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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아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동경아
작품등록일 :
2022.08.13 16:16
최근연재일 :
2022.10.31 18:11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0,981
추천수 :
176
글자수 :
225,143

작성
22.09.30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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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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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달마대사.

DUMMY

머리카락과 턱수염이 밤송이처럼 비죽비죽 뻗쳐있고,

관리를 깨끗이 했는지 더럽지 않은 가사는 무척 낡아서

너덜너덜하다. 어린아이 주먹 크기가 알알이 이어진 염주가

목에 걸려 배꼽까지 길게 내려오는 40대 중년의 남자.


“저곳이 설영상단인가?”


남자는 대한을 찾기 위해 설영상단을 방문한 달마대사였다.


허허롭게 걷는 발걸음은 그의 덩치에 맞지 않게 가벼워

사뿐사뿐 조용하여 입구에서 대화를 나누던 두 경비원이

뒤늦게 발견하고 경계했다.


“소승은 정보상점을 이용하러 왔습니다.”


걸음을 멈추고 목적을 밝히는 달마대사의 모습에 경계를

낮춘 경비원이 포권을 하였다.


“괜한 경계를 보내 죄송합니다. 이곳 제1 분점 위치가

위치인지라······.”

“아닙니다. 늦은 밤 혼자 방문한 소승 탓이지요.”


작게 합장하며 아미타불 하며 불호를 외는 스님의 모습에

그제야 완전히 경계를 해제하며 안내를 해주었다.


현재는 밤이 한참 깊은 자정으로 대한을 보고 싶은 마음에

늦은 시각에 바로 출발하여 이시각에 도착한 것이다.


“저희 설영상단 제1분점은 어찌 알고 방문하셨습니까?”


하남성과 섬서성을 잇는 길목에 있는 제1분점의 주요

고객은 상인이나 표사들 그리고 여행객들이 주를 이루고

그들은 하나같이 무리를 이루고 다니기에 혼자서 방문한

스님이 신기했다.


“이 잡지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경비가 스님이 꺼낸 책자를 확인하니 바로 ‘무림출도’

정보상점의 상품으로 요즘 한참 인기가 많은 그것이었다.


“그것에 설영상단의 위치도 나오는 모양이지요?”

“네! 상단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하며 참고로 간략한 위치가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다 왔습니다. 오늘은 이곳 객점에서 방을 빌려 묵으시고

내일 오전에 정보상점에 방문하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네 그럼 전 이만.”


경비원은 발을 돌려 복귀하러 돌아갔다.


달마대사는 손을 뻗어 객점 입구를 가볍게 두드렸다.

텅. 텅.


“네! 나갑니다.”


안에서 목소리가 작게 들려온다. 아무래도 객점의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게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철컹. 탁. 스르륵.

외진 위치의 분점이라 그런지 밤에는 잠금장치도 거는 모양.

문이 열리며 갓 약관이 될법한 청년이 얼굴을 내밀었다.


“소승이 불편을 끼쳐 미안합니다. 빈방이 있는지요.”


늦은 밤 방문한 손님에 살짝 짜증이 났었던 직원은 문이

열리며 눈에 들어온 스님의 모습에 마음을 가라앉혔다.


‘스님께 실례를 저지를 수는 없지.’

“빈방은 충분합니다. 들어오십시오, 스님.”


직원의 안내에 따라 방을 안내받은 달마대사는 방 내부를

둘러보며 감탄했다.


“아미타불! 향기롭구나.”


보통 객점의 방에 들어가면 벌레도 많고 침상에서 좋지

않은 냄새도 나고 하는데 이곳에 들어오니 밖에 보다 공기가

더 쾌적한 기분도 들고 꽃차를 방에 뿌려두었는지 내부에서

꽃향기도 나는 것 같아 안락했다.


똑똑!

“스님!”


문을 열어보니 객점 직원이 작은 보퉁이를 들고 있었다.


“소승에게 볼일이 있으십니까?”


직원이 보퉁이를 건네주더니 합장했다.


“공양을 좀 가져왔습니다. 제가 만든 주먹밥입니다.”

“허! 이런 고마울 때가 고맙소, 시주.”

“침상 머리맡 주전자에 차가 있으니 같이 드십시오.”


직원은 달마대사의 반응에 기분이 좋은지 미소를 지으며

꾸벅 인사하고는 돌아갔다.


달마대사는 직원이 가져다준 주먹밥이 무척 반가웠다.

안 그래도 늦게 출발하며 끼니도 거른 참이라 배가 고팠기

때문이다.


보퉁이를 풀어보니 연잎에 잘 쌓인 주먹밥에서 고소한 향이

풀풀 흘러나왔다.


침상에 앉아 찻잔에 찻물을 따른 후, 주먹밥을 꼭꼭 씹으며

찻물을 마셔 같이 삼켰다.


배속에 음식이 들어가니 긴장도 살짝 풀리었다.


그 같은 고수에게 늦은 밤에 길을 걷는 것이 힘든 것은

아니지만 혹여 산적이라도 만나게 될지 긴장을 한 것이다.


