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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아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동경아
작품등록일 :
2022.08.13 16:16
최근연재일 :
2022.10.31 18:11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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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82
추천수 :
176
글자수 :
225,143

작성
22.10.03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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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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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달마대사.

DUMMY

달마대사가 합장하며 말했다.


“아미타불 소승이 시주께 꼭 묻고 싶은 것이 있으외다.”

“무엇이 의문이오? 내 얼마든지 대답해 주겠소.”


대한은 딱히 달마대사에게 숨길 것도 없었다. 있다면 우주선에 대한 것이거나, 아니면 대한 본인이 이곳 출신이 아니라는 것 정도다.


“현경을 넘은 사람이 시주 외에는 없소?”

“본인이 500년 전 마지막으로 본 선인이 천계로 넘어가고 그대를 본 게 처음이오. 다른 사람은 못 봤소이다.”

“허어! 아미타불.”


달마대사의 안색이 편치 못했다. 현경을 돌파하는 것이 이리도 드문 일이었는지 몰랐고, 또 언제 나타날지 모르니 그런 것이다. 아무래도 그들은 수명의 한계가 극도로 늘어난 만큼 비슷한 경지의 사람이 많을수록 시간을 보내기가 좋기 때문이었다.


“너무 그렇게 상심하지 마시오! 생사경이 끝이 아니니 그대도 더 노력해야 하지 않겠소?”


대한의 물음에 달마대사가 반색하며 물었다.


“소승이 경지에 오른 기간이 짧아 아직 다음 단계는 짐작도, 못하겠소이다.”

“생사경이 육체의 한계를 넘었다면 다음은 영혼이지 않겠소?”

“설마··· 소승의 짐작이 맞소?”


대한의 얼굴에 의미심장한 웃음이 맺혔다.


“본인의 경지를 말하는 거라면 맞소이다.”

“오호라 대단하시구려.”

“아직 멀었소이다. 올라오면 항상 그 위가 있구려······.”


달마대사는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오히려 좋아하는 기색이었다. 그는 태생이 고행을 좋아하는 고승 출신이었다.


“소승도 이곳에서 머물러도 되겠소?”

“물론이오! 다만 기거할 건물은 스스로 지으셔야 하오.”

“아미타불.”


달마대사가 합장하며 자신 있게 웃었다. 다시 말하지만, 그는 소림사를 처음 열었을 때 몸소 건물을 지어본 경험이 있는 다재다능한 고승이다.

“오늘은 본인의 저택에 쉬면 어떻소?”

“아니외다. 소승은 주변의 경치를 살피고 불당 자리를 알아보겠소.”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시오.”


대한은 그렇게 대화를 마치고 저택으로 돌아갔고, 달마대사는 그런 대한을 지켜보다가 의자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말한 대로 주변을 둘러보러 가는 것이다.


다음 날, 아침.


똑. 또르르. 똑. 또르르. 똑. 또르르. 똑. 똑. 똑. 똑.

“마하 반야 바라밀다 반야심경······.”


아침을 깨우는 목탁 소리와 함께 불경을 외는 스님의 목소리가 마을을 뚫고 사방을 잔잔하게 울리고 있었다.


“응? 이게 뭔, 소리여?”

“무슨 소리긴 이 사람아 불경 소리 아닌가?”

“그러니까 그게 왜 여기서 들리냐고!”

“그러네? 마을에 스님이 있을 리가 없는데······”

“신선께서 델꼬, 오신 거 아니야?”

“그런가?”


마을 내에서 하루가 제일 빠른 노인들이 밖을 나왔다가 소리를 듣고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 불경을 외는 음성이 신기한 것이 집 안에서는 들리지 않다가 밖으로 나와야만 들렸기 때문이다.


뒤늦게 그 사실을 확인한 사람들이 고승께서 오셨다며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고, 발 빠른 몇몇이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를 찾아 나섰다.


“찾았다!!!”

“응? 저쪽은 마을 밖 호수 아니야?”

“다들 가 보자고.”

“그래! 그러자.”


위치를 발견한 사람이 사실을 알리자 바로 다 같이 모여서 다가갔다.


“워매~ 저 건물은 언제 생긴 것이야?”

“그러게 못 보던 절이 생겼네?”

“정말 신선께서 하신 일인가?”


여태까지 하루아침에 건물이 생기거나 하면 모두 대한이 나셨던 일이었기 때문에 다들, 대한이 관여했다고 믿었다.


무엇보다 건물의 생김이 웅장하고 주변에는 돌을 깎아 만든 탑까지 있었기 때문에 그가 아니면 만들 사람도 없었다. 사람들은 설마하니 절에 있는 스님이 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기 때문이다.


새벽에 나름 신경을 써 만든 법당에서 오전 예불을 드리고 있던 달마대사는 밖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소리에 더욱 집중하여 불경을 낭송하였고 그로부터 30분 정도가 지나서 의식을 마치고 법당 밖으로 나왔다.


