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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검 님의 서재입니다.

아스톨리아의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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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1.04.26 23:55
최근연재일 :
2023.05.19 20:47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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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4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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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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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스톨리아의 불꽃 2부 15장

DUMMY

수라야는 이날 마지막 업무를 처리했다. 이제 대부분 업무들이 처리가 되었다. 설사 그녀가 자리에 없다 하더라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준비를 끝냈다.


예전에 마무리 했어야 했던 일, 남편의 바램이자 자신의 바램. 드디어 그 일을 하기로 결심을 했다. 다만, 혼자서는 힘들다. 아니, 불가능에 가깝다. 그녀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다.


남편이 계획한 일이다. 그리고 수라야가 그 일을 이어받았다. 이어받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남편이 세상을 떠났기에 어쩔 수 없이 그녀가 이 일을 주도하게 되었다.


레고스 산맥 북부. 이곳에 큰 광산이 있다. 광산이 너무 커서 지도가 없이 들어갔다간 영원히 헤매다 죽는다는 전설이 내려올 정도로 크고 깊은 광산이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이 광산은 원래 드워프들의 땅이었으니까.


지하자원이 풍부한 레고스 산맥에는 자연스럽게 드워프들이 모여 살았다. 그리고 그곳에 광산을 만들었다. 많은 드워들이 모여들면서 광산 내부에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집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광산에 도시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 도시의 이름은 광산의 이름을 따서 알제테라고 불렸다. 알제테는 순도 높은 광석과 광물을 채취하며 번영을 누렸다. 그리고 그 영광은 제법 오래갔다. 하지만 드워프라는 종족 자체가 몰락하면서 알제테의 영광도 점점 빛을 바래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워프들이 멸망했다. 도시보다 종족이 더 빨리 멸망했다. 멸망의 이유는 여러 가설이 있다. 욕심이 많아서 서로를 죽였다, 탐욕스러워 일만하다가 자손을 남기지 못 했다. 드워프만 걸린 풍토병으로 몰락했다 등으로 많은 학자들이 멸망을 설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이 모습을 감춘 정확한 시기는 확실히 알 수 있다. 16년 전이다. 마물들이 전세계를 침략했던 시기. 수가 적은 엘프와 드워프의 문명은 멸망했다. 소수의 엘프들은 살아남았다. 불행히도 드워프는 그렇지 못 했다.


드워프들이 사라지고 도시는 몰락했다. 광산은 버려졌다. 그리고 그 광산에는 마물들이 또아리를 틀기 시작했다. 원래 마물들은 레고스 산맥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하지만 백작과 수라야가 마물들을 토벌하면서 광산으로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어둡고 좁은 광산. 미로 같은 길들. 아무리 수라야라 한들 그런 곳에서 마물에게 포위를 당하면 살아남을 수 없으리라.


그래서 광산의 토벌은 정말 신중하게 계획하고 준비를 했다.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게도 백작이 병으로 먼저 떠나버렸다. 하지만 수라야는 포기하지 않았다.


수라야는 남편의 유지를 이어 받아 광산 토벌에 도전했다. 하지만 실패했다. 두 번의 공략이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이자 마지막 공략에서 수라야는 죽을 뻔 했다. 살아남은 자들도 극소수였다. 광산 토벌을 얕본 건 아니다. 그럼에도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너무나도 큰 피해를 받았다. 수라야 자신 뿐 아니라 정예병들까지 잃었다. 다시 복구하는데 6년의 세월이 걸렸다. 자연스럽게 광산 토벌은 백지화가 되었다. 브리스톨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계획을 포기했다. 단 한 명만 빼고.


수라야였다. 그녀는 결코 그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 단지 미루는 것일 뿐. 남편의 바램인 것도 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백작이 아무 이유도 없이 그곳을 공략하는 게 아니다.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반드시 광산을 토벌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마물이다. 광산에 모여든 마물들은 브리스톨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점점 공격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더 강하고 더 집요하게 말이다.


그렇기에 광산에 있는 마물들을 나눴다간 나중에 손 쓸 도리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 수라야는 아직 그런 최악의 상황은 아니기만 빌었다.


