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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아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동경아
작품등록일 :
2022.08.13 16:16
최근연재일 :
2022.10.31 18:11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0,977
추천수 :
176
글자수 :
225,143

작성
22.09.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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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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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달마대사.

DUMMY

분지 내 저택 뒷산.


백영이 간식을 가지러 가는 곳을 확인하려는 참이었다.


크릉. 크르릉.

-신선! 조금만 더 가면 도착하우.-


백영은 기분이 좋은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걸어가는 걸음도 우아하게 사뿐사뿐하다.


“백영아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느냐?”

-일은 무슨 일이우?-

‘호랑이가 일자로 걷기도 하나?’


천천히 따라가는데 어쩐지 목적지가 가까워지니 백영의

꼬리가 점점 빠르게 흔들린다.


‘곧 알겠지?’


빽빽한 나무에 어두운 숲을 얼마나 걸었을까? 멀리 보이는

너른 공터가 어두운 숲 사이로 유독 두드러지게 빛을 받아

천상의 일면을 보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켰다.


그리고······.


“응? 저건 또 뭐야???”


공터 건너 숲사이로 한 쌍의 눈동자가 빛나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것의 정체가 드러났다.


‘······ 흑호?’


과거 백영이 살던 동굴로 옮겨왔던 흑호가 분명했다.


대한에게 경계의 빛을 보이던 흑호의 눈은 고개를 돌려

백영을 보더니 서서히 반으로 좁혀지며 부드럽게 휘었다.


‘뭐야! 눈웃음, 치는 거야?’


호랑이가 눈웃음이라니, 기가 막혔다.


갸르르릉!

-주인 때릴까?-


설영이가 날카롭게 울며 경계한다.


“허허허 서운한 게냐?”


설영이는 자신의 감정이 생소한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대한의 가슴팍에 머리를 파묻었다.


아까부터 백영이의 행동이 수상쩍더라니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다.


아무래도 아이들을 다 키우고 외로웠던 모양이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 흑호가 한참은 어릴 텐데?

호랑이 사랑에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가 보다.


남의 연애사는 여기까지, 대한은 본격적으로 이곳에 방문한

목적인 영초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진짜 희안하구나!”


일정한 간격을 두고 안으로 들어가면 영초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고 밖으로 나오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딱 한 발자국으로 차이가 나는 것이다.


대신 향기는 그렇지 않았다.

영초가 눈에 들어오기 전부터 조금씩 향기가 강해지더니

눈에 보이는 순간부터는 폭발적으로 코를 파고들었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건 하수오구나!”


오백 년이 넘은 영기가 무척 짙은 하수오 무림 식으로

하면 만년 하수오려나?


실제 만년 하수오를 본 적이 없으니 확신은 아니었다.


‘그런데······ 정말 많구나!’


공터가 상당히 넓었는데 안에 있는 것이 전부 영초였다.


“고미, 주변 환경 전체적으로 스캔해줘.”

=종합 스캔을 실행합니다.=


원래 이곳에서 얻은 영초로 마을 약초밭에 약초를 추가

하려고 했으나 이미 이곳은 완벽한 영초 밭이었다.


결계를 두르고 상태를 봐가며 기운 농도만 조절해주면 될 것 같았다.


그나저나 이곳 분지에서 기운을 너무 많이 소모하는 것

아닌가 걱정이 들었다.


잘못하면 대륙에 퍼지는 기운이 줄어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 건은 나중에 제갈무후하고 상의를 해봐야겠어.’


“고미, 스캔 완료하면 그걸 참고해서 분지 내 전체적으로

조사를 다시 해야겠다.”

=약초관리인에 도움을 받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

‘그럼 영초 채취를 시작해 볼까?’


대한의 의지가 수령이 가장 오래된 영초 5개에 집중되었다.


부르르. 부르르.

미세한 진동을 일으키는 영초들이 흙들을 털어낸다.

그리고 허공으로 떠오르더니 잔뿌리 하나 상하지 않고

완벽하게 채취에 성공했다.


아공간을 열어 영초들을 갈무리 한 대한이 백영을 돌아봤다.


“난 이만 돌아갈 건데 백영이는 어떻게 할 것이냐?”

-신선! 이이랑 같이 가면 안 되우?-


백영은 자신이 사는 동굴이 있는 곳을 대한의 영역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허락을 구하는 것이었다.


-주인! 안된다.-

“시끄럽다 욘석아!”

팡팡!

설영이의 투정을 엉덩이 두 방으로 잠재웠다.


“백영이는 마음대로 하거라! 굴이 더 필요 하느냐?”


어흥!

-신선은 눈치도 없우? 되었우.-


호랑이 울음으로 콧방귀를 뀌는 놀라운 재주를 보인다.