“아미타불, 시주님들 오셨습니까?”


달마대사가 밖으로 나오니 이미 마을 사람 중에서 불심이 깊은 몇은 밖의 석탑 옆에 자리한 소 불상에 집에서 준비해온 간단한 음식을 공양하며 절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스님, 언제 오셨어요?”

“스님, 앞으로 이곳에서 치성을 올리면 되나요?”

“앞으로 계속 계실 거지요?”


사람들이 중구난방으로 말을 하여 소란이 심해지자 달마대사가 은은한 기운을 담아 말했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소승은 앞으로도 여기 있을 것이니 시주께서는 법당에서의 소란을 자제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


그렇게 크게 말을 한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모두의 귀에 거슬림 없이 다가오는 달마대사의 음성에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약속이라도 한 듯이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세상에······.’

‘진짜 고승이시잖아?’

‘오~ 부처님.’

‘생긴 것부터 영험해 보이셔,’


다들 속으로 감탄하는 것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 있어서 달마대사는 허허로운 미소를 그리며 말을 이었다.


똑. 또르르. 똑. 똑. 똑.

“이곳은 아직 소승 혼자서 부처님을 모시는 곳이니 시주들께서는 무리하여 공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저 부처님이 필요할 때 오셔서 예배만 하셔도 괜찮습니다.”


그제야 사람들이 하나둘 합장하며 고개를 숙이고는 법당에 있는 부처님상에 예를 표하고 돌아가기 시작했다.


법당 안에는 거대한 바위를 통짜로 깎아서 만든 불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돌아가자 달마대사는 몸을 돌리며 말했다.


“오셨습니까?”


그러자 그의 앞 공간에 종이에 그림을 그리듯 스르륵 대한의 모습이 나타났다.


자연과 동화되어 있다가 거둔 것이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준비를 하셨소이다.”

“아직 멀었지요. 그저 정성을 들였습니다.”

“그래도 법당에는 금불상이지 이것은 내 정성이외다.”


말을 마친 대한이 법당으로 손을 가볍게 휘두르니 손에서 금가루들이 흘러나와 하늘을 유영하며 법당 안으로 들어가더니 내부에 있는 돌 부처상으로 몰려가 주위를 두르고는 희미한 아지랑이를 동반하며 살짝 녹아내려 부처상 표면을 채워갔다.


“허허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그 신묘한 광경에는 어떠한 기운의 움직임도 없이 그저 대한이 초월자로서 깨달은 법칙에 대한 관섭이 조금 관여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색을 칠하듯이 표면을 물들이던 금가루들은 얼마 되지 않아 모두 사용되어 돌 부처상이 잠깐 사이에 화려한 금광을 뽐내는 금불상이 되었다. 그 와중에도 다른 재료를 섞어 머리와 눈 등을 다른 색으로 물들였으니 대한이 달마대사에게 성의를 표하며 세심히 신경 쓴 것을 알게 하였다.


“실로 시주의 제주가 부처님께 닿을 뜻 하외다.”


달마대사로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에서 가장 극찬을 한 것이었다. 대한의 경지를 다름 아닌 부처님과 비교했으니 말이다.


“과찬 이시오! 알면 알수록 부처의 깨달음에는 한참 못 미치오.”


대한이 알기로 석가모니께서는 모든 인과에서 벗어나셨다고 하는데 그러한 일을 하려면 대저 법칙을 모두 자신의 색으로 물들이고 다시 놓아줘야 하니 감히 자신은 상상도 못 할 경지였다.


그런 대한의 말에 달마대사의 눈에서 반짝, 이채가 떠올랐다.


‘허허허 시주께서는 석가모니의 경지를 짐작, 하시는가 보구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소승의 앎이 모자라서 그러니 이해하시구려.”

“그럼, 정진하는 하루가 되길 빌겠소.”


대한은 달마대사를 격려하며 경지가 진전되기를 응원하고 공간을 넘어 사라졌다.


***


언덕 위, 대한의 저택 응접실.


대한은 제갈무후와 분지에서 소모하는 기운을 어떻게 조치해야 할지 논의하고 있었다.


“주군께서 저에게 바라시는 것이 원기를 자연지기로 바꾸는 진법의 개발이시군요?”

“맞네, 우주에서 기운을 끌어들이는 것과 자연지기로 바꾸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니 말일세. 행성의 역량을 초과하는 일은 아닐까 고민이라네.”

“저는 원기에 대해서 잘 모르니 주군께서 이 부분을 도와주시면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저택 연공 실에 원기를 채워 둘 테니 연구해보게.”

“알겠습니다.”


대한은 진법 전문가인 제갈무후에게 연구를 맡기고 고미에게 말해 연 공실 내부에 원기를 채워 두도록 지시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제갈무후에게서 성과가 있었음을 전달받았다.


