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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pia 님의 서재입니다.

무격(武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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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musepia
작품등록일 :
2022.05.22 14:07
최근연재일 :
2022.08.14 13:34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6,326
추천수 :
116
글자수 :
180,418

작성
22.06.12 13:45
조회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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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제 22장 : 산전(山戰)

DUMMY

지훤이 시량의 숙부를 찾아갔을 때 그는 멍석말이로 아픈 몸을 이끌고 나갈 채비를 하던 중이었다.


“어딜 그리 급히 가십니까?”


남자는 너무 놀란나머지 사래에 걸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지훤을 바라보았다.

타석이 팔짱을 끼고 남자 앞으로 성큼 걸어들어갔다.

꺼억꺼억 거리는 남자의 등을 타석이 두세번 내리쳤다.

진정한 남자는 뒤늦게 찾아온 등의 통증에 다시한번 놀랐다.


“아, 타석 가문의 힘은 설명하지 않아도 아실테고 사래 때문이라 형님이 아주 살살 토닥여드린 정도일텐데. 설마 그것만으로 아픈건 아니실테지요?”


남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고 무슨 일이시냐 물었다.


“시량과 박재화는 어디에 있습니까?”

“그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 조카는 멸문지화를 당하여...”


타석이 남자의 어깨를 짚었기 때문에 남자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통증에 헉헉거릴 뿐이었다.


“아, 제가 또 깜빡하였습니다. 저희 타석 형님은 거짓말을 아주 싫어하십니다. 참지 못하시지요. 어서 참말을 하십시오. 고통의 더 커져서 어깨가 으스러지기 전에 말입니다.”


지훤의 말처럼 타석이 짚은 어깨의 이루 말할 수 없는 통증에 그는 숨이 막혀왔다.


“사...살려...주십시오...”

“정답이 아닙니다.”

“제발, 제발...제발...”

“그 또한 정답이 아닙니다.”

“헉...헉.....사..산에..”


그제야 타석이 어깨에서 손을 뗐다.

남자가 방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 자신의 어깨에 손을 대지도 못한채 아파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산에?”


지훤의 말에 남자는 두려운 듯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걱정마시오. 시량이나 박재화가 온다 해도 우리가 있으니 걱정할 것 없습니다.”


타석의 낮은 중저음이 방안을 무겁게 감돌았다.

남자는 그제서야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구고 말을 이었다.


“제발 부탁입니다. 우리 시량이는 죄가 없습니다. 시량이를 해하지 않는다 약조해주십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저희는 시량을 헤하겠다 찾아온 것이 아닙니다. 그 둘을 그대로 두면 흥화진의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때는 헤하지 않겠다는 약조를 지킬 수 없겠죠.”


남자는 엉엉 소리를 내며 울었다.


“시량이가 많이 아픕니다. 많이 아픕니다. 살려주십시오. 마지막 남은 조카입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사화산]



남자가 일러준 대로 그 둘이 숨어들었다는 사화산은 지역에서 가장 산세가 험한 산이었다.

무격은 빠르게 산을 올랐다.

해가 지기 전에 두 사람을 찾아야하기도 했지만, 산 입구에서 만난 보부상의 말이 계속 걸렸다.


“아니 이 시간에 산에 오르시렵니까? 급한 일이 아니라면 내일 오르십시오.”

“왜 그러시는지요?”

“요즘 사화산 별명이 사라산입니다. 오르기만 하면 사라진다고 해서요.”

“사라져요?”

“예, 오후에 사라산에 오른 보부상이나 공부를 하러 가는 양반네들은 백이명 백 다 사라지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괜찮은데 무슨 귀신에 들린건지 오후에만 되면 사람들이 사라지니 원.”


보부상의 말에 무격은 바람처럼 산속으로 향했다.


“시량 숙부의 말대로라면 시량은 위중한 상태고 그런 그를 살리려면 박재화는 무슨 짓이든 했을 것입니다. 매타가 만들어 낸 마희와 박재화가 만들어 낸 마희가 같으리란 확신도 없으니 조심하십시오.”


태호는 말을 타고 들리며 무격들에게 전했다.

무격들도 긴장을 놓치지 않고 달렸다.

산 중턱에 오르자 아직 신시(오후 3시~5시)임에도 햇볕이 거의 들지 않았다.