평생을 혼자 지내왔던 대한이 그런 눈치가 있을 리 없었다.

호랑이 커플과 같이 돌아가기 싫어 대한은 설영을 안고

공간을 넘어 약초관리인에게 갔다.


“대한님 오늘은 무슨 일이신가요?”


평소 대한이 자주 공간을 넘어왔기에 태연히 반겨주었다.


“이것 좀 보시게!”


아까 갈무리했던 영초 중 하나를 꺼내어 내밀었다.


“오! 이···이건?”


영초를 본 관리인은 이끼 뭉치를 가져오더니 영초를 그 위로 받았다. 손상될까 염려한 것이다.


냄새도 맡고 제일 작은 잔뿌리 하나를 씹어서 맛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영초를 돌려주었다.


대한은 허공섭물로 들기 때문에 이끼는 필요 없다.


“어떤가?”


꿀꺽 쩝쩝!

잔뿌리를 삼키고 남은 향을 음미한 관리인이 말했다.


“훌륭하군요! 이 정도 하수오면 확실히 영초가 맞습니다.”

“영초인 거는 나도 아네, 이름이 무언가?”


잠시 몸을 움찔하던 관리인이 고개를 저었다.


“일단 내려오는 이야기와 비교하면 천년하수오 입니다.

솔직히 만년하수오는 말만 전해지니 진실은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만년하수오는 인간이 팔다리를 활짝 편 모습이라고

전해질 뿐이지요.”

“그렇군. 혹시 이것 심어보겠는가?”


대한의 질문에 약초관리인이 불안한 표정으로 답했다.


“하고 싶기는 한데 워낙 귀한 것이라 실패라도 하면······.”

“괜찮네, 몇 개 있으니 연구해 보시게.”


여러 개 있다는 말에 살짝 질린 표정을 짓던 관리인이 밝은

얼굴로 영초를 받아 갔다.


“난 가네! 너무 부담 갖지 마시게.”

“예 감사합니다.”


대한은 공간을 넘어 바로 저택으로 돌아갔다.


***


이곳 세상은 대한이 소설에서 보았던 무림과 많은 부분에서

달랐지만 비슷한 점도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소림사다.


오래전 천축에서 새로운 불경을 접하고 깨달음을 얻은

달마대사는 전쟁이 한창인 대륙에서 어려움을 겪는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여러 불경을 가지고 하남성 등봉현 숭산

소실봉에 자리 잡아 소림사라는 절을 세웠다.


이 소림사가 기존의 절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백성에게

육체 단련법을 적극적으로 전파하며 건강에 크게 이바지

하였다는 것이고, 소속 스님들 또한 진심으로 무를 갈고닦아

깨달음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혹사에 가까운 육체 단련을 추구하였는데 그 이유가 육체와

정신의 상관관계를 알게 된 달마대사가 정신적 깨달음을

돕기 위해 육체를 괴롭히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이는 정신적 깨달음을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 덕분에

소림 스님들의 무공 수준을 크게 진보시키는 결과를 낳게

하였다.


오늘은 소림사를 세우고 50년간 방장을 맡아온 달마대사가

방장에서 은퇴하는 은퇴식과 그의 제자 혜가대사의 방장

취임식이 벌어지는 매우 뜻깊은 날이었다.


소림의 스님 모두가 대광장에 앉아 불경을 외우며 그 뜻을

부처께 전하는 대의식을 가지는 가운데 달마대사는 자신의

지팡이 녹옥불장과 그간의 깨달음을 하나로 정리한 역근경을

혜가대사에게 전하고 있었다.


“혜가는 녹옥불장과 역근경을 받거라!”

“아미타불 스승님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소림의 뜻은 무가 아닌 백성의 구제에 있으니 너무 무에

매몰되어 이점을 잊으면 안 되느니라.”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방장! 나는 이 길로 면벽에 들 것이니 그리하시오!”


달마대사의 말에 혜가는 차마 스승을 말리지는 못하니 그저

눈을 감고 고개만을 숙일 뿐이었다.


“이건 스승으로 써 하는 마지막 말이니 그저 듣기만 하구려,

녹옥불장과 역근경을 전하며 소승의 모든 것을 내려놓으니

다른 것이 다가오더구려,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이것이

부처께서 말씀하신 공(空)을 이름이 아닌가 생각되는구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혜가는 스승의 마지막 당부에 깊이 감명받아 절로 불경이

흘러나왔다.


달마대사는 한결 가벼운 표정이 되어 소실봉 동쪽에 있는

동굴로 들어가 스스로 벽을 삼아 기약 없는 면벽에 들어갔다.


면벽 기간 달마대사는 하루에 한 알의 벽곡단과 천장에

맺혀 떨어지는 물방울만을 마시며 금식에 가까운, 수련을

이어갔다.


