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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아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동경아
작품등록일 :
2022.08.13 16:16
최근연재일 :
2022.10.31 18:11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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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63
추천수 :
176
글자수 :
225,143

작성
22.10.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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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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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진정한 위험.

DUMMY

폭포 옆 정자.


천주는 탁자 앞에 앉아서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그는 여태 모든 무공을 배움에 있어서 누군가와의 대결을 가정하고 수련하였었다. 그런데 며칠 전 대한이 집을 지을 때 보여준 모습을 보며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죽이는 게 쉬운가 아니면 집을 짓는 게 쉬운가?’


이건 어떠한 철학적 사상적 의미도 아닌 말 그대로 현재 자신의 경지에서 어떠한 일을 행하는 것이, 더 수월하고 어려운지를 뜻했다.


‘사람은 심장에 바늘만 한 구멍이라도 뚫리면 죽는다.’


만약 스스로 누군가를 헤친다면 어떠한 방법이 있을까 고민도 했다.


깊게 고민을 해보니 현경의 경지에 올랐을 때부터 자신의 무공이 단순해지기 시작한듯했다.


처음 무공을 배울 때는 다양한 방법의 초식을 익히고, 경지가 오르며 그 초식에 검기, 강기, 강환등의 기운을 씌워서 펼치는 등 크게 보면 결국 좀 더 수월하게 생명을 해치는 방식이었지만 현경부터는 그런 고민이 많이 줄었었다.


무기도 필요 없었으며 기운으로 무슨 일이든지 가능했기 때문이다.


결국 무슨 짓을 해도 막을 수 없는 빠르기와 어떠한 방해도 뚫고 들어갈 힘만 있으면 공격은 단순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집을 짓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


집을 짓는 방법을 아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자신의 경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파악하고 언제 어느 때라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생사경에 올라서 기운으로 칼이나 만든다면 경지가 우습지 않은가? 그것은 이전에도 가능했으니 말이다.


생각의 방향이 달라지자 천주는 스스로 세상이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 아니 세상은 이전에도 충분히, 넓었다. 다만 스스로 그것을 인지하지 못했을 뿐.


어느새 감겨있던 눈이 뜨이며 눈가로 감동의 눈물이 한 방울 흘러 내렸다.


‘누굴 죽이는 방법이 꼭! 찌르고 때리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 누르고, 벌리고, 터뜨리고 이제 나는 더욱 강해졌다.’


천주는 깨달음을 얻었음에도 결국은 생각이 누군가를 헤치는 것으로 돌아왔다는 것에 잠시 쓴 웃음을 짓는다.


‘이것이 역천의 본질인 것을······.’


“무슨 일로 오셨소?”

“아미타불! 성취를 축하드립니다. 시주.”


천주의 거처로 들어오는 입구에서 달마대사가 합장하며 정중히 인사를 했다.


“별거 아니오! 그동안 내가 모자랐던 것이지.”

“부족한 것을 알게 되는 것, 세간에서는 그것을 깨달음이라 하지요,”

“그렇구려!”


정중히 오가는 인사와 달리 서로의 눈빛은 다른 것을 말한다.


“아미타불! 이전 대한 시주와 갔던 곳이 괜찮아 보이던데 어떻습니까?”

“좋소이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장내에서 두 사람의 신형 사라졌고, 폭포 소리만 남았다.


***


화성.


영혼에 의식이 잠들고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행성의 하늘 곳곳에 거대한 먹구름이 생성되더니 비를 내리기 시작했는데, 이 비는 내리는 순간부터 위치만을 옮겨갈 뿐,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내렸다.


대지에 내린 빗물은 처음에는 지면으로 흡수되어 흔적도 남기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지반이 가장 낮은 곳부터 조금씩 고이며 차오르기 시작했다.


우르릉! 쾅! 쾅! 번쩍!


어느 순간 먹구름 사이로 천둥이 일더니 벼락이 생성되며 대지로 뿌려졌다.


물리작용과 기운의 흐름으로 대기의 변화가 일어나며 점점 지구의 생명체가 살아가는 환경과 가깝게 변한다. 다만 용존산소량이 지구와 달리 매우 높았다.


대기의 밀도가 올라가며 흐름이 발생하고, 대형태풍들이 곳곳에서 생성되며 행성 전체의 온도를 고르게 퍼뜨렸다.


낮은 지대부터 고이기 시작한 빗물은 어느새 바다라 말할 정도로 차오르고 있었고, 그에 따라 먹구름도 하나둘 사라져갔다.


대지를 뒤덮은 흙들이 들썩이며 푸른빛 식물이 자랐고 그 영역을 넓힌다.


바다에서도 자그마한 생명체들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꼬물꼬물 꿈틀대기 시작한 생명체들은 바닷속 영양분을 흡수하다시피 하며 삽시간에 자라났다. 절대 정상적인 생명의 성장 속도가 아니었다.