게다가 매우 습해 물안개가 짙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여기부터는 말을 두고 가자.”


타석이 주변을 살피고는 말의 시야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무격은 말을 물가 근처에 묶어 두었다.

겸주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명야부(明野符)를 날렸다.

무격들 앞 직선으로 물안개가 걷혔다.

지훤은 주변 안개에서 물기를 모아 활의 끝부분에 방울로 맺히도록 했다.

태호가 검을 세 번 바닥에 부딪혀 공명을 만들어냈다.

순간적으로 태호가 땅을 박차고 앞으로 뛰어나갔다.

무격 모두 전면을 향해 날 듯이 달려 나갔다.

태호의 눈 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태호는 뒤따르는 무격을 향해 멈출 것을 수신호로 전했다.


무격의 앞은 가로막혔다.

족히 1리(400m)는 되는 높이의 절벽이 나타난 것이다.

절벽의 중간에는 가로세로 0.5리(200m)는 되는 투명한 막에 씌인 사람 탑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눈은 감고 입을 벌리고 있었으며 절벽에 박혀 있는 것처럼 반듯하게 줄 지어 서있었다.


“의식은 없는 건가?”


타석이 사람벽 앞으로 가까이 다가서며 말했다.

무격들은 일렬로 서서 사람들을 살폈다.


“혼이 나간 것 같습니다만, 마희인지는 조금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겸주가 세밀히 살피며 말했다.


“잠깐, 이자들 마희화가 진행되는 중인 것 같아.”


지훤이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의 팔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말대로 남자의 팔은 푸른 핏줄이 돌고 있었다.

지훤이 투명 막에 손을 넣으려고 하자 태호가 재빨리 그의 팔목을 잡았다.


“조심해. 흥화진에서는 마희화 하는 시간이 부족해 그대로 죽고 말았지만, 지금은 마희화 중이야. 그리고 이 투명한 막이 이들에게 영양분을 주는 동시에 보호하는 것 같아. 아직 무엇인지 알수 없어. 함부로 손대지 마.”


겸주가 조심스레 조각 부적 한장을 꺼내 투명한 막에 날려보았다.

부적은 막에 닿기 무섭게 파란 빛을 내며 소멸하였다.


“물?”


타석이 빛을 보고 겸주에게 물었다.


“예, 형님 물입니다.”


물이라는 말에 지훤의 막 앞에 자신의 손바닥을 펼쳤다.


“모두 물러서세요.”


지훤이 손바닥을 펼치자 투명막을 이루던 것이 서서히 회오리를 치며 정중앙에 큰 구멍을 냈다.

구멍 안에 서 있던 이들이 고통스러워하며 꺽꺽 소리를 내고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바닥에 떨어진 이들은 온몸을 꺾으며 괴이한 소리를 냈다.

겸주가 파해부를 붙이자 그 자리에서 소멸 되었다.


그때였다.


중앙 앞줄의 마희들이 바닥으로 모두 떨어져 나가자 뒷줄이 드러났다.

뒷줄의 마희들은 공기와 접촉하자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순식간에 구멍으로 쏟아져 나왔다.


쏟아진 마희들은 빠른 속도로 무격에게 달려들었다.

겸주가 급히 부동부를 날렸다.

구멍 밖으로 나온 마희들은 움직임을 멈췄지만, 이제 막 구멍에서 빠져나오는 마희들의 움직임까지 차단하진 못했다.

지훤이 물방울이 맺힌 활을 하늘을 향해 쏘자 물방울이 유리파편처럼 날카롭게 구멍 안으로 날아들었다.

움직임을 멈춘 마희들을 향해 겸주는 파해부를 날렸고 타석은 삼지창을 휘둘렀다.


“겸주 파해부!!!”


태호가 겸주를 향해 파해부를 외쳤다.

겸주는 태호에게 파해부 한 장을 날렸고 겸주의 파해부는 태호의 검 중앙에 박힌 태호 가문 인장으로 빨려 들어갔다.

인장이 남색으로 발광하자 태호는 지훤이 만들어낸 구멍을 기준으로 좌우를 검으로 갈랐다.

검이 닿자 물이 바닥으로 쏟아지며 앞줄에 있던 마희들은 괴성을 지르며 바닥으로 쏟아졌고 뒷줄의 마희들이 빨간 눈을 부릅뜨고 무격을 향해 달려들었다.

