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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아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동경아
작품등록일 :
2022.08.13 16:16
최근연재일 :
2022.10.31 18:11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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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89
추천수 :
176
글자수 :
225,143

작성
22.10.1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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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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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진정한 위험.

DUMMY

화성의 운석 충돌지점.


시간이 지나면서 커지고 선명해진 형상은 충분히 무엇인지 구분이 가능할 정도로 성장했다.


과거 지구의 주인이었다가 생존경쟁에서 밀려 지금은 보기 힘들어진 공룡의 형상이었다.

그 내부에서 긴 시간 우주를 떠돌다가 이곳에 안착한 한 영혼이 약간이기는 하지만 생각이 가능할 정도로 의식을 일깨웠다.


‘······이곳은?’


의식을 차리면서 주변을 살펴본 영혼은 처음 보는 낯선 장소이기에 의문을 드러냈다.


‘이곳이 어딘가? 그리고··· 나는 누구지?’


깨어난 의식의 수준은 정말로 기본적인 생각만이 가능할 정도여서 기억에 공백이 있었다.


‘모르겠다. 그런데 저 방향이 이상하게 끌리는데?’


영혼은 깨어나면서부터 자신의 본능을 무의식중에 마구 자극하는 지구를 향해 관심을 가졌다.


‘이건······, 그리움인가?’


알 수 없는 포근함 그리고 그곳으로 가고자 하는 마음, 영혼은 주변을 향해 꾸준히 유지하던 탐색의 비중을 마음이 끌리는 곳을 향해 집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형상이 커질수록 깨어나는 의식이 커졌고, 영혼의 탐색 범위도 점점 넓어졌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때마침 화성과 지구의 거리가 가장 가까울 때를 맞춰서 무의식이 가리키던 목표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저곳이구나······’


그리고 영혼의 본능이 강력한 경고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포식자다.’


아직 자신이 당해내기 힘든 강력한 포식자, 달에 볼일이 있어 지구 밖으로 나와 있던 대한을 감지한 것이었다. 영혼은 본능이 전해오는 경고를 무시하지 않고 잽싸게 탐색을 거두며 존재감을 감추었다. 그러면서 알 수 없는 분노가 솟구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아직··· 아직 안 된다. 좀 더 깨어나야 해.’


생존을 향한 본능으로 분노를 억누르며 영혼은 탐색보다 중요한 일이 있음을 알았다.


‘지금은 온전한 상태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해서 자신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며 탐구했고, 결국에는 알 수 있었다.


‘이곳은 기운의 균형이 깨진 곳이었구나···, 그나마 조금씩 균형을 맞춰가는 중인데 시간이 오래되지 않았다.’


다른 문제는 그 조금씩 만들어지는 조화의 기운을 자신이 모조리 흡수하고 있는 것이었다.


‘본능인가? 이제는 달라야 한다.’


행성에 조화의 씨앗이 만들어지고 조화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속도가 빨라진다는 사실을 안 영혼은 그 즉시 형체를 키우기 위한 에너지 흡수를 중단했다.


‘씨앗이다. 씨앗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흡수는 후에 해도 늦지 않다.’


본능이 발하는 경고는 회피하고, 본능이 원하는 기운의 흡수는 의지로 억제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이어 나갔다.


영혼이 기운 흡수를 멈추자 새롭게 생성되는 조화의 기운들은 행성 전체로 골고루 퍼지며 비중을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으며 크기를 키워나가 행성으로 퍼져있던 기운들은 일정 이상의 크기가 되면서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화성 중심에는 부서지고 흩어지며 수명이 다한 핵이 존재했는데, 기운들은 바로 그 핵이 자리했던 장소로 모이고 있는 것이었다.


