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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검 님의 서재입니다.

아스톨리아의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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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1.04.26 23:55
최근연재일 :
2023.05.1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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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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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글자수 :
444,514

작성
22.04.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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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아스톨리아의 불꽃 2부 22장

DUMMY

병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기사들도 무기를 점검하면서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유리스도 정신을 집중하며 사용할 마법을 머리 속으로 숙지하고 있었다.


“유리스. 레이디가 슬슬 출전할 준비를 마치라고 전달해 달래.”


“나는 다 끝났어. 리아는?”


리아는 등에 맨 커다란 철제방패를 보여줬다. 아무런 장식도 없는 오각형의 방패였다. 방패는 리아의 등을 모두 가릴 정도로 컸다.


“나도 다 끝났어.”


“그런데 그 방패 들 수 있어?”


“당연하지. 예전에 사냥을 나갈 때도 이것보다 더 무거운 것도 들었으니까.”


리아는 웃으며 말했다. 무겁긴 했지만 못 다룰 정도는 아니었다. 유리스와 리아는 집합 장소로 이동했다.


모든 인원이 광산으로 가는 건 아니다. 일부는 광산 입구에 남아 진지를 지키는 역할을 해야 했다. 마물 습격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수라야는 이 부분은 특히 신경 썼다. 그래서 진지 구축도 계획적으로 만들었고 방책까지 만들라고 지시를 내렸다. 만약 토벌이 실패했는데 입구마저 마물들이 막아선다면 정말 많이 죽게 될테니 말이다.


수라야는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이전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리고 거의 살아남지 못 했다. 수라야를 대놓고 비난한 사람은 없었다. 수라야가 얼마나 브리스톨을 위해 애써는지 알고 있으니까.


브리스톨의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다. 수라야도 슬펐다. 그리고 용서할 수 없었다. 자기 자신을 말이다. 자신의 오판으로 일을 그르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걱정이었다. 이번 토벌도 오판이 아니었을까.


계획은 철저하게 세웠다. 그럼에도 수라야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불안감의 원인은 알고 있었다. 아직 확인이 되지 않은 어떤 일 때문이었다.


수라야는 유리스에게 그 일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아니, 토벌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계속 고민했다. 그 일을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출전해야 하는 오늘까지도 고민을 했다. 왜냐하면 그건 너무도 큰일이기 때문이다. 마치 토벌대를 사기를 와해시킬 수 있는 폭탄처럼 말이다.


고민을 했지만 수라야는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그 일에 대해서 함구하기로. 아직 그 일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증거도 없었다. 그저 수라야의 추측만 있을 뿐이었다. 그러니 괜히 말해서 사기를 떨어뜨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 토벌대에겐 무엇보다 희망이 필요할 때이다. 그러니 괜히 말을 꺼내서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전염시킬 필요는 없었다.



토벌대가 드디어 광신에 진입했다. 광산 입구를 지킨 병력과 인원을 제외하니 광산에 들어가는 인원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물론 토벌대 대부분이 전투 병력이긴 했지만 말이다.


토벌대는 크게 선두와 후미 그룹으로 나뉘어졌다. 선두 그룹에는 수라야와 유리스가 있었다. 왜냐하면, 광산, 정확히는 알제테 도시까지 외길이기 때문이다. 입구에서 마물들이 공격하지 않으면 후미 그룹이 공격을 받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광산 입구가 큰만큼 내부도 크고 넓었다. 그 말은 운이 없으면 마물들에게 포위 당해, 사방팔방에서 공격 당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오히려 광산 내부가 좁고 작은 게 토벌대에게 더 유리한 형태였다.


하지만 유리한 점도 하나 있었다. 불꽃 계열 마법은 특성상 폭발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폭발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넓을수록 좋다. 즉, 유리스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광산 내부는 의외로 어둡지 않았다. 동굴 천장과 벽에 보석처럼 박혀있는 수정들이 있었다. 그 수정에서 은은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낮처럼 환한 건 아니지만 윤곽정도는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밝았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어둠이 눈에 익자 어두운 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유리스군.”


“네. 레이디.”


“출발하기 전에도 말했지만 광산 내부는 튼튼해요. 웬만한 마법에도 끄떡이 없을 거에요. 저는 유리스군이 얼마나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는지 잘 몰라요. 다리 위에서 보여줬던 마법이 최고라면 아마 광산에서도 큰 문제는 없을 거에요. 조심을 해야겠지만요. 그런데 그 이상의 마법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레이디. 최대한 광산에 피해가 가지 않은 마법으로 사용하도록 할 게요.”


“고마워요.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은데 무리한 부탁···”


“마물이다!”


“전원 전투 태세!”


시끄러운 소리에 대화가 중단되었다. 하지만 그걸 비난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유리스군!”


“네!”


불꽃이 마물들을 강타했다.



광산 입구에 대기하던 병사들은 긴장했다. 들어간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벌써 전투소리가 들리니 말이다.


“집중!”


