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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아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동경아
작품등록일 :
2022.08.13 16:16
최근연재일 :
2022.10.31 18:11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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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74
추천수 :
176
글자수 :
225,143

작성
22.10.0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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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우화등선.

DUMMY

“어찌··· 어찌하여 안되는 것이오?”


격동에 차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천주의 모습을 대한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나도 처음에는 과거 선인들이 이 땅을 떠난 이유를 몰랐다네.”

“지금은 안다는 말이오?”

“그러니 이리 자네를 막는 것 아니겠는가?”

“이유가 무엇이오?”

“별의 한계가 있더구먼······.”

“저 하늘에 별을 말하는 것이오? 그것이 인간이랑 무슨 상관이오?”


대한은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역시 이 시대 사람들은 초인이 되지 않는 한 생각의 한계가 정해져 있었다. 자신들이 살아가는 이 땅도 별의 일종임을 모르는 것이다. 아마, 대한도 이 땅에서 태어나 살아왔다면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하늘에 별을 말하는 것이 아닐세. 자네가 살아가는 이 땅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이 땅이 별이란 말이오??”


역시 인간이란 보지 않으면 믿지 못하는 생명이었다. 하기야 눈으로 보아도 믿지 않는 이들이 수두룩하고, 본인도 같은 상황이면 비슷했겠지······.


“말로는 믿기 힘들 테지?”


천주의 얼굴에 살짝 불안함이 서렸다.


“그냥 말로 하시오.”

“오해하지 말게 그런 의미가 아니니, 그리고 대사께서도 이리 나오시오! 이참에 한 번에 끝냅시다.”


고개를 돌려 호수를 바라보며 이야기하자 어느새 스님 하나가 합장을 한 채 서 있었다.


“아미타불! 소승도 궁금하던 참이었습니다.”

“그쪽도 나처럼 끌려왔소?”


천주가 동병상련의 동지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자신을 쳐다보자 달마대사가 조용히 고개를 내저었다.


“소승은 시주랑 다르게 자발적으로 찾아왔소이다.”


부리부리한 달마대사의 눈빛에는 너랑 나는 다르다는 확고한 의지가 서려 있었다.


“두 분 다 그만하고 이동을 할 것이니, 내 의지를 거부하지 마시구려 알겠소?”

“의문을 풀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그리하리다.”

“아미타불, 알겠소이다.”


대한은 의지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어차피 저 둘은 생사경에 올라 인간의 육체를 탈피했기에 스스로 우주로 나아가지 못할 뿐 그곳에서의 생존은 어렵지 않았다. 우주에서 특별히 기운을 소모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머물 수 있었고, 기운을 소모하고 보충하려면 원기를 다루거나 초월경에는 올라야 가능했다. 물론 자력으로 우주로 나가려 할 때도 초월경은 필수였다.


달마대사와 천주는 주위 환경이 변하며 사방이 캄캄해지고 땅은 메마른 황무지에 곳곳에 커다랗게 파인 구덩이들이 존재하자 깜짝 놀라고야 말았다. 그래서 입을 벌려 대한에게 물어보려 했지만, 소리가 나지 않았다.


“굳이 말을 하고 싶으면 나처럼 기운을 매질로 삼아야 하오, 아니면 심어를 쓰던지.”


대한의 조언을 들은 두 사람은 높은 경지를 이룬 이들답게 금세 적응하여 말을 꺼냈다.


“아미타불! 시주, 소승은 도통 이곳이 어딘지 모르겠구려.”

“여긴 또 무슨 해괴망측한 곳이란 말이오?”

“여기가 바로 달이라오!”


그 말을 들은 두 사람은 급하게 주위를 둘러보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곳이 달이란 말이오??”

“소승이 달에 토끼가 산다는 말은 믿지 않았지만 이리 황량하다니······.”


그런 둘을 본 대한의 입가에 약간의 즐거움이 떠올랐다.


‘이게 바로 옛, 사람들이 실제 달을 보면 나오는 반응인가?’

“하늘을 보시오.”


두 사람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고, 푸르게 빛나며 마치 보석과도 같은 아름다운 모습에 잠시 넋을 잃어버렸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저곳이 바로 극락이 분명하구려.”

“혹시··· 저곳이 천계요?”


대한이 고개를 살며시 저으며 둘을 가리켰다.


“둘 다 아니오, 저곳이 바로 그대들이 태어나고 살아온 땅이라오.”

둘은 잠시 믿기 힘든 눈으로 다시 머리 위를 올려보다가 이내 깊은 감동에 빠져서 말을 잇지 못하고 감상에 들어갔다.


‘한동안 내버려 둬야겠군.’


