 하자 레피온이 달려들어 머리에 옆차기를 날렸다.


그바람에 투구가 벗겨졌다. 안의 모습은 남자이지만 하얗고 갸름한 얼굴의 엘프다. 레피온은 물어보았다.


"왜 우릴 공격하는 거지?"


유물의 수호자는 인간의 말을 이해하지만, 굳이 레피온이 알아듣게할 말할 생각이 없어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도 킬킬거리며 고대 엘프어로 대답한다.


"너희는 세상을 더럽히는 벌레니까."


레피온은 알아듣지 못했지만 상관 없었다. 상대의 태도에서 알고 싶은 건 다 알았다.


'대화를 할 여지가 없군.'


레피온은 주저 없이 내리쳐 몸과 목을 분리해주었다.


레피온은 그레이던이 위급해 보여 사람부터 구하려고 했다가 뒷통수가 갈라질뻔하고 반성한다.


'역시 일은 순서대로 처리해야 해,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레피온은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의식이 없는 나머지 둠캐스터대원들을 확인참살 하고서 그레이던을 데리고 마차로 향했다.


그레이던은 의식이 혼미한 상황에서도 자기 치유를 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미 죽어도 이상하지 않건만, 그레이던은 오직 마력만으로 의식을 유지하며 치유하고 있다.

몸은 이미 쇼크 상태에 빠져 외부에 대한 감각이 약하다. 어렴풋이 레피온이 자신을 마차 위로 끌고 올라가는 걸 느끼고 있을 뿐.


근데 그것보다 선명하게 느껴지는 게 있다.

무언가 마력이 시체매처럼 두 사람의 머리 위를 빙 돌며 비행 중이다. 치유에 집중하고 싶은데 저 마력이 너무 선명해서 인지하게 된다.


그레이던은 치유에 전념해도 목숨이 끊어질까 말까다. 잃어버린 혈액이 너무 많은데 보충할 방법이 없고, 마력은 심장을 뛰게 하기에도 부족하다. 그러다 숨이 막혀오면 심장은 잠시 내버려두고 숨 좀 마셨다가 다시 심장을 박동시킨다. 지금 그레이던의 상태는 그레이던 본인이 보기에도 절망적이다.


'몸은 이미 시체 아닌가? 마력이 조금 더 사그라지면 그대로 죽는 건가?'


상황이 이 정도니 그레이던은 그냥 머리 위에 돌고 있는 비행체가 그냥 문제를 일으키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러나 바람대로 되지 않는다.

하늘 위에선 마력이 모이고 형상화되기 시작한다. 지금 마력체에 가까운 상태인 그레이던에게는 잘 보인다.


'주문을 외우고 있다. 폭발성 주문... 그 위에 소리와 빛을 차단하는 은폐마법을 걸었다. 폭발주문은 투사체 전환중.... 이 정도면 속도는 대략 32m/s. 조준은... 곧바로 여기...!'


그레이던은 위험을 느끼고 몸의 힘을 끌어모아 레피온을 붙잡은 채 발로 마차를 밀었다. 당연히 둘은 그대로 흙바닥 위로 굴러 떨어졌다.


자기보다 큰 그레이던을 힘들게 끌고 오르던 레피온은 화가 났다. 분명 의식이 없어보이는 그레이던이 발로 미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그레이던씨, 도대체 왜...?" -콰앙!-


레피온이 하려던 원망 섞인 물음은 폭발에 묻혔다.

마차는 박살났고 메여있던 말도 다쳐 쓰러지거나 놀라 도망쳐버렸다. 마차는 조금 끌려가다 바퀴 축이 빠져 주저앉았다.


그 위로 밤하늘엔 검은 그림자가 지나가고 있었다. 와이번을 타고있는 둠캐스터 마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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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애정에 의한 적의 21.03.30 26 0 12쪽
33 요정의 보물 21.03.29 29 0 12쪽
32 극적인 등장이 신조 21.03.28 19 0 12쪽
» 同歸於盡 (다 같이 다하다) 21.03.27 30 0 12쪽
30 극의에 다다른 마력. 21.03.26 23 0 13쪽
29 마법사의 고양 21.03.25 21 0 12쪽
28 재회 21.03.24 55 0 12쪽
27 막다른 길에서... 21.03.23 31 0 13쪽
26 목숨을 건 술래잡기 21.03.22 17 0 12쪽
25 숨어들었다가.... 21.03.21 36 0 12쪽
24 다시 안으로.... 21.03.20 23 0 12쪽
23 욕심이 지혜를 가린다 21.03.19 24 0 11쪽
22 달려온 단서 21.03.18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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