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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아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동경아
작품등록일 :
2022.08.13 16:16
최근연재일 :
2022.10.31 18:11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0,973
추천수 :
176
글자수 :
225,143

작성
22.10.1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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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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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가상현실.

DUMMY

설영상단 섬서지점 설영객잔.


장이는 누런 먼지가 덕지덕지 묻은 피풍의를 벗어 털어주고 둘둘 말아서 끈으로 묶은 다음 한쪽 어깨에 짊어지며 객잔 입구로 들어갔다.


“어서 옵쇼!”


점소이가 장이를 보자마자 쪼르르 다가와서 반겨주었다. 표정과 몸짓에서 묻어나는 자연스러운 접객은 설영객잔의 직원교육이 얼마나 철저한지 알게 했다.


“먼 길을 와서 출출하니 만두 한 접시 빨리 내오게!”

“예 손님 이쪽으로 앉으시면 금방 내오겠습니다.”


장이는 점소이의 안내에 따라 1층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참! 무림출도 새로 출간된 것 있는가?”

“그저께 출간된 것이 있는데 그것도 내올까요?”

“그래? 그럼 부탁함세!”


장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림출도 신간을 많이 기다렸었는지 피로해 보이던 얼굴마저 환해지며 생기가 감돌았다.


곧 점소이가 잡지 한 권과 차를 들고는 다가왔다.


쪼르르륵

“여기 무림출도입니다. 차와 함께 즐기시면 곧 만두도 내오겠습니다.”


장이는 찻잔을 들어 마시며 먼지로 뻑뻑해진 목을 씻어주고는 무림출도를 펼쳤다.


[설영상단 폐관수련실 개장.]

[몽중대결로 안전하게 결투하세요!]

[전국을 떠돌며 대련 상대를 찾기 힘드셨죠? 이제 장소에 상관없이 같은 경지의 무인과 언제든지 꿈속 대련이 가능합니다.]

[부담 없이 얼굴과 이름을 감추고 하는 무한 대결.]

[당신의 무림 순위를 알아보세요!.]

[접속기가 새로운 세계로 당신을 안내합니다.]


‘이게 뭐지???’


첫 문장부터가 무인의 마음을 자극하고 호기심을 끌어올렸다.


장이는 빠르게 시선을 돌려 내용을 살폈다.


“오!!! 이제 참인가?”


폐관수련실에서 수련하다가 꿈속에서 다른 무인과 만나 대결을 할 수 있다니······.


마침 점소이가 만두가 담긴 접시를 가지고 다가왔다.


“이보게 이 말이 사실인가?”

“아··· 접속기 말이군요? 안 그래도 상단 직원들은 한 번씩 이용해 봤습지요. 사실입니다.”

“그 그렇구먼!”


빠르게 만두를 먹어 치우고 허기를 달랜 장이는 객잔에서 나와 객점 건물로 발길을 재촉했다.


“어서오···”

“폐관수련실 대관하려면 어찌해야 하오?”


장이는 급한 마음에 직원의 말을 끊으며 질문을 던졌는데 잠시 당황하던 직원이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친절하게 설명했다.


“일반실은 하루 은자 한 냥, 고급 실은 하루 은자 열 냥입니다. 설영상단 숙수 특제 벽곡단과 맑은 물이 기본 제공되며 원하시는 음식이나 물품을 전성관으로 주문하시면 배달도 가능합니다.”


가격을 들은 장이는 빠르게 계산을 해보았다. 전국을 돌아다니는 여비와 위험도를 감안하면 생각보다 크게 비싼 것은 아니었다.


“일단 하루만 이용해도 괜찮소?”


잡지에서 읽은 바로는 실제 대결과 같다고 하지만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다. 그래서 우선 하루만 이용을 해보고 장기 대관을 고려하기로 했다.


“물론입니다. 대신, 연장 이용 시 바로 연장이 안 될 수도 있는데 괜찮으신가요?”

“확인해보고 마음에 든다면 바로 와서 연장하겠소.”


은전을 지급하고 안내원을 따라 객점 후원에 있는 숲길로 들어가니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나타났다.


입구를 통해 내려간 지하에는 새로운 안내원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곳은 특이하게 무인이 안내를 맡고 있었다.


장이는 객점의 안내원이 돌아가자 궁금함이 일어 무인 안내원에게 질문했다.


“그대도 접속기를 이용해 보았소?”

“물론입니다. 상단 직원은 모두 이용해 보았지요.”

“근데 무인은 모두 경비직으로 일하는 것 아니었소?”

“폐관실 이용자가 대부분 무인이라 그렇지요.”

“상단일은 어떻소?”


장이의 질문을 들은 안내원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당당하게 말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급전이 필요해 일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아닙니다. 하루 네 시진 근무에 비하면 보수도 좋고 무엇보다 직원 전용 접속기가 따로 있거든요.”


