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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아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동경아
작품등록일 :
2022.08.13 16:16
최근연재일 :
2022.10.31 18:11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0,961
추천수 :
176
글자수 :
225,143

작성
22.09.22 20:25
조회
235
추천
4
글자
11쪽

공룡이 멸종한 이유.

DUMMY

초록빛 수풀이 우거진 일정 지역을 지나면 나오는 황폐한 땅.


알로와 티라노를 따르는 공룡들이 충돌하였다.


퍽 퍼퍼퍼퍼 푸악!

휴식을 취하던 와중에 급작스러운 공격을 받았지만 알로는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육체와 충돌한 공룡들이 대거 튕겨 나갔고,

휘두르는 꼬리에 맞은 공룡들은 몸체가 폭발하며 주위에

피와 살점을 안개처럼 흩뿌렸다.


하늘에서 전투를 지켜보는 티라노의 비늘이, 참혹하게

죽어가는 수하들의 모습에 마구 요동친다.


잠시 망설이던 티라노가 드디어 마음을 굳혔다.


대기의 기운들이 조용하게 그의 육체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육체 내부에서는 전신을 타고 들어오는 기운들이 심장으로

모여들어 뭉치고 있었다.


알로는 살육을 저지르는 와중에도 자신의 본분을 다했다.


우적우적 꿀꺽

죽어 흩어진 사체들이 그의 의지를 받아 뭉치며 차례차례

알로의 입으로 들어와 씹어 먹힌다.


포식왕에게 전투는 먹이를 구하는 과정.

오로지 그뿐이다.


우적우적 우적우적 뚝.

한참, 즐거운 식사 시간을 보내던 중, 하늘에서 느껴지는

심상치 않은 기운에 움직임이 절로 멈췄다.


대적자를 속이기 위해, 체내에서 모든 준비를 마친 티라노가

입을 벌리자 느껴지는 기운의 향취에 죽음을 느낀 알로.


이것이 마지막 공격이다.

그만큼 자신하는 티라노의 믿음은 확고했다.


크아아아아 아?

위기를 느낀 알로가 방어를 준비하다가 멈춘다.


느낀 것이다.

일반적인 운석과는 다른 법칙을 가진 운석.

이곳을 향해 다가오는 심상치 않은 ‘그것’을······.


그것은 티라노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별의 기운을 잡아먹을 듯하다.’


동시에 같은 생각이 떠오른 알로와 티라노의 육체가 본능적

떨림에 흔들린다.


다른 의미, 다른 뜻.


‘저것이 나를 완성할 것이다.’


전신으로 퍼지는 희열을 느끼며, 알로가 대지를 박차고

‘그것’을 향해 날아갔다.


‘아··· 아······ 재앙이다.’


치밀어 오는 절망에 탄식하며, 티라노는 뒤늦게 준비했던

공격을 ‘그것’으로 쏘았다.


알로는 대기를 뚫고 우주로 나아갔고, 점점 시야에 들어오는

‘그것’을 보며 본능에 모든 걸 맡겼다.


거리가 ‘그것’과 가까워지며 육체는 우주공간과 분간이 힘든

검은빛으로 분해되어 흩어졌다.


‘얻을 것이다. 그리고 왕이 아닌 신이 될 것이다.’


이윽고 완전히 흩어진 육체가 ‘그것’으로 빨려 들어갔다.

알로의 정신이 ‘그것’을 조금씩 잠식해 간다.

그리고.


‘아······. 여기까지구나.’


‘그것’의 삼 할가량 잠식했을 때, 한계가 닥쳤다.


‘이 이상 나아가면 나는 내가 아니게 된다.’


자신의 끝이 어디인지 끝까지 확인하려는 알로가 의지를

멈췄고, 이제 그가 된 ‘그것’이 분리되어, 먼 우주로 사라졌다.


‘아······.’


모든 것을 목격한 티라노는 느꼈다.

알로는 저것으로 대적자의 운명을 벗어났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운명이 결정된다.


알로가 가져간 삼 할을 제외, 나머지 칠 할을 뒤늦게

쏘아진 티라노의 기운이 덮친다.


우주에서 이뤄진 조용한 만남,

그것은 소리 없이 터져 빛으로 끝을 고했다.

이제 결과를 기다릴 뿐······.


캬우웅?

전투를 멈추고, 멀리 날아간 포식 왕.

남겨진 자들이 안도와 의문을 드러낸다.


별의 운명을 결정짓는 순간, ‘그것’을 보지 못하는 이들이

안타까웠지만 이내 크게 띄어진 티라노의 눈은 사라지는 빛,

그 뒤에 나타날 결과를 기다렸다.


강력한 기운의 폭발은 공간을 일그러뜨리고, 부서지는 파편

일부가 공간을 넘어 사라졌다.


그리고 사라진 파편 하나가 티라노 앞에 나타났다.


크아앙

피하려면 피할 수 있었지만, 티라노는 피하지 않는다.

뒤에 남겨진 생명의 걱정으로······.


