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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키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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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린키나
작품등록일 :
2016.05.30 18:58
최근연재일 :
2016.08.08 06:03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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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1
추천수 :
126
글자수 :
185,729

작성
16.06.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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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9. 작전결행(1)

DUMMY

"정지!"


도심 한가운데의 도로임이 분명하지만 그 위에는 차 대신 무장한 군인들만 가득했다. 우리가 탄 승합차를 향해 병사 하나가 다가온다...




오늘 아침, 우리들은 마침내 계획을 정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상 강력한 레이드 몹들을 어떻게 다 물리치면서 히어로 놀이를 해야 하나 하는 막연하고도 걱정되는 게 있기는 했는데, 다행히 제이가 '429'부대에 대한 정보를 캐내었었다. 결국 멜리사가 제안한 계획 중 첫 번째를 조금 수정해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다시 말하자면... 군인을 하나 납치하는 대신 그들의 근거지를 찾아 덮치자는 것.




"몇 날 며칠을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만 본 보람이 있네요."


다가오는 병사의 군복에 매인 피아식별 띠에 선명하게 찍혀있는 429 숫자를 보며 멜리사는 조용히 웃었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군요, 멜리사 씨."


운전대를 잡은 채 허허 웃는 그의 눈에는 어마어마한 다크서클이 목 언저리까지 내려와 있었다. 불쌍한 제이 씨.


"문제는 저 부대가 정말 그 내막을 아느냐 겠지."


"뭐 아니면 말고."


루카스의 말에 멜리사는 쿨하게 대답했지만 어째서인지 그 눈빛이 무섭게 느껴졌다.


"무슨 일이십니까? 여기부터는 출입 금지 구역입니다."


차창에 다가온 군인의 말에 제이는 마른침을 삼키며 대꾸했다.


"그... 도시가 다 통제되었나요? 저희가 피난민 대피 구역에 가다 습격을 받아서..."


그는 수상한 눈빛으로 차 안의 우리들을 돌아보았다. 어쩌겠는가... 최대한 지치고 불쌍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루카스 녀석은 아예 초점 없는 눈으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도시 내에 벙커로 다 인도했을 텐데, 몰랐습니까?"


"그곳에 가는 중 습격을 받은 겁니다. 제 조카들을 데리고 오느라..."


제이는 해킹 말고 연기에도 제법 소질이 있어 보였다. 군인은 미심쩍은 시선으로 그를 살피다가 이내 손을 들어 장갑차가 막고 있는 도로를 가리켰다.


"어쨌든 여기는 못 지나갑니다. 괴물들에게 죽고 싶다면 지나가도 좋지만."


"그렇다면 벙커로 안내를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제이가 미끼를 던졌다.


이미 우리는 대피소의 셔터가 모두 내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 가봐야 우리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출입구를 개방할 곳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끝까지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가면을 쓰고 있는 정부에서, 이 여러 사람을 외면할 리도 없을 테고 말이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 이내 잠시만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돌아서 다른 군인들과 무언가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저기... 멜리사 씨."


"왜?"


그러니까... 나는 아까 느낀 감정을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우리를 받아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그녀는 피식 웃으며 손가락 끝에 촛불 같은 작은 불을 만들어 훅 불어 꺼 보였다.


"모조리 태워 버려야지."


"역시 마녀... 크억!"


루카스는 괜한 소리를 하다 옆구리를 가격 당하여 굼벵이처럼 몸을 말고 신음을 토했다.


"다들 말이지, 살고 싶으면 똑바로 처신해.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반드시 위로 갈 거야. 아버지의 명예나 어설픈 도덕 따위는 지금 상황에서 아무 도움도 안 돼. 아직도 게임 중인 거 같아?"


"..."


굳이 틀린 소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말을 전적으로 인정하기에는 무언가 속이 쓰렸다.


한참을 대화하며 무전을 주고 받던 그들 중 상급자로 보이는 군인이 헛기침을 하며 이쪽을 향해 다가왔다.


"현재 네트워크가 정상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당신들의 신원 확인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벙커에 가는 것은 이미 피신한 시민들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문제고..."


"그, 그럼 우리는 어찌합니까."


긴장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제이는 능청스럽게 겁에 질린 인솔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긴... 저런 배짱이 있으니까 해커로 먹고 살 수 있겠지...


"괜찮으시다면 저희가 신병을 인도할까 합니다. 멀지 않은 곳에 저희 부대 주둔지가있습니다만, 어떠십니까?"


완전 우리들의 생각 대로라 거절할 필요가 없는 제안이었지만, 제이는 한번 더 튕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을지..."


"당신들 신원에 문제가 없다면 차후 정식 절차를 통해 다른 에어리어의 벙커로 이동시켜 보호해 드리겠습니다."


마침내 제이가 수락함으로써 여기까지의 계획은 매끄럽게 첫 단추를 끼울 수 있었다. 물론 루카스의 말대로 이들이 정말 이 사태와 관계가 있는지가 의문이었지만, 일단 뭐라도 하는 편이 다 같이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말이지.


우리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지금 도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저기 저 순찰차를 따라가시면 됩니다. 바이러스의 위험이 있으니 창문을 모두 닫으시고... 뭐야, 무슨 일이야?"


[소, 소대장 님! 놈들이 밀려옵니다!]


앞에서 우리를 인도하기 위한 순찰차가 시동을 거는 사이, 다른 방향을 지키고 있던 군인들이 외치는 소리가 무전기를 통해 들려왔다.


"최대한 엄폐하면서 막고 있어! 휴식 중인 2분대, 2분대는 바로 전투 준비를 하고 4분대 쪽으로 지원 간다."


