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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달응뎅이 님의 서재입니다.

뇌황 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슈달응뎅이
작품등록일 :
2021.02.08 15:30
최근연재일 :
2021.04.01 16:4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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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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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04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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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정도 아니며 사도 아닌, 마였다.]:2

DUMMY

"뇌천맹의 군사들이 도망치는 것은 후에 들어올 마도인들이 쫓는다."

"현 뇌천맹의 행로는 정의맹입니다. 사도련마저도 뇌천맹의 이동에 따라 정의맹으로 집결하고 있습니다."


들어오는 보고.

십좌 중, 일좌.

천문극이 펼친 독안개의 공력이 너무 독해 정좌의 상태로 보고를 받는다.

검황 남궁백의 심검합일의 공격으로 오른 팔이 반 쯤 떨어져나간 상태니 더욱 상태는 위중하였다.


"뇌황은 현재 사좌, 오좌, 칠좌, 팔좌님께서 친위대를 이끌고 추적 중에 있습니다."


제갈묘익의 수를 짐작했다.


"평범한 충성심으로 일을 벌인 것이 아니었구나."


천마의 명만 아니었다면, 산서에 자리잡았던 수 천의 뇌천맹을 쫓을 마교의 정예무인들.

제갈묘익은 목숨을 걸고 뇌천맹주 남궁적을 피신시켰다.

그로 인해 어디를 쫓아야할지 선택하게 될 사항.


'만약 남궁적을 피신시키지 않았다면...'


천마는 뇌천맹을 쫓는 것을 관심도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십좌의 자신들이 하는 일.

허나, 남궁적은 도망쳤고 십좌는 천마의 명에 따라 녀석을 죽여야 한다.


'이 무슨 막심한 피해란 말인가.'


남궁적을 죽이는 것이 일 순위이긴 하다.

허나, 뇌천맹의 무인들은 뇌흑대 3단을 제외하고 대부분 전력을 보존한 채로 정의맹으로 유입되었다.

정의맹과 사도련에 속하지 않았던 평범한 낭인들로 이루어진 주축 부대.

그 녀석들은 뇌천맹주가 살아있다면 어디에서든 다시 집결하여 큰 힘을 부릴 것이다.

결국 천마의 명 대로 뇌천맹주를 죽이는 것이 제일 혜안이 되는 셈이 되어버렸다.


"추적은 어떻게 되었나?"

"산서에서 하남으로 향하고 있다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지속적으로 추적하라고 해라."


마차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절정 이상의 무인들로 이루어진 마교의 정예부대의 추격을 피할 수 없다.

곧, 뿌리 뽑혀질 녀석을 기대하며 일좌는 다시 명상에 든다.


'뇌황이라...'


뇌황이 독공을 사용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최절정의 경지에서 내공량만 보았을 때 화경의 급수인 십황과도 견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자신 일좌.

그런 그가, 겨우 뇌황이 피어낸 독안개만으로 큰 내상을 입었다.


'독황 정도 되는 수준 아닌가.'


그 생각을 하며 명상을 하고 있을 때 머릿속에 스치는 무언가.


"이 놈..."


천마는 남궁적을 뇌황이라고 불렀지만, 일좌나 다른 십좌들은 그를 뇌황이라고 대하지 않는다.

그저, 뇌황 천문극의 진인.

그 정도라서 안일하게 판단했다는 것이 실책이라면 실책.

어린 나이에 지고한 경지를 이뤘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그 이유가 분명 존재할 것이다.


'어떻게든 뇌황은 자신의 진인에게 모든 것을 남겼다라고 가정은 확실히 해두고...'


일좌로 거의 백 년을 마교에 충성해온 그.

마교에서는 어떤 기인이 일어나고, 이상한 일이 터져나와도 이상한 것이 아니다.

천마가 폐관에 들어갔다고 해도, 끝없는 충성으로 그런 무지막지한 신교의 상명하복을 지켜온 것이 바로 일좌, 그 였다.


'어린 나이...빠른 성장. 그것은 뇌황이 어떤 비기를 남겼다고 해도 불가능하다.'