조화의 기운이 모여듦에 따라서 부서져 흩어졌던 것들이 녹아들며 제자리를 찾아간다.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던 핵의 파편이 모두 모이고 조화의 기운이 일정 이상 농도가 되면서 수명이 다한 핵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했다. 곧 행성 전체에 은은하게 상서로운 빛이 반짝이며 조화의 씨앗 혹은 생명의 씨앗이라 부르는 핵이 새롭게 탄생했음을 알렸다.


그동안 태양이 보내주는 양의 기운을 무분별하게 모아두던 화성이 이제는 지구와 마찬가지로 태양과 달의 기운으로 조화를 이루고 우주의 원기를 모아 행성 고유의 기운으로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대로 조금의 시간만 더 있으면 태양계에는 또 다른 생명을 품은 행성이 탄생하는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바로 이 순간만을 기다리던 영혼이 있었으니······.


‘됐다. 지금이다.’


영혼이 개입하여 행성의 씨앗을 자신의 의지로 잠식해나갔다.


우우웅.

씨앗이 가진 의지는 반항하였지만, 이제 갓 생성된 미약한 의지가 영혼의 의지를 당할 수는 없었다. 물론 영혼도 쉽지만은 않았다. 영혼이 완벽하게 깨어난 것이 아니었기에 스스로 보호하던 의지마저 모두 할당하여 씨앗에게 퍼부었다.


빠르게 씨앗을 장악한 영혼으로 인해 화성은 이제 영혼의 영역이 되었다.


영혼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가졌던 모든 정보를 씨앗에 주입한 것이다.

원래라면 천천히 성장하며 무수한 우연과 변수 속에서 화성 고유의 환경과 생명을 꽃피웠을 터인데 그 성장의 방향마저 정해지며 개성을 잃었다.


문제는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 성장하며 방향을 찾아야 하는데 방향이 정해지며 급격하게 성장을 시작하니 수명이 엄청나게 줄어든 것이다.


달마대사와 천주에게 대한이 말한 대로 행성의 수명은 조금이라 하더라도 그 시간이 엄청나게 길다. 그런데 조금도 아니고 급격한 성장의 부작용으로 엄청나게 줄어들면서 지구의 수명보다도 짧아진 것이다. 이제 화성이 완벽한 성장을 이룰 확률은 지구에 비하여 엄청나게 낮아져서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만약 지구가 성장을 끝내기 전에 화성의 수명이 끝나고 그 결과가 화성의 소멸이라면 지구도 무사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때가 바로 대한이 달마와 천주를 설득하려 우주로 나왔던 시기였다.


‘시간이 단축되었다. 다음에 깨어나면······.’


다시 기운의 흡수를 시작한 형상이 섬뜩한 붉은 빛을 반짝이다가 잠잠해진다.


겉으로 보이는 화성은 운석과 충돌한 상처가 있을 뿐 별다른 특이점을 찾아볼 수 없었으나 남모르는 위험은 조용히 싹을 틔우고 있었다.


***


설영을 잘 달래어 대한에게 돌려보낸 천주는 그 뒤로도 한참을 더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마음에 딱 드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대한의 저택 반대쪽에서 호수와 작은 산에 인접한 달마대사의 거처를 지나고 한참을 더 들어가면 작은 폭포수가 쏟아지는 계곡이 있었는데 주위 풍광이 수려하고 기운이 거칠어 그의 성미에 딱 들어맞는 장소였다.


‘여기가 좋겠어.’


천주는 우선 계곡 주위를 빼곡히 둘러싼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공터에 화기를 일으켜 수분을 모조리 날려버렸다. 그러자 그림에서나 나올법한 아름다운 공터가 완성됐다.


‘집을 어떻게 만들지?’


그는 역천의 본부를 떠올렸다. 그렇게까지 크게 만들 필요는 없어도 외형만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고 싶은 것이다.


“일단 벽돌을 만들어 볼까?”


처음에는 자신이 굳이 건축까지 해야 하는지 불만이 가득했지만, 막상 직접 건물을 지으려 하니까 괜스레 가슴이 벅차오른다.


“흥! 내가 그 집보다 훨씬 좋게 만들고 만다.”