단단한 기운에 쌓인 티라노의 육체가 파편과 충돌.


퍼어어어엉

거대한 폭발이 울렸고,


드드드드드드드

대지가 떨었다.


그렇게 모든 재앙이 사라졌다.


뒤이어 티라노에게 시작된 안타까운 운명의 시작.


모든 기운을 먹어 치우는 성질을 가진, ‘그것’의 파편 일부에

불과한 것이 그의 육체를 잠식해 들어온 것이다.


강인한 정신으로 기운을 다루며 버텨냈지만, 쇠하지 않던

그의 육신은 시간에 올라타고 말았다.


육체가 노화를 시작한다.


점점 노화되는 육체를 따라 강인한 정신도 함께 지친다.


설상가상

티라노에게 생긴 문제는 그 하나로만 끝나지 않았다.


이성을 부여하던 티라노가 시들며,

하나둘 본성에 먹힌 공룡들이 나타났다.


점점 수를 늘리는 그들, 그것을 보는 티라노.


‘으···. 고작 나 하나 문제가 생겼다고 이렇게 되다니.

겨우, 겨우 이것이 우리 종족의 한계란 말인가?’


절망한 티라노의 노화는 더욱 가속했다.


종족의 한계를 원망하던 티라노는 이내 포기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죽으면 육체에 남은 ‘그것’이 별의 기운을

먹어 치우며 망가뜨릴 것을 걱정했다.

결국 스스로 봉인되길 결심한다.


자신과 충돌한 파편이 공간을 넘던 것을 기억한 티라노가

연구를 시작했고, 얼마지 않아 답을 찾았다.


이면에 존재하는 혼돈 속 일부를 자신의 기운으로 안정시켜

새로운 공간을 만든 것이다.


티라노는 자신이 만든 공간에 들어가 봉인을 하기 전,

자신이 사랑했던 세상에 한가지 희망을 남기기로 했다.


‘우리는 실패했다. 새롭게 생겨날 생명들은 본능을 이기는

강인한 의지로 이성적 삶을 살길 바란다.’


남은 기운을 이용, 자신의 소망을 행성 의지에 각인한 후,

미련 없이 자신이 만든 공간으로 들어가 봉인을 실행했다.


티라노가 들어간 공간이 닫히고, 주변의 대지가 솟아오르며

그곳을 감추어간다.


계속해서 영역을 넓히며 솟아오른 대지는 행성 제일, 거대한

산을 완성하고 변화를 멈췄다.


“후아~”


구체 속 기억을 모두 파악한 대한은 그제야 크게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대단한 기억이다.


한참을 여운에 감겨있던 대한이 공간을 넘어 티라노가

봉인되었던 장소로 돌아갔다.


“음.”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러, 행성과 완전히 동화되다시피 한

티라노의 기운과 의지가 희미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의지가 간직한 역사가 조금이나마 읽혔다.


처음 행성에 새겨진 의지는 대단한 이적을 일으켰다.


약육강식의 법칙을 무시하는 생명의 진화를 매우 빠르게

이루어간 것이다.


물론 그 기간도 충분히 길지만, 그 시간은 자연적 진화에

비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강자가 살아남아 이루어질 진화가 본능이 강한 생명체가

도태되고 의지가 강한 생명체는 빠르게 수를 늘려가며

진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공룡들이 하나둘 사라져가고 인간이 나타나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으며 살아있는 모든 생명이 이성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획득했다.


이제야 깨닫는다.


어째서 체내에 기운을 가지게 된 생명들이 영성을 터득하면

먼저 이성부터 가지게 되는지······.


그것은 행성에 새겨지고 동화된.


티라노, 그가 남긴 의지의 작용.


기적이다.


***


구름에 가려져 달빛 한점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

대한은 발아래로 웅장하게 지어진 진나라의 황궁을 보았다.


‘현명한 사람이기를······.’


그가 이곳에 방문한 이유는 고미가 확인한 정보 때문이다.


황실이 전국에 새워진 설영상단에 의구심을 품고, 조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오늘 쓸데없는 분란에 휘말리기 싫은 대한이 몇 가지 선물을

들고 황제를 설득하려 한다.


황궁에서도 가장 중심에 있고 경계가 삼엄한 이곳은 드러난

호위와 은밀하게 숨겨진 호위의 기세가 섞이며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런 황제의 침실에 모든 경계를 무시한 그림자가 공간을 넘어

나타났다.


은밀하게 기운을 퍼뜨려 소리를 차단한 그림자의 정체는

바로 황제를 설득하기 위해 찾아온 대한이다.


짙은 남색에 황금빛 수실로 용이 새겨진 이불을 덮고 있는

황제를 잠시 내려보던 그가 기척을 드러냈다.


역시나 치열한 전쟁을 끝내고 여러 나라를 통합한 인물인

만큼 기척을 느낀 황제가 바로 눈을 뜬다.


잠을 자면서도 기척을 느낄 수준, 그 정도의 무력은 보유한

황제가 살짝 놀란 눈빛을 드러내며 입을 열었다.