뇌황 자신이 아니고서야 20살도 되지 않은 젊은 청년이 화경의 수준까지 끌어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진짜 뇌황이라는 가정은...섭혼술의 개념이지만 뇌황이 섭혼술을 쓸 수는 없다.'


신교내에서도, 그리고 중원에서도 섭혼술의 강시를 부리는 천마의 능력이 있지만 그것은 사술 중, 영체를 다루는 귀기의 영역이다.

귀기의 영역은 뇌황이 사용하는 신맥과는 정 반대의 개념.

즉, 뇌황의 신체는 그 어느 영기도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자 영물인 셈이지.'


뇌황은 그런 존재라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니, 사람이 부릴 수 있는 영혼의 연결인 섭혼술은 제외 대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작은 틈, 실마리들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저 지고한 천신의 반열에 든 천마를 끝까지 모실 수 있기 때문.


'독황...'


자신이 해독할 수 없이, 썩은 살을 도려내고 독공을 배출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지고한 독공을 사용하는 자는 독황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제왕검법.'


검을 들었던 남궁적.

남궁 세가의 자제이기에 제왕검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삼황.'


즉, 저 남궁적 하나로 삼황의 비기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중원의 새로운 세력.'


그리고 그 세력이 뇌천맹이라는 이름을 걸고 맹을 만들어냈다.


'그저, 세가들의 하나의 맹이 아닐 수 있는건가.'


십황, 그 중 뜻이 맞는 삼 황이 모여 새로운 제자 한 명을 길러냈다?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는 세가 내에서 핍박을 받으며 자라 기록이 없다고 했다.


'그게 아니라, 이 놈들이 마교의 눈을 속이고 삼 황...아니 그 이상이 모여 세력을 이뤘다면...'


그리고 그 결과가 남궁적이라면 이해가 가능하다.


'검황은 그런 남궁적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내놓았다라는 말이 되는건가.'


오해이긴 하지만, 이유로 인한 결과가 얼추 들어맞는다.

남궁적은 우연과 우연이 겹쳐 결국 삼황의 비기를 가지고 있는 신체와 심상이 되었으니까.


'그 연결점이 있다.'


알 수 없는 도계기공.

그것은 세가의 중심인 검황 남궁백의 비기도 아니었으며, 당연히 독황의 기운도 아니었다.

예전에 봤던 뇌황은 사공을 사용했기에 제외된다.


'도계공...'


확신이 없고, 심증 뿐이다.

허나, 그 심증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소거를 할 시 남은 것은 도계공 하나 뿐이다.


'도교의 무공.'


마교 내에서도 과거 중원 침략 후 얻은 도교 쪽의 심공서들도 존재한다.

중원정복이라는 대업을 위해서 불공이든 도공이든 전부 마교의 심공과 연공하여 새로운 심공서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들어가고 있는 그들.

그 중, 남궁적이 가졌던 도계공과 비슷한 심공서들을 유추해본다.


'아냐. 독보적이었어.'


남궁적이 스스로 심득을 얻어 새로운 개성을 들어냈을 수도 있다.

허나, 그것은 18살이라는 나이와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

무릇, 세월이 지나가며 때가 타듯, 자신의 심공 또한 변질되기 마련이니까.


'그렇다는 말은 그 도계공 자체가 가진 성격이라는 것인데...'


심공서 하나만 두고 봤을 때 무지막지한 심공이라는 뜻이 된다.


'합일이라...'


절대 이뤄질 수 없는 도계공의 끝이 합일(合一)이었다.

모든 것은 섞이지 않는다.

기름과 물처럼.

그런 기름과 물을 섞이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요, 그 끝은 결국 합일일지니.


'설마, 합일을 이룬 심공으로 삼황의 비기를 녹였다?'


과거, 그런 자는 존재한 적도 없었다.

도계공에서 합일을 이룬 자라고 떠벌리던 놈들도, 결국 비슷한 심공 안에 비스무리한 것들을 섞은 한 면만 존재하는 가짜들 밖에 되질 않았으니까.


'하지만.'


내심 저 나이와 삼황의 비기를 이은 존재를 보니 마음에 걸리는 것이 가득해진다.

마교는 오랜 전통이라고 하며, 숱한 도전과 무력싸움이 빈번한 곳.