언덕 위에 있는 대한의 저택을 떠올리며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다른 것으로 이기기가 힘드니 거처라도 더 좋게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흡!”


주위의 흙과 모래들이 떠오르며 각각 벽돌의 형태로 뭉쳐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벽돌들이 켜켜이 쌓이며 멋들어진 가옥을 만들어 나갔다.


건물의 형태가 어느 정도 잡혔을 때 공터를 만든다고 베어놓은 나무들이 떠오르더니 일정한 크기의 세로방향으로 나뉘면서 나무판자가 완성되었다.


“좋아! 거의 완성이다.”


나무판자들이 각 정해진 위치로 이동하여 지붕 형태를 갖추고 새롭게 떠오른 흙들이 기와 형태로 뭉치며 그 위에 차곡차곡 자리를 잡았다.


어느새 근사한 기와집이 완성된 것이다. 이제 대한의 저택과 같이 유리로 창을 만들어 달면 어떤 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거처가 되는데 유리는 대한에게 달라고 하기로 했다.


‘그 정도는 주겠지?’


자신은 유리를 만드는 방법을 모르니 별수 없었다. 천주는 그때까지 유지하던 기운을 흩어버리고 별다른 문제가 없자 대한에게 심어를 전달했다.


-이보시오!

-무슨 일이냐?


뿌득! 그러고 보니 이 자식은 자신한테만 말을 놓고 있었다. 분명, 그 땡중에게는 안 그랬는데 자신이 만만한가?


천주는 자신이 처음 대한과 만났을 때 했던 행동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 정도 욕은 천에 있을 때 일상이었기에 본인의 잘못을 모르는 것이다.


-집을 지어놨는데 유리가 필요하오.

-어디 보자··· 호오~ 장소는 괜찮게 잡았구먼?


‘내가 역천의 천준데 당연하지~’


-기다리겠소.


심어를 끊고 멀찍이 떨어져 집과 폭포 그리고 계곡을 둘러싼 나무들을 보니 정말 신선이 머무는 거처가 따로 없다.


“후후후. 집은 내가 최고군!”


볼수록 흡족한 마음이 드니 나이가 듦에 따라 사라졌던 호연지기가 새롭게 들끓었다.


으하하하하하. 우우웅~

항상 수하들에게 위엄을 선사하느라 웃음에 약간의 기운을 담는 습관이 있었고, 지금도 웃음에 기운이 담겨 주변 공기를 미약하게 흔들었다.


퍼석! 퍼석!

“하하······ 응?”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는데 자신이 어린 시절 무공의 성취를 시험해 본다고 부수곤 했었던 흙벽돌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꼭! 이랬던 거 같다.


퍼석! 퍼서석! 그그긍

“아니 진짜 터지고 있잖아?”


천주의 시야에 집의 벽돌이 퍽퍽 터지며 부스러지며 지붕을 받쳐주지 못하자 한쪽으로 기우는 모습이 들어왔다.


“안돼!!!”


우르르! 쿠당탕, 쿵덕, 쿵.

애석하게도 천주의 마음과 달리 붕괴가 시작된 집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삽시간에 무너져버렸다.


“이런··· 방문 시기가 나빴구나······. 쯧쯧쯧.”


더 최악이었던 것은 집이 무너짐과 동시에 대한이 나타난 것이었다.


‘이런 십헐~ 무너질 거면 진작 무너지지 하필이면 지금.’


이미 망신은 충분히 당한 상황, 천주는 필살기를 시전했다. 진정한 역천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전 가능한 안면 철판신공을 보인 것이다.


“커흠! 오셨소? 내 한 번도 집을 지어보지 못하여 시험 삼아 지은 집에다 안전 확인을 한다고 기운을 너무 많이 쓴 모양이오! 유리는 거기다 두고 가시구려~ 알아서 하겠소.