“무엇 때문에 왔는가?”


대한은 정중한 자세로 편하게 답했다.


“무엇 때문에 왔을 것 같은가?”

“보아하니 암살자는 아닌 거 같군.”

“보다시피 암살자는 아니네.”


황제가 침상에서 몸을 일으켜 앉았다.


“본 황제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허허허! 말하기에 앞서 잠시 실례하겠네.”


그리고 두 사람 주위의 풍경이 변하였다.

어떤 한 전조도 흔적도 없이 자연스럽게 공간을 이동한 것이다.


주변 공간이 변하자 이번에는 황제도 별수 없는지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이것이 도대체 어찌 된 것이지?”


혹시나 환영이 아닐까 하여 눈을 비비던 그는 이내 주위

풍경과 발밑을 보다 몸이 굳었다.


자신에 발은 구름을 밟고 있고, 주변을 둘러보니 하늘임이

분명했다.


놀람도 잠시 대범한 성격의 황제는 호기심이 동하자, 구름

밖 지상을 내려봤다.


멀리 달빛에 비친 마을과 도시의 모습이 어렴풋하게 보인다.


대한은 황제가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기다리면서 발밑을

받치는 구름 형태의 기운에 신경을 썼다.


한참을 그렇게 감상에 젖어있던 황제가 대한을 돌아보며

공손하게 물었다.


“선인 이시오?”

“그렇네.”

“어찌하여 지상에 계시오?”


황제는 옛 문헌을 통해 모든 선인과 신수들이 천계로 넘어간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의문이 든 것이다.


“아······. 잠을 자다가 때를 놓쳤다네.”


대한은 선인이 된 시기를 제외한 사실을 이야기했고 황제는

얼굴에 황망함을 표하며 한탄하듯 말을 뱉었다.


“허~ 대체 잠을 얼마나 잔 것이오?”

“흠흠······. 글쎄···! 한, 오백 년 정도 잔 것 같네만.”

“······.”


잠시 말문이 막히던 황제는 곧 무척이나 어이없어하는

얼굴로 물음을 이었다.


“그럼 본인은 왜 찾아온 것이오?”

“설영상단 때문에 찾아왔소.”


얼마 전 신하에게 받은, 보고를 떠올린 황제.


‘분명 조사하라 시켰었지.’

“설마 선인께서 관여한 것이었소? 도대체 선인이 무엇 때문에?”

“그렇소, 황제는 잘 모르겠지만, 당분간 이 땅에서 생겨나는

선인들은 등선이 어렵게 되었소.”

“본래 인계에서 선인이 되면 천계의 부름을 받아 하늘에

오르는데, 지금 하늘의 문이 닫혀있다오.”

“그래서 본인이 앞으로 나타날 선인들을 관리하고자, 천태산

일부를 격리한, 선인이 거주할 장소를 만들었소”.

“설영상단은 본인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얻고, 선인이

나타나면 알기 위해 만든 곳이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겸사겸사 저것도 사실이기에

대한은 당당한 태도로 말했다.


“으음······.”


황제는 머리가 복잡해졌다.

선인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상단이 자신에게 어떻게

돌아올지 걱정한 것이다.


***


화성에 생겨난 조화의 형상.


그 안에는 무척이나 오래된 영혼이 잠들어 있었다.


길고 긴 시간 떠돌다, 화성에 안착한 영혼은,

형상이 커지고 선명 해질수록 조금씩 의식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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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가상현실 개선. 22.10.29 97 2 12쪽
42 도적 토벌. 22.10.29 99 3 13쪽
41 도적 토벌. 22.10.27 101 3 12쪽
40 가상현실. +2 22.10.24 116 4 11쪽
39 가상현실. +2 22.10.17 127 4 11쪽
38 가상현실. 22.10.16 129 3 12쪽
37 진정한 위험. +2 22.10.14 134 3 11쪽
36 진정한 위험. +2 22.10.12 145 2 12쪽
35 우화등선. +2 22.10.09 157 2 12쪽
34 우화등선. +1 22.10.08 160 2 11쪽
33 역천의 음모. +2 22.10.08 162 3 11쪽
32 역천의 음모. +2 22.10.07 157 3 12쪽
31 역천의 음모. +2 22.10.04 172 3 12쪽
30 달마대사. +7 22.10.03 185 4 12쪽
29 달마대사. 22.09.30 185 3 11쪽
28 달마대사. 22.09.29 185 4 11쪽
27 정보상점. 22.09.28 201 4 12쪽
26 정보상점. 22.09.28 193 4 12쪽
25 정보상점. 22.09.27 199 4 12쪽
24 정보상점. 22.09.26 202 4 12쪽
23 정보상점. 22.09.26 214 4 13쪽
22 복잡한 문제. 22.09.25 213 4 11쪽
21 복잡한 문제. 22.09.24 214 4 12쪽
20 복잡한 문제. 22.09.23 217 4 12쪽
19 복잡한 문제. 22.09.23 217 4 11쪽
»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2 235 4 11쪽
17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1 24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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