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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백 님의 서재입니다.

역대급 보이스로 꿀빠는 게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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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백
작품등록일 :
2023.05.13 14:57
최근연재일 :
2023.06.04 18:50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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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0
추천수 :
202
글자수 :
176,797

작성
23.05.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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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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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25화. 푸른 소녀를 위한 공연.(4)

DUMMY

500년.

동희가 깨운 푸른 소녀가 잠든 기간이다.

‘누군가’와 약속을 믿고 500년간 잠만 잔 소녀의 한은 컸다.


500년의 그 한이 다시 솟아오른 소녀는 부리부리하게 눈을 치켜뜨고 주변을 훑는다!


하지만 푸른 소녀는 다시 눈을 천천히 밑으로 내린다.


그래도 지지 않으려고, 양손으로 푸른 드레스를 꾹 붙잡고, 이를 악물며 속에서 올라온 말을 꾸역꾸역 내뱉었다.


“···아, 아무리 숫자가 많고!”


물론 레벨도 높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은 오란왕국 3강 중 한명이자, 뉴 에픽 월드 대륙 최강 기사 중 하나이자, 전사 클래스 4차 각성 마스터 클래스인 소드마스터.


레벨은 350.


“···벼, 병사들 정도와의 싸움을 두려워할 내가 아니야!”


소녀는 빌리를 애써 무시하며 그리 소리쳤다.


병사들 정도는.

그래, 어쩌면 이 병사들 정도는 자신이 이길지도 몰라!


결국, 500년의 한이 소녀의 눈을 멀게 하였고, 현실도피 시켜 버렸다.


“으아아악!”


다시 미증의 힘을 끌어올리며, 공중에 떠오른 푸른 소녀는 광기어린 푸른 눈을 희번득 뜨며 양손에 푸른 기운을 가득 올린다.


찰나의 시간에 소녀의 양손에 깃든 푸른 기운은 원형을 이루며 축구공 2배 마냥 커졌다.


소녀는 곧장 그 푸른 기운의 힘을 정예병사들에게 날렸다.


5분 뒤.


“으앙앙앙!”


소녀의 ‘힘찬 기합’이 ‘힘찬 울음’으로 변해 있었다.

무릎 꿇고 두 손도 들고 있다.

병사들이 소녀를 둘러싸서 껄렁껄렁하게 묻는다.


“잘못했어요? 안 했어요?”

“잘못했어요! 엉엉엉!”

“늦었어.”

“저 돌아갈게요! 엉엉엉!”

“안돼. 못 돌아가.”


소녀가 날린 공격은 빌리가 손을 뻗어 잡아 쥐는 것으로 끝나버렸다.


그 뒤 일은 병사들의 집단 린치.

정말 거침없이 두들겨 팼다.


그 때문에 무릎 꿇고 앉아 있는 소녀는 여기저기 멍들고, 입고 있던 푸른 중세풍 원피스는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푸른 머리카락도 푸석푸석.

그렇게 소녀의 500년의 한은 빌리와 그의 무리에 집어 삼켜져 버렸다.


“흐음.”


빌리가 턱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쏟고 있는 푸른 소녀를 바라본다.

이곳이 어딘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동희가 소환권을 찢어 열린 ‘워프 게이트’를 넘어올 때 무슨 장소인지 빌리와 그의 정예병사들에게 메시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존재를 이런 곳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다시 봐도 신기하군.”


빌리는 푸른 소녀의 정체를 보자마자 짐작했다.


푸른 두 눈에, 푸른 긴 생머리카락과 푸른색 중세풍 치마가 넓은 원피스.


‘마나’로 이루어져 있는 푸른 신체.


그 푸른색만 제외한다면 매우 지체 높은 귀족의 자녀로 보이지만, 소녀의 정체는 그 보다 훨씬 높은 존재였다.


인간이 아닌, 자연의 기운이 가득한 존재.


“정령이라···”


물론 빌리의 말처럼 소녀가 ‘정령’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빌리 정도 되는 초인이거나, 기운을 읽는 스킬을 가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령은 보통 인간들에게 숨어 사니 함부로 찾아볼 수도 없는 존재다.


“정령이에요?”


동희가 궁금해서 묻는다.


“일단은 기운만 보자면 그런 것 같구나. 그것도 꽤나 상급, 아니, 그 이상인가?”

“와아아! 인간이 아니었군요! 와아!”

“응? 설마, 인간으로 생각한 건가?”

“네! 푸른색 피부를 가진 공주님인 줄 알았어요!”

“······.”


푸른색 피부만 봐도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 할 수 있겠거니만.

빌리는 말을 아끼기로 했다.


“어쩐지 기운이 선하다고 했어요!”