다른 이유는 바로 광산이다. 그곳에는 아직도 순도 높은 광물과 광석이 넘쳐나는 곳이다. 그곳을 차지한다면 브리스톨에 다시금 번영을 가져 올 수 있으리라.


비록 두 번의 광산 공략은 실패했지만 배운 게 있었다. 백작의 생각했던 대로 최소한 2명 이상의 마법사가 필요하다. 그것도 제법 실력이 좋은 마법사가 말이다.


백작이 있었으면 큰 문제는 안 됐다. 그의 실력은 수라야를 능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없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마법사들을 육성하기로 했다. 다만, 이건 너무 시간이 걸렸다. 광산 토벌은 어쩌면 시간과의 싸움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하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나마 좋은 소식은 최근 아스톨리아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 실날 같은 교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래서 수라야는 아스톨리아에서 마법사를 지원받으려고 했다. 안타깝게도 아스톨리아는 광산 토벌에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그걸 위해 소중한 마법사를 내줄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그녀에게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유리스다. 뛰어난 마법사가 브리스톨에 방문한 것이다. 어쩌면 광산을 토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수라야는 이 기회를 잡을 것이다. 반드시 잡을 것이다. 그리고 이 기회에 목숨을 걸 것이다.



혹한이 지나갔다. 봄이 오려면 멀었지만 사람들을 얼어죽이는 추위는 한꺼풀 꺾였다. 날씨가 풀리자 실내에만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그 중에 유리스와 리아도 있었다.


한동안 성안에만 있으니 리아는 좀이 쑤셨다. 활동적인 그녀는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성은 넓다. 하지만 아무리 넓다하더라도 실내는 실내다.


리아는 나가기 싫어하는 유리스를 설득해서 밖으로 나갔다. 협박이 아니라 설득을 했다. 리아는 그렇게 생각했다. 유리스의 생각은 관심이 없다.


아직 유리스에게 밖은 여전히 추웠다. 그래서 유리스는 거의 중무장하다시피 옷을 껴입었다. 반면 리아는 가볍게 겉옷만 걸쳤을 뿐이다.


성 밖으로 나가자 한낮의 햇살이 둘을 비췄다. 바람도 불지 않아서 제법 온화한 겨울 날씨였다. 돌아다니기에 최고의 날씨였다.


“후우~ 공기 참 상쾌하다~ 안 그래, 유리스?”


“음··· 차가운데?”


“그게 상쾌한 거야!”


차가운 게 왜 상쾌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유리스가 잘 모르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유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럴 땐 그저 고개만 끄덕이면 된다는 걸 유리스는 경험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리아는 그런 표현을 매우 만족스러워 했다.


둘은 시장으로 향했다. 처음 브리스톨에 왔을 때 부셔진 집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지금도 여전했다. 그래도 느렸지만 하나씩 집들이 수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몇 년 후면 브리스톨에 있는 모든 집들이 원래 모습을 찾을 수 있으리라.


도시는 모든 것이 마을과 달랐다. 다 신기했지만 그 중에서 시장이 제일 신기했다. 행상인이 올 때만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매일매일 원하는 걸 살 수 있는 있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도시는 정말 놀라운 곳이었다.


“유리스! 이거 봐봐! 이거 실크래! 나는 실크로 된 옷 처음 봤어!”


“리아! 이것 봐봐! 마법서야. 그것도 잉그리드만 마법 응용편 6쇄본이야!”


안타깝게도 둘의 관심사는 달랐다. 하지만 그게 상관이 없었다. 정말 재미있고 신기하고 새로운 것 투성이었다. 시장이 이렇게 즐거울 줄 몰랐다. 둘은 원 없이 구경을 했다.


하지만 미처 돈을 가지고 나오지 못 해 물건을 사지는 못 했다. 그래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지금 못 사도 내일이나 모레, 혹은 다음 주에 다시 사러 오면 된다고 생각을 했다.


“이야~ 이거 유리스님 아닙니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마고로였다.


“아! 아저씨!”


리아가 반갑게 화답했다.


“데이트 중인가요?”


