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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님의 서재입니다.

라포르리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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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연재수 :
2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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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17,392

작성
10.03.12 21:39
조회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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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2

DUMMY

제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2


-콸콸콸!

역겨운 오물과 흑색의 폐수가 커다란 파이프에서 토해진다. 썩은 물과 질척한 부유물이 밑바닥부터 산처럼 쌓여있는 이곳,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이곳은 바로 어두운 지하수로의 최하층, 마의 무저갱이라고도 불리는 하수집합장이었다. 이곳은 로이베르크 전체에서 쏟아지는 모든 오물들이 모이는 곳. 천년이 넘게 쏟아져내린 토사물들과 썩은 퇴비덕택에 이곳은 바닥없는 늪지대나 다름없는 곳으로 변해있었다.

후텁지근한 생태에 사체썩는 냄새와 분뇨썩는 냄새가 진동한다. 생리적으로도 이성적으로도 혐오감이 드는 이곳에는 사람으로도 동물로도 보이지않는 그 무언가가 비틀거리며 수로의 가쪽으로난 길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어…어… 우어……, 이, 이런……."

그것은 온통 녹아내린 살점으로 인해 온몸이 출렁이며 흘러내린 흉한몰골을 하고있었다. 거의 발끝까지 닿도록 흘러내린 살덩이는 더러운 퇴비 찌꺼기를 훑고 있었고 두 팔은 축늘어져 바닥에 너덜너덜하게 끌리고 있었다. 그건 바로 아즈마 호그, 신의 '미라지버스트'에 폭발되어버린 비숍보르도 였다. 그는 어느새 거대괴물에서 보통 인간의 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비록 넝마가 되다시피한 몸뚱이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철퍼덕!

이내 그는 모든 기운이 소진되었는지 바닥에 쓰러져 -철퍽거리며 더러운 오물바닥을 긴다.

"우……어어어! 이럴 순 없어. 이, 이 몸이, 여, 여, 여신의 은총을 받은 신의 대리자인 내가 그런 놈들에게 당하다니!"

"여기있었구만 많이 찾아다녔다구!"

그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흠칫놀란 보르도가 고개를 들었다.

"우얽…!? 넌?"

"이런데서 꾸물꾸물 거리고 있었으니 못찾을 수 밖에……."

그에게 익숙한 목소리, 항상 빈정대는 듯 기분나쁜 목소리였지만, 지금만큼은 천사의 목소리로 들렸다. 안토니오가 고용한 용병, '마탄의 사수' 반 테라스 루팽이었던 것이다.

"우……우……, 여신은 역시 나를… 버, 리지…않…!"

"땡! 버렸어. 큭큭큭!"

안도 하는 보르도를 비웃으며 반은 갑작스레 '케븐하이덤'을 빼들어 보르도를 겨누었다. 그에 당황한 보르도의 눈이 왕방울만하게 커졌다.

"…무, 무슨 짓…인가?"

-타앙! 타앙!

그러나 반은 대꾸 않고 씨익 웃으며 발포한다. 총에 맞은 보르도는 배를 움켜쥐며 바닥을 굴렀다.

"우억! 커…헉! 이, 무슨! 그, 그대는 안토…니오가 고용한…용병이 아닌가…. 우리……아니, 나를 지켜야 되지않나. 설마! …계약을 깨는 건가?"

-치이익! 보르도의 몸에 난 총알구멍이 역한냄새를 풍기며 썩어들어간다. 은탄이었다. 예전의 강대한 재생력의 육신이 있었다면 우스울정도의 은탄이었겠으나 지금의 약해진 보르도 이게 은탄은 치명적인 무기였다.

"아니! 헛짚었어. 나는 지금 너무나도 충실히(?) 계약을 이행하는 중이라고 늙은이. 오히려 이 일은 내가 내키지 않아. 덕분에 하루 온종일 여길 뒤지고 다녔으니까."

"컥! 쿨럭. 그, 그렇다면? 우웁…!!"

보르도는 새카만 피를 토했다. 은탄이 몸에 박혀 얼마남지 않은 그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래 맞아. 안토니오. 고용주가 전하라더군. 이젠 당신에겐 볼일 없으니 잘가라고 말야. 하하하!"

녹아내린 보르도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진다. 보르도는 핏발이 선 두 눈으로 반을 뚫어버릴듯 응시하다 갑작스럽게 달려들었다.

"안……토니오…! 네…이 놈!"

"호오? 사람잘못 짚었는데? 난 안토니오가 아닌걸?"

