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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pia 님의 서재입니다.

무격(武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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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musepia
작품등록일 :
2022.05.22 14:07
최근연재일 :
2022.08.1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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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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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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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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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 24장 : 사화산 마희 2

DUMMY

대부분의 마희들이 땅에서 발을 뽑아 다시 뛰기 시작했다.

몇몇은 발목이 부러졌는데도 뛰었다.

그 모습을 보고 뒤편에 있던 타석 가문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타석 이 무슨?”

“유사 자세한 이야기는 끝나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바닥을 솟게 한 것은 놈들이 최대치로 몸을 부풀린 상태에서 싸우기 위함이었습니다. 더 이상은 키우질 못합니다.”


고개를 끄덕인 유사가 눈을 감고 자신의 삼지창을 하늘 높이 들어 올려 공중에 큰 원을 그렸다.

그의 삼지창 날에 달린 고리가 빠르게 흔들리며 맑은 소리를 냈다.

유사의 아들인 천도 자신의 삼지창을 높이 들어올려 원을 그렸고 그의 삼지창에서도 맑은 소리가 났다.

삼지창의 소리에 모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회오리가 달려드는 마희들을 지나쳤다.

지나친 모래 바람은 마희의 등 뒤에서 일행으로 몸집을 키우며 몰려왔다.


“지금이다!”


유사가 외침에 타석 모두 자신의 삼지창을 내리쳤다.

달려드는 마희들 앞에 지진이 일었고 그 뒤로 따라오던 모래바람이 마희들을 휩쓸어 그대로 갈라진 땅 틈으로 내리꽂았다.

마희들이 땅 틈으로 빠지자 태화 현이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갔다.

땅 틈에서 기어오르는 마희를 향해 태와 현이 삼지창을 휘둘렀다.

그들의 삼지창이 기어오르는 마희들의 심장을 뚫고 두 사람의 손으로 돌아왔다.

땅 틈에 겹겹이 쓰러진 마희들을 내려다보며 태가 파해부를 날렸다.

유사가 주변 모래들을 모아 그들의 위를 덮고 갈라진 땅틈을 다시 붙였다.

마희가 사라진 마을은 고요했다.

모든 일이 끝났음을 직감한 아기들이 울음을 터뜨렸을 뿐이었다.


“어찌 몸을 부풀릴 수 있는가?”

“매타의 솜씨입니다.”

“자네가 왔다 간 후 작은 아버님께 대략의 이야기는 들었네만, 몸을 부풀릴 수 있을지는 몰랐네.”

“매타의 막내 아들인 시량은 마희도 그렇다고 사람도 아닌 그 중간 어딘가입니다. 그런 아들을 인간으로 되돌리려고 매타가 여러 방도를 꾀한 모양인데 그중 몸집을 부풀리고 인식을 지닌 마희가 나타났습니다.”

“인지 능력이 있단 말인가?”

“예, 처음에는 매타 막내 아들인 시량처럼 인간과 마희도 아닌 그 중간 즈음인 줄 알았습니다만, 그는 분명 마희였습니다.”

“주인에게 맹목적인 마희를 탄생시킨 것인가? 그것도 멀쩡한 사람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는 겐가?”


유사가 머리가 아픈 듯 끙하고 소리를 내었다.

마을에 동이 트고 아침이 찾아오자 타석 가문은 마을 사람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

유사는 남은 무격들이 궁금하였다.


“무격들과는 어찌 연통하기로 했나?”

“아마 지금쯤 내려오고 있을 것입니다.”


무격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희 무리가 나타났던 사화산 방면에서 무격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일 먼저 태호가 타석 유사를 향해 예를 차렸다.

유사와 타석 가문이 일제히 인사를 건내자 나머지 무격들도 예를 차려 인사를 건냈다.



[서경 : 자비원]

타석 가문과 무격이 자비원 식당에 둘러앉았다.

유사는 무격의 지난 밤이 궁금했다.


“타석 형님이 마을로 내려가신 후 저희는 전나무 숲으로 들어섰습니다. 이상하리만치 전나무 잎 사이사이 붉은 이슬이 맺혀있었습니다.”