그런 곳을 오래도록 세를 유지하며 천마를 모시기 위해서는 감이라는 것이 발달해야 한다.

그 감이 말하고 있다.


[저 놈을 죽여야 한다.]


남궁적이 올 때부터 느낀 그 감정.

앞으로 현 천마를 죽이고, 다음 천마로 오를 가능성을 가졌던 어린 전대 천마를 죽일 때 느꼈던 감정과 비슷하다.

그 감이 아니었다면, 지금 중원진출도 전에 내란으로 쉽게 마교는 정리되지 않았을 것이다.


[수고했다.]


현 천마는 일좌의 어찌보면 반역행위를 두고 말했다.

천천히 꽃을 다듬으며 하는 말에 감동을 먹으며 부복했던 그.


"아직 죽이지 못한 것이냐?"


소식이 늦어진다.

분명 이 쯤 되면 하남으로 향하던 마차를 찾아 남궁적을 죽였다는 보고가 올라와야 한다.

천마의 말에 급히 좌선을 멈추고 부복하는 일좌.


"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하늘을 바라보며 천마는 느긋히 차를 마신다.


"이미 떠나갔구나."

"처,천신님! 시간을 좀 더 주시면!"

"하늘이 놈을 살렸어. 대가를 꽤나 치르면서까지 저 어린 아이를 살려보냈다."


파편이 되어 급히 치워진 검황 남궁백.

하늘은 자신에게서 남궁적을 피해보내는 대신, 검황 남궁백을 희생시켰다.


'비열한 하늘이여. 이제서야 사생아들을 챙기는 척을 하는 것이냐?'


자신이 아니었다면, 두고두고 그들이 어떤 사리사욕과 추악한 감정을 품고 살든 내버려뒀을 하늘이다.

그런데, 그 자들 중 자신들에게 반기를 들만한 존재가 나타나자 급히 희망이랍시고 남궁적을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대피시킨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선택으로 보여질 수 있다.

허나, 천마는 그것을 하늘이라고 말한다.


"어떻게든 추적하여, 끝내 죽여버리겠습니다."

"괜찮다."


자신의 손에서 발출된 천마기.

그것의 기운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뻔히 알고 있다.

저 멀리, 마차가 갔다던 남쪽이 아닌 그 반대의 북 쪽을 바라보는 천마였다.


"천신님?"


북쪽은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마차 또한 들려오는 정보로 남쪽으로 향했고, 하남의 숭산, 소림사가 아마도 그들을 반기며 정의맹으로 가는 것이 제일 맞는 판단일 수 밖에 없다.


"제갈묘익이라고 했던가?"


이미 죽은 어린 아이.

그의 이름을 거론하는 천마.


"예..."

"그를 죽였나?"


칠좌가 제갈묘익을 죽였다는 보고를 올렸다.


"그러하옵니다."

"하늘은 꽤나 큰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뇌황을 살리고 싶은 모양이구나."

"......."


그 뜻은 자신들도 모르게 다른 곳으로 남궁적을 대피시켰다는 말이 된다.


'대체 어떻게!'


불충.

명을 이행하지 못하고, 천마는 알아챈 적의 대피로를 자신들이 알아내지 못했다.

의구심은 피어오르지만, 천마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죽여주시옵소서!"

"적이 목숨을 걸고 숨긴 것인데, 그것의 실수를 어찌 탓하겠느냐."

"아닙니다! 천마님, 아니 천신님의 명을 목숨을 걸고 사수했어야 하는데 저희들의 불충이옵니다!!!"


머리가 찢어져 피가 나도록 바닥에 찧는 일좌.

앞으로 향한 오른 팔이 남궁백의 검에 반 쯤 베어져 덜렁거리는 것이 눈에 띈다.


"그렇다면, 남쪽으로 향한 것을 알아차려 보고한 녀석들을 죽이거라. 좀 더 확인했다면 그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천신님의 명대로!"


마차는 하나가 아니었다.

수 많은 마차가 동시에 제갈묘익의 명으로 하남으로 향했고,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합류하며 동선을 뒤집어놓았다.

하남으로 가던 마차는 갑자기 고개를 틀어 하북이나 산동으로 향했고, 그것에 꼬리를 잡은 추적대는 마차를 잡아 그 안에 천문극이 있는지 확인했다.