물론 자신이 산적에게 당할 것을 적정한 것은 아니고,

뜻하지 않은 살생을 걱정한 것이라 하겠다.


달마대사는 침상에 가부좌를 취하며 눈을 감고 명상에

빠져들었다.


9년간의 면벽 끝에 이제는 누워서 자는 것이 어색하던

그이기에 이대로 아침까지 보낼 생각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자신과 같은 경지에 오른 이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


같은 시각.

분지 내 저택, 대한의 침실.


대한은 고미의 긴급 알림을 들었다.


=상단 제1분점에 원영신 보유자의 방문을 확인했습니다.=


침대에 누워 배에 오른 설영이를 쓰다듬던 대한은 알림을

듣고 오랜만에 깜짝 놀라며 상체를 일으켰다.


캬앙~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침대 위를 대구루루 구른 설영이가

달려와 대한의 배를 향해 분노의 앞발질을 날렸다.


팡. 팡. 팡팡.

공기가 터지는 소리가 났지만 정작 배에 와 닿는 감촉은

말랑말랑하여 놀랐던 대한의 표정에 웃음을 선사했다.


“어이구 설영아 미안하다.”


목덜미를 쓸어주며 달래주니 곧 갸르릉 거리며 눈을 감았다.

그렇게 안정되자 대한은 고미에게 물어보았다.


“원영신 보유자 신상은?”

=소림사 전 방장, 달마대사일 확률이 88%입니다.=

“확률이 애매한데?”

=대상자의 감지력이 뛰어나 자세한 확인이 어렵습니다.=

“면벽수련 한다더니 경지에 오른 건가?”

=대상자가 수련하던 동굴을 확인 한 결과 빈 동굴 확인.=

“기운 농도를 확인해봐 원영신이 탄생했으면 복구에 시간이

걸릴 거야.”

=대상자의 신상이 달마대사로 확정되었습니다.=

“그렇구나, 어떻게 지금 가봐야 하나?”

=낮보다는 지금이 시선을 피하기 좋습니다.=

“그래 그럼 가보자. 제1분점이 어디지?”

=제가 이동시켜 드리겠습니다.=

“그래, 잠시만.”


대한은 간편한 도복으로 갈아입고 저택을 나섰다.


-주인 태울까?-

“그럼 좋지!”


설영이 품에서 뛰어내리고 대한의 다리 사이에서 크기를

키우자 자연히 등 뒤에 타게 되었다.


=위치는 어디로 할까요?=

“하늘로 하자.”

=이동합니다.=


고미의 말이 끝나자 이동이 이루어지며 땅에서 하늘로

위치가 바뀌고, 멀리 아래쪽에서 선경 고수의 기운이 그의

감각에 들어왔다.


어떤 방법으로 만나야 하나 고민하는데, 움직임을 느꼈다.


“아······ 이동되는 기운의 파장을 느꼈나 보네.”


한편, 명상에 들었던 달마대사는 하늘에서 발생할 기운의

움직임이 자연적이지 않음을 눈치채고 침상에서 내려왔다.


삐걱

창문을 연 달마대사가 밖으로 뛰쳐나가자 창이 닫혔다.

기운을 조정해 창을 닫은 것이다.


창문 밖으로 나온 달마대사가 합장을 취하자 그의 신형이

하늘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슈우욱.

바람을 가르며 중력을 거스르던 그의 눈에 커다란 백호에

앉아있는 남자가 들어왔다.


‘예사로운 호랑이가 아니구나!’


약간의 부러움이 들었다.

주인의 분위기마저 높여주는 데다가 하늘을 밟고 있는 것이

편의성마저 충족시켜주니 생각할수록 대단했다.


곧 솟구치던 달마대사의 신형이 멈추고 대한과 같은

높이에서 시선을 마주하게 되었다.


“아미타불! 소승은 달마라 하외다.”


합장한 자세 그대로 소개하는 달마대사의 모습에서 고승의

향기가 물씬 묻어나왔다.


대한도 설영이의 등에서 내려서며 마주 인사했다.


“본인은 설영상단의 주인 이대한이라고 하오!”


크르릉~

“허허 알았다.”


백영이의 울음에 등을 두드려준 대한이 이어 말했다.


“이 아이는 설영이라고 하오! 신수이지.”


설영을 가리키며 소개하는 대한의 목소리에 자랑스러움이

가득 묻어 나왔다.


“보자마자 예사 호랑이가 아님은 알았지만 신수라니······.

정말 놀랍소이다.”


진중한 음성에서 묻어나는 약간의 떨림은 달마대사의

심경이 어떠한지 말해준다.


“긴 면벽에 성과가 있었구려, 대성을 축하하오!”

“모든 것을 버리니 이리되었소.”


대한은 달마대사가 보면 볼수록 놀라웠다.


“오랜 생에 쌓아온 완성이라니, 놀랍소이다.”


불가의 방법이 도가의 그것보다 좀 더 어렵기 때문이었다.


“부처님의 돌보심이라 생각하외다.”


대한도 동의하는 바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생을 거듭하며

다가가는 완성이란 신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부처님도 그대의 성취를 반길 것이오!”