태호의 이야기를 들으며 유사는 과거의 일 하나를 떠올렸다.


“설마 지훤 그 이슬을 건드린 건 아니겠지?”

“예, 다행히도 저도 붉은 이슬에 대한 이야기를 어려서부터 자주 들어 조심하였습니다.”



[10년 전, 덕주]

태호 유사가 본가에서 차를 마시던 중 누군가 급하게 그를 찾는 소리에 마당으로 나갔다.

마당에는 지훤 가문의 자제 두 명이 온몸이 물에 젖은 채 떨고 있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지훤 가문의 치용, 판수라고 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유사 어른.”


두 사람은 그대로 기절했다.

유사는 급히 두 사람을 방에 눕히고 의원을 불렀다.

타석 가문의 의원이 올 때까지 두 사람은 아무리 두꺼운 이불과 군불을 때도 온몸을 덜덜 떨었다.

유사는 지훤 가문에 연통을 넣고 두 사람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지훤 가문의 치용과 판수는 덕주 인근 초원에 붉은 이슬이 맺힌 숲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사차 그곳을 찾았다.

처음에는 이슬을 채취만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슬을 모으는 과정에서 그들의 힘과 상관없이 이슬이 마구 그들의 몸으로 스며들기 시작했고 이어서 심한 오한이 들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두 사람은 혼신을 다해 인근에서 가장 가까운 곳인 타석 가문을 찾았다.


유사는 정신을 놓으려는 이들에게 쉬지 않고 질문했다.

그러는 동안 타석 가문의 의원인 명이 도착했다.

명은 이들의 맥을 짚어보고는 마희와 접촉한 것 같다고 했다.

유사는 급히 지훤 가문과 겸주 가문에 상황을 알리고 집안에 있는 겸주 가문의 부적 중 중독을 푸는 해독부(解毒符)를 꺼냈다.

해독부를 태워 두 사람의 온몸에 뿌리고 탕약으로 지어 마시게 하며 지켜보는 동안 두 사람은 미친 사람처럼 펄떡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방바닥을 손톱으로 긁으며 방 밖으로 나서기 위해 발악했다.

타석 가문의 자제들이 그 둘을 방안에 가두고 문 밖을 지켜섰다.

그러는 동안 두 사람의 비명은 더욱 커져만 갔다.

반나절(3시간)이 지날 즈음 지훤 가문과 겸주 가문의 유사들이 찾아왔다.

지훤 유사는 가문 자제들의 모습을 보고 통탄했으며 겸주 유사는 재빨리 해독부와 함께 기도에 들어섰다.

겸주 유사가 그들을 향해 쉬지 않고 해독부를 날리며 기도하자 두 사람의 몸에서 붉은색 땀이 흘러 나왔다.

지훤 유사는 손바닥을 펼쳐 두 자제의 몸에서 맺히는 붉은 땀을 모아 자신의 단도 중앙에 있는 흰색 지훤 가문의 인장 안에 가뒀다.

더이상 붉은 땀이 흐르지 않게 되자 두 사람은 기절하듯 잠에 빠져들었다.



[서경 : 자비원]

“붉은 이슬은 무엇이었습니까?”


겸주의 질문에 유사가 답했다.


“다른 무격 집안이었다면 별 탈 없이 그곳을 지나쳤을 것일세. 지훤 가문은 물을 주관하기 때문에 물의 성질을 흡수하는 능력이 탁월하지. 이슬이었고 한달 가까이 매일 맺혔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훤 자제들도 큰 의심 없이 이슬을 채취한 것일세. 하지만, 누군가 마희를 죽여 나무가 마희를 피를 흡수해 자라도록 덫을 놓은 것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지.”

“해독부가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조금만 늦었다면 두 분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겸주가 걱정스레 말하자 유사도 그렇다고 답했다.

지훤은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시에 대다수의 무격 가문이 그 일의 주동자는 마희일 리 없다 하셨죠. 인지 능력이 없기 때문에 마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구요.”

