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musepia 님의 서재입니다.

무격(武覡)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musepia
작품등록일 :
2022.05.22 14:07
최근연재일 :
2022.08.14 13:34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6,325
추천수 :
116
글자수 :
180,418

작성
22.06.12 21:15
조회
78
추천
1
글자
9쪽

제 23장 : 사화산 마희

DUMMY

타석이 삼지창을 들어올리자 세 마희는 그대로 타석에게 끌려 올라갔다.

놈들은 몸을 최대한 부풀렸지만 고리가 끊어지질 않자 두 발을 바둥거렸다.

그러나, 소용 없는 몸짓이었다.


“크아아아아아.”


마희들이 악에 받친 듯 소리를 질렀다.

다시한번 목에 차인 고리에서 붉은빛이 돌자 더이상 몸을 부풀리지 못하고 그대로 사지가 터져 나갔다.


- 뻐꾹뻐꾹


순식간에 조용해진 산 속에서는 뻐꾸기 소리만이 남았다.


“시량이 제 아비의 일을 할 줄 아나 봅니다.”


태호가 타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몸을 부풀리는 마희는 박재화 이전에는 본 적 없습니다.”


겸주도 마지막 마희에게 파해부를 붙여 소멸 시키며 말했다.


“이토록 많은 이들을 희생시키다니!”


타석이 삼지창을 꽉 쥐며 분노했다.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단시간에 너무도 많은 희생이었고 한층 더 강해져 있었다.


“잠자는 놈들을 급습했기 때문에 놈들의 능력을 모두 살피진 못했어. 어떤 공격력을 갖게 되었는지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인지, 박재화와는 어떤 교류를 하고 있는 것인지 염두해야해.”


문을 향해 걸어가는 태호에게 지훤이 말했다.

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검으로 나무 대문을 내리치자 사선으로 문이 쪼개졌다.


문 안에는 붉은 꽃밭과 함께 급하게 떠난 듯 서책 몇 권이 어지러이 흩어져있었다.

서책은 시량이 직접 쓴 것인지 쓰이다 말은 책들이었다.

타석이 가장 먼저 이불과 다탑에 손을 대어보았다.


“조금 전까지 있었네.”


지훤이 뒷문을 발견하고 문을 열었다.

문 밖은 전나무 숲이 펼쳐졌다.

밖은 이미 밤이 내려와 어두웠다.

타석은 칠흑 같은 숲을 바라보며 태호에게 말했다.


“태호, 놈들이 전나무 숲으로 갔을 수도 있고 숨겨 둔 마희들이 또 있을 수도 있네.”

“예,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형님 본가가 이 근처시지요?”

“그래, 본가에 도움을 구할 것일세. 마을은 우리가 맡지.”

“감사합니다.”


타석이 삼지창으로 땅을 가르고 그 속에 왼쪽 어깨에 달린 가패와 겸주 가문에서 만든 호부(呼符)를 묻었다.

가패가 묻힌 땅을 다시 한번 삼지창으로 내리치자 타석 가문의 검은색 연기가 은빛 가루와 함께 일직선으로 하늘 높이 피어올랐다.


“그럼 마을은 형님께 맡기겠습니다.”


무격들은 전나무 숲으로 향했다.



[서경 : 시량 숙부의 집]


시량의 숙부는 홀로 나타난 타석을 보며 입술을 바들바들 떨었다.


“타석님, 저희 시량이는요?”

“마을 사람들을 한데 모으십시오.”

“무격님들도 막을 수 없단 말입니까?”


남자가 자리에 주저앉아 기둥을 붙잡고 온몸을 덜덜 떨었다.


“누가 그래?”


천둥처럼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남자가 다시 한번 기암했다.

10척(183m)이 훨씬 넘는 장수 네명이 남자의 집 마당으로 드러섰다.

검은색 도포에 모두 타석 가문의 가패를 달고 있었다.


“태!”


타석이 가장 먼저 들어서며 목소리를 낸 태를 반갑게 맞이했다.

“형님!”


태는 타석의 막냇동생이지만 키는 형님인 타석과 비슷했다.

그 뒤로 세 명의 타석 가문이 미소를 지었다.

타석은 가장 연장자로 보이는 남자에게 예를 다해 인사를 건냈다.

남자도 맞인사를 하였다.


