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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아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동경아
작품등록일 :
2022.08.13 16:16
최근연재일 :
2022.10.31 18:11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0,984
추천수 :
176
글자수 :
225,143

작성
22.10.2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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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추천
3
글자
12쪽

도적 토벌.

DUMMY

하남과 섬서, 두성을 연결하는 길목의 요지에는 설영상단의 11호 지점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반나절 정도 떨어진 거리의 산, 그 안에서 이제 막 자리를 잡으려는 산적들이 새로운 산채를 건설하고 있었다.


“두목! 여기에 산채를 세워도 될까요?”


부두목이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사실 이들은 예전 설영상단에서 지점 주위 산채들을 소탕할 때 살아남은 산적 중에 하나로 구석의 작은 길목에서 간간이 지나가는 작은 행상들만 털며 숨어 살다가 근래에 세력을 늘리면서 본래 그들의 산채가 있던 거점으로 돌아가려 했었다. 그래서 상단 11호 지점을 공격했는데 나름 피해를 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점령에는 실패하였다. 지금 산채를 건설하는 이곳도 나름 큰 길목 중에 하나지만 원래 그들의 영역이었다가 지금은 상단의 영역이 된 곳에 비하면 한참 작았다.


“흐흐 불안하냐?”

“두목은 어째 그리 태평하오? 이렇게 세를 크게 불렸는데도 지고 말았는데···.”

“솔직히 나도 놀라긴 했다. 상단 일개 지점에 무인이 그렇게 많을 줄 알았겠느냐?”

“으드득! 그놈들은 간판만 상단이지 문파나 마찬가지요.”

“흐흐흐 그래서 내가 머리 좀 굴려 봤다.”


두목은 어깨를 으쓱이며 음침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좋은 생각이라도 있는 거요?”

“그래! 무인이 많더라도 그놈들은 근본이 상단이다.”

“누가 아니라오?”

“어허! 잠자코 듣기나 해라.”


이어진 두목의 말은 이랬다. 상단은 결국 손님을 받아 돈을 벌어야 유지가 가능한 집단인데 예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상단이 무리해가며 그들을 공격하기는 어려웠다. 바로 예전에 비하여 산적들의 수가 크게 불어났기 때문인데, 이번에 그들의 공격을 겨우 방어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지점을 나와서 산채를 공격해준다면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도 공격 못하는 것은 같잖소!”


두목의 설명에도 불안한 감을 가시지 않는 부두목.


“쯧쯧쯧 누가 상단을 공격하자고 했느냐?”


그런 부두목의 모습에 두목이 혀를 차면서 안타깝게 쳐다봤고, 부두목은 슬그머니 올라오는 울화를 애써 눌러 참으며 되물었다.


“그럼 누굴 공격한단 말요?”

“흐흐흐 우린 손님을 공격한다.”


두목의 말에 화들짝 놀라는 부두목.


“두목 미쳤소? 관군이 움직일 거요.”

“흥! 관군은 움직이지 못한다.”


확신에 차 있는 듯한 두목의 단호한 모습에 부두목이 머리를 긁적였다.


“따로 들어온 소식이라도 있는 거요?”

“사실, 총 채주께 따로 연락이 왔었다.”

“헉! 그게 참말이요?”


부두목이 이런 반응을 한 것은 이유가 있었는데 바로 두목이 꺼낸 총 채주라는 말 때문이다.


원씨 성을 가진 녹림의 총 채주는 무려 현경의 고수로 세간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륙이 진나라로 통일되기 전부터 일정 크기 이상의 산채를 모두 통합한 녹림의 대영웅이다. 지난 설영상단의 핍박이 있을 때 산적들이 그렇게 쉽게 토벌당한 이유가 바로 산채 간 의견이 통합되지 않아서 각개 격파를 당한 것인데, 만약 당시에 총 채주가 나섰다면 그렇게 쉽게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총 채주가 직접 나선다니······ 지난 복수를 제대로 할 수 있겠다 싶은 부두목의 눈동자가 살기로 번들거렸다.


“크흐흐, 그래! 대륙의 모든 산채가 움직일 것이니 관은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관군의 수가 아무리 백만이 넘는다고 하지만 세외 세력의 발호에도 신경을 써야 해서 산적에게만 집중하기는 어려웠고, 무엇보다 직업의 특성상 깊은 산속에 흩어져 있는 산채를 일일이 토벌하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여차하면 산채를 버리고 흩어지는 산적의 특성 때문에 깨끗한 토벌은 불가능했다.


“총 채주께서 나섰다니······.”


생각만 해도 흥분이 되는지 근육으로 가득한 부두목의 몸이 부르르 떨린다.


“이제 좀 안심이 되느냐?”

“내 믿음이 부족했구려 미안하오! 두목.”

“으하하 산채가 잘 지어지는지나 살펴보거라!”