-탕! 탕! 탕!

그러나 그런 늙은 비숍을 비웃으며 내쏜 반의 탄환은 정확하게 보르도의 머리를 꿰뚫었다. 세 발의 은탄을 추가적으로 더 얻어맞은 보르도는 피부가 녹아내리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보르도는 그자리에 쓰러져 -부르르 떨더니 곧, 움직임을 멈추었다.

반은 고깃덩어리가 된 보르도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싸늘한 미소를 짓고는 발로 밀어 검고 깊은 하수로 아래로 굴려버렸다.

-첨벙!

그렇게 보르도의 죽은 육체는 질척하게 부패한 하수집합장의 어둠 속 아래로 아래로 영원히… 가라앉았다.



따사로운 햇살은 점차 강해지고있었다. 어느 덧 여름이 저만치 성큼다가와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봄이 꼬리를 내린 로이베르크의 번화가는 여느때 처럼 행인들과 마차들로 북적거렸다. 그런 활기 찬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도로를 흐트러진 몰골의 두 남녀가 걷고있었다. 붉은색계열의 군복을 입은 두 남녀. 그들은 바로 그늘교구회 로이베르크 비밀지부를 박살내는데 일조한 마스터K와 얀 엔지 였다.

그런데 이 긴 장발의 사내와 스카이블론드를 곱게 땋아내린 소녀의 몰골은 참혹하다 싶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둘의 상징이던 베레모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야전코트도 여기저기 찢기고 구멍이 뚫린채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거기에 더더욱 무시무시한건 코를 찌르는 악취였다. 하수도 지하깊숙한 곳에는 들어가야 맡을 수 있는 그런 썩은 냄새가 둘에게서 나고있었다. 그 때문인지 그들 주위를 지나는 사람들은 코를 막으며 찡그린 얼굴로 한번씩 그들을 돌아본다.

"왓 더!? 도대체 뭐야? 이거! 공녀님은 대체 어디로 간거야!?"

"으악! 악몽이야! 이틀동안이나 그 구덩이를 뒤지며 다녔는데 어떻게 된 거죠?"

K가 황당하단 말투로 그렇게 외치자, 얀도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싸며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퍽! 퍽! 쉣 더 퍽! 어떻게 되긴? 원점으로 돌아온거지."

K는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신의 일격으로 망령괴가 폭발하자 그 여파를 간신히 피한 그들은 이후 잃어버린 공녀님을 찾아 지하수로의 온 구석구석을 뒤지고 다녔다. 그러나 이틀이 지나고 사흘째 날이 될때 까지도 공녀의 흔적은 커녕 발자국조차 찾을 수 없었다. 얀은 그 열불나는 상황에서도 그나마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래도 그나마 돈 보일 패밀리의 비밀장부라도 찾아서 다행이네요."

"음, 그래. 곧 차-란기사단이 그 늙은 여우를 체포하겠지. 우리가 친절하게 '증거물(?)'까지 배달해 드렸으니, 골칫거리이던 제국 마피아 녀석들도 일망타진 할 수 있을테고……."

실제로 돈 보일 패밀리는 기사단이 제국마피아라고 암암리에 알고있던차였다. 하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어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고 있던 것이었는데 대부 돈 보일이 로이베르크에선 워낙 거물이었기 때문이다. 허나 이번일을 계기로 차-란기사단은 돈 보일 패밀리를 손쉽게 잡아 넣을 수 있으리라.

"어찌 됐건 그 소년기사 덕분에 손쉽게 해결했군요."

"뭐, 그런 셈이군. 응?"

바로 그때 K는 이상한 기척을 느꼈는지 하늘을 쳐다보았다.

-푸드득!

전서구 였다. 그는 비둘기 다리에 꽂힌 연통을 열어 지령서를 뽑아들었다. 펼쳐본다. 빽빽하게 조그마한 글씨로 적혀진 지령과 익숙한 인장이 눈에 들어왔다. 얀이 뚱한 표정으로 물었다.

"새로운 지령인가요?"

"음……, 3급지령이다. 용의자의 체포……."

"네? 누구요?"

얀은 K에게서 지령서를 받아보며 반문한다. K는 대답대신 건물들 저너머의 기차정거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마침 -뿌우우우 하고 증기기관의 출발신호가 울렸다. 그에 K는 씨익 웃으며 고개를 갸웃한다.

"아무래도 한발짝 늦은 것 같은걸?"

"오오, 이것은?"