타석이 삼지창을 땅바닥으로 내리치자 무격들이 달려나오는 길목의 땅이 갈라지며 마희들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자 마희들이 몸집을 부풀리며 땅에 박힌 발을 뽑아냈다.


지훤이 무격들의 뒤쪽으로 재빨리 달려 나갔다.

뒤쪽에 자리를 잡은 그는 바닥에 쏟아진 물을 한데 끌어모아 둥근 원으로 만들고 하늘 높이 띄워 올렸다.

둥근 원이 마희들의 중앙까지 떠오르자 활을 쏘아 올렸다.

활과 만난 둥근 원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날카로운 유리 파편 같은 비에 마희들이 우왕좌왕 하기 시작했다.

그 틈에 타석이 삼지창으로 오른쪽부터 왼쪽까지 마희들을 쓸어냈다.


“으아아아아아아”


엄청난 괴력이었다.

왼쪽 끝으로 달려간 겸주가 파해부를 공중에 둥글게 띄워 올리고 합장했다.

타석이 겸주 앞으로 놈들을 몰아오자 공중에 떠 있던 파해부가 흩어지며 마희들의 이마에서 타올랐다.


끝도 없이 쏟아지는 마희들을 향해 무격들은 쉬지 않고 움직였다.

벽에 봉쇄되어 있던 네 겹으로 된 마희 벽이 거의 다 무너져내렸을 때, 벽 뒤로 문이 하나 나타났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마희 셋이 필사적으로 그 문을 막기 시작했다.

타석이 삼지창 날에 달린 고리를 남은 마희들에게 날렸다.

고리를 각각의 마희들의 목에 채워졌다.

고리에 쓰인 흔천동지가 붉은 빛을 내자 마희들이 고통에 일그러졌다.

그 상황에서도 놈들은 문을 온몸으로 막아서자 타석이 삼지창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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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제 43장 : 세자 22.08.07 49 1 9쪽
42 제 42장 : 비극 22.08.05 47 1 9쪽
41 제 41장 : 드러나는 그림자 3 22.07.31 42 1 9쪽
40 제 40장 : 드러나는 그림자 2 22.07.29 47 1 9쪽
39 제 39장 : 드러나는 그림자 22.07.17 63 1 9쪽
38 제 38장 : 급습 3 22.07.16 51 1 9쪽
37 제 37장 : 급습 2 22.07.10 57 1 9쪽
36 제 36장 : 급습 22.07.10 64 1 9쪽
35 제 35장 : 수수께끼 22.07.03 56 1 9쪽
34 제 34장 : 이상한 물 22.07.02 66 1 9쪽
33 제 33장 : 붉은 이슬 7 22.06.26 68 1 9쪽
32 제 32장 : 붉은 이슬 6 22.06.25 64 1 9쪽
31 제 31장 : 붉은 이슬 5 22.06.20 67 1 9쪽
30 제 30장 : 붉은 이슬 4 22.06.19 78 1 9쪽
29 제 29장 : 붉은 이슬 3 22.06.19 69 1 9쪽
28 제 28장 : 붉은 이슬 2 22.06.18 75 1 9쪽
27 제 27장 : 붉은 이슬 22.06.16 69 1 9쪽
26 제 26장 : 동공 22.06.15 86 1 9쪽
25 제 25장 : 수전(水戰) 22.06.14 92 1 9쪽
24 제 24장 : 사화산 마희 2 22.06.13 92 1 9쪽
23 제 23장 : 사화산 마희 22.06.12 79 1 9쪽
» 제 22장 : 산전(山戰) 22.06.12 89 1 9쪽
21 제 21장 : 그날의 비밀 2 22.06.10 86 1 9쪽
20 제 20장 : 그날의 비밀 22.06.09 79 1 9쪽
19 제 19장 : 의심 22.06.08 97 1 9쪽
18 제 18장 : 우호(友好) 22.06.07 111 2 10쪽
17 제 17장 : 기묘한 무녀 22.06.06 113 2 9쪽
16 제 16장 : 붉은 댕기 2 22.06.05 104 2 9쪽
15 제 15장 : 붉은 댕기 22.06.05 119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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