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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백 님의 서재입니다.

역대급 보이스로 꿀빠는 게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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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백
작품등록일 :
2023.05.13 14:57
최근연재일 :
2023.06.04 18:50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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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6,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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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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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23화. 푸른 소녀를 위한 공연.(2)

DUMMY

“역시 노래를 하는 사람에겐 쉬웠나 봐요. 금방 알아채는군요.”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다른 우물을 찾아서 소리를 맞춰가는 동희의 행동을 보며 주현은 감탄에 젖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 던전의 봉인된 문을 클리어하는 방법을 남진에게 이미 들은 터.


그래서 동희의 행동이 어떤 것인지 주현은 알고 있었다.


주현은 이제 동희가 확실히 음악계통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기야 목소리가 미쳤고, 음악감각이나 노래 실력까지 천상계를 찍고 있으니 그리 생각할 만도 했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말을 듣고 있던 남진은 조용히 주현을 바라보았다.

언제 가부터인지 주현의 눈이 동희를 볼 때 약간 하트가 되어 있었고, 지금도 그 하트가 그녀의 눈에 있다.


‘반했네.’


목소리 좋고, 노래 잘하고, 생기기도 잘생겼다.

거기다 NPC들에게 하는 행동도 보면 성격도 좋아 보였다.

이성이라면 누구든 반할 요소를 다 가지고 있으니, 반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겠지.


남진은 ‘쯧’ 혀를 차며 다시 동희가 비치는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저거 쉬운 거 아냐.’


‘푸른 소녀가 잠든 연못’.


오직 오란 왕국 보름달 수련 마을의 푸른 토끼 동산 옹달샘만을 통해서 들어가는 이 히든 던전의 클리어 방식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레벨 제한이나 직업 제한이 문제가 아니라, 안에 들어가서 실행하는 저 방식이 어려운 것이다.


‘동굴 안의 옹달샘에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어서 잘못된 부분을 수정한다. 말은 참 쉽지.’


말만 들으면 정말 누구나 다 할 것 같다.


하지만 첫 번째 봉인문에 상중하로 그려진 3개의 그림에 그려진 악보를 보면 말이 달라진다.


각각 하나씩 그려져 있다지만, 그 악보 오선지 위에 그려진 음표들의 총합은 총 80개의 음표다.


한 악보당 20개의 음표가 있는 것이다.


그 음표 숫자에 맞춰서 준비된 우물이 80개가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악보와 똑같이 맞춰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데, 여기서 잘못된 곳을 찾아 고쳐야지 첫 번째 봉인의 문이 열린다.


이것을 듣고 잘못된 곳을 찾아 맞춘다?


정말 말만 쉽다.


직접 겪으면 욕, 심한 욕, 세상 욕 다 나올 것이다.


‘녀석이 뭐라 그랬더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악보를 참고해서 소녀를 기리는 동화풍 음악을 만들었다고 했던가?’


남진은 ‘히히히!’ 웃으며 이걸 보고 좌절할 유저를 생각하니 기분 좋다고 하던 그 음악가 출신 기획자인 자신의 동기가 생각났다.


진심 변태 같은 놈이다.

하지만 그건 남진도 원하던 바.

유저들이 힘든 것은 운영기획팀에게는 행복이니까.


‘저거 돌파하려는 첫째 조건이 뭐였더라? 아.’


그 첫째가 스킬 중에 귀를 최고로 강화시키는 스킬을 가지는 것이다.

이런 스킬을 얻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지만, 동희는 그런 스킬이 있다.


토끼들이랑 노래 불러서 내단 먹고 얻었다. [만렙귀]라는 S급 패시브 스킬을.


이걸 생각하면 남진은 절로 한숨만 나왔다.


‘후우··· 그리고 두 번째가 음악적인 조예도 깊어야 한다고 했었지?’


첫 번째 조건은 게임을 해서 어찌어찌 얻었다 치자.

게임에 재능이 있다면 어떻게든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번째가 진짜 제대로 힘든 조건이다.


‘음악적 조예가 깊어야 한다.’


그것도 ‘잘한다.’ 수준의 음악적 조예가 아닌, 절대음감을 넘어선 천재적인 조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동기의 이야기였다.


즉, 그냥 아무나 막 깨라고 만든 첫 번째 관문도 아니고, 히든 던전도 아니라는 것이다.


근데 그것을 저 동희라는 유저는 한 번 듣고 그냥 다 맞춰 버렸다.

망설임도 없고, 그냥 ‘척척’ 가서, ‘착착’ 하더라.

동희는 그 음악적 조예도 만렙이었던 모양이다.


‘하··· 녀석. 울고 불며 눈물 흘리겠네.’


지금은 기획 운영팀에 팀장인 녀석이 울며 좌절하는 모습이 남진의 눈에 그려진다.


