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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탕
작품등록일 :
2014.06.28 12:48
최근연재일 :
2015.10.05 14:53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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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9
추천수 :
63
글자수 :
141,630

작성
14.09.1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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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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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첫 번째 이야기 (18)

DUMMY

그리하여 그는 헤페르티나를 떠나 인간의 땅으로 왔다. 사막의 매서운 열풍도 그의 앞에선 숨을 죽였고, 살을 찢는 모래 폭풍도 그의 걸음을 멈추진 못했다. 그리고 수천에 가까운 시간동안 수없이 많은 인간을 해치고. 때로는 좌절하며 깊은 잠에 들고, 다시 잠에 깨어 제 운명을 비관하며 절망하며 마침내 리지의 앞에 서있다.


“그리고 그대가 처음으로 나를 증오한 인간이지.”


이사카는 담담히 말했다. 그 얼굴은 자신이 겪었던 절망과 분노를 말하는 이 답지 않게 수면처럼 잔잔했다. 그것은 영원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얻은 서글픈 표정이었다.


“인간들은 너무도 유약해서 분노해야할 것에 분노하지 않아. 오로지 슬퍼하고 두려워 할 뿐.”


말을 마무리하는 그의 모습은 어쩐지 초연하기까지 해서, 리지는 처음으로 그를 향해 그르렁대던 분노가 가라앉은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를 혼란스럽게 했다. 그녀는 오로지 이사카를 죽이기 위해, 사랑하는 이안의 복수를 위해 살아있었다. 다시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한번 고요해진 마음은 다시 사나워질 줄을 몰랐다.


그녀의 혼란을 아는지 모르는지 붉은 눈의 남자는 그녀에게 다시 말을 건넸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다. 이후는 그대도 알고 있겠지. 내가 헤페르티나를 내려온 것도 이제는 오래 전의 이야기. 내가 죽음을 갈망하게 된 것도 오래 전의 이야기다.”


“하지만 당신, 아직도….”

“그래.”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리지의 말을 잘랐다. 그는 아직도 포기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가 방황하는 모습을 보며 여전히 비웃고 있겠지. 리지는 그를 동정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치 가슴에 걸린 가시마냥 이안의 모습이, 그녀를 향해 웃어주던 마가렛이 떠올랐다. 측은함과 동시에 죄책감이 뾰족한 유리조각이 되어 그녀의 마음을 콕콕 찔러댔다.


“그 때문에 수없이 많은 인간을 해쳤다. 루쉐가 정한 틀이지만 분명 선택한 것은 나다. 그 여자가 말한 조건대로 밤의 마수를 연기하기 위해서 필요한 연출을 하고, 인간들에게 잔인한 짓을 했지. 하지만 그것을 후회하진 않겠어.”


이사카는 눈앞에 있는 리지가 아니라 아득히 멀리 있는 그의 과거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것은 그녀에게 말한 다기 보다는 스스로의 다짐, 혹은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로에 가까웠다. 리지는 창백한 얼굴을 굳히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도 다시 리지를 바라보았다.


“이제 다시 그대가 선택할 차례다. 나를 죽이던지, 죽이지 않던지. 그대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 질 테니까.”


그리고 그는 리지의 무릎 위에 놓여있는 활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그 활을 잠시 바라보았다. 활은 그의 눈앞에서 고고히 은빛을 뿌리고 있었다. 이 세상에서 그를 없앨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바로 그의 앞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작게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내가 손끝으로만 건드려도 그 활은 나를 죽일 힘을 잃지. 그것이 나의 힘, 루쉐의 파편을 부수는 힘이다. 그러니까, 오로지 그 활로 나를 죽일 수 있는 것은 그대뿐이야.”


루쉐, 라샤, 이사카, 그리고 엘리시아. 그녀의 머릿속을 뱅글뱅글 도는 것은 너무도 많았다. 이사카는 기다렸지만 리지는 대답할 수 없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단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이전만큼 이사카가 끔찍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아니 오히려 측은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녀가 무엇을 결정하기에 리지에게 주어진 것은 너무도 작은 조각들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그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 시간을 줘….”


이사카는 오른쪽 손으로 턱을 괴며 잠시 리지를 바라보았다. 시간, 그것은 그에게 잔인할 정도로 많았다. 그에게 주어진 영원 또한 그를 비웃기 위한 저주였으니까. 그는 상념을 접고 우아한 몸짓으로 의자에서 일어나 걸어갔다. 닫혀있는 문을 향해서.


“원하는 만큼.”


그리고 다시 문이 닫혔다. 리지는 몸을 일으켜 세운채로 잠시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 라샤와 루쉐. 세계에 존재하는 단 둘뿐인 자비로운 신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그녀에게 이사카의 이야기는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그녀가 아무리 불신자라고 할지라도 교단에서 지내는 동안 알게 모르게 신의 모습에 대한 형상이 얼추 잡혀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그녀 자신이 들고 있는 활이 루쉐의 성물이었기 때문에 이사카를 죽일 힘을 내려준 그녀에게는 감사하는 마음까지 지니고 있었다.