자신은 어려서부터 교육받으며 현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처음 우주로 나왔을 때 감동에 젖었었으니 저 둘은 오죽할까 한 것이다. 대신 대한은 기운의 흐름을 유심히 관찰하며 전과 다른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를 비교했다.


‘역시! 미약하지만 확실히 별의 성장이 늦추어졌다.’


아직 지구는 한참을 더 성장해야 하는 성장기 단계의 별이었다. 별의 의지가 성장이 끝나면 모든 의지에서 스스로 보호하며, 유지가 가능하겠지만 성장기에 다른 의지의 개입이 많아질수록 성장이 느려지고 심하면 퇴화할 가능성도 컸다.


인간이 기운을 모아서 육체를 성장하고 원영신을 만들어 완성으로 가듯이 별도 우주의 기운을 흡수하여 성장하고 완성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완전히 성장이 끝난 별이라면 그 안에 신이 머무르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유지가 가능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생사경이상 무인이 많아지면 끝없이 흔들리다가 스스로 무너질 수도 있었다.


이는 원영신을 완성한 자들은 주변의 기운을 자신의 의지로 물들여 사용하기 때문에 그렇다.

현경도 별의 기운을 마음껏 사용한다지만 경우가 달랐다. 예를 들면 현경은 물속에 들어가 물을 이용하는 것이니 물의 순수성이 유지가 되지만 생사경은 물 밖에서 물을 사용하기에 조금씩 변질이 일어나는 것이다.


빌려서 쓰는 현경, 내 것으로 만드는 생사경, 이 둘은 엄연히 달랐다. 그렇기에 현경은 기운을 사용하며 정신력의 소모가 심하지만 생사경은 인식하는 범위 내라면 얼마든지 기운을 가져다 쓸 수 있었다.


대한은 어느덧 정신을 차린 둘에게 이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었다.


“어쨌든 성장은 하니 괜찮은 것 아니오?”

“아미타불, 분지 내에서 지내는 것은 괜찮은 것이오?”


역시나 둘은 성향이 다르니 질문도 달랐다. 천주는 아직은 성장 가능하니 활동해도 괜찮지 않냐는 의미였고, 달마대사는 분지에서 머무는 것도 영향을 주지 않겠냐는 걱정을 뜻했다.


“일단 이 점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겠소.”


대한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두 사람을 포함하여 앞으로 생기는 모든 생사경들은 내가 아니었으면 생기지 못했을 것이오

이 부분을 확실히 해야 하오.”

“아미타불! 어째서 그렇소이까?”

“흥! 내 성장이 어찌 그대 덕이오?”


대한은 지난 세월 기운의 흐름이 얼마나 흐트러졌으며 자신이 이를 바로 잡았음을 설명하였고, 저번 티라노의 기억을 읽으며 깨달은 사실을 알렸다.


“종족에 초월자가 생기면 없는 것에 비해, 발전의 속도에서 많은 차이가 있소.”

“초월자가 신이라도 된다는 말이오?”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단적으로 원숭이 중에 초월자가 나온다면 수백 년 이내에 모든 원숭이가 인간처럼 변할 만큼 차이가 크다오!”

“흥! 원숭이 주제에 어찌 경지에 오른다는 말이오?”

“아미타불 부처께서 탄생하시니 더 많은 부처가 생기는 것과 같구려.”

“천주 그대는 지난 오백 년, 그대만 한 이가 없어서 생사경이 안 나왔다고 생각하시오?”


잦은 트집에 살짝 성질이 난 대한이 쏘아대자 천주는 인상을 쓰면서 입을 다물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그것은 아니던 것이다. 당장 역천의 역대 기록만 보아도 자신의 재능보다 뛰어났던 이들이 몇 있었다.


“내가 별의 성장이 약간 늦어진다고 하니까 우습게 생각들 하는데 그 대상이 별이라는 점을 명심하시오.”


둘의 눈이 의문으로 물들었다.


“얼마나 되기에 그러오?”

“소승은 짐작이 되지 않소이다.”

“내가 일 이천년이면 말도 안 하오, 기본이 만년 단위란 말이오!”


둘은 도저히 짐작 불가능한 세월이기에 어리둥절했다.


“휴우~ 심각성을 모르니 예를 들겠소, 한 아이가 원영신을 이룰 확률이 얼마나 되오?”


도저히 계산 불가능한 확률이었다.


“성장이 늦을수록 확률이 낮아지지 않겠소?”

“그건 그렇소.”

“아미타불.”


“그러다 원영신을 못 이루면 어떻게 되겠소?”

“그야 수명이 다해서······ 설마?”


대답하던 천주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부릅떴고, 달마대사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쯤 되면 짐작들 하겠지만 별도 마찬 가지오, 늦을수록 성장이 실패할 수도 있고 성장 전에 다른 이유로 부서질 수도 있소, 그러니 조금이라도 성장을 늦춰서 되겠소?”