무인의 당당한 말투에 장이는 속으로 그래도 무인이 표국도 아니고 경비직은 좀 아니지 않나 생각했다. 말이 좋아 경비지 집 지키는 개와 같다는 것이 장이의 평소 지론이다.


안내 무인을 따라 좀 더 들어가니 좌우에 강철로 된 문이 주르륵 늘어서 있었다.


“이곳입니다.”


철컹!

강철 문이 열리고 안쪽 계단으로 내려가니 넓은 석실이 나왔다.


“겉은 평범한 석실이지만 모든 벽 내부가 강철판으로 막혀있고 지상의 환풍구와 연결되어 환기도 잘 됩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이쪽 줄을 당기시면 직원이 찾아올 겁니다.”


철컹!

폐관실 내부를 설명해준 무인 안내원이 돌아가고 입구가 닫혔다.


문이 닫힌 내부는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천장의 작은 구멍으로 햇빛이 들어와 그렇게 어둡지는 않았다.


“일단 접속기부터···.”


석실 구석에 놓인 침대에 다가가 눕고 옆에 달린 단추를 눌렀다.


‘헉!!’


분명 돌로 된 천장이 보였었는데 단추를 누르자마자 나무도 된 천장으로 바뀐다. 장이가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이유였다.


침대에서 벌떡 몸을 일으키며 주위를 둘러보니 확실히 석실과는 다른 곳이다.


“이곳이 꿈이라고?”


찰싹!

믿기지 않는 현실에 뺨을 두드려보니 알싸한 통증이 일었다.


“진짜 신선이 만든 것인가?”


설영상단의 주인이 신선이라는 이야기가 무림인 사이에 은연중 퍼져있었는데 여느 소문이 그러하듯이 헛소문으로 취급되었다. 그런데 장이는 소문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상황을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책상에 다가가 책자를 집으니 허공에서 아무런 감정이 실리지 않은 무심한 음성이 들렸다.


-음성지원을 받으시겠습니까?


꼭! 귀신이 말을 하는 것 같아 등줄기가 섬뜩했지만, 다행히 글을 알고 있었다.


“거절하겠소!”


도저히 음성을 계속 들을 자신이 없었다. 평소 열심히 글을 익힌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무림 천하제일’


보기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표지를 뒤로 하고 꼼꼼히 내용을 읽어나갔다.


대결에서 이기면 얻는 점수로 이용이 가능한 상품을 확인하자 절로 탄성이 나온다.


“무공! 영약! 무기! 엥?”


상품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의문도 생겼다.


가르침 – 백 만점.


누구의 가르침인지도 모르는데 대가는 가장 높은 점수였다.


어차피 일류수준인 자신에게는 해당 사항이 아니다.

중간에 확인한 10년 내공의 영약이 만점인데 백 만점이라니··· 가당치도 않았다.


-무명객


책자 옆에 놓인 붓으로 가명을 적어 넣고는 끝장에 적힌 글대로 크게 외쳤다.


“대결을 시작한다.”


휘이잉~

세찬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과 향긋하게 풍겨오는 향기.


“화산?”


그것도 한참 매화가 만개한 화산의 모습이었다.


“결투 상대를 찾고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주시오!”


난데없이 들려오는 소리에 획 고개를 돌려보니 선풍도골의 노인이 보인다.


“이보시오! 노인장. 이곳이 꿈속이 맞는 것이오?”


장이의 물음에 노인이 고개를 돌리더니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뭔 소리를 하는 것이오? 결투하러 왔으면 잠시 기다려주시오!”

“아니 꿈속이···.”


장이가 재차 질문을 하려다가 노인의 말에 끊겼다.


“결투는 한 명이 목숨을 잃거나 항복을 선언해야 끝나게 되오. 이 동전이 땅에 떨어지면 결투의 시작이라는 것을 명심하시오!”


고개를 돌리니 반대편에서 어느새 나타난 무인이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처음인가 봐요?”


얼굴이 보이지 않는 상대 무인이 말을 걸어왔다.


팅!


“그렇소! 여기가 꿈이 맞소?”

“꿈이요?”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무인이 장이에게 다가왔다.


“그렇소!”

“아!!”


상대방이 뭔가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했고, 장이는 얼떨결에 무인에게 다가가 입가에 귀를 가져다 댔다.


“이것은···”

“조금만 크게 말해주시오!”


너무도 작은 음성에 귀를 더욱 가까이 붙였다.


땡그랑!


“공짜 점수다!!!!!!!!!!!!”


퍼억~

“큭!”


갑자기 내공을 실어 크게 외치는 무인의 음성에 어질하다가 복부에 커다란 충격이 발생하더니 고통을 느끼기가 무섭게 처음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대의 패배이니 점수를 차감하겠소.”


이게 무슨 상황인지 얼떨떨한 그에게 노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얼굴이 점점 빨갛게 달아오르던 장이가 버럭 고함을 질렀다.