리지는 다시 몸을 침대에 눕히며 숲 가장자리 평원에서의 루쉐를 떠올렸다. 그녀는 자애로운 여신이라기보다는 버릇없는 공주에 가까웠다. 그녀에게 인간은 그들의 장난감이나 노예쯤 되지 않을까. 대주교가 그녀의 옷자락을 잡았을 때 그녀의 외침은 얼음보다도 차가웠다.


리지는 그녀가 얼려버린 수백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떠올렸다. 루쉐를 향해 무릎 꿇던 수많은 경배자들을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얼음덩이로 만들어 버렸다. 리지에게 활을 안겨다 준 호위기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활이 그녀의 손에 들려 은빛을 뿜기 시작하자 그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얼음이 되었다. 리지는 여전히 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루쉐가 빼앗은 그 모든 이들의 목숨까지도 이사카의 몫이 될게 분명했다. 그녀는 영악하기 짝이 없었다. 리지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의 운명을 헤집어놓은 이사카 또한 신들의 장난감이었다는 것을 그녀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그녀는 누워 활을 손에 쥐곤 잠시 그것을 노려보았다. 활은 제 주인의 마음을 모른 채 그저 늘 그렇듯 은빛을 뿜으며 리지의 상처를 치료하려 들었다.


차라리 몰랐더라면, 그의 이야기를 몰랐더라면 그녀는 행복하게 죽음에 빠질 수 있었을 것이다. 실수였다. 다시 눈을 떴을 때 혀를 깨물걸. 그랬다면 이사카는 그냥 그녀를 내버려 두었을 것이다. 그저 여태까지 그래왔듯 절망과 실의에 빠져 어쩐지 애처로운 아까 같은 표정을 지은채로 죽어가는 그녀를 바라보았을 것이다.


그녀는 가슴이 아리는 것을 느끼며 질끈 눈을 감았다. 대신 신들은, 그 불쌍한 남자를 보며 즐거워 할 것이다. 그렇게도 바라던 염원이 다시금 눈앞에서 부서지는 것을 보며 아름다운 미소로 그를 비웃겠지.


“안 돼. 그러지마.”


그녀는 제 가슴에게 스스로 속삭였다. 그를 불쌍히 여기지 마. 하지만 방향 잃은 감정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그녀는 생각을 멈추려 애썼다.


*


“엘리시아.”


낯익은 목소리가 그녀를 불렀다. 고개를 돌리자 그토록 애달프게 찾던 이가 눈앞에 있었다.


“이안!”


그녀는 그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몸을 던지듯 그를 안았다. 이안은 웃으며 그녀를 받아주었다. 하지만 리지는 그의 품에 안기며 슬픈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는 눈물을 흘리지 않고 단지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이거, 꿈이지?”


이안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그녀는 다시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리지, 눈을 감지 마.”

“그 말은 이제 끔찍해.”


그녀가 도망치려 들 때마다 이안의 마지막 말이 사슬처럼 그녀를 옭아맸다. 눈을 감지 말고 똑바로 바라보라는 그의 마지막 말. 하지만 그 말은 동시에 이안을 잊을 수 없는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그 말 덕택에 리지는 절망에 빠지지 않고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사카가 신들의 장난놀음에 놀아난 꼭두각시라는 것을 알아버린 이상 그녀가 똑바로 봐야 할 것은 더 이상 없었다.


리지는 울지 않으려 눈을 질끈 감으며 그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이안이 제 허리를 안은 그녀의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는 그녀의 눈을 마주보았다.


“그를 불쌍히 여긴다 해도 나는 괜찮아.”


다정한 검은 눈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엘리시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다가 다시 시무룩해졌다.


“어차피 꿈인걸….”

“이야기는 네가 어떻게 행동하던지 정해진 대로 흘러가니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해. 괜찮아.”


언젠가 그가 했던 말, 너무 오래되어 이제는 흐릿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이안의 모습이었다.


“이안….”


그녀는 울지 않으려 애썼지만 결국에는 울고 말았다. 속눈썹이 떨리더니 눈을 감자 눈물이 뚝 하고 떨어졌다. 천천히 떨어지던 눈물방울은 결국 바닥을 만나 깨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 순간 리지는 눈을 떴다. 눈가가 축축했다. 그녀는 무심코 왼팔을 들어 눈물을 닦았다. 은은한 통증이 상처로부터 밀려들어왔다. 하지만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가벼운 통증이었다.


그녀는 오른손에 꼭 쥔 활을 들었다. 잠에 들어서도 놓지 않은 그 활은 언제나처럼 잔잔한 빛을 뿜고 있었다.


리지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드디어 통증을 밀어내고 공복감이 머리를 치켜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무시하고 바닥으로 발을 디뎠다. 얼마나 침대 위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몸이 약해진 것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한쪽 손에 활을 쥐고 그녀가 여태까지 누워있던 방안을 바라보았다. 이제야 눈치 챘지만, 그녀가 여태 있던 곳은 이안과 함께 살던 바로 그 집이었다. 그녀의 방이 아니라 이안의 방이었던. 창밖은 아직 어두웠다. 초를 켜지 않았기 때문에 집 안도 어두컴컴했지만 그녀는 헤매지 않았다.