“호오. 기운을 읽었단 말이지? 아. 하기야. 유저라는 것을 떠나서 그런 목소리에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겠군. 동생 말대로야. 악한 기운은 전혀 느껴지는 존재는 아냐.”


동희와 빌리의 말대로 푸른 소녀 악한 존재가 아니었다.

만약 악한 존재였다면 소녀가 답답해할 행동을 동희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성격 좋고, 마음씨 고운 동희라도 자신을 해치려고 한다면 반격했다.


그런 악한 기운이 없었기에 동희는 웃으며 ‘소녀와의 약속’을 지켜주려고 했다.


“흐음. 그렇다고 해서 저 정도의 존재를 그냥 둘 수도 없고.”


빌리가 아는 상급의 정령의 성격은 다양하고, 괴팍했다.

저리 순진무구하기도 하지만, 저 성격이 갑자기 돌변하여 미치광이가 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상급 정령의 성격이다.

조금 전에도 이미 그러지 않았던가.


‘나나, 나의 병사들에게는 큰 위협거리가 되지 않는다. 허나, 이 마을에 수련하러 오는 초보유저라는 존재들과 마을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어.’


악의가 없는 존재이며, 아무에게나 보이지도 않는 존재라고 하지만, 괴팍한 성격 때문에 분명 마을에 피해가 갈 일이 발생할지도 모를 일.


빌리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진다.


“해치워야 하나?”


[히극!]


두 팔 들고 있던 푸른 소녀는 빌리의 담담한 그 말을 똑똑히 들었다.

소녀는 딸꾹질이 절로 올라왔다.

저 근육 가득한 남자는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으니, 겁에 질린 것이다.


다행히 빌리가 소녀를 해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앗! 그러시면 안 돼요, 형. 그럼 소녀가 너무 불쌍해요.”

“음? 왜지?”

“소녀는 노래를 듣고 싶어 하니까요.”

“응?”


동희가 처음 푸른 소녀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소녀는 슬픔과 외로움에 가득 차 있었다.

이 히든 던전에 들어와서 들은 소녀의 목소리에도 여전히 그 슬픔과 외로움이 가득했다.


그런 외로움과 슬픔을 달래달라고 동희에게 소녀는 노래를 부탁했었다.


이를 동희는 빌리에게 설명해주었다.


“그래서 해치지 말라는 것인가?”

“네. 아직 소녀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지 않았으니까요.”

“앞서 말했듯이 내가 아는 상급 정령의 성격은 괴팍하다. 지금은 저렇게 울며 얌전해 있지만, 조금 전처럼 또 광폭하여 달려 들 수도 있어. 나나, 너나, 우리 병사들은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지만, 초보유저와 마을시민들은 소녀의 힘을 버티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악의는 없잖아요? 그리고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제가 책임질게요!”

“흐음.”

“그리고 만약 소녀를 해쳐야 하는 것이었다면, 퀘스트가 ‘소녀를 해치세요!’라고 했을 건데, 퀘스트이 내용은 ‘외로운 소녀에게 노래를 불러달라!’는 거였어요. 지금도 그 내용은 바뀌지 않았으니, 소녀를 위해 노래를 불러줘야 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형?”

“······.”


빌리는 동희를 맑은 두 눈을 깊게 바라보았다.

동희의 성격이야 여러 번 마주쳤기에 어떤지 잘 안다.

그래서 한번 뱉은 말은 어떻게든 지키는 책임감 강한 청년인 것도 안다.

하지만 누군가를 해치고 하는 일은 책임감만으로도 안 되는 일.


과연 동희 같이 착하고 순수한 이도 가능할까 싶었지만.

그 맑은 두 눈에 깃든 굳은 의지가 동희를 믿게끔 만든다.

결국, 빌리가 한발 양보했다.


“좋다. 퀘스트가 그렇고, 동희군이 그리 말한다면 믿어 보도록 하지. 형님이 된 자로서 동생의 말을 믿지 않으면 안되겠지. 그나저나, 어떤 노래를 부를 것인가? 정령을 위한 노래는 흔치 않을 터인데.”

“음. 노래만 하기 보다는···”


동희는 슬쩍 푸른 소녀를 바라보았다.

빌리의 칼이 자신에게 날아오지 않음에 안심한 푸른 소녀가 동희의 눈에 담긴다.

그런 소녀를 보며 동희가 맑게 웃더니 다시 말을 잇는다.


“소녀를 위해 노래하는 연극을 할 거예요.”


***


소녀를 위해 동희가 연극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토리의 영향이 컸다.


“삐?(음?)”


소란스런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토리가 푸른 소녀를 보더니 잠이 덜 깬 눈을 반짝이며 중얼거린 소리 때문이었다.


“삐?(공주?)”

‘응? 공주?’


