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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아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동경아
작품등록일 :
2022.08.13 16:16
최근연재일 :
2022.10.31 18:11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0,976
추천수 :
176
글자수 :
225,143

작성
22.10.08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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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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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역천의 음모.

DUMMY

분지에는 마을 사람들이 천중호라 부르는 거대한 호수를 중심으로 방향마다 각각의 특색이 존재했는데 마을이 있는 서쪽은 대체로 평야와 중간중간에 낮은 구릉지가 존재하는 비옥한 땅이 특색이고 북쪽은 높이 솟은 나무가 우거져 있는 수림지가 가득하며 남쪽은 대체로 늪지와 연못 등이 다량 존재하는 습한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자연적인 면모를 갖춘 다른 곳과는 다르게, 동쪽은 유독 특이하게도 넓은 땅에 걸쳐서 거대한 바위들이 무덤처럼 분포하며 황량했다. 그렇게 분포한 바위 중에는 유독 크고 널찍한 규모를 갖춰 산처럼 큰 바위가 있는데 지금 그 바위산 위에 대한이 서 있었다.


본래 스스로 가진 감각을 상당량 제한하고 있었던 대한은 새로운 생사경이 탄생했으리라 예상되는 천만대산을 향해 감각의 제한을 해제하여 탐색한 결과 그 존재를 확인했다. 그리고 지금 이곳 바위산을 찾아와서 공간을 열어 역천의 천주인 생사경의 고수를 붙잡아 끌고 온 것이다.


그는 오늘 정말로 크게 마음을 먹었다. 무공을 배우고 경지에 오르기까지 싸움다운 싸움을 한 번도 하지 못했던 대한이 처음으로 무공을 제대로 사용해볼 다짐을 한 것이다. 어차피 역천의 성격상 무력의 우위를 보이지 않으면 설득이 먹히지 않으리라 보았으니 이렇게 된 것 제대로 본인의 역량을 시험해볼 셈이었다.


“XXX해서 XXXX발라먹을 XXX가 감히 역천의 천주인 나를 능멸해?”


대한은 자신이 손으로 붙잡아 온 천주의 천박하기 그지없는 욕설에 무척 당황했다.


‘보통 끌려오기 전에 욕을 시작했더라도 중간에 멈추는 게 정상 아닌가? 끝까지 욕을 마치네.’


그래서 끌고 온 역천의 천주를 손에서 풀어주면서도 별다른 말을 꺼내지 못했다.


천주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일단 시작한 것은, 끝내는 성미라서 끌까지 욕을 하기는 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위 환경이 너무 생소했다.


“여기가 어디냐? 네놈 나를 어디로 끌고 온 것이냐?”


그래서 자신을 끌고 온, 생긴 것은 학자 나부랭이처럼 생겨서 무시 못 할 기운을 가진 대한에게 크게 고함을 쳤다.


생사경과 초월경 두 경지의 차이는 결국 법칙을 다루느냐 못하느냐의 차이일 뿐 겉으로 드러나는 특징으로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천주는 대한과 자신의 경지가 비슷하다 착각하며 안심하였고 이렇게 대놓고 윽박지르기에 이르렀다.


안 그래도 제대로 힘을 쓸 요량으로 단단히 마음을 먹었던 대한 일진데 이렇게 험한 폭언까지 쏟아부었으니 천주는 스스로 무덤을 판 격이라 하겠다.


“허어~ 오래 살다 보니까 이런 어린놈에게 별 소릴 다 듣는구나.”

“어려? 내가 이렇게 보여도 나이가 70이 넘었다. 별 개 같은 소리를 다 하는구나!”


고개를 떨구며 크게 한숨을 쉰 대한의 몸에서 결국 분노의 기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넌 말로 해서 안 되겠다. 일단 말은 나중에 하자.”


쿠아아앙.

분노가 섞인 기운이 폭발하듯이 터져 나오자 주변 바위듯이 쪼개지고 터지면서 산산이 흩어졌다.


“내가 할 말이다. XX야.”


천주도 잘됐다는 표정으로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다.


둘의 기운이 주변을 잠식하자 소음까지 기운에 먹혀들며 일순 사방이 고요해지고 오로지 파괴되는 환경만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었다.


천주가 한쪽 다리를 살짝 들어 올리더니 바닥을 내려찍자 대기의 기운이 뭉치며 대한을 짓누르려 다가왔다. 그렇게 다가오던 기운들은 대한에게 접근하면서 산산이 갈리며 원기로 바뀌더니 마치 주인을 만난 강아지처럼 얌전하게 변하여 살포시 안겨들었다.


“이 무슨 사술이냐?”


경악한 천주가 간혹 자신을 만난 대륙의 무인들이 내뱉던 발언을 무의식중에 내뱉고 말았다.


“사술로 보이느냐?”


비웃음 섞인 대한의 물음에 이내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천주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에잇 시끄럽다.”


기운의 공격이 통하지 않음을 인정한 천주는 현경에 오르면서부터 하지 않게 된 육박전을 오랜만에 시도하였다.