남진은 쓰게 웃었다.

남 일이 아니니까.


‘괴물 같은 시키.’


영상의 동희가 웃으며 희희낙락 두 번째 봉인도 해방 시키고 있다.

저것도 솔직하게 말하면 막 그냥, 어 그냥 막 해서 풀리는 거 아닌데.


진짜 잘 하고, 진짜 제대로 뽐내면서 봉인을 풀고 있다.


너무 잘해서 남진은 화낼 기운도 없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다.


“그러고 보니, 동희유저가 히어로 클래스 두 번째 퀘스트를 완료했다고 한 것 같은데. 맞아?”


남진이 주현에게 물었다.


일전에 주현이 타이밍을 놓쳐 남진에게 말하지 않았던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이 없다.

동희에 대한 감탄만 들려온다.


“그나저나 동희유저는 언제 들어도 저 목소리가 아름다워요. 정말 가까이서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접속해서 한번 들어볼까요? 뭐. 지금은 힘들겠죠.”

“···내 말 들었어?”

“하. 거기다 저 동굴 속 음악을 동희 유저가 노래 불러주면 어떤 음악이 될지··· 정말··· 대박일 것 같아요. 아, 듣고 싶다.”

“······.”


주현은 남진이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했는지, 여전히 황홀감에 젖은 눈으로 동희를 모니터하고 있다.

누구한테 말을 하는지도 모를 말을 하면서 자답까지 한다.


남진의 눈이 가늘어졌다.

툭툭 건드려보지만, 역시나 주현에게서 반응이 없다.


한 번 더 톡톡 건드리는데, 짜증 나는 표정으로 탁! 하고 남진의 손을 친다.


그리고 다시 동희에게 시선 집중.


빠직.


남진의 이마 위로 불끈하고 힘줄이 올라왔다.


천천히 주현의 머리 위로 손을 올린 남진은 꾸욱 주현의 머리를 누른다.

그러면서 강한 악력을 주어 주현의 얼굴을 자신 쪽으로 강제로 돌렸다.


그제야 주현이 남진을 향해 눈을 돌릴 수 있었다.


“어머, 이게 무슨 짓― 힉!”


사신의 눈빛이 주현의 눈과 마주쳤다.


“우리··· 조용히··· 이야기 좀 나눠 볼까요? 김주현대리님?”

“사, 살려주세요···”


주현은 호랑이 앞 토끼가 되어 오돌오돌 떨었다.


***


우물에 알맞은 돌을 넣어 정확한 음을 맞춰 3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던 아름다운 문을 개방한 동희.


그 뒤 동희에게 보인 것은 돔 형태의 공간과 중앙에 검은색 정사각형의 무대가 놓여 있는 곳이었다.


돔 형태의 공간의 벽에는 글씨가 빽빽하게 차 있었다.

마치 글씨로 벽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고 할까?


여기는 무엇을 하는 공간일까 하던 동희는 벽에 쓰여 있는 글들을 하나하나 다 읽었다.

그리고 무엇인가 알아냈는지 무대 위로 올라갔다.


무대 위로 올라간 동희가 한 것은 1인 뮤지컬. 상대역이 필요하면 토리를 이용했다.


토리가 잘 따라와 줬다.


“그리하여―”


무대 위 동희가 살포시 한쪽 무릎을 꿇는다. 그의 앞에 토리가 반듯하게 누워 눈을 감고 있다.


“소녀는 잠이 들었습니다. 약속의 시간을 기다리며. 잠든 소녀를 향해, 왕자는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아아아~”


아름다운 음률이 동희의 목소리를 타고 흘러나왔다.

너무 아름다우면서 잔잔한, 자장가와 같은 음률.

동희의 목소리까지 입으니 잠에 저항하는 것이 불가항력의 일이었다.


“삐이이···(잠 온다···)”


토리가 코 잠들자, 돔 형태의 공간이 은은한 노란빛으로 빛났다.


[두 번째 봉인이 풀립니다.]

[시나리오 ‘잠든 푸른 소녀와 노래하는 용사님’을 획득했습니다.]


첫 번째 봉인을 풀었을 때처럼,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동시에 동희와 토리가 있던 무대가 쿵 하는 소리를 냈다.


동희는 토리를 데리고 황급히 무대를 내려왔다.

동희가 내려가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무대가 반으로 열리며,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빨리······]

[노래를 불러줘···]

[나를··· 찾아줘···]


“와. 이제 자세히 들린다.”


던전안으로 들어오면서 동희에게 들려오던 소녀의 목소리.

일전에 동희가 제일 처음 들었던 그 소녀의 목소리였다.

이전에 연못 입구에서 들었을 때는 똑똑히 들렸던 것이, 이상하게 던전 초입 때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만렙귀를 가진 동희에게도 거의 안 들릴 만큼 작게 들렸다.