시간이 지나며 기나긴 세월 쌓아온 수련으로 단련된

육체는 야위어갔는데 반대로 얼굴만은 밝아졌다.


‘모든 것을 버렸으니, 육체도 버리고 버리고자 하는 마음도

버려서 비우고, 비울 것이다. 석가께서는 이보다 더한 것도

버리셨으니 이 정도를 못하면 어찌 부처를 뵙겠는가.’


시간이 지나는 만큼 그의 마음은 점점 가벼워졌다.


그렇게 9년이 지났는데, 정확히 대한이 백영을 따라가

영초를 캐던 시점이기도 했다.


달마대사가 의식을 완전히 비움으로써 현생의 기록은

무의식으로 넘어가 여러 생에 쌓아온 기록과 합쳐졌고

완성되었다.


완성된 무의식은 표면 의식으로 넘어와 하나가 되었고

이 시점부터 달마대사의 육체가 가루로 변하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육체가 흩어질수록 숭산 전체에서 자연의 기운들이

밀려들어 영혼으로 흡수되었다.


영혼으로 흡수된 기운은 육체가 흩어진 부분으로 모이며

새로운 신체를 형성했다.


물질적 신체가 기운으로 형성하는 신체로 대체되는 것이다.


정확히 하루가 지나자 기존의 육체가 기운으로 이루어진

신체로 모두 대체되었고, 그로부터 반나절이 지나자 영혼이

새 신체와 동화되어 하나가 되었다.


마침내 원영신을 완성했으며 대한에 이어 새로운 생사경의

탄생이기도 했다.


달마대사로서는 모든 것을 비우면서 죽음마저 비웠더니

새로운 삶을 얻은 것이다,


면벽 끝에 숙원을 이룬 달마대사의 눈이 뜨였다.


모든 기운이 의지를 따르니 그의 눈에서는 아무런 비범함도

보이지 않았다.


“전설이 사실이었나? 하늘이 닫힌 것이 확실하구나.”


천계로 나아가야 할 자신이 이곳 중간계에 묶인 것을

깨닫고 탄식을 내뱉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세상에 나간들

괜히 풍파만 일으킬 것 같아 두렵구나.”


그는 자신이 사람들 사이에 나서면 그들의 자립심을

깨뜨리고 의존성만을 키울 것이 두려웠다.


사람들에게 그는 마치 신처럼 보일 것이 분명했는데, 모든 것을 남에게 의존하는 인간은 그의 생각에 인간이라고 하기 힘들었다.


‘그럼 나 이전에 경지에 오른 자들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설마 천계가 닫히고 생사를 벗은 이가 자신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알아보기로 했다.


‘마침 원영신을 이루며 모습이 많이 바뀌었으니 잘되었다.’


달마대사는 면벽 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전하였기에 소림도

들리지 않고 바로 세상으로 나갔다.


자신이 면벽에 들고 바뀐 부분을 파악했는데 금방 파악이

가능했다. 버젓이 무림출도라는 정보잡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흠······. 전쟁이 끝났고 설영상단이 생긴 것인가?”


그리고 마침내 설영상단의 주인이 선인이라는 소문을 접하게 되며 정보상점의 방문을 결심했다.


대한이 설영상단을 만들면서 세웠던 목표 중 하나인 새로운

선인의 발견이 이렇게 이루어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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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도적 토벌. 22.10.27 101 3 12쪽
40 가상현실. +2 22.10.24 117 4 11쪽
39 가상현실. +2 22.10.17 128 4 11쪽
38 가상현실. 22.10.16 130 3 12쪽
37 진정한 위험. +2 22.10.14 135 3 11쪽
36 진정한 위험. +2 22.10.12 145 2 12쪽
35 우화등선. +2 22.10.09 158 2 12쪽
34 우화등선. +1 22.10.08 161 2 11쪽
33 역천의 음모. +2 22.10.08 163 3 11쪽
32 역천의 음모. +2 22.10.07 157 3 12쪽
31 역천의 음모. +2 22.10.04 173 3 12쪽
30 달마대사. +7 22.10.03 185 4 12쪽
29 달마대사. 22.09.30 185 3 11쪽
» 달마대사. 22.09.29 186 4 11쪽
27 정보상점. 22.09.28 201 4 12쪽
26 정보상점. 22.09.28 193 4 12쪽
25 정보상점. 22.09.27 199 4 12쪽
24 정보상점. 22.09.26 203 4 12쪽
23 정보상점. 22.09.26 214 4 13쪽
22 복잡한 문제. 22.09.25 214 4 11쪽
21 복잡한 문제. 22.09.24 215 4 12쪽
20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2쪽
19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1쪽
18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2 236 4 11쪽
17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1 24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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