삽시간에 이동한 천주의 주먹이 얼굴을 향해 다가오자 대한도 마주 주먹을 뻗었다.


꽝!

마주친 주먹을 기준으로 사방에 대기의 충격이 퍼지며 빛의 굴절이 파도처럼 일어났다.


꽝! 콰콰쾅!

팔과 팔, 무릎과 무릎이 쉴새 없이 부딪히며 계속해서 새로운 충격을 선사하자 겹친 충격들이 모여들며 거대한 기류를 형성했다.


기운의 파편과 대기의 흐름이 둘을 둘러싸고 거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주위를 마구 갈아버린다.


천주는 온 힘을 다한 공격이 통하지 않으니 당하지 않으려고 죽어라 공격을 가했고, 대한은 생전 처음 해보는 야만적인 사투에 집중하여 상대해갔다.

결국 둘의 대결은 무한히 공격하는 천주와 받아치는 대한의 체력 대결로 변해갔다.

물론 생사경의 고수에게 체력이란 정신력이고 그렇게 대결은 정신력이 떨어지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수렁으로 변했다.


‘이게 맞나? 싸워 본 적이 없으니······.’


대한은 싸움에는 초보라 현재 자신이 하는 방식이 스스로 능력을 최선으로 사용해 싸우는 것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젠장 이 경지에 육박전이라니······.’


천주도 답답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직접 몸을 부딪쳐서 싸우는 것은 화경까지가 끝이고 현경에 들어서는 항상 품위 있게 기운을 이용한 방식을 애용해 왔기에 생사경에 와서 육박전을 하는 이 순간이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는 것이 상대에게는 순수한 기운의 공격이 통하지 않았다.


싸움 잘하는 경험 많은 고수와 싸움 못하는 경험 없는 초고수가 만나니 이러한 웃긴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하지만 둘의 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대한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대한에게 부족했던 것은 경험이었고, 지금 중원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고수와 몸을 부대끼며 경험을 채우는 중이었다.


우우웅. 솨솨솨솨솨.

결국 대한은 고수답게 싸우는 법을 깨우쳤고 몸 주위를 기운으로 만든 무기로 둘둘 휘감고 천주에게 마구 뿌려대기 시작했다.


“이런 X같은 X같이 싸우네!”


결국 천주의 입에서 울분이 터져 나왔다. 자신의 기운은 대한에게 통하지 않고 오는 공격은 필사적으로 막아야 하니 결국 공격 일도 육박전에서 수비 일도 기운 대결이 된 것이고 성향상 방어가 맞지 않는 그에게 방어가 강요된 상황이니 절로 욕이 나오는 것이다.


결국 천주는 최후의 한 수를 꺼내고야 말았다.


“죽어라!!!”


평생을 마음속에서 벼리고 만든 의지의 검을 꺼내어 대한에게 휘둘렀는데. 이른바 생사경의 고수만이 가능한 ‘심검’이다.


‘뭐지?’


대한도 천주가 무언가를 한 것을 깨닫고 내심 긴장하였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공격을 이어 나갔다.


초월자의 자아는 법칙에 각인되었고, 결국 그곳에 의지가 있으니 법칙에 닿지 못한 천주의 심검은 달을 맞추겠다며 하늘로 활을 쏜 사수의 행태와 마찬가지였다. 결국 기운으로 한 공격과 같이 전혀 통하지 않은 것이다.


나름, 의지의 충돌을 각오하며 사용한 심검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이 통하지 않자 결국 천주의 의지는 점점 꺾이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이지 않았던 경지의 차이가 의지를 사용하면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상황이 여의치가 않았다.


이미 기운으로 갖은 공격을 시도하며 흥에 취한 대한으로 인해서 항복할 기회도 없이 방어를 멈추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제 둘의 대결은 대한이 공격에 질려하며 멈추거나 아니면 의지를 사용하여 천주를 제압해야 끝나는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결국은 대한이 선택해야 하는 문제인데 의지를 사용해 집이나 짓고 물건이나 만들었지, 공격에 이용할 생각을 전혀 안 해본 대한으로 인해 언제 끝날지는 기약이 없었다.


처음 기운의 공격이 미숙했을 때 항복을 선언했어야 했는데, 이미 숙달이 되어 기운으로 공격하는 것이 익숙해진, 대한의 공격은 말 한마디 내뱉을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X발 언제 끝나는 것이냐?’


계속해서 방어를 이어가며 이젠 공격보다 더욱 능숙해진 방어실력을 뽐내는 천주의 마음은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졌다고, 졌어. 이런 개 같은······.’


인간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아 기적을 낳는다고 했던가? 대결을 멈추고 싶은 천주의 간절함에 실린 의지는 실로 대단한 결과를 만들었다.

‘심어’ 의지로 대화를 하는 이 능력은 설사 심검을 사용하는 생사경의 고수라고 하여도 굳이 사용할 일이 없기에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대체로 무림인들은 모르고 있었는데 그것이 발현된 것이다.