그녀는 닫힌 문을 열었다. 낡아버린 문이 길게 끼익하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냈다. 낯익은 계단을 지나 그녀는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이사카는 바로 그곳에 있었다. 제가 부리는 불꽃보다도 붉은 눈동자가 어두운 집 안에서 타오르듯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깨진 창문으로 보이는 하늘을 등 뒤에 두고는 걸음을 멈춘 그녀를 이사카는 말없이 응시했다. 그녀의 손에 들린 활이 윙윙대며 약한 빛을 뿜고 있었다.


눈처럼 내린 침묵의 공간 사이에서 리지는 욱신대는 상처를 무시하고 활을 들었다. 빛이 모여들어 그들을 환하게 밝혔다. 줄을 당기자 빛의 화살이 절로 걸렸다. 이사카는 속으로 환호의 비명을 질렀다.


리지는 팔을 부들부들 떨면서 그를 겨냥했다. 저번에는 쏘지 않았던 화살을 다시 한 번 그를 향해서. 이사카는 단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올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그토록 바래 마지않았던 죽음을.


리지의 뒤편에서 하늘이 일렁이고 있었다. 어둠이, 밤이 푸르게 일렁였다. 빛이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밤을 찢어내고 있었다. 마침내, 여명이었다.


그녀가 손을 놓자 화살은 공기를 갈랐다. 이사카에게는 화살이 너무도 느렸다. 그가 지내왔던 그 모든 영원보다도 긴 순간이 흐르고 화살은 흐트러짐 없이 그의 왼편 가슴에 틀어박혔다. 화살이 그의 심장을 꿰뚫는 순간, 그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지내온 수없이 긴 시간을 돌이키기에는 너무도 짧은 감탄이었다.


마지막의 마지막에서야, 그는 다시한번 한 여자를 떠올렸다. 눈도 머리색도 기억나지 않는 제 손에 찢어졌던 여자. 솔리에르, 하고 그는 불렀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심장이 빠르게 두근대며 그는 마침내 눈을 감았다.


화살이 녹아 사라지고, 이사카 또한 천천히 사라졌다. 그는 마치 녹듯이 사라져 마지막에는 검은 연기만이 남더니 이내 그 연기마저도 사라졌다.


그저 아직도 빛나는 활을 든 엘리시아만이 그 공간에 남아있었다. 그녀는 어깨를 떨고 있었다. 그녀의 모든 선택은 끝났지만,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사랑해마지않던 이안도 사라졌고 이 세계에서 정을 주었던 인간들은 모두 죽었다. 그녀가 살아갈 수 있게 의미를 주던 상대마저도 사라졌다. 그녀는 성녀였지만 동시에 불신자였고 인간이었지만 동시에 모든 인간을 증오했다. 그녀가 돌아갈 곳은 없었다.


그녀는 들고 있던 활을 벽에 내리쳤다. 활은 성물임이 무색하게 쉽게 조각났다. 조각난 활은 제 빛을 잃고 원래의 평범했던 색으로 돌아갔다.


그 순간 다시 통증이 극심해졌다. 그녀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주방으로 향했다. 그녀가 알고 있던 유일한 날붙이가 그곳에 있었다.


뿌옇게 먼지가 내려앉은 공간에서 그녀는 찬장을 열고 칼을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웃었다. 마지막 순간 이사카가 지었던 미소와는 달랐다. 또한 아직 그녀가 이사카를 증오하던 시간에 스스로 목을 긋던 순간의 미소와도 달랐다.


“이안….”


그녀는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그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신의 사자라던 그는,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서 마침내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다시 한 번 제 목을 찔렀다. 아니, 찌르려 했다.


“아가씨에게 여기까지 시킬 수는 없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작가의말

오늘부터 연참대전이네요!

저는 여유분이 없답니다.

하루살이 인생 한번 태워보죠!

하지만 무엇보다 첫번째 이야기가 드디어 끝났네요.

감동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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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문장 사이의 간격 (1) 14.09.11 456 1 14쪽
» 첫 번째 이야기 (18) +2 14.09.10 364 2 13쪽
20 첫 번째 이야기 (17) +2 14.09.03 396 1 11쪽
19 첫 번째 이야기 (16) +1 14.09.01 697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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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첫 번째 이야기 (13) +2 14.08.12 37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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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첫 번째 이야기 (4) 14.07.02 173 2 18쪽
6 첫 번째 이야기 (3) 14.07.01 394 3 13쪽
5 첫 번째 이야기 (2) +2 14.06.29 445 1 10쪽
4 첫 번째 이야기 (1) 14.06.29 419 1 12쪽
3 첫 번째 문장 (2) 14.06.28 480 4 14쪽
2 첫 번째 문장 (1) 14.06.28 491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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