[...치익... 알겠습니다.]


그는 미간에 잡히는 주름을 손가락으로 눌러 펴며 우리들을 향해 무뚝뚝하게 말했다.


"그럼 행운을 빕니다."


어깨에 메고 있던 총을 들어 장전한 후, 그는 터벅터벅 걸어가 순찰차에 탄 운전병에게 무언가 일러준 뒤 저편으로 멀어져 갔다.


"그럼, 출발해 볼까?"


제이가 창문을 올리며 말했지만 나는 안쓰러운 얼굴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어떤 괴물일까... 아무리 무장한 군인이라 하더라도, 일정 레벨 이상의 몹은 상대하기 힘들 텐데.


"설마 레나, 너 어쭙잖은 정의감에 사로잡혀 있는 건 아니지?"


잠자코 있던 루카스가 그런 내 속을 읽었는지 조용히 말했다.


"난 그저..."


"후... 뭐 이해는 하겠다만, 우리가 저들을 도와주려면 스킬을 써야만 해. 저들이 만약 그 내막에 관계된 자들이라면 우리는 바로 잡혀 들어가거나 운이 좋아도 저들의 음모를 밝히기 힘들어질걸."


"그런데, 탑엣츠가 천국의 열쇠를 실행하는데 기준이 되는 것 중 하나라면 오히려 상위 랭커들인 우리들을 저들이 반겨주지는 않을까?"


그레이스가 조심스럽게 내 지원사격을 해 주었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저들에게는 구실일 뿐이야. 표면적으로나 그렇지, 저들은 게임 속 랭커 따위 관심 없어."


"그렇다면... 상위 랭커들에게 이주권을 준다는 그 프로젝트는..."


"쉽게 말해서 그건 정부의 계획, 우리가 확인하려는 건 정부 안에 그 부자와 결탁한 모종의 세력이 가지고 있는 음모다."


그런 건가... 다시 말하자면 저들이 우리 적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 하지만 적이 아니라면... 저들의 죽음을 나는 묵과한 셈이 되는데.


조용히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순찰차의 뒤를 따라 이동하는 차 안에서, 나는 많은 총성이 거리에 울리는 것에 쓸쓸한 눈빛을 던졌다.




차는 상당한 시간을 달렸지만 도시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이 커다란 도시 안에서, 내가 가보지 못한 수많은 지역 중 한 거리로 왔을 뿐... 그곳에 서 있는 대형 빌딩들은 텅 비어버린 이곳이 중요한 상권 중 하나였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순찰차는 그런 빌딩 중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건물의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적막감이 흐르는 그곳을 몇 번이고 돌아 아래로 진입하자 몇몇 군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친 채 정차를 유도했다.


"호오... 여기였어?"


멜리사의 빛나는 눈빛. 운전대를 잡고 군인들이 대화하는 것을 지켜보던 제이가 조심스럽게 그녀를 향해 묻는다.


"아는 곳인가요?"


"우주 과학 기술원. 학사 과정을 마치면 내가 지원하려고 한 곳이에요."


그렇다면 단순한 연구소? 문득 제이가 일했던 그곳이 떠올랐다. 이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 연구자료로 보관되어 있는 것일까.


하긴... 단순히 경계 근무를 서는 것이 아닌 부대가 주둔을 하고 있는 곳이라면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을지도.


"음? 내리라고 하는군."


저쪽에서 신호하자 제이는 비어있는 주차장 한쪽에 적당히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리는 우리들에게, 아까 전 거리에 있었던 사람보다 높아 보이는 직급의 남자가 경호를 대동하고 다가온다. 잠시 멜리사의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지만, 역시 루카스의 말대로 이들의 진위를 알기 전까지는 우리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했습니다. 부하들을 따라가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저희 쪽에서 다른 에어리어의 피난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 말씀 감사합니다."


제이는 간단히 목례하며 그들의 호의에 답했다. 여기까지는 일단 이상 없이 순조롭게 들어왔네... 이제 중요한 것은 여기서 얼마나 들키지 않고 들쑤실 수 있느냐는 건데.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나는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벨 선배는 잘 하고 있겠지?"


조심스럽게 그레이스에게 물어보자 그녀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내 손을 잡아 주었다.




아벨 선배는 우리들과 함께 오지 않았다... 제이가 이 부대에 대한 정보와, 경계 계획을 해킹하여 차로 이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동안 그는 다른 일을 맡았다.


탑엣츠에서의 전투 능력은 우리들에 비해 떨어지지만 그는 꽤 재주가 많은 사람이었다. 요리 말고도 뛰어난 운동 신경과 다부진 체격으로 단련된 그는, 말하자면 우리가 이곳의 조사를 할 수 있게 밖에서 소란을 피우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그러기에 최고의 조건은, 그가 이들의 시선을 밖으로 돌릴 수 있게 레이드 몹들을 유인하는 것... 그리고 무단 침입을 통한 외곽 경계의 강화.


물론 우리들 역시 각자 맡은 임무가 있었다. 특히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에 터질 것 같은 심장을 들키지 않으려 애써야만 했다.


저번처럼 엘이나 비슷한 녀석들이 습격하지만 않았으면 좋겠군...


"이쪽입니다."


우리들은 묵묵히 곁눈질로 주변을 살피며 군인들을 따라 그들의 본거지로 들어섰다.


작가의말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벌써 7월이 되어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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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1) 16.07.04 227 2 12쪽
25 9. 작전결행(4) 16.07.01 280 2 9쪽
24 9. 작전결행(3) 16.06.30 250 2 10쪽
23 9. 작전결행(2) 16.06.29 195 3 9쪽
» 9. 작전결행(1) 16.06.28 21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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