”장소를 찾느라 힘들었을 텐데 그냥 내가 지어주겠네.“


보아하니 집을 제대로 지으려면 한세월은 족히 결릴 것 같고, 자존심상 도움도 청하지 않을 것 같으니 대한이 알아서 지어주고 가기로 했다.


‘어차피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니···.’


스윽~ 탁.

대한이 오른발을 약간 들어 올리더니 가볍게 지면을 내리밟았다.

그러자 폭포에서 한줄기 물이 날아와 지면에 섞이더니 땅에서 흙으로 만든 집이 불쑥 솟아오르고 뜨거운 열기가 일어나 단단하게 굳혔다.


까딱.

이번엔 대한의 오른손이 들리며 손가락을 움직이니 아공간이 열리며 판유리가 나오고 나무판자들이 날아와 창과 문짝, 툇마루를 형성한다.


”이건 선물이네!“


집을 만들고 남은 목재들이 폭포수 근처로 날아가 쪼개지고 다듬어지며 작은 정자를 완성했다.


뜨억!

천주는 절로 입이 벌어지며 놀라움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이 자식! 진짜 신선 같잖아?’


파괴하고 무너뜨리기만 잘하는 자신과 비교하니 더욱 초라해진다.


”밥이 문제로군······“


잠시 고민하던 대한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폭포 주변의 바위에 시선을 주었다.


쿠르르릉.

작은 진동이 발생하며 폭포를 형성하던 낮은 절벽이 조금 더 높아지고 그 끝부분 한쪽이 떨어져 나와 다듬어지더니 근사한 탁상이 만들어져 정자 안으로 들어가 놓였다.


”내부에 공간진을 넣어 두었으니 때가 되면 마을에서 저곳으로 밥을 보내줄걸세!“


마을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 사람들이 밥을 가지고 오가기가 힘드니 아예 마을 주방과 연결된 전용 탁상을 만든 것이다.


집은 무너지기 직전 천주가 완성했던 집 모양을 그대로 빼다 박았고, 정자에 밥 문제까지··· 그 모두가 천주 본인이 집을 짓는 시간보다 더 짧은 사이에 완성되었다.


”마음에 드는가?“


흐뭇하게 미소 짓는 대한의 얼굴을 보며 심사가 더욱 복잡해진 천주지만 완성된 건물들은 몹시 마음에 들었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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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글 수정 22.09.25 147 0 -
44 가상현실 개선. - 1부 완결. 22.10.31 107 3 9쪽
43 가상현실 개선. 22.10.29 98 2 12쪽
42 도적 토벌. 22.10.29 100 3 13쪽
41 도적 토벌. 22.10.27 102 3 12쪽
40 가상현실. +2 22.10.24 117 4 11쪽
39 가상현실. +2 22.10.17 128 4 11쪽
38 가상현실. 22.10.16 130 3 12쪽
37 진정한 위험. +2 22.10.14 135 3 11쪽
» 진정한 위험. +2 22.10.12 146 2 12쪽
35 우화등선. +2 22.10.09 158 2 12쪽
34 우화등선. +1 22.10.08 161 2 11쪽
33 역천의 음모. +2 22.10.08 163 3 11쪽
32 역천의 음모. +2 22.10.07 158 3 12쪽
31 역천의 음모. +2 22.10.04 173 3 12쪽
30 달마대사. +7 22.10.03 186 4 12쪽
29 달마대사. 22.09.30 186 3 11쪽
28 달마대사. 22.09.29 186 4 11쪽
27 정보상점. 22.09.28 202 4 12쪽
26 정보상점. 22.09.28 194 4 12쪽
25 정보상점. 22.09.27 200 4 12쪽
24 정보상점. 22.09.26 203 4 12쪽
23 정보상점. 22.09.26 215 4 13쪽
22 복잡한 문제. 22.09.25 214 4 11쪽
21 복잡한 문제. 22.09.24 215 4 12쪽
20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2쪽
19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1쪽
18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2 236 4 11쪽
17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1 25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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