그래서 자세히 푸른 소녀를 살펴봤고, 왜 토리가 그 소녀를 보고 공주라고 말했는지 알았다.


소녀의 외형.

히든 던전에 존재하는 문에 그려져 있던 그 공주와 닮았다.


‘소녀의 이야기였던 걸까?’


첫 번째 봉인된 문에 그려져 있던 3개의 그림.

그리고 두 번째 공간의 벽에 써진 시나리오 등.

그리 생각하니 그 모든 것이 왠지 소녀의 이야기 같았다.


안 그래도 소녀를 위해 무슨 노래를 불러줘야 할까 생각하던 동희는 그렇다면 그것을 이용하여 노래 부르면 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리고 소녀의 말을 듣고 확실히 그 이야기로 노래를, 그리고 소녀를 위한 이야기를 펼쳐야 한다는 그 생각을 굳혔다.


[그러고 보니 성격도 비슷하네.]

[목소리도.]

[하. 오래전 일이 생각나서 기분이 참 더러워.]


다른 이가 들었다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중얼거림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희는 이것을 소녀를 공략하는, 그녀에게 노래를 불러줘야 할 곡에 대한 힌트로 이해해 버렸다.


‘두 번째 방에서 했던 연극이 아니었다면 나도 몰랐을 거야!’


그리고 가장 확신하게 만든 것은 바로 그 두 번째 방에서 동희가 행했던 시나리오극.

소녀의 광폭했던 성격.

그리고 순식간에 얌전해진 성격.

그녀의 행동과 상급 정령의 성격은 알 수 없다라는 말을 빌리에게서 듣고, 동희의 머릿속에 두 번째 방의 시나리오 내용이 떠올랐으니까.


‘그 시나리오의 내용이 장난끼 많고, 난폭한 푸른 물의 공주를 한 용사가 나타나 같이 놀아주고, 두들겨(?)줘서 얌전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이었으니까.’


그리고 같이 여행을 다니며, 악당을 물리치고, 마지막으로 소녀에게 약속하고 노래로 그녀를 잠들게 만든 시나리오.


‘잠들게 했던 이유는 마왕으로부터 그녀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지.’


그리고 용사는 홀로 마왕을 봉인하러 갔다.


그것이 시나리오의 마지막이었다.

물론 그것이 맞는지 아닌지는, 직접 소녀에게 보여주고 확인해봐야 하는 법이다.


특히나 시나리오만 있다고 해서 노래가 바로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 노래에 맞는 음이 필요했다.

이 동화 같은 시나리오에 맞는 음악과 가사.


그래야 극에 맞는 노래가 된다.

하지만 그 음 역시 동희는 걱정하지 않았다.


첫 번째 공간에서 들렸던 우물을 이용하여 만들어지는 악보의 노래.


그 악보의 제목이 ‘안녕? 푸른 소녀.’였으니, 이것이 확실히 소녀를 위한 노래의 음악이라 확신했다.


‘시나리오도 ‘잠든 푸른 소녀와 노래하는 용사님’이라는 그런 제목이었지!’


그리하여 동희는 푸른 소녀에게 노래를, 그리고 공연을 해주겠다고 이야기해 주웠다.


소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뭐가 없었으니까.


죽기 싫으면(?) 가만히 있는 것이 상책이었다.


“공연을 할 장소는 있나, 동희군?”


빌리가 넌지시 물었다.

이곳에서 할 것인지도 이어 묻는다.

하지만 동희는 고개를 젓는다.

소녀가 잠들어 있던 곳은 거대한 동공.

바닥이 옹달샘 물처럼 아주 맑고 푸른 곳이고 벽도 은은한 푸른빛이 있어 신비로운 곳이다.


“이곳도 나쁘진 않지만!”


하지만 딱, 공연하고 노래를 하기에는 적합하진 않았다.


홀로 노래를 부른다면 뭐, 그럭저럭하겠지만 동희는 소녀를 위해 공연과 노래를 할 것이라 마음을 굳힌 상태다.


그렇다면 그 극과 노래를 준비된 곳에서 하는 것이 낫다.

그런 곳을 동희는 한 군데 알고 있다.

그리고 확실하게 소녀만을 공연을 해주고 싶다.

준비된 곳에서 하면 더욱 그 효과가 더 배가 될 것이다.

푸른 소녀를 잠시 동희는 바라보았다.

푸른 두 눈과 마주친 동희가 씩 웃으며 입을 연다.


“이보다 더 좋은 곳에서, 당신을 위해서 노래해줄게요!”


[······.]


푸른 소녀의 볼이 이상하게 붉게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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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3화. 푸른 소녀를 위한 공연.(2) 23.05.27 172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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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20화. 이게 뭐야! 23.05.24 196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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