얀은 용의자의 프로필 만을 읽고도 누군지 짐작한 모양이었다. K가 중얼거린다.

"운이 좋군 소년. 1급범죄…용의자씨. 아니, …소년기사 아란 칼 이라고 해야하나?"

얀이 들고있던 지령서의 용의자의 내력,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아란 칼의 것이었다. 있지도 않은 사진을 보기위해 거너즈 네트워크의 문서고를 몰래 뒤질 필요도 없었다. 둘은 바로 사흘 전까지만 해도 그 녀석과 함께 있었기에….

"이런, 쫓아가야 하지 않나요? 마스터 K?"

"뭐, 쿨하게 보내주자고. 어차피 우리에겐 더 큰 임무가 주어져 있지 않나? 등급으로 따지자면 특급비상?"

"하아! 그렇군요!"

얀은 그의 말에 동의하며 손에 들고있던 종이를 잘게 찢어 흩뿌렸다. K는 저너머에서 울리는 기차소리를 무시하고 더욱 더 중요한 임무(?)에 집중하기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얀도 지령서를 찢어버리곤 그런 K의 뒤를 따라나선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얀이 찢어버린 종이조각들을 사방으로 날려 버렸다. 그에 K의 지저분한 코트자락이 바람에 펄럭였다. K의 군복자락이 불어온 바람에 펄럭이자 여태껏 허리춤에 감추고있던 기사수첩(!)이 살짝 아주살짝 드러났다. 그것은 다름아닌 보랏빛 장미문양이 새겨진 기사수첩, 바로 '로젠크로이츠 기사단의 기사수첩'이었다!


---------------------------------------------------------------------------<계속>

으아... 늦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ㅠㅠ 혹한기 훈련이 일주일간 이어지는바람에 이것참! 어쩔수없이 저번주 한주를 쉬게 되었는데요. 늦게나마 올립니다.

다음부턴 이런일 없도록 할께요^^;; 그럼 오늘도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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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5 슬라임베스
    작성일
    10.03.12 21:46
    No. 1

    아즈마 호그는 후에 또 나올 텐데 저만한 재생력이라니, 어마어마하군요.

    그리고 총 쓰는 놈도 기사로 받아주는 겁니까?!(예전에 기사 조건 나온 거 같은 건 까먹었….)

    마지막으로 이런 일도 있으면 저런 일도 있는 법!
    현역이신데도 성실 연재를 하시는데 한 주 빼먹는 것 정돈 저 외에도 다른 분들 역시 용서, 아니, 용서도 뭣도 필요없이 넘어갑니다.
    괜찮아요~, 노 프라블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월하려은
    작성일
    10.03.21 15:29
    No. 2

    슬라임베스 님 하하^^ 감사합니다. 역시 슬라임님 댓글덕에 제가 힘이 나네요. 총쓰는 녀석도 기사 됩니다.^^ 뭐, 딱히 정해진 기준도 애매하니까요. 대신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사립기사단만 가능하겠지만요.
    현역도 끝나간답니다. 아아~ 이젠 비축분을 모을 시기가 도래했군요^^ 그럼 다음에도 이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키온
    작성일
    10.09.11 01:29
    No. 3

    건필하시길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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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La~port Liarta - 46장 지하공방전 #08 +4 10.02.21 370 5 13쪽
177 La~port Liarta - 46장 지하공방전 #07 +3 10.02.13 367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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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La~port Liarta - 46장 지하공방전 #04 +5 10.01.24 35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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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La~port Liarta - 46장 지하공방전 #02 +3 10.01.08 367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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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La~port Liarta - 45장 어둠속으로..(In to the Cave..) #08 +8 09.12.25 401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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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La~port Liarta - 45장 어둠속으로..(In to the Cave..) #06 +4 09.12.13 38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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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La~port Liarta - 45장 어둠속으로..(In to the Cave..) #03 +4 09.11.21 400 5 12쪽
164 La~port Liarta - 45장 어둠속으로..(In to the Cave..) #02 +5 09.11.15 403 5 10쪽
163 La~port Liarta - 45장 어둠속으로..(In to the Cave..) #01 +4 09.11.07 420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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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La~port Liarta - 43장 마탄의 사수 #04 +7 09.10.03 50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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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La~port Liarta - 43장 마탄의 사수 #02 +5 09.09.19 477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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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La~port Liarta - 42장 빼앗긴 성녀 #02 +10 09.08.29 523 5 12쪽
152 La~port Liarta - 42장 빼앗긴 성녀 #01 +12 09.08.21 598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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