“이런 비겁한!!!”


대결이라는 것을 알고도 방심을 한 그의 잘못도 크지만 치미는 분노가 가시지를 않는다.


‘처음이라는 것을 알고 방심을 유도하다니······.’

“나는 절대 그러지 않겠다.”


얼굴이라도 보인다면 예리한 눈썰미로 간파하였을 텐데··· 참으로 뼈아픈 교훈이 아닐 수 없었다.


부르르 떨리는 볼살을 어루만지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다시는 방심하지 않겠다.’


결심함과 동시에 대결을 신청한다.


이번 장소는 바닷가였는데 하늘에서 비추는 달빛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어 몹시도 운치가 있었다.


“허~ 제국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심판의 음성이 들려오고 반대편에서 상대가 등장하자 장이는 눈을 크게 부릅떴다.


“저··저···.”


방심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꺄악~”


몸매가 은은히 비치는 나삼을 입은 여인에 당황한 것이다.


여인은 주위를 조심스레 살피다가 장이를 보더니 팔로 상체를 감싸며 소리를 질렀다.


“어딜 보는 거예욧???”


아무래도 잠옷을 입고 침대에 누웠다가 들어온 모양인지 기겁하는 여인의 모습에 장이는 황급히 몸을 돌려세우고 고개를 저었다.


“일부러 본 것이 아니오!”

“대협이시군요!”


그런 장이의 태도에 안심했는지 여인이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며 달콤하게 속삭였다.


“안심하시오!”


장이는 저도 모르게 치솟는 입가를 어루만지며 당당한 어투로 말했다.


사박사박!

모래를 밟으며 다가오는 발소리, 여인의 소곤소곤한 음성에 녹아든다.


팅!


“대협을 만나 다행이에요!”

“일단 이것이라도 걸치시오.”


장이는 윗옷을 벗으려 양손을 옷깃으로 가져갔다.


땡그랑!


푸욱!

“공짜로 점수를 얻었으니 말이에요! 호호호.”


어느새 목을 관통한 날카로운 비수와 통증, 그리고 들려오는 낭랑한 웃음소리.


방으로 돌아온 장이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대의 패배이니 점수를 차감하겠소.”


심판의 목소리는 그가 또다시 당했음을 알려온다.


아무리 얼굴과 이름을 모른다 해도 그렇지 어찌 여인이······.


스치듯 보았던 아리따운 몸매가 떠오르며 가슴을 아프게 했다.


‘정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구나···.’


무엇보다 몸에서 느껴지던 고통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방이 나타났다.


‘죽음이 확정되면 이동인가?’


두 번이나 무공은 써보지도 못하고 당하자, 절로 식은땀이 흘렀다.


꿈속 대결이라 죽지 않았을 뿐, 만약 이게 실전이었다면 그는 두 번이나 죽은 것이다. 현실보다 더욱 가혹한 실전이 아닐 수 없었다.


현실이라면 체면이나 주변 시선에 나름 신경을 쓰겠지만, 꿈속인 데다가 얼굴과 이름까지 감춰지니 어떤 수단과 방법으로 공격할지 알 수가 없다.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다시 한번 대결을 신청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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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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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글 수정 22.09.25 146 0 -
44 가상현실 개선. - 1부 완결. 22.10.31 107 3 9쪽
43 가상현실 개선. 22.10.29 97 2 12쪽
42 도적 토벌. 22.10.29 100 3 13쪽
41 도적 토벌. 22.10.27 101 3 12쪽
40 가상현실. +2 22.10.24 117 4 11쪽
» 가상현실. +2 22.10.17 128 4 11쪽
38 가상현실. 22.10.16 130 3 12쪽
37 진정한 위험. +2 22.10.14 135 3 11쪽
36 진정한 위험. +2 22.10.12 145 2 12쪽
35 우화등선. +2 22.10.09 158 2 12쪽
34 우화등선. +1 22.10.08 160 2 11쪽
33 역천의 음모. +2 22.10.08 162 3 11쪽
32 역천의 음모. +2 22.10.07 157 3 12쪽
31 역천의 음모. +2 22.10.04 173 3 12쪽
30 달마대사. +7 22.10.03 185 4 12쪽
29 달마대사. 22.09.30 185 3 11쪽
28 달마대사. 22.09.29 185 4 11쪽
27 정보상점. 22.09.28 201 4 12쪽
26 정보상점. 22.09.28 193 4 12쪽
25 정보상점. 22.09.27 199 4 12쪽
24 정보상점. 22.09.26 202 4 12쪽
23 정보상점. 22.09.26 214 4 13쪽
22 복잡한 문제. 22.09.25 214 4 11쪽
21 복잡한 문제. 22.09.24 215 4 12쪽
20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2쪽
19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1쪽
18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2 236 4 11쪽
17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1 24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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