두목의 호탕한 웃음소리를 뒤로한 부두목은 목책을 세우는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하하하 이것들아 오늘 안에 끝내고······!”


서걱!


두목의 말에 부하들을 독려하려던 부두목의 말은 목이 중간부터 잘려서 땅바닥을 구르며 끊겼고,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인지하기를 거부하는 듯 땅에 떨어진 머리만 멍하니 쳐다보는 부하들.


“누구냐???”


멀리서 팔짱을 끼고 흐뭇하게 보고 있던 두목의 외침을 듣고 하나둘 정신을 차렸지만.


서걱! 스걱! 서걱!


이미 늦고야 말았다. 어느새 나타난 두 명의 무인들이 휘두르는 검에 인지조차 못 하고 당한 것이다.


“이놈들!!!”


두 눈을 부릅뜬 두목은 침입자를 향해 손에 들고 있던 도끼를 전력으로 집어 던졌다.


후웅! 후웅! 후웅!


묵직하게 바람을 가르며 침입자를 향해 날아간 도끼.


스컹!


침입자가 검을 휘두르자 날아간 검강에 의해 반으로 쪼개지며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거···검강?”


자신이 날린 도끼가 검강에 피격당하자 수하들이 당하는 모습에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며 씩씩거리던 두목은 정신이 번쩍 들면서 치밀어오는 한기에 몸을 떨었다.


고작 도끼가 던져지고 검강에 쪼개지는 짧은, 고작 차 한잔도 못 마실 그 시간 동안에 두목을 뺀 모든 산적을 죽여버린 침입자들이 두목에게 다가갔다.


두목은 억울했다. 총 채주에게 연락받고 이제 자리 좀 제대로 잡아, 한몫 잡아볼 생각에 가득 차 있었는데 산채를 완성하기도 전에 이런 괴물 같은 놈들이 들이닥치다니······.


“도대체 누구냐?”


목소리가 원통함에 절절 끓어오른다. 영업 개시도 전이었기에 침입자의 정체가 누군지 짐작도 가지 않았는데, 이왕 죽을 거 확인이라도 하고 싶었다.


두목의 진심이 전해진 것일까? 서로 눈빛을 교환하던 침입자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설영상단.”


차갑게 내뱉어진 대답을 듣자 두목의 얼굴이 황당함으로 물들었다.


“무슨 상단에서 산적 잡는데 화경을 둘씩이나······.”


복수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허황된 생각이었는지 알게 되자 허탈함이 밀려왔다. 그러나 침입자들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빠르게 다가와 두목의 목을 베었다.


스걱!


허망한 눈빛 그대로 목에서 떨어져 바닥을 뒹굴던 머리는 침입자의 품에서 나온 가죽 주머니에 담겼다.


“이제 가면 되는 건가?”

“마저 부수고 가자!”


쾅! 콰콰쾅! 쾅!


침입자 하나가 돌아가려 했지만 남은 하나가 산적에게 원한이라도 있었는지 주변에 검강을 난사하며 산채를 산산이 박살 내버렸다.


지금 이 시각, 상단 지점과 분점 주위에 세워졌거나 세워지고 있는 수채와 산채들은 비슷한 방식으로 습격받아 사라지고 있었다.


***


대한은 우주선 집무실에 앉아, 제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산채와 수채의 토벌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있었다.


“아직 별다른 피해는 없지?”

=1차 습격은 무사히 끝냈습니다.=


지점과 분점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1차 목표였고 그다음 곳들이 2차였다.


“산채들 공격하면서 주변에 영물들 있나 살펴봐! 확인되면 설영이 보내서 데려오고.”

=알겠습니다.=


대한은 무림인들의 수준이 순조롭게 오르고 있으니 영물들에게도 신경 쓰기로 했다. 설영이 간다면 영물의 특성상 별다른 저항 없이 데려올 수 있을 것이다.


“근데 산적들 수준이 너무 낮은데?”


도적들도 두 가지 부류가 있는데 무공을 제대로 익혀 무림에 속한 도적들과 일반 양민들로 이루어진 도적으로 구분이 된다. 지금 대한이 노리는 도적들은 무림에 속한 이들인데 생각보다 수준이 너무 낮았다.


=상단 주변은 예전 토벌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급격히 세력을 키운 부류라 고수가 많지 않습니다.=

“2차부터는 위험수위가 올라가겠네?”

= 그렇습니다.=

“방심하지 말라고 전해.”


첫 습격에 만난 도적들 수준을 보고 두 번째 습격에 방심하면 곤란하다. 그 정도로 수준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전달하겠습니다.=


대한의 뜻이 무사히 전달되었는지 홀로그램에 비치는 수련생들은 한층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산적들을 토벌하는 수련생 대부분이 처음 마을을 만들었을 때는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었는데 어느새 훌륭한 무인으로 성장하였다. 이들을 자신이 키워냈다는 생각에 대한은 가슴이 벅차올라 절로 웃음이 나왔다. 현재 마을에 남은 이들도 대부분 무공은 기본으로 익히고 있었고 고수들도 많았기에 화성을 생각하며 무겁던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진다.