누군가 소리쳤다. 바이르 단장이었다. 토벌대가 광산에 들어갈 때 광산 입구에 남은 병사들과 인원을 지휘하기 위해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는 지혜와 경험이 풍부했다. 이럴 때 괜히 저 소리에 집중했다간 기습 공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수라야가 지휘를 맡기면서 신신당부를 했다. 진지를 방어할 때 마물들을 결코 얕보지 말라고. 사람이 적인 것처럼 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게 무슨 말을 의미하는지는 바이르는 정확히 이해하진 못했다. 하지만 수라야가 한 말이니 분명 중요한 의미가 있으리라.


토벌대가 전멸하지 않은 이상 후미에서 적의 공격해올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토벌대에는 수라야와 유리스가 있다. 솔직히 전멸할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 토벌대가 전멸한다면, 진지에 있는 병력들의 생사도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바이르는 이곳에서 마물의 습격을 대비해야 했다.


너무 조용했다. 광산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다르게 입구는 너무도 조용했다. 바이르는 직감했다. 이곳도 조만간 시끄러워지리라는 것을.



불꽃이 마물들을 강타했다. 마물이었던 조각들이 흩뿌려졌다. 하지만 그 빈자리에 바로 새로운 마물이 채워졌다.


마물이 많았다. 너무 많았다. 죽여도 죽여도 끝없이 몰려들고 있었다. 유리스와 수라야가 애쓰고 있지만 마물이 토벌대에 달려드는 건 시간 문제처럼 보여졌다.


“유리스군. 혹시 마나가 많이 남아있나요?”


“네! 충분히 있어요!”


전투소리에 유리스는 소리쳐서 말했다.


“그럼 이전에 사용했던 블레이즈월을 발동시켜 주세요!”


“블레이즈월을요? 이곳에서요?”


“네! 제가 아까 마법으로 확인해 봤는데 블레이즈월 정도는 버틸 수 있겠더라구요!”


“알겠습니다. 그럼 레이디!”


유리스가 주문을 외울 때까지 수라야가 엄호를 했다. 폭발이 사라지자 마물들이 기회라 여기고 전력을 다해 달려들었다. 조그만 더 달려들면 날카로운 이빨로 살점을 발라낼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유리스의 주문 발동이 더 빨랐기 때문이다.


“콰광! 콰광! 쿠우웅!”


곧 폭발음과 함께 마물들이 쓸려 나갔다. 대부분 마물들이 이 폭발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살아남은 마물들은 눈치는 있었다. 도망칠 수 있을 때 도망치는 눈치를 말이다.


자욱한 연기와 후폭풍이 여운처럼 남겨졌다. 더 이상 마물들의 공격은 없었다.


“휴, 한시름 놓았네요. 유리스 덕분이에요.”


“헥헥. 아니에요. 레이디가 쓰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계속 화염구나 던졌을 거에요.”


“그보다, 저 마법 제법 크게 발동했는데 마나는 괜찮아요?”


“충분해요.”


유리스는 지팡이를 들어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눈에 띄게 큰 붉은 마석이 달린 지팡이었다. 마석이 워낙 커서인지 마나는 충분해 보였다. 수라야는 순간 저 마석이 너무나도 탐이 났다.


하지만 수라야에겐 그다지 쓸모가 없었다. 붉은 마석에서 얼음 마법을 사용하려면 훨씬 까다로운 방법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안 쓰는 게 더 현명할 정도로 까다롭다. 왜 자신에게는 저렇게 큰 마석이 없는지 정말로 아쉬웠다.


강력한 공격으로 마물들의 공격이 멈췄다. 아마 당분간 다시 공격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병사들의 동요가 컸다.


이제 막 들어섰다. 그런데 마치 광산 한가운데서 싸우는 것처럼 싸우고 있다. 마물들이 공격할 건 알았지만 이렇게 심할거라곤 생각을 못 했기 때문이다.


“당분간 마물들의 공격이 없을 것 같으니 휴식을 취하죠.”


토벌대는 숨돌릴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유리스도 생각보다 빨리 지쳤다. 그래서 휴식시간이 생기자마자 자리에 주저 앉았다.


“유리스, 괜찮아?”


“응. 그냥··· 좀 지쳤을 뿐이야.”


“아, 어두워서 몰랐는데 땀이 장난 아니네. 유리스, 물이라도 좀 마셔.”


리아는 물병을 유리스에게 넘겼다.


“고마워.”


유리스가 물을 마시고 나자 손수건으로 유리스의 땀을 닦아줬다.


“괜찮아. 리아.”


“괜찮긴. 지금 이렇게 추운데 그렇게 땀을 흘리면 나중에 감기 걸려. 너는 쉬고 있어. 내가 땀은 닦아 줄 테니까.”


리아는 유리스가 흘린 땀을 정성스럽게 닦아주었다. 얼굴을 부드럽게 쓸고지나가는 천의 촉감이 좋았다. 마음이 안정이 되는 것을 느꼈다. 리아가 땀을 계속 땀을 닦아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지만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짧은 휴식이 끝나자 토벌대는 다시 광산 안으로 행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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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아스톨리아의 불꽃 2부 2장 21.12.03 185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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