“별이 죽을 수도 있는 것이오?”


이제 달마대사는 눈을 감고 더 이상의 질문을 던지지 않았고 천주만이 끝까지 의문을 보였다.


“지금 서 있는 달을 보시구려. 별의 죽음은 이보다도 더 처참할 것이오,”


사실 대한도 별의 죽음에 대하여 예상만 가능하지, 자세하게 알지는 못했다. 그래도 확실한 사실 하나는 지금 서 있는 달보다 더 좋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다행히 분지 내에는 여러 진법과 조치를 해두어 별의 성장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방해가 되지는 않게 하였으니 걱정은 마시구려.”


달마대사의 얼굴에는 약간의 안도가 감돌았고, 천주의 얼굴도 편하지는 않았지만, 이해는 한 눈치였다.


“이제 돌아가려 하는데 어찌하시겠소?”


대한의 질문에 천주가 불안불안한 기색으로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그래도 천에는 한 번 들려야 되오. 안 그러면 큰 혼란이 일 것이라······.”

“소승은 거처로 돌아가겠소이다.”


대한은 달마대사를 분지로 공간이동 시켜주고는 천주에게 말했다.


“그대는 천으로 돌아가 일주일 내에 정리를 마치시오.”

“그렇게는 하겠지만 수하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생사경에 이르렀으나 천계나 마계는 닫혀서 못 가고, 선계로 간다고 하시오. 내 누가 보아도 깜짝 놀랄 정도로 확실하게 꾸며주리다.”


천주의 얼굴이 약간 밝아지며 예를 표했다.


“그렇게까지 해주시니 정말 고맙소.”

“되었소. 그럼 천으로 보내 주겠소이다.”


대한은 공간이동으로 천주를 역천 본부의 집무실로 보내 주었다.


캬아웅~

-주인 뭐하나?-


대한이 분지로 돌아가려 할 때 설영이 찾아왔다. 이미 초월하여 별을 벗어나는 것이 가능한, 존재라 그럴 수 있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어찌 찾아왔느냐?”

-보고 싶었다.-

“허허 녀석 참!”


항상 애정을 표하며 이쁜 말만 하는 설영을 보자 가라앉았던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래서 품에 안고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다.


갸르릉. 갸릉.

-주인 좋다.-


눈을 감고 머리를 마구 들이미는 모습이 호랑이가 아니라 강아지 같았다.


찌릿. 찌릿,

“응?”

캬웅?


잠시였지만 온몸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섬뜩함을 주는 기운이 느껴졌다.


“설영이 너도 느꼈느냐?”

-주인, 이상한 느낌이다.-


저번에는 다른 일을 한다고, 흘려 넘겼었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기운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일단 장소가 우주이고 아직 그가 법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은 초월자라 더욱 그랬다.


“계속 느껴진다면 찾는 것이 가능한데······.”


정말 반짝하는 순간에 왔다가 사라진 이 느낌, 답답하게도 짐작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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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글 수정 22.09.25 146 0 -
44 가상현실 개선. - 1부 완결. 22.10.31 107 3 9쪽
43 가상현실 개선. 22.10.29 97 2 12쪽
42 도적 토벌. 22.10.29 100 3 13쪽
41 도적 토벌. 22.10.27 101 3 12쪽
40 가상현실. +2 22.10.24 117 4 11쪽
39 가상현실. +2 22.10.17 128 4 11쪽
38 가상현실. 22.10.16 130 3 12쪽
37 진정한 위험. +2 22.10.14 135 3 11쪽
36 진정한 위험. +2 22.10.12 145 2 12쪽
35 우화등선. +2 22.10.09 158 2 12쪽
» 우화등선. +1 22.10.08 161 2 11쪽
33 역천의 음모. +2 22.10.08 162 3 11쪽
32 역천의 음모. +2 22.10.07 157 3 12쪽
31 역천의 음모. +2 22.10.04 173 3 12쪽
30 달마대사. +7 22.10.03 185 4 12쪽
29 달마대사. 22.09.30 185 3 11쪽
28 달마대사. 22.09.29 185 4 11쪽
27 정보상점. 22.09.28 201 4 12쪽
26 정보상점. 22.09.28 193 4 12쪽
25 정보상점. 22.09.27 199 4 12쪽
24 정보상점. 22.09.26 202 4 12쪽
23 정보상점. 22.09.26 214 4 13쪽
22 복잡한 문제. 22.09.25 214 4 11쪽
21 복잡한 문제. 22.09.24 215 4 12쪽
20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2쪽
19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1쪽
18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2 236 4 11쪽
17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1 24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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