살며시 눈을 감고 처음 천태산을 나가고 마을을 만들기까지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던 대한에게 고미가 긴급상황을 알렸다.


=1조 조장 박진혁이 있는 곳에 현경급 무인이 출현하였습니다. 곧 충돌이 예상됩니다.=


‘무슨 현경이 도적질이나 하고 있지?’


현경 무인과 화경 박진혁의 충돌이 예상되건만, 조용히 눈을 뜬 대한은 별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았고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조용히 지켜보았다.


***


박진혁은 화경의 끝에 다다른 경지로 아직 수련을 멈추지 않고 이어가는 수련자 중 하나였다. 처음 대한을 따라 분지에 왔을 때 나이가 어려서 형인 박진수보다 늦게 수련을 시작했지만 빼어난 자질로 빠르게 성장하였다. 무엇보다 형과 같이 대한이 창안한 만기혼원신공(萬氣混原神功)으로 입문하였기에 그 의미가 깊었다. 초반 수련이 느린 대신 어떤 기운보다 뛰어난 원기를 다루는 만기혼원신공은 경지가 상승할수록 그 위력이 배로 증가하는데 그 덕분인지 현경의 고수와 기세를 다투는 상황에서도 밀리지 않고 팽팽히 맞섰다.


“보통 놈들이 아니구나?”


녹림인들 사이에서도 성씨만이 알려져, 원 총 채주라 불리는 이 사내는 자신이 수련하는 기간에 무수한 산채들이 고작 상단 하나에 당해 무너졌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각 산채에 활동을 준비하라 전갈을 보낸 다음, 산채들의 현황을 파악하려 각지를 직접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확인을 하는 중에 그의 명이 다소 와전되어 이미 활동을 시작한 산채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처음부터 산적들이 얌전히 준비만 하리라 생각지는 않은 그였다. 태생이 도적이라 그런지 제멋대로 인 산적들이 적지 않았던 까닭이다. 그래서 영업 중에 피해받는 상황이었다면 별다른 감정 없이 냉정할 수 있었는데, 적의 침입에 벌어지는 산채 내 무참한 학살의 현장은 총 채주를 몹시 분노케 하였다.


현장에 진입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피가 거꾸로 솟는듯하여 잔뜩 기세를 끌어올렸다. 그러자 침입자들은 멈칫하며 그를 한번 쳐다보더니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듯, 하나만이 몸을 돌려 경계를 취하고 남은 하나는 곧바로 학살을 이어 나갔다.


자그마치 현경의 고수가 뿜어내는 기세에 대한 반응이라고 절대 볼 수 없는 행동에 총 채주는 머리가 차갑게 식는 것을 느끼며 냉정하게 그들을 살폈다.


‘화경 초입도 아닌 중반 이상의 고수가 두 명이라니···.’


그것도 둘 중 하나는 약간의 시간이 있으면 곧 현경이 될 것으로 보이는 고수.

고작 둘뿐이지만 산적 토벌로 동원하기에 너무 과했다.


‘대체 어디서 이런 놈들을 보낸 거지?’


무척 놀랍다. 하지만 그뿐, 총 채주가 경계할 정도의 고수냐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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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가상현실 개선. - 1부 완결. 22.10.31 107 3 9쪽
43 가상현실 개선. 22.10.29 98 2 12쪽
42 도적 토벌. 22.10.29 100 3 13쪽
» 도적 토벌. 22.10.27 102 3 12쪽
40 가상현실. +2 22.10.24 117 4 11쪽
39 가상현실. +2 22.10.17 128 4 11쪽
38 가상현실. 22.10.16 130 3 12쪽
37 진정한 위험. +2 22.10.14 135 3 11쪽
36 진정한 위험. +2 22.10.12 145 2 12쪽
35 우화등선. +2 22.10.09 158 2 12쪽
34 우화등선. +1 22.10.08 161 2 11쪽
33 역천의 음모. +2 22.10.08 163 3 11쪽
32 역천의 음모. +2 22.10.07 158 3 12쪽
31 역천의 음모. +2 22.10.04 173 3 12쪽
30 달마대사. +7 22.10.03 186 4 12쪽
29 달마대사. 22.09.30 186 3 11쪽
28 달마대사. 22.09.29 186 4 11쪽
27 정보상점. 22.09.28 201 4 12쪽
26 정보상점. 22.09.28 194 4 12쪽
25 정보상점. 22.09.27 199 4 12쪽
24 정보상점. 22.09.26 203 4 12쪽
23 정보상점. 22.09.26 214 4 13쪽
22 복잡한 문제. 22.09.25 214 4 11쪽
21 복잡한 문제. 22.09.24 215 4 12쪽
20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2쪽
19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1쪽
18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2 236 4 11쪽
17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1 25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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