그 소리가 지금, 두 번째 봉인을 풀고, 나타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뒤로 똑똑히 들려왔다.

동희는 잠든 토리를 안고 계단을 내려갔다.


“두 번째도 재미있었어! 벽에 힌트도 너무 자세히 있었고!”


동희의 말대로다.

두 번째 봉인을 푸는 열쇠는 돔 형태를 이룬 그 공간의 벽, 그 벽에 빽빽이 들어선 글자들에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하나의 시나리오였다.


연극과 뮤지컬이 섞인 시나리오.

그것을 외워 중앙 무대 위에서 몸으로 펼쳐 보이는 것이 두 번째 봉인의 열쇠였다.


역시나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완벽한 연기와 노래를 선보여야 했고, 그 대사 토씨 하나 틀려서도 안 되었다.


만약, 하나라도 만족 되지 않았다면 두 번째 봉인이 풀릴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동희는 단번에 해버렸다.

역시 동희는 남진 말대로 괴물이었지만, 동희는 자신이 그런 괴물인지 모른다.


그냥 음악이 좋고, 이런 예술을 좋아하는 꿈 많은 사람 중 하나라 생각할 뿐.

그런데 토리도 잘했으니, 토리의 예술적 감각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우와! 여기도 문이 있다!”


계단의 끝에는 하나의 문이 있었다.

그냥 조금 큰 대문 같은 느낌의 문.


그 문에는 동화처럼 아주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공주가 잠들어 있는 그런 그림.


혹시나 이것도 봉인이 되어있나 싶어 동희는 살짝 손을 대 본다.


끼이익.


봉인은 없었는지 동희가 손을 대자마자 예쁜 동화 속 공주가 잠든 그림이 그려진 문이 천천히 자동으로 열렸다.


그 뒤 너머는 깜깜한 어둠만이 있었다.


[···어서와.]

[기다리고 있어···]


그리고 어둠 너머 아름다운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녀의 목소리는 애달팠고, 슬픔에 차 있었다.


누구든 들으면 한걸음에 소녀를 향해 뛰쳐 들어가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들 정도였다.

동희는 목소리에 따라 망설임 없이 어둠으로 들어갔다.


동희가 문 너머 어둠으로 깊숙이 들어왔다고 생각 할 때쯤.


팟!


환한 푸른빛이 터지더니, 어둠을 물렸다.


그 빛 너머로 거대한 공동이 있었다.

첫 번째 봉인을 풀던 곳과 비슷한 은은한 푸른빛이 있는 벽이 동희의 눈에 보였다.


그곳의 중앙.

푸른빛의 반구에 둘러싸여 있는 거대한 공주 침대가 있었다.


그 침대 위에, 누군가 있었다.

바로 동희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던 그 소녀다.


[흑··· 흑흑······]


소녀는 침대 위에서 흐느끼며 울고 있었다.


고개를 숙여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채, 공주 침대 중앙에 앉아 흐느끼던 소녀를 동희는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혹시 노래를 불러달라고 한 소녀인가요?”


소녀가 고개를 숙인채 대답했다.


[맞아··· 내가 불러달라고 했어··· 흑흑··· 그전에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주겠니?]


“무엇이에요?”


두 손으로 가리고 있던 얼굴을 소녀가 들어 보였다.


소녀의 외모는 상당히 귀여웠다.

거기다 청순하면서도 맑은 느낌도 가득했다.

외모만큼 맑아 보이는 푸른 큰 두 눈이 동희를 향하더니 이내 입을 연다.


[나를 가로막고 있는 이 반구를 없애 줄 수 있어?]

[너의 노래를 가까이서 듣고 싶은데, 이 반구 때문에 힘들 것 같아.]


“나올 수가 없는 거예요?”


[응.]

[그래서 너를 불렀어.]

[목소리도 너무 좋아서.]

[그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를 아주 가까이에서 듣고 싶어서.]


“에고, 저런··· 제가 도와드릴게요! 어떻게 하면 돼요?”


[이 반구 위에 너의 손을 올려서 나를 따라 노래를 불러주면 돼.]


“알겠어요.”


동희는 의심치 않고 다가와 소녀가 앉아 있는 침대 주변에 펼쳐져 있는 반구 위에 손을 올렸다.


동희가 손을 올리자 소녀가 노래를 부른다.


동희는 곧장 따라 불렀다.


그래서 보지 못했다.


소녀의 맑고 푸른 두 눈이 의미심장하게 웃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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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15화. 아 몰랑! 23.05.21 243 4 11쪽
14 제14화. 악기가 필요해. 23.05.21 249 4 12쪽
13 제13화. 마음에 안 들어. 23.05.20 250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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