“유사께서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타석 가문의 유사인 휘였다.

휘는 타석의 스무 살 위인 사촌 형으로 타석이 아명인 결로 불릴 당시에도 이미, 가문의 유사로 가문의 업을 다하고 있었다.

유사 옆으로는 유사의 동생인 천과 타석 가문 문장의 아들인 현이 함께 했다.


“타석 무슨 일인가?”


유사의 질문에 타석은 설명보다 마을 사람들을 먼저 한데 모으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의 말에 동생인 태가 걱정 말라며 문밖으로 나섰다.

유사에게 그간의 이야기를 전하는 동안 태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마을 사람들을 모아 시량 숙부의 집 앞에 데려다 놓았다.


“모으긴 했는데 이 사람들이 모두 숨어 있을만한 공간은 이 마을에는 없는 것 같아.”


태의 말에 타석을 집 앞 소나무를 바라보았다.

소나무는 중앙을 기준으로 둥그렇게 테를 두르며 자랐다.

유사도 타석과 동시에 같은 곳을 바라보았다.


“저 곳이라면 괜찮을 듯 싶네.”


눈치 빠른 태가 사람들에게 소나무 숲 중앙 빈공간으로 모이라고 했다.

서른명 남짓인 마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기 안성맞춤이었다.

시량의 숙부도 사람들과 섞여 앉으며 불안해했다.

옆집 여자는 풀이 죽은 채 덜덜 떨고만 있었다.

타석이 다정한 말투로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이제부터 제가 나눠드리는 파해부를 한 사람 당 한 장씩 가슴에 품으십시오. 두세장을 붙인다고 그 효과가 더한 것은 아닙니다.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게다가 저희 타석 가문이 여러분을 지킬 것이니 놀라서 혹은 무섭다고 이 소나무 밖으로 나오시면 절대 안됩니다. 나오는 순간 보호막이 풀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타석의 말에 놀란 개똥 어멈이 울면서 물었다.


“타석님, 왜 저희가 이 곳에 있어야 하나요? 마희들이 나타난 것입니까?”


우는 여자들과 아이들을 보며 타석은 한층 더 부드러운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무격이 산 속 마희는 모두 소멸 시켰습니다. 다만, 다른 무격들이 혹시나 있을지 모를 산 속 마희를 찾고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혹시나 마을에 위협이 생기지 않을까 하여 제가 노파심에 저희 타석 가문을 불러모았습니다. 보호해드리려고 온 것이지 무서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타석의 말에 마을 사람들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태가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다.


“둥근 원으로 모여주십시오. 가장 안쪽에 아이와 여자 그 바깥 원에 남자들이 앉아주십시오. 파해부가 있으니 절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태와 현이 마을 사람들에게 파해부를 나눠주고 천과 유사가 소나무 하나하나에 부동부를 붙여 보호막을 만들었다.

타석은 사화산 방향을 바라보았다.

타석의 곁으로 유사가 다가왔다.


“타석, 정말 오랜만이네. 지난 번에 작은 아버님을 뵈러 본가에 들렀다고 들었네.”

“예, 어린 시절 매타를 만났던 기억이 있어 아버님께 여쭈러 본가에 들렀었습니다. 유사께서 출타 중이라 뵙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렇게 와주시니 기쁩니다.”

“나도 타석이 왔다 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아쉬워했네만 오늘 자네의 신호를 보고 기쁜 마음 걱정 된 마음으로 달려왔네.”

“감사합니다. 유사께서 와주셔서 마음이 든든합니다.”

“타석은 어릴 적부터 힘이 장사였지.”


유사가 고리가 벌어진 타석의 삼지창을 만지며 말했다.


“아, 아까 놈들과 싸우다 사용하였는데 돌아가면 수리하여야 하겠습니다.”

“타석의 삼지창에 흠이 났다는 건, 놈들의 힘도 만만치 않다는 뜻인가?”

“예, 놈들을 기습했기 때문에 진짜 능력이 어느정도 인지는 아직 저희도 알수가 없습니다.”


타석의 말에 조용히 사화산 방면을 응시하는 유사였다.

자정이 가까워 오자 마을 사람들은 한기를 느끼고 추워했다.

각자 집에서 가져온 이불을 뒤집어 쓰고 옹기종기 모여앉았지만, 아이들은 추위에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의 울음 소리에 아낙들이 어떻게든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이를 꽉 끌어 안았다.