허나, 전부 빈 마차.

애초에 천문극은 마차에 탄 이후, 얼마 가지 않아 마차에서 내려진 것이다.


"자신들 안에 기밀이 유출되는 것을 이미 알고 있던 놈이다. 즉, 컸으면 우리의 최대 적이 될 수 있었던 아이겠지."


제갈묘익.

죽기 전까지 주군 한 명을 살리기 위해, 동선에 동선을 겹쳐 마치 진처럼 추격대를 희롱했다.

그 때까지 필요한 것은 천문극이 마차에서 몰래 내려져 이동할 수 있는 시간 뿐.

그것을 제갈묘익과 황보비웅이 목숨을 걸면서 만들어낸 것이다.


'남궁백이 아니었더라도.'


천마가 직접 나섰다해도 이 일은 그대로 틀어졌을 것이다.

천마기를 이용해 추적할 수 있지만, 그것에 따른 다른 수 까지도 준비했을 것.


"아이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이번 유랑은 저기가 좋겠구나."


계속 지켜봤던 뇌천맹의 건물.

주인이 빈 큰 건물을 향해 웃음 짓는 천마.


"마교의 새로운 지부로 공표하겠습니다."

"그래야겠지. 정의맹도 이미 우리의 진격을 막고 있을테니..."


턱을 쓸며 천마는 고개를 저었다.


"독이 오를대로 오른 녀석들에게 선물이나 준비해줘야겠어."

"예?"

"어차피 이번 전투로 뇌천맹 그 아이들의 대장을 죽이지 못했다. 정의맹이나 사도련이나 자기들끼리 싸울 명분이 없어진 셈이지."


일좌는 급히 머리를 굴렸다.

정의맹과 사도련은 저번 뇌천맹과의 교류에서 뇌천맹을 중심으로 움직이겠다는 반간접적인 의사를 표시했다.

그들의 교류점인 뇌천맹주 남궁적이 살아있다는 것이 중원에 알려졌다면, 그들의 평화협정은 그리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무황 선불선사와 패황 흑귀놈들은 남궁적에게 큰 호감을 표시하고 있었다.


'진짜, 내 예상이 맞는 것인가.'


삼황, 아니 십황이 주도적으로 키운 존재가 남궁적일 확률이 더욱 올라갔다.

정사를 가리지 않고, 아니 뇌황 자체가 정사지간이며, 독황도 정보다 사에 가까운 존재.

그런 둘과 할아버지이자 스승이라고 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검황 남궁백.

무황이든 패황이든 남궁적의 의사를 들어주지 않을리 없었다.


'그리고.'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검황 남궁백은 이번 해화객잔에서 천마에게 살해당하며 정의맹은 마교에 절대적인 반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사도련이 그런 정의맹과 붙을 확률은.


'없었었지만.'


뇌천맹의 이문인 끝없는 상단들과의 연줄을 보면 들러붙을 확률이 있을 수 있다.

게다가 귀살문까지 뇌천맹에 보내지 않았던가.


'잠시만...귀살문?'


사도련 중 암행에 일문(一門)이라고 칭해지는 귀살문.

그런데 그 귀살문의 지원 무사들이 뇌천맹으로 향했다는 정보는 있어도, 그들이 어디에 속해졌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그렇군!'


제갈묘익, 그리고 귀살문.

마교의 정예가 쫓아도 남궁적을 추적하기 어려운 이유.


'귀살문이 끼어들었던 것이구나!'


그렇다면 사도련은 분명 남궁적이 살아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도련이 아무 은원을 따지지 않고 정의맹과 합류할 수 있는 큰 패가 되는 셈이었다.


'남궁적! 그 놈이 살아있으면서 대업에 차질이 생겼다.'


천마가 직접 산서로 향한 이유가 이것이었다.

부족한 자신인 일좌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굳이 산서를 통해 중원으로 들어온 것에 의구심을 품었던 것.


'천신이시여, 당신께 제 목숨을 바치겠나이다.'


다시 일좌는 천마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고개를 조아렸다.

속마음을 읽었는지 천마는 그런 일좌를 보며 피식 웃고 하늘을 바라본다.