-내가 졌다고! 그만하자! 제발!!!!!!!!!!-


한참을 신나게 기운을 날리던 대한이 천주가 보내오는 간절함 섞인 심어를 듣고 드디어 공격을 멈추었다.


“벌써 끝인가?”


원하던 상황이 벌어졌지만 차마 대답하기가 부끄러웠던 천주는 말없이 고개만 떨구고 말았고, 그제야 끝났음을 실감한 대한이 주위를 살피니 어느덧 해가 지고 캄캄해져 깜짝 놀라게 했다.


“언제 밤이 왔지? 첫 대결이라 너무 집중했구나······.”


천주는 대한이 혼자서 중얼거리는 말을 듣고 이제는 불가능한 주화입마까지 찾아오는 환상이 생길 만큼 배알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제기랄 그 경지까지 싸움 한번을 못 해봤다는 것이냐?’


천주는 자신이 대한에게 첫 경험이었다는 웃지 못할 현실이 참으로 개 같았고,


“그럼 그때까지 수련만 했다는 것이오?”


결국 믿지 못하겠다는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


“그래! 생사경에 올랐을 때 싸울 일이 있었지만, 상대가 되지 않았고 그 경지를 뛰어넘으니 이렇게 기회가 온 것인데 보아하니 이것도 제대로 된 대결은 못되지 싶구나.”

“뭐 하나만 물어도 되오?”


천주는 자신이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을 풀고 싶었다.


“말해보게나.”

“도대체 난 왜 데리고 온 것이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자신이 눈앞의 괴물과 부딪쳐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럼 그것부터 물어볼 것이지 왜 욕은 한 것이냐?”


당연히 당시에는 열도 받은 상황인데다가 상대도 비슷해 보였고, 생긴 것은 샌님 같아서 싸우면 이길 것 같았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둘러댈 수밖에······.


“내가 좀 다혈질이라 그렇소.”


잠시 그런 천주를 한심하다는 시선으로 쳐다보던 대한은 이유를 말해주었다.


“내가 설영상단의 상단주일세.”

“본 천에서 상단을 건드린 일은 없었을 텐데······.”

“끝까지 들어 보게, 그대들 역천에서 무언가 꾸민고 있지 않았는가?”

“그렇기야 했소만 설마 그 때문이오?”

“천만에~ 난 상단에 피해가 없으면 무림의 일에 관섭하지 않는다네.”

“그럼 무엇 때문이오?”

“그야 생사경의 고수가 인간사에 끼어들면 안 되기 때문이지.”


이유를 알게 된 천주는 속이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무림에 세력을 떨치고자 죽어라 수련한 끝에 이룬 결과가 무림에 대한 접근금지라니······.


작가의말

잠에 들려다 전편에 적힌 댓글을 보고, 힘내어 한편을 완성해 올립니다.


제가 중학교때 3권이 완결인 무협지가 유행이었는데 당시 전 권을 통틀어 주인공이 딱 세번만 싸우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무협지에 무공대결이 별로 안 나오는데 특이하게 재밌었죠.


 사실 이 글에서도 주인공이 힘쓸 일은 별로 없습니다.


 차후 끝판 왕 격인 대적자가 나와야 힘 좀 쓰겠지요.


 괜한 넋두리를 했네요. 이렇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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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3 n9******..
    작성일
    22.10.08 14:30
    No. 1

    항상 잘보고있습니다. 포항항~ 저는 중학생때 처음 무협지를 접했어요~ 참 밤새가며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사담이 길었습니다. 즐거운 주말보내시길!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0 동경아
    작성일
    22.10.08 23:56
    No. 2

    감사합니다. 힘이 나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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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도적 토벌. 22.10.27 101 3 12쪽
40 가상현실. +2 22.10.24 117 4 11쪽
39 가상현실. +2 22.10.17 128 4 11쪽
38 가상현실. 22.10.16 130 3 12쪽
37 진정한 위험. +2 22.10.14 135 3 11쪽
36 진정한 위험. +2 22.10.12 145 2 12쪽
35 우화등선. +2 22.10.09 158 2 12쪽
34 우화등선. +1 22.10.08 161 2 11쪽
» 역천의 음모. +2 22.10.08 163 3 11쪽
32 역천의 음모. +2 22.10.07 157 3 12쪽
31 역천의 음모. +2 22.10.04 173 3 12쪽
30 달마대사. +7 22.10.03 185 4 12쪽
29 달마대사. 22.09.30 185 3 11쪽
28 달마대사. 22.09.29 185 4 11쪽
27 정보상점. 22.09.28 201 4 12쪽
26 정보상점. 22.09.28 193 4 12쪽
25 정보상점. 22.09.27 199 4 12쪽
24 정보상점. 22.09.26 203 4 12쪽
23 정보상점. 22.09.26 214 4 13쪽
22 복잡한 문제. 22.09.25 214 4 11쪽
21 복잡한 문제. 22.09.24 215 4 12쪽
20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2쪽
19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1쪽
18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2 236 4 11쪽
17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1 24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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