유사와 타석이 삼지창을 고쳐 잡았다.

사람들 곁에 있던 태와 현, 천이 소나무 테두리의 좌측과 우측 후미로 위치를 바꾸며 빈틈이 생기기 않도록 했다.

멀리 말발굽 소리처럼 땅을 흔드는 소리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끼아아아악”


불안감을 이기지 못한 아낙들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앉아있는 그들의 땅이 울릴 정도로 소리를 크고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타석과 유사가 동시에 튀어 나갔다.

뒤쪽에 위치했던 태, 현, 천이 그들이 있던 앞자리를 막아섰다.

앞으로 나서자 타석과 유사를 향해 달려오는 한 무리의 마희가 또렷하게 보였다.

몸을 한층 부풀려 타석 가문의 체구와 비슷한 마희들이 얼핏 보아도 스물 정도가 달려오고 있었다.

다만, 그간 그들이 보아온 마희와는 달리 놈들의 눈은 빨갛고 두 다리는 종마보다도 탄탄해 보였다.

타석과 유사가 어느정도 거리에 마희들이 들어서자 동시에 멈춰 서서 각자의 삼지창을 땅바닥으로 강하게 내리쳤다.

두 사람의 내는 삼지창 소리는 천둥소리처럼 크고 우렁찼다.

삼지창이 내리꽂힌 곳부터 마희들이 달려오는 곳까지 직선으로 빠르게 땅이 갈라졌다.

마희가 달려오는 앞에서는 가로로 땅이 갈라지며 마희의 발을 붙잡았다.


“유사, 놈들이 몸을 더 부풀릴 것입니다!”


타석의 말에 유사가 놀란 눈으로 타석을 바라보았다.

타석은 놈들에게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타석의 말대로 땅에 발목이 묶인 놈들이 몸을 한 층 더 크게 부풀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격(武覡)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4 제 44장 : 기필천의 밤 22.08.14 127 1 8쪽
43 제 43장 : 세자 22.08.07 49 1 9쪽
42 제 42장 : 비극 22.08.05 47 1 9쪽
41 제 41장 : 드러나는 그림자 3 22.07.31 42 1 9쪽
40 제 40장 : 드러나는 그림자 2 22.07.29 47 1 9쪽
39 제 39장 : 드러나는 그림자 22.07.17 63 1 9쪽
38 제 38장 : 급습 3 22.07.16 51 1 9쪽
37 제 37장 : 급습 2 22.07.10 57 1 9쪽
36 제 36장 : 급습 22.07.10 64 1 9쪽
35 제 35장 : 수수께끼 22.07.03 56 1 9쪽
34 제 34장 : 이상한 물 22.07.02 66 1 9쪽
33 제 33장 : 붉은 이슬 7 22.06.26 68 1 9쪽
32 제 32장 : 붉은 이슬 6 22.06.25 64 1 9쪽
31 제 31장 : 붉은 이슬 5 22.06.20 67 1 9쪽
30 제 30장 : 붉은 이슬 4 22.06.19 78 1 9쪽
29 제 29장 : 붉은 이슬 3 22.06.19 69 1 9쪽
28 제 28장 : 붉은 이슬 2 22.06.18 75 1 9쪽
27 제 27장 : 붉은 이슬 22.06.16 69 1 9쪽
26 제 26장 : 동공 22.06.15 86 1 9쪽
25 제 25장 : 수전(水戰) 22.06.14 92 1 9쪽
24 제 24장 : 사화산 마희 2 22.06.13 92 1 9쪽
» 제 23장 : 사화산 마희 22.06.12 79 1 9쪽
22 제 22장 : 산전(山戰) 22.06.12 88 1 9쪽
21 제 21장 : 그날의 비밀 2 22.06.10 86 1 9쪽
20 제 20장 : 그날의 비밀 22.06.09 79 1 9쪽
19 제 19장 : 의심 22.06.08 97 1 9쪽
18 제 18장 : 우호(友好) 22.06.07 111 2 10쪽
17 제 17장 : 기묘한 무녀 22.06.06 113 2 9쪽
16 제 16장 : 붉은 댕기 2 22.06.05 104 2 9쪽
15 제 15장 : 붉은 댕기 22.06.05 119 3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