생명체들의 빠른 성장에 맞게 육상의 식물과 바다의 해초류 등이 더 빠른 속도로 자라났고, 그 덕분에 생명들의 성장에 영양분이 차고 넘치도록 충분하게 되었다.


장기간에 걸쳐서 서서히 변해야 할 환경이 빠르게 변하자 곳곳에 갖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각종 돌연변이와 특이 생물들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모든 생물은 환경에 맞게 진화하고 성장하는 법, 약육강식의 법칙이 돌아가며 약한 생물은 도태시키고 강하거나 집단화를 잘 이룩한 생명들만이 남아서 진화를 이어 나갔다.


워낙 단기간의 변화라 그런 것일까? 화성 생명체에는 빠른 번식과 단체생활을 유지하는 대형 곤충들과 그 곤충을 잡아먹으며 개체마다 강력하게 자라나는 공룡들, 식물을 제외하면 이렇게 두 가지 종류의 생명체들만이 살아남았다.


다행히 이곳 화성의 식물들은 작은 영양분만 있어도 크고 많이 자랄 수 있게끔 성장을 특화하여 진화를 이루어 끝없이 수를 불려 나가는 곤충들의 먹이를 문제없이 공급해주고 있었다.


한편, 이렇게 생명들이 활발하게 개체수를 늘려나가자 행성의 기운을 흡수하며 크기를 키우던 형상, 영혼의 그릇이 조금씩 지하로 모습을 감추어 나가더니 이내 완전히 그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화성의 변화가 지나쳐 이제 숨기기가 힘드니 형상이 완성되고 영혼이 온전히 깨어날 기간 동안 포식자의 눈을 피하려 대피를 선택한 것이다.


***


대한의 감각에 달마대사와 천주의 기운이 충돌하는 것이 느껴졌다.


‘하긴, 둘 다 무인이니 가만있기는 힘들 거야······.’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난 대한은 둘이 대련하는 장소로 구경을 가기로 했다.


“응??”


대한의 고개가 하늘로 젖혀졌다. 형상이 지하로 모습을 감추며 행성의 보호를 풀어버리자 그 변화가 감지 된 것이었다.


‘대련 구경이 중요한 게 아니군!’


공간을 이동해 우주로 나온 대한이 한쪽, 방향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저기는?’


우주로 나왔을 때 간혹 섬뜩한 느낌을 선사하곤 하였던 그 방향이었다.


갸르릉!

-주인 저쪽이 맞다.-


어느새 대한을 쫓아서 따라온 설영이가 뾰족한 이빨을 살짝 드러내며 낮게 울었다.


“설영이도 같이 가려고?”

-같이 간다.-


그렇게 둘이 대화를 나누며 감각을 넓히다 보니 드디어 이상 장소가 어딘지를 알게 되었다.


‘화성?’


다만 문제가 있었는데, 하필 지금은 지구와 화성 사이의 거리가 가장 먼 시간대였다.


공간에 영향을 주는 태양이 사이에 있어서 바로 가기가 힘들다.


‘별수 없지, 돌아가는 수밖에···.’


설영이를 품에 안고 걸음을 옮기는 대한의 위치가 연속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걸음에 맞춰서 공간을 건너뛴 것이다.


팟! 파파팟!


걸음을 멈춘 대한의 시야로 멀리 초록빛을 뿌리는 화성의 모습이 보인다.


‘저기가 화성?’


“고미, 화성이 원래부터 저랬던가?”


귓속 단말을 통해 고미의 답변이 들려왔다.


=아닙니다. 이곳 화성도 고향과 별로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찰한 시간이 언제지?”

=26일 되었습니다.=

“그렇게 단시간에 저게 가능한가?”

=불가능합니다. 누군가가 직접 개입해 변화시켰거나 이전부터 모습을 감추었을 경우가 있는데 두 가지를 전부 실행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흐음······.”


‘일단 가까이 가보자.’


무슨 위험이 있을지 모르니 직접 비행으로 조심히 이동했다.


‘으윽!’


화성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행성이 우주의 기운을 빨아드리는 것이 직접적으로 감지된다.


무수한 생명체가 살아가는 지구도 이 정도는 아닌데, 기운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 것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점점 커지던 의문은 마침내 화성을 인접하고 나서야 저절로 풀어졌다.


“미친······.”


행성 변화의 속도가 말 그대로 미쳐있었다. 마치 1년간 촬영한 영상을 10배쯤 빨리 재생하면 이럴까? 생각이 들 정도다.


샤아아!

‘응?’


