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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탕의 책장입니다.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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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탕
작품등록일 :
2014.06.28 12:48
최근연재일 :
2015.10.05 14:5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1,204
추천수 :
63
글자수 :
141,630

작성
15.09.24 16:22
조회
206
추천
0
글자
6쪽

두 번째 이야기 (2)

DUMMY

그녀와 이안은 그곳에서 마치 유령같은 존재였다. 그들이 아무리 이상한 행동을 하더라도 아무도 그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아직 이름도 모르는 주인공님을 따라 걷는 동안, 그들은 어느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았고 어느 누구도 그들을 가로막지 않았다.


이안은 당연하다는듯이 휘적휘적 걸어갔지만 그녀는 지나친 위화감에 어색해하고 있었다. 그러는 중에도 주인공씨는 계속 걷고 있었다. 처음의 풀밭에서부터 걷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름한 집들이 즐비어 서있는 뒷골목을 지나치더니, 빠른 걸음으로 부랑자의 무리를 지나치고, 흰 속살과 고소한 냄새를 자랑하는 빵집이 있는 상가를 지나쳐 아직은 도시의 외곽에 있는 자그마한 저택에 도달했다.


그곳은 딱 봐도 허름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유해보이지도 않았다. 저택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모습이었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정원은 정갈히 관리되고 있었지만 정원수가 다양하거나 화려하진 않았고, 문에 장식된 장식은 섬세했으나 지키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그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안과 그녀도 문이 다시 닫히기 전에 재빠르게 안으로 함께 들어왔다.


“여기가 집인가봐.”


그녀가 여전히 작은 속삭임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안은 대답하지 않고 귀찮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공은 잘 다듬어진 정원의 길을 따라 곧장 걸어갔다. 그리고 그 뒤를 그녀와 이안이 쫓아갔다. 마치 어미새를 쫓는 아기새마냥 그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 것을 머릿속으로 그리자, 절로 웃음이 나와 그녀는 푸훗, 하고 웃음소리를 냈다.


그러자 빠른 속도로 다리를 움직이던 주인공씨가 인상을 찌푸린채로 고개를 휙, 그녀를 향해 돌렸다. 그녀의 웃음 소리가 들린게 분명했다. 이안은 심드렁히 걸음을 멈췄고, 그녀는 놀라 입을 틀어막으며 걸음을 멈췄다.


“이상한데.”


그는 유심히도 바라보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안과 그녀는 지금 이 이야기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단지 그는 찡그린 이마를 풀지 못한채로 저택에 발을 딛을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뒤를 역시, 이안과 그녀가 뒤따르고 있었다.


주인공씨는 당연하다는 발걸음으로 그의 방을 향했다. 작지는 않은 고택에는 생각보다 적은 수의 사람이 일하고 있는듯이, 그는 방에 도착할 때 까지 아무도 마주치지 않았다.

방에 들어선 그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검을 늘 놓는 선반에 올려두고 땀에 젖은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녀는 당황해서 고개를 돌렸다.


“이런.”


이안은 짤막하게 말했다. 그리고는 얼굴이 빨개진채로 고개를 돌린 그녀의 어깨를 다시 손 끝으로 몇번 두드렸다.


“자. 아제 괜찮아.”


그녀가 꼭 감았던 눈을 뜨자, 장소는 순식간에 바뀌어 있었다. 사람들은 식사를 하고 있는 듯, 그리 크지 않은 테이블에 세 사람이 앉아 식기를 달각이고 있었다.


“어라? 뭘 한거야 이안?”

“페이지를 조금 넘겼지.”

“그런것도 할 수 있어?”

“그래. 나는 아더로부터 이야기를 지배할 권한을 받았으니까.”


그는 그렇게 말했지만, 어딘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이안의 팔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놀라 손을 떼었지만 이안은 신경쓰지 않았다.


어색한 침묵이 둘 사이를 흐르는 동안 그들의 등 뒤에서 사람들은 식사를 계속 하고 있었다.


“아버지, 저 오늘 이상한 일이 있었어요.”


그들의 주인공이 고기를 우물거리며 말을 꺼냈다. 어머니로 보이는 중년의 여자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


“루디, 식사할 땐 조용히.”

“뭐, 그런걸 갖고.”


하지만 루디와 눈매가 꼭 닮은 중년의 남자가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자, 루디는 그것 보라는 듯이 어깨를 한번 으쓱, 했다.


“그래, 무슨일인데, 아들?”

“저기 뒷골목 지나서 있는 공터에서 검 수련을 하고 있었는데, 분명히 아무도 없었는데 여자 목소리가 들렸어요.”

“헛소리를 들었구만.”


아버지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러자 그는 얼굴이 붉어져서는 덧붙였다.


“집의 정원에서도 들었다니까요!”

“정말?”


그의 어머니가 손을 닦으며 되물었다. 둘은 아들의 말을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이제 겨우 15살인 소년의 말인 것이다. 하지만 소년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정말요. 루드비히 란슈테인, 제 이름을 걸고 정말이에요.”


그의 아버지는 그 말을 듣고는 한창 신나서 소세지를 썰고 있던 칼질을 멈추었다.


“루드비히.”


아까의 가벼운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커다란 맹수가 으르렁 대는 울음 소리 같은 목소리였다. 루드비히는 그 엄격한 목소리에 움찔 몸을 떨었다. 그의 아버지는 평소에는 굉장히 유쾌한 사람이었지만, 저런 목소리를 할 때 만은 아니었다.


“기사는 오로지 자기 이름의 명예를 위해 사는거다. 함부로 거는게 아니라.”

“네..”


그는 기가 죽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몇번 눈짓을 했다. 그 눈짓을 가까스로 이해한 아버지는 소세지를 마저 썰며 다시 가벼운 목소리로 얘기 했다.


“그래도 네가 정말 사실이라면야 뭐. 여자 목소리였다고?”

“네.”

“이쁘던?”


그 질문에 어머니가 물잔을 세게 내려놓았다. 식기를 치우기 위해 대기하던 메이드 두명이 소리죽여 킥킥댔다. 아버지는 이크, 하는 표정을 지으며 급히 말을 덧붙였다.


“대개로 검의 정령은 예쁜 여자라던데. 어쩌면 네 검에 정령이 붙어 있는지도 모르지.”

“정령이요?”

“그래. 자고로 검사들이란 제 검을 애인처럼 아끼거든. 그러니까 기왕이면 예쁜 여자가 낫지.”


이 대목에서 어머니는 다시 잔을 들었다 내려놓았다.


“다음 번에는, 모습도 보여달라고 해봐, 루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식사는 끝났다.


“축하해. 검의 정령이 됐네.”


이안이 얄밉게 속삭였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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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첫 번째 이야기 (13) +2 14.08.12 374 1 13쪽
15 첫 번째 이야기 (12) 14.08.07 511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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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첫 번째 이야기 (1) 14.06.29 41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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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첫 번째 문장 (1) 14.06.28 491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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