“벌써 결과가 나왔다는 말인가?”

“소신, 제갈무후입니다.”


생각보다 빠른 진전에 기분이 좋았는지 제갈무후의 얼굴에서는 자부심과 뿌듯함이 함께 묻어나왔다.


“어떤 방법을 사용한 것인가?”

“그러니까 시작은···”


무언가를 말하려다 흠칫 놀라며 잠시 말을 멈춘 제갈무후가 대한의 눈치를 살피더니 곧 빠르게 말을 이었다.


“원기를 오행지기 비율에 2할 이하로 통과시키면 빠르게 자연지기로 변모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제갈무후는 지난번에 대한이 서론이 길다고 말한 일을 급히 떠올리며 말을 고친 것 같았다. 오랜 기간에 걸쳐서 쌓인 습관이니 말을 하기 전에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그런 방법이 있었다는 말인가? 자네도 참 대단하네.”


대한도 그런 제갈무후의 행동을 눈치챘지만, 노력이 대견하여 모르는 척 넘어갔다.


“주군께서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그럼 위치를 정해야 하는데, 어디가 좋으려나?”

“사람 손이 닿지 않아야 하니 기운이 풍부할수록 좋은 수련관 지하에 만드심이 어떠한지요?”

“그래, 그게 좋겠네.”


대한은 즉시 공간을 넘어가 수련관 지하에 대형으로 공간을 만들었는데, 일부러 통로는 만들지 않았다. 공간 이동이 아니면 아예 진입을 불가능하게 하여서 사람의 손이 닿을 일을 최대한 피한 것이다. 대신 고미의 단말 하나를 두어 사람이 진입하기 전 최대한 공기를 인위적으로 환기하게끔 하였다.


“자네는 이곳에서 진법을 준비하게나, 나는 우주에서 이곳으로 기운을 전이할 장치를 준비하지.”

“예, 주군.”


만들어진 공간으로 제갈무후를 이동시켜준 대한은 곧바로 우주로 이동했다.


“어디가 좋을까?”


달과 지구를 바라보며 위치를 고민하던 대한은 이내 결정을 내렸다.


“달 뒤편으로 하면 되겠군.”


달 자체가 기운을 끌어들여 음기로 변환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장치를 통하여 끌어들이는 기운을 늘리고 늘린 양만큼을 아까 만들었던 지하로 전이시키려 한 것이다.


달 뒤편으로 이동한 대한은 운석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표를 뚫고 지하로 들어가 미리 만들어둔 장치를 아공간에서 꺼내어 설치하고 주변에 결계를 쳐서 이차적인 예방까지 하였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응?”


우주로 나와 달을 감상하며 재차, 확인을 하던 중 그의 감각에 멀리서 섬뜩한 기운이 느껴졌다.


“뭐지? 너무 오랜만에 우주로 나와서 착각했나?”


워낙 찰나지 간의 느낌이었고, 우주에는 다양한 기운을 품은 운석들이 간혹 발견되고는 하였기에 별거 아니라 생각하며 관심을 거두고 제갈무후에게로 공간을 넘었다.


간단하게 설명해서 그렇지, 대한이 한 일도 반나절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 큰 작업이다.


작가의말

슬슬 무림의 진정한 적이 가까이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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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가상현실 개선. 22.10.29 97 2 12쪽
42 도적 토벌. 22.10.29 100 3 13쪽
41 도적 토벌. 22.10.27 101 3 12쪽
40 가상현실. +2 22.10.24 117 4 11쪽
39 가상현실. +2 22.10.17 128 4 11쪽
38 가상현실. 22.10.16 130 3 12쪽
37 진정한 위험. +2 22.10.14 135 3 11쪽
36 진정한 위험. +2 22.10.12 145 2 12쪽
35 우화등선. +2 22.10.09 158 2 12쪽
34 우화등선. +1 22.10.08 161 2 11쪽
33 역천의 음모. +2 22.10.08 163 3 11쪽
32 역천의 음모. +2 22.10.07 158 3 12쪽
31 역천의 음모. +2 22.10.04 173 3 12쪽
» 달마대사. +7 22.10.03 186 4 12쪽
29 달마대사. 22.09.30 186 3 11쪽
28 달마대사. 22.09.29 186 4 11쪽
27 정보상점. 22.09.28 201 4 12쪽
26 정보상점. 22.09.28 194 4 12쪽
25 정보상점. 22.09.27 199 4 12쪽
24 정보상점. 22.09.26 203 4 12쪽
23 정보상점. 22.09.26 214 4 13쪽
22 복잡한 문제. 22.09.25 214 4 11쪽
21 복잡한 문제. 22.09.24 215 4 12쪽
20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2쪽
19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1쪽
18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2 236 4 11쪽
17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1 25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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