“그렇네. 그 생각은 지금도 다르지 않아. 하지만, 이번 전나무 숲은 조금 달라보이는구만.”


태호가 차 내려놓으며 유사의 말에 수긍했다.


“예, 이번 전나무 숲 붉은 이슬은 다분히 지훤을 노리고 만든 덫입니다.”


지훤의 오른쪽 눈이 미세하게 경련했다.


“그럼 무격은 어찌 그 숲을 지나치셨습니까?”


타석 태가 묻자 겸주가 답했다.


“붉은 이슬이라도 모두 같은 것은 아니겠지만, 일부러 지나칠 필요는 없을 듯하여 부동부로 털어냈습니다. 이후 전나무 숲으로 들어섰고 거기부터는 쭉 시량과 박재화를 쫓았습니다.”



[지난 밤 : 사화산]

겸주의 부적으로 붉은 이슬을 털어냈음에도 지훤은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었다.


“왜그래?”


태호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다.

지훤의 질문에 답하지 않는 것은 태호였기 때문에 처음 보는 지훤의 모습에 태호도 적잖게 걱정이 되었다.

겸주도 걱정스러운 건 마찬가지였으나 차마 말 걸기 무서울 정도로 지훤은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전나무 숲을 벗어나자 붉은 꽃밭이 어지러울 정도로 짙은 향을 풍기고 있었다.

인시(오전 3시~5시)였지만 피처럼 빨간 꽃밭은 밤의 색을 이겨내듯 또렷하게 보였다.

꽃밭을 헤치며 한시진(2시간)을 걷고 또 걸어도 아무것도 나타나질 않았다.

시량과 박재화의 흔적 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동이 틀 무렵, 무격의 앞에 거센 물살의 계곡이 나타났다.

계곡의 폭은 60칸(11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크고 넓었다.

태호는 동이 트는 하늘을 바라보고는 마을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이곳은 내일 타석 가문과 함께 채비하여 다시 살피도록 하지.”


태호와 겸주는 바로 뒤돌아 마을로 향했다.

그러나, 지훤은 계곡을 노려보고 서 있었다.

앞서 걷던 태호과 겸주가 지훤이 쫓아오지 않는 것을 알고 뒤돌아보자 그제서야 지훤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

하지만, 평소의 지훤이 아니었다.

지훤은 산을 다 내려올 때까지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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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제 41장 : 드러나는 그림자 3 22.07.31 42 1 9쪽
40 제 40장 : 드러나는 그림자 2 22.07.29 48 1 9쪽
39 제 39장 : 드러나는 그림자 22.07.17 63 1 9쪽
38 제 38장 : 급습 3 22.07.16 51 1 9쪽
37 제 37장 : 급습 2 22.07.10 57 1 9쪽
36 제 36장 : 급습 22.07.10 64 1 9쪽
35 제 35장 : 수수께끼 22.07.03 57 1 9쪽
34 제 34장 : 이상한 물 22.07.02 66 1 9쪽
33 제 33장 : 붉은 이슬 7 22.06.26 68 1 9쪽
32 제 32장 : 붉은 이슬 6 22.06.25 64 1 9쪽
31 제 31장 : 붉은 이슬 5 22.06.20 67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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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제 29장 : 붉은 이슬 3 22.06.19 69 1 9쪽
28 제 28장 : 붉은 이슬 2 22.06.18 75 1 9쪽
27 제 27장 : 붉은 이슬 22.06.16 69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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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제 25장 : 수전(水戰) 22.06.14 92 1 9쪽
» 제 24장 : 사화산 마희 2 22.06.13 93 1 9쪽
23 제 23장 : 사화산 마희 22.06.12 79 1 9쪽
22 제 22장 : 산전(山戰) 22.06.12 89 1 9쪽
21 제 21장 : 그날의 비밀 2 22.06.10 86 1 9쪽
20 제 20장 : 그날의 비밀 22.06.09 80 1 9쪽
19 제 19장 : 의심 22.06.08 97 1 9쪽
18 제 18장 : 우호(友好) 22.06.07 11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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