“어머! 아저씨도 참!”


리아의 억센 손이 마고로의 등을 스쳤다. 두 번 농담했다가는 등짝이 무사하지 못 하리라.


“오랜만이에요. 마고로씨. 계속 이곳에 계신 건가요?”


“물론입니다. 유리스님. 보통 행상인들은 겨울 동안 이곳 브리스톨에 머무니까요. 봄이 되면 다시 행상인으로 돌아갈 겁니다.”


유리스는 수라야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겨울에 돌아다니는 건 자살 행위라는 것을.


“그런데 유리스님. 지금 이렇게 여유롭게 계셔도 되나요?”


“네? 무슨 말이죠?”


“상인들끼리 얘기를 주고 받는데 조만간 알제테 광산 토벌이 있을 거라고 하더라구요.”


“토벌이면 마물 토벌이요?”


“당연하죠.”


“그럼 레이디가 직접 참여하는 토벌인가요?”


“레이디요?”


“네. 예전에도 그런 토벌에 참여했다고 들어서요.”


“어··· 저희는 유리스님이 참여한다고 들었는데요?”


“네?”


“네!?”


“······”


“······”


“잠깐! 아저씨! 그거 무슨 말이에요. 유리스가 토벌에 참여하다니! 자세히 말해봐요!”


“우왓! 리아! 손은 좀 놓고···”


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마고로의 멱살을 쥐고 있었다.


“죄송해요. 너무 흥분해서···”


“아니야. 괜찮단다. 암튼 나도 들은 얘기라서. 내가 아는 사람이 광산 토벌 얘기를 하더라구. 예전에 토벌하려다가 실패했던 곳인데 최근에 뛰어난 마법사가 브리스톨에 있어서 다시 알제테 광산 토벌 작전을 실행한다고 하더라구. 그래서 그 뛰어난 마법사가 유리스님이 아닌가 싶어서 말야."


“아니! 그걸 왜 우리 유리스가 하는 건데요?”


“그야, 뛰어난 마법사니까.”


“그건 그렇지만 저희 전혀 들은 얘기가 없는데요?”


“레이디에게 아무 얘기도 안 들었어?”


“브리스톨에 머물면 작위와 혜택을 주겠다는 조건만 들었어요.”


“오! 그럼 이제 유리스님은 이제 브리스톨의 귀족이 되는 건가?”


“승낙하면 그렇죠. 그런데 유리스가 아스톨리아에 반드시 가야한다고 해서요. 우선은 거절을 했어요.”


“아, 그렇군. 아스톨리아에 간다고 했었지.”


“그런데 토벌 얘기는 전혀 들은 게 없어요.”


“음, 그런가?”


마고로는 직감했다. 지금은 말을 아껴야 할 때라는 걸. 유리스는 지금 브리스톨의 지배자인 수라야의 가호 아래있다. 괜히 입을 잘못 놀려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사실 마고로는 광산 토벌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토벌 얘기는 그냥 떠도는 얘기를 주워 들은 게 아니다. 브리스톨의 기사에게 직접 들은 얘기기 때문이다.


조만간 원정을 나갈 것이다. 준비를 해야 한다. 필요한 물건을 구해 달라는 그런 얘기를 말이다. 그리고 병사들의 훈련이 강화가 되고 무기와 보급에 대한 준비도 진행이 되고 있었다. 이런 사실만 봐도 분명 광산 토벌은 진행이 될 것이다. 그런데 왜 유리스는 모르는지 알 수 없었다.


“하하하. 리아양. 나도 들은 얘기라 자세한 건 몰라. 지금 성에서 지내는 거 같은데 정 궁금하면 레이디에게 물어보는 건 어때? 그게 확실하지 않겠어?”


마고로는 이 문제를 수라야에게 넘기기로 했다. 그리고 제발 이 문제로 자신이 성에 끌려가는 일이 없길 빌었다.


“그렇네요. 알겠어요. 아저씨. 레이디에게 직접 물어볼 게요. 유리스, 가자!”


“어?”


“가자고!”


유리스는 리아의 손에 이끌려 성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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