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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아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동경아
작품등록일 :
2022.08.13 16:16
최근연재일 :
2022.10.31 18:11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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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80
추천수 :
176
글자수 :
225,143

작성
22.10.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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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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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역천의 음모.

DUMMY

천주의 부름을 받은 오 장로가 침중한 낮 빛이 되어 앞으로 나섰다.


“천주님 제가 생각할 때는 문제가 있습니다.”

“무슨 문제 말인가?”

“계획을 짜려면 정보가 중요한데 저희는 지난 전쟁 때 철수한 후로 기반이 하나도 없습니다.”

“흐음······.”


오 장로의 말을 들은 천주도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해서다.

정보만 충분했으면 이번 장보도 사건이 그렇게 끝나지 않았을 수 있었는데······.


“좋은 생각이라도 있는가?”

“우선 정보부터 모아야 합니다.”

“정보는 어떻게 모을 생각인가?”


천주의 물음에 오 장로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결정을 내린 듯 이야기했다.


“현재 제국에서 정보로 가장 유명한 단체는 설영상단입니다.”

“그렇지 스스로 무림에 한정했다고 하지만 공개를 안 할 뿐이지 않겠나?”

“그렇습니다. 그리고 설영상단의 본질은 상인입니다.”

“그것도 그렇다.”

“그렇기에 그들은 드러난 부분에서 모으는 정보에 누구보다 유리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다른 부류도 있지요.”

“어떤 부류를 말하는 건가?”

“바로 제국에서 가장 흔한 하층민들입니다.”


그때 구석에 찌그러져 눈치를 살피던 마 대석이 얼토당토않다는 식으로 비아냥댔다.


“흥! 그깟 하층민들이 무엇을 할 수가 있단 말이오?”

“이 장로 벌써 반성이 끝났느냐?”


오 장로의 설명이 느닷없이 끼어든 이 장로의 말에 끊기자 천주가 눈을 부라리며 경고했다.


“오 장로 그대는 계속 말을 하거라.”


이 장로는 도로 구석에 처박혔고, 천주의 지시에 오 장로는 설명을 이었다.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무시하는 하층민이기 때문에 빈틈을 찌를 수가 있는 겁니다.”

“어떻게 말이냐?”

“거지, 기녀, 점소이, 도박꾼, 도둑 같은 이들은 어느 곳이든지 있습니다. 그러니 그만큼 넓고 깊게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겁니다. ”

“물론 그들은 어디에나 있지, 그러나 무엇을 대가로 정보를 얻는다는 말이냐?”

“하층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그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무력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나서서 보호를 약속하면 됩니다.”

“하하하.”


오 장로의 설명이 끝나자 유쾌하게 웃음을 터뜨린 천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실행하라.”

“믿음에 결과로 답하겠습니다.”


오 장로는 천주에게 공손히 답하며 구석에 찌그러진 이 장로를 노려보았다.

전형적인 무투파 장로인 그는 항상 자신이 하는 일에 딴지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전을 빠져나가는 오 장로의 주먹은 그의 마음만큼이나 단단히 쥐어져 있었다.


‘지켜보거라 오 장로, 그렇게 무시하던 내가 어떤 결과를 내는지······.’


그날 역천의 본거지에서는 무력과 지력을 겸비한 오 장로 휘하의 무인들이 대거 빠져나갔다.


본부를 나선 무인들이 제국의 각 지역으로 흩어져 오 장로가 세운 계획대로 움직임을 시작했는데, 얼마지 않아 그들의 행동은 설영상단의 정보상점으로 알려질 수밖에 없었다.


설영상단 정보상점에는 정보를 가져오면 가치를 측정하여 돈으로 지급하는 하층민들을 위한 일종의 자원 봉사적인 체계가 있었는데, 이로 인하여 그들의 움직임이 전해진 것이다.


하층민들에게는 무력적인 보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이 하루를 굶지 않고 보낼 수 있는 동전 하나가 더욱 중요했다.


그렇다고 정보상점에서 그들의 대가에 대하여 보호를 해주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상단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상점과 전장을 연계하여 금전적인 보상을 전장을 통해 지급하였고, 전장에 보관된 금전에 한 해 상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즉 그들이 돈을 외부로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상단 내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게 만들어줌으로써 외부의 위협에서 금전적인 보호가 되도록 한 것이다.


무력적인 보호는 그들에게도 정보를 제공해주고 양쪽에서 이득을 얻으면 되었기에 굳이 하나만 선택할 이유가 하층민들에게 없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한가지 정보만은 어떻게든 감추었는데 바로 설영상단에 정보를 가져가면 돈으로 대가를 준다는 것이었다. 그 정보는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경쟁자만 늘릴 뿐 아무런 이득이 없었다.