.


"빨리 가야한다."

"귀살문은 목숨을 걸고 맹주님을 피신시킨다!"


마교의 정예병력들이 자신들과 반대편으로 가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어떤 고수가 자신들의 지운 흔적을 발견하고 추적해올지 모른다.

제갈묘익의 겁없는 묘수.

남쪽으로 향하는 척하며 대기하고 있던 자신들이 남궁적을 받아 북 쪽으로 향한다.


[혹, 그럼 북으로 가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제갈묘익은 목숨을 걸고 퇴로를 사수하기 전, 입을 열었다.


[북해빙궁입니다.]


천마를 만나기 전, 자신이 느꼈던 남궁적은 뇌황 천문극 그 자체였다.

어디로 가도 희망이 없는 중원.

남궁적 그 자체가 살기 위해서, 아니면 새로운 희망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북해로 가야한다.


[북해 말씀이십니까?]


간 사람 중 돌아온 자가 거의 없다고 알려진 미지의 세외.

제갈묘익은 뇌황의 과거를 믿었다.


[빙황.]

'안 돌아다닌 데가 없으니까.'


과거 뇌황은 세외라도 돌아다니지 않은 곳이 없었다.

돌아온 사람이 적지만 있는 이유.

그것은 그 중 한 명이 뇌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뇌황의 과거를 조사하던 와중 뇌황은 빙황과 그리 적의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호사가들은 그것을 두고, 천공을 사용하는 자들끼리 동병상련이라도 있는가하며 떠들어댔다.


'최소한 믿기지 않는 다른 십황들보다.'


북해빙궁의 빙황에게 의지하는 수 밖에 없다.

뇌황의 과거에 의지한 선택.

다른 이들이라면 절대, 아주 작은 희망 밖에 없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남궁적을 대피시킬 수 있는 제일 큰 묘수였다.

아무도 그렇게 안하겠지라는 말은 반대로 생각해보면, 상대방의 흐름을 읽고 생각치 못하게 만드는 큰 한 수가 되는 셈이니까.


'조상님. 조상님도 이렇게 생각하셨습니까?'


죽기 전, 세가의 이유라고 볼 수 있는 제갈공명 또한 남들이 안하겠지라는 생각을 주로 파고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동탁에서 여포까지 잘못된 주군을 끝까지 모시다 죽은 곽가의 묘기였을 지도 모른다.


'잘못된 주군이라...'


자신 혼자 죽는 길을 택하고, 모두를 도망치게 하려던 남궁적.

그런 자가 잘못된 주군은 맞다.

허나, 자신이 바라던 그런 욕심 많고 어리석은 주군은 아니다.

그런데 죽음을 각오할 때 뭔가 시원스러운 기분은 들었다.


'적어도 호사가들이 날 떠들 때, 이상한 별호는 안 붙여지겠군.'


마교의 정예병들이 칼을 들고 몰려든다.

황보비웅과 자신은 모든 수를 썼고,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다.


'주군, 당신을 믿습니다.'


희망은 북으로 향했다.

천마마저 손을 쓸 수 없는 최고의 묘책을 남기고 제갈묘익은 추적거리며 내리는 빗속에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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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복수를 품고 칼을 간다.]:2 21.03.15 605 7 16쪽
51 [복수를 품고 칼을 간다.]:1 21.03.13 711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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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정도 아니며 사도 아닌, 마였다.]:7 +1 21.03.08 694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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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정도 아니며 사도 아닌, 마였다.]:5 +2 21.03.07 674 7 15쪽
44 [정도 아니며 사도 아닌, 마였다.]:4 +1 21.03.06 705 6 14쪽
43 [정도 아니며 사도 아닌, 마였다.]:3 +4 21.03.05 707 8 14쪽
» [정도 아니며 사도 아닌, 마였다.]:2 +1 21.03.04 804 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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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정은 사를 만들고, 사는 마를 만든다.]:11 +1 21.03.02 840 9 22쪽
39 [정은 사를 만들고, 사는 마를 만든다.]:10 +2 21.03.02 886 1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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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정은 사를 만들고, 사는 마를 만든다.]:8 +2 21.02.27 992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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