그렇다고 신의 도움을 받는 모든 이가, 이 같은 결과를

보지는 못하니 충분히, 대단했다.


달마대사는 경지에 오른 대한과의 만남이 반가우면서도

그동안의 의문을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스님을 보니 본인에게 궁금한 점이 많아 보이는데 맞소?”

“그렇소이다.”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야 궁금증을 해소할지 고민하던 달마

대사에게는 반가운 물음이었다.


“그럼 자리를 옮깁시다.”


대한의 말이 끝나자 한쪽 공간이 길게 갈라지더니 곧

양옆으로 활짝 열리었다.


“드시지요!”


열린 공간으로 대한과 설영이 들어가고 이어서 놀란 가슴을

다독이며 달마대사가 들어가자 공간이 닫히며 사라졌다.


도착지는 대한의 저택 앞 마당이었다.


대한은 마당에 놓인 탁자를 가리키며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이쪽으로 앉아서 대화하십시다.:


설영이도 크기를 줄이더니 냉큼 대한의 무릎으로 올랐다.


달마대사는 의자에 앉으면서 도대체 자신이 오늘 몇 번을

놀라는 것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고, 이 나이에도 놀랄 것이

이처럼 많았다는 것에 신기했다.


아공간에서 다기를 꺼내어 물을 끓인 대한은 자신이 즐겨

마시는 약초차를 우려서 달마대사에게 대접했다.


”드셔보시오! 이곳에서 키운 약초로 만든 차라오.“


약초 특유의 깊은 향기가 은은히 풍기는 차향은 달마대사의

취향에도 딱 맞았다.


후릅

한 모금 입에 머금으니 씁쓸하게 다가오던 첫맛이 목에

넘기자 약간의 시원함과 단맛을 잔상처럼 남기며 입안을

맑게 해준다.


”좋구려! 이런 차는 처음이오.“

”잠시 즐기십시다.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소?,“

둘은 말없이 조용히 차를 즐겼고, 늦은 밤마실에 피곤했던

설영은 꾸벅꾸벅 졸다가 대한의 배에 몸을 기대며 잠들었다.


달마대사는 차를 마시며 주변 풍경을 돌아보았다.

비록 밤이라 어두웠지만, 그와 같은 경지에서 이 정도

어둠쯤은 충분히 대낮처럼 꿰뚫어 볼 수 있었다.


‘기운이 짙고, 주위 환경이 깨끗하구나, 이 땅 어디에 이런

장소가 있던가······.’


아래에 보이는 마을도 건물에 풍기는 세월의 깊이가 얕고

오래지 않아 보이자 더욱 큰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우리 같은 이들의 은거에 이만한 곳이 없겠구나.’


하나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자 자연스럽게 다른 생각도

들었다.


‘저쪽 호수 옆 산에 절을 하나 지으면 딱! 이겠구나.


소림사 초기에는 나름 직접 건물도 짓고 했던 그에게

어떻게 구도를 정하고 절은 어떤 크기로 하며 재료는

무엇으로 할지 빠삭했다.


그렇게 이곳에서 사는 것을 당연시하며, 생각을 정리할 때

대한이 물었다.


”어떻소? 이곳에 사는 것도 괜찮지 않겠소?


이미 머리에서 절을 다 짓고 밭을 일구던 달마대사는

양손을 합장하며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답했다.


”나무 관세음보살“


그의 눈에는 대한이 관세음보살이나 마찬가지라는 깊은

뜻이 담긴 말이었고 대한도 너무 감사합니다. 보살님으로

알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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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가상현실 개선. 22.10.29 97 2 12쪽
42 도적 토벌. 22.10.29 100 3 13쪽
41 도적 토벌. 22.10.27 101 3 12쪽
40 가상현실. +2 22.10.24 117 4 11쪽
39 가상현실. +2 22.10.17 128 4 11쪽
38 가상현실. 22.10.16 130 3 12쪽
37 진정한 위험. +2 22.10.14 135 3 11쪽
36 진정한 위험. +2 22.10.12 145 2 12쪽
35 우화등선. +2 22.10.09 158 2 12쪽
34 우화등선. +1 22.10.08 161 2 11쪽
33 역천의 음모. +2 22.10.08 163 3 11쪽
32 역천의 음모. +2 22.10.07 158 3 12쪽
31 역천의 음모. +2 22.10.04 173 3 12쪽
30 달마대사. +7 22.10.03 185 4 12쪽
» 달마대사. 22.09.30 186 3 11쪽
28 달마대사. 22.09.29 186 4 11쪽
27 정보상점. 22.09.28 201 4 12쪽
26 정보상점. 22.09.28 194 4 12쪽
25 정보상점. 22.09.27 199 4 12쪽
24 정보상점. 22.09.26 203 4 12쪽
23 정보상점. 22.09.26 214 4 13쪽
22 복잡한 문제. 22.09.25 214 4 11쪽
21 복잡한 문제. 22.09.24 215 4 12쪽
20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2쪽
19 복잡한 문제. 22.09.23 218 4 11쪽
18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2 236 4 11쪽
17 공룡이 멸종한 이유. 22.09.21 25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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