오히려 무력적 보호를 해주면 정보를 요구하는 이들이 있다는···. 척! 보아도 비싸 보이는 정보를 누구보다 먼저 넘기고 보상받으려는 이들로 인해 역천 쪽 무인들 정보가 확실하게 설영상단으로 넘어갔을 뿐이다.


그리고 이 정보는 단계를 거치며 곧 대한에게 알려졌다.


***


우주선 집무실.


“대체 목적이 무엇이지?”


전쟁이 끝나고 잠잠하던 이들이 최근 들어서 급격히 활동량을 늘리고 있었다.


=제국 무림에서 본인들의 입지를 넓히려는 것입니다.=

“무림을 지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그들의 행동 패턴을 고려하면 그렇습니다.=

“허······.”


대한은 절로 나오는 한숨을 막지 못했다.


“그럼 그동안 조용했던 부분은?”

=시뮬레이션 결과 높은 확률로 과거에 만났던 대한님을 경계해서입니다.=

“지금은?”

=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겁니다.=

“호오~ 원영신을 완성한 자가 생긴 것일까?”


달마대사가 나타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새롭게 또 다른 생사경이 나타난 듯하여, 흥미가 마구 치솟는다. 혹시라도 그렇지 않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았다. 다른 방법으로 상대할 자신이 있다는 것이니 그것이라도 알면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한담······.”


우선 생사경의 고수가 세상에 혼란을 가져오지 못하게 막는 것은 확정이고, 어떤 방법으로 실행해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지금 결정한 일이 앞으로의 대응에 향방을 가르는 것이다.


“설영상단에 피해가 없는 선에서 될 수 있으면 직접적인 관여는 안 하는 것으로 하자. 다만 생사경 고수만 막으면 되는 거야.”


결정을 내린 대한은 저택으로 올라가 달마대사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가능한 마을 내에서의 이동은 직접 움직이는 방식으로 하려는 것이다.


“시주께서 소승의 거처에는 어쩐 일로 오셨소?”


의문을 표하는 달마대사는 말투와 달리 웃으며 대한을 반겨주었다.


“논의할 일이 생겨서 왔소.”

“시주가 소승에게 말이오?”


못할 것이 없어 보이는 대한의 말이기에 더욱 놀람이 크다.


“새로운 생사경이 나타난 것으로 보이오.”

“호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더 많은 수련 동반자를 그리던 달마대사였기에 그 말이 몹시 반가웠다.


“다만 그 세력의 성향이 문제라오.”

“무엇이 문제요?”

“혹시! 역천이라고 들어보셨소?”

“생소하구려 다만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소이다.”

“그럴 것이오. 역천은 500년 전에 천계와 마계가······.”


대한은 과거 역천의 탄생부터 전쟁 중에 마주쳤던 일까지 상세하게 그들에 대하여 설명했다.


“시주께서 파악하는 그들의 목적이 그럼, 무림의 성향을 지금의 평화주의에서 무 본의에 따른 것으로 물들이려는 것이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지만, 현재까지는 그런 것으로 보오.”

“아미타불, 그렇다면 생사경 고수만 데리고 오시지요.”


자신과 같은 결론을 내린 달마대사에게 의문이 생긴다. 스님이라면 당연히 혼란을 막으려고 하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런 대한의 생각을 눈치챈 걸까? 달마대사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다.


“막으면 좋겠지만 언제까지 막을 수 있겠소? 결국 무공이란 자기 구도의 도구이기에 앞서 폭력의 또 다른 일환이니 그들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소이다. 소승은 그 과정에서 인간을 벗어난 자들이 영향을 끼치면 안 된다는 시주의 생각에 동의할 뿐이오.”

“대사의 혜안이 참으로 반갑소이다.”


스스로 오랜 고민 끝에 마련한 방안이 이렇게 인정받자 위안이 되었다.


“시주께서는 누가 갈 것인지 물으러 온 것이지요?”

“맞소, 전이라면 당연히 내가 가겠지만 이젠 대사도 있지 않소이까?”

“시주의 뜻은 고맙지만, 소승이 가서 조용히 데려올 자신이 없구려······.”

“그럼 내가 가는 것으로 결정해도 되겠소?”


똑! 또르르륵. 똑! 똑! 똑!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달마대사는 목탁 소리와 짧은 불호를 외며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


역천 천주 집무실.


오 장로는 현재 정보습득 체계의 진행 상황을 천주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순조롭게 정보망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특이 사항은 없었나?”

“하층민들이 정보를 제공하고 보호받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마치 비슷한 경험이 있는 듯이 보여서 현재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흐음······. 따로 개입한 흔적은 없고?”