이상한 기분에 손을 들었더니 끝에서부터 조금씩 흐려지고 있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몸을 유지하던 의지가 흐트러졌나 싶었지만, 곧 그것이 말도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


이미 안정화된 원영신의 기운까지 풀어질 정도로 행성이 주위에서 흡수하는 기운의 양이 무시무시 한 것이다. 평소와 너무나도 다른 기운의 유동에 이상을 일으켰지만, 대한이 이를 확인하자 곧 안정되었다. 단순히 인지하는 것만으로 해결이 가능한 간단한 문제.


차분히 행성 내부를 관찰하니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식물들은 마치 콩나물이 자라듯, 지금 순간에도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이고, 막대한 개체수를 자랑하는 곤충들은 그 하나하나의 크기가 사람과 비슷했다. 그런데 그런 곤충들이 이곳에서는 단순한 먹이에 지나지 않는다. 군데군데 보이는 거대한 공룡들이 마치 흡입하듯이 곤충들을 잡아먹고 있었다.


곤충 하나를 기운으로 끌어당겨 실험을 해보았다.


우우웅. 우우웅.

‘단단한데?’


우우웅. 빠지직!


조금씩 기운을 늘려가며 압박하자 어느 순간 껍질이 터져나가며 체액을 공중에 흩뿌렸다.


그 뒤로도 여러 종류의 곤충을 마찬가지로 실험해보았다.


“위험하군!”


개체 하나하나가 최소한 기운을 주입하지 않은 무기로는 상처를 내기 힘들었고, 개중 강력한 개체는 상처를 입히기 위해 검기가 필요했다.


곤충들이 이 정도니, 공룡들은 최소 절정의 경지가 아니라면 상대가 힘들 것이다.


“허어······.”


물론 이것들이 우주를 건너 지구까지 오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행성에 희미하게 감도는 잔류 의지를 읽어보니 어떤 방법인지는 몰라도 언젠가는 지구를 노릴 것이 확실했다.


‘지구에서 이것들을 막는 게 가능할까?’


제국의 전력을 후하게 평가하고 비교하자, 곤충들만 넘어와도 무너지는 모습이 선명히 보이는 것 같다.


감각을 집중해 보지만 문제의 원인을 찾기가 힘들었다. 행성 전체를 감추던 것에서 형상 혼자만 감추는 것으로 바뀌었으니 그 은밀성이 너무도 대단했다.


만약, 다른 장소였다면 대한이 감지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곳은 영혼의 영역이다.


행성의 도움마저 받고 있으니 어려움이 더욱 컸다.


그리고 지금 전력도 어려운데 계속해서 강해지고 진화해 나가는 모습이니 눈앞이 깜깜했다.


‘현경 이상의 경지가 많아야 해!’


화경 이하도 도움은 되겠지만 지구력이 부족했다. 최소 행성의 기운을 빌릴 수 있는 현경 이상의 경지가 필요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를 악물고 화성을 내려다보던 대한이 드디어 결심하였다.


‘무림을 키워야 해······.’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지구로 쳐들어올 저것들에 의하여 인류는 끝내 멸망하고 말리라···.


‘무인과 영물을 아주 대대적으로 육성하고, 각 경지에 대한 정보를 전체에 뿌리자!!!’


무림은 강해져야만 한다. 안된다면 강제로라도 강해지게 해줄 것이다.


무림을 향한 초월자의 매서운 채찍질이 예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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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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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가상현실 개선. - 1부 완결. 22.10.31 106 3 9쪽
43 가상현실 개선. 22.10.29 97 2 12쪽
42 도적 토벌. 22.10.29 100 3 13쪽
41 도적 토벌. 22.10.27 101 3 12쪽
40 가상현실. +2 22.10.24 116 4 11쪽
39 가상현실. +2 22.10.17 127 4 11쪽
38 가상현실. 22.10.16 129 3 12쪽
» 진정한 위험. +2 22.10.14 135 3 11쪽
36 진정한 위험. +2 22.10.12 145 2 12쪽
35 우화등선. +2 22.10.09 157 2 12쪽
34 우화등선. +1 22.10.08 160 2 11쪽
33 역천의 음모. +2 22.10.08 162 3 11쪽
32 역천의 음모. +2 22.10.07 157 3 12쪽
31 역천의 음모. +2 22.10.04 172 3 12쪽
30 달마대사. +7 22.10.03 185 4 12쪽
29 달마대사. 22.09.30 185 3 11쪽
28 달마대사. 22.09.29 185 4 11쪽
27 정보상점. 22.09.28 201 4 12쪽
26 정보상점. 22.09.28 193 4 12쪽
25 정보상점. 22.09.27 199 4 12쪽
24 정보상점. 22.09.26 202 4 12쪽
23 정보상점. 22.09.26 214 4 13쪽
22 복잡한 문제. 22.09.25 213 4 11쪽
21 복잡한 문제. 22.09.24 214 4 12쪽
20 복잡한 문제. 22.09.23 217 4 12쪽
19 복잡한 문제. 22.09.23 217 4 11쪽
18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2 236 4 11쪽
17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1 24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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