“네 다른 무력 조직은 전혀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저 잔챙이 흑도 몇이 보였을 정도입니다.”


당연했다. 설영상단은 한 번도 무력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다만 돈으로 구축한 봉사 겸 정보 체계에 그들이 끼어들었을 뿐이지······.


“일단 정보망 구축에 신경을 쓰도록 하게.”

“네 천주님 올해가 가기 전에는 필요한 정보를 모두 이곳에서 받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 야지, 언제까지 이런 잡지에 의존할 수는 없지 않겠나?”


탁!

천주가 탁자 한쪽에 놓인 무림출도를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물론입니다. 본 천이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지요.”


-그건 안타까운 일이네! 나름 신경 써서 만든 잡지인데.


둘만이 대화하는 집무실에서 생전 처음 듣는 음성이 울려 퍼졌다.


“누구냐?”


-나서길 잘했군, 정말 생사경이 있었잖아?


천주의 질문에도 목소리의 주인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이 할 말만을 했다.


“감히!!!”


천주는 자신이 눈치채지 못한 목소리의 주인에 소름이 끼치면서도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기운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우우웅.


집무실 내의 집기들이 모두 공중으로 떠오르며 중력을 거스르기 시작했고, 오 장로는 자신이 끼어들 상황이 아님을 눈치채고는 집무실을 나가서 본부 내에 상황을 알리기 위해 전력으로 경공을 펼쳤다.


-어디 얼굴이나 볼까?


파직. 파지직.


끝없이 기운을 끌어 올리며 감각에 집중하는 천주 옆으로 공간이 반으로 갈라지며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공간에 간섭하는 기운이 천주의 기운을 밀어내면서 충돌이 생긴 것이다.


파직. 파직. 파자작.


천주의 기운 따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밀어내던 기운이 결국 공간을 활짝 열어젖혔다.


불쑥

열린 공간에서 손 하나가 튀어나와서 천주의 멱살을 붙잡았다.


“이익~ 도대체 누구냐?”


천주는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며 전력으로 기운을 분사해 대항했지만, 손은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듯이 태연히 다가와 천주의 멱살을 잡고는 공간 너머에 강제로 끌고 갔다.


“이런······.”


천주가 끌려간 집무실은 곧 언제 소란이 있었냐는 듯이 잠잠해지고 공간마저 복원이 되어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


쾅!

오 장로가 전한 소식에 급하게 달려온 장로들이 집무실을 박차고 들어온다.


“제가 왔습니다. 천주님······?”


그간 잃었던 점수를 만회하고자 가장 먼저 앞에서 뛰어왔던 이 장로가 크게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텅 빈 집무실만이 남아있었다.


“???”

“이러지 말고 밖으로 나가서 찾아봅시다.”


모두가 의문을 표하는 가운데 오 장로가 급하게 외치며 제안했고 달리 수가 없었던 장로들은 각자 흩어지며 수하들을 데리고 천주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전업 작가가 아니라 중간에 일이 있으면 하루 이틀 연재가 끊길 수도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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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가상현실 개선. - 1부 완결. 22.10.31 107 3 9쪽
43 가상현실 개선. 22.10.29 97 2 12쪽
42 도적 토벌. 22.10.29 100 3 13쪽
41 도적 토벌. 22.10.27 101 3 12쪽
40 가상현실. +2 22.10.24 117 4 11쪽
39 가상현실. +2 22.10.17 128 4 11쪽
38 가상현실. 22.10.16 130 3 12쪽
37 진정한 위험. +2 22.10.14 135 3 11쪽
36 진정한 위험. +2 22.10.12 145 2 12쪽
35 우화등선. +2 22.10.09 158 2 12쪽
34 우화등선. +1 22.10.08 161 2 11쪽
33 역천의 음모. +2 22.10.08 163 3 11쪽
» 역천의 음모. +2 22.10.07 158 3 12쪽
31 역천의 음모. +2 22.10.04 173 3 12쪽
30 달마대사. +7 22.10.03 185 4 12쪽
29 달마대사. 22.09.30 185 3 11쪽
28 달마대사. 22.09.29 186 4 11쪽
27 정보상점. 22.09.28 201 4 12쪽
26 정보상점. 22.09.28 194 4 12쪽
25 정보상점. 22.09.27 199 4 12쪽
24 정보상점. 22.09.26 203 4 12쪽
23 정보상점. 22.09.26 214 4 13쪽
22 복잡한 문제. 22.09.25 214 4 11쪽
21 복잡한 문제. 22.09.24 215 4 12쪽
20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2쪽
19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1쪽
18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2 236 4 11쪽
17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1 25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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