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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키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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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린키나
작품등록일 :
2016.05.30 18:58
최근연재일 :
2016.08.08 06:03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1,986
추천수 :
126
글자수 :
185,729

작성
16.06.30 15:42
조회
249
추천
2
글자
10쪽

9. 작전결행(3)

DUMMY

"당신들... 플레이어지?"


천천히 다가오는 그들의 포위 속에서, 나는 긴장감 어린 발걸음을 옮긴다. 장소는 옥상, 바람은 충분해!


"이미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아래의 군인들과 한패?"


"그러니 이곳에 있겠지."


다행이네. 최소한 우리가 세운 가설이 잘못되어 범죄자가 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테니까. 문제는 이곳을 어떻게 돌파하냐는 건데.


"의외로 순순히 알려주네."


내 말에 건틀릿을 낀 남자가 냉소를 흘린다. 좌 우의 두 사람은 그보다 랭킹은 떨어졌지만, 어떤 스킬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이상 섣불리 행동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곳이라면... 최소한 도주는 가능할 것이다.


"그럼 정상에 있는 유저의 실력 좀 볼까?"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땅을 박차고 달려오기 시작한다. 무장의 타입은 근접 전투용! 우선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 나는 뒤로 피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움직임이 그런 나를 월등히 상회한다.


"윽."


뭐지? 내 근처에 도달해서 비약적으로 갑자기 속도가 증가하다니... 가까스로 바람의 장벽을 쳐 주먹을 막아 냈지만, 연속해서 들어오는 그의 공격은 계속 빨라져만 간다. 반격을... 해야...


"잡았다, 크크!"


그가 아니다. 좌측에서 초승달처럼 특이하게 생긴 날붙이를 들고 있던 깡마른 남자가, 어느새 내 옆구리를 훑고 지나갔다.


대체 어느새? 그가 움직인 것은 보지도 못했는데.


"방심하지 마라 카릭, 얕았어."


묵묵히 말하며 거대한 주먹을 내 안면에 내리꽂는 남자. 비틀거리던 나는 왼쪽으로 몸을 크게 회전해 그의 공격을 밀어내었다. 옆구리가 쓰리다... 이대로 가면... 죽는다!


텅! 바람을 발판 삼아 단박에 떠오른 나는 공중에서 그대로 두 사람을 향해 바람을 화살처럼 압축해 날렸다. 아직 연습 단계라 위력은 대단하지 않지만... 원거리 공격을 만들어야 한다는 루카스의 조언에 감사해야 할 지도.


서너 발의 공기 화살은 아쉽게도 명중되지 못하고 애꿎은 옥상 타일만 부숴버렸다.


"또 순간적으로 빨라졌어?"


"역시 하늘로 피하는군. 하지만 예상했던 범위지... 알버트!"


"맡겨두세요."


공격하지 않고 지켜보던 쪽의 남자? 내 또래 이거나 그 아래로 보이는 앳된 목소리와 다르게, 서서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는 그의 손에 무시무시한 스파크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말도 안 돼... 전격이라고? 선명하게 생성된 푸른 번개가, 그의 손을 떠나 나에게 떨어졌다.


"아악!"


온몸의 근육이 타작되기라도 하듯 짜릿한 감각이 나를 휘감았다. 바람의 장벽조차, 파고드는 전격에는 무의미.


선명하게 떨어지는 체력 게이지를 보면서 나는 이를 악물고 공중에서 버텼다.


"놀랐나? 뭐 너의 그 굉장한 기술처럼 강력한 뇌전은 아니지만 그는 순수한 전격 스킬의 사용자다. 아무리 스킬 레벨에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저 정도의 출력은 계속 낼 수 있지."


번개라니.


탑엣츠의 스킬은 플레이어의 상상력과 구현 레벨에 기반을 두어 만들어진다. 흔히 생각하는 초능력 계열을 구현해 보는 사람도 있고, 특이한 자신만의 스킬을 개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가장 흔하면서도 어려운 것이 자연 속성에 관계된 것이다.


촛불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만, 화염 방사기의 화력이라던가 그 이상의 불꽃을 만들려면 어마어마한 포인트가 필요하고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상상이 받쳐줘야 한다.


때문에 속성 계열은 그 강함에 비례하여 스킬 레벨을 쉽게 올릴 수 없어 오히려 외면받는 것이었다.


그런데... 비교적 쉬운 바람이나 물도 아닌, 번개를 구현했다는 것은...


"눈치 챘는지 모르겠지만, 그 애는 철저한 레드 플레이어다. 탑엣츠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거든."


"어쩌자고 저런 애한테까지..."


남자는 싸늘하게 웃으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어차피 죽을 테니 선물로 이것저것 알려 줬지만, 더 이상 말을 늘어놓는 것도 귀찮군. 카릭, 죽여."


그 반월도를 든 남자? 그러고 보니 어디에?


"죽어라!!"


하늘에 떠 있는 내 바로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나는 발악하듯 몸을 돌려 내 모든 바람을 쏟아부었다. 몸을 비틀었음에도 어깨를 훑고 지나가는 칼날... 아픔을 느낄 사이도 없이 반격을 시도한 내 공격이 그의 몸을 강타했다고 느꼈을 때.


그는 순식간에 내 뒤로 이동해 있었다.


"으윽..."


이건... 근거리 순간이동?


빠르게 칼을 놀리는 그의 손놀림에 이대로 가다가는 필패라는 것을 깨달은 나는 온몸에서 바람을 전 방향으로 내뿜었다. 연구소에서 엘과 대치했을 때의 그때처럼, 나를 중심으로 커다란 회오리가 카릭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몸이 불타는 것처럼 아파지기 시작하지만, 여기서 멈춰 서는 이길 수 없다! 어느새 알버트의 두 번째 번개가 그의 손을 떠나는 것이 보였다.


바람으로 막을 수 없다면...


"무장 전개!"




세상이... 느려 보인다.


어쩌면 고통에 휘감긴 나의 뇌가 인지하는 기능이 타격을 받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 공격을 허용하면 남은 체력바로 볼 때 반드시 나는 죽는다는 생각에 온몸의 감각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번개가 내 몸을 강타하는 순간 생성한 작열의 세검을 찔러 넣는 것과 동시에, 균형이 무너진 카릭의 몸통에 모든 바람의 화살을 쏟아부었다. 평소의 내 움직임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초속의 반격기!

역류하는 핏물을 이를 악물고 참아내며 회전하기 시작한 몸을, 하나의 바람이 되어 동공이 크게 확장되어 있는 남자를 덮친다.


"무, 무슨!"


커다란 건틀릿을 들어 재빨리 가드를 올리는 그. 하지만 그 두터운 성벽과도 같은 견고함을, 내 칼날과도 같은 바람이 파고들어 강제로 활로를 개방한다.


[스킬 발동. 기가 라이트닝 스피어.]


스쳐 지나가는 시스템 메시지를 뒤로하고, 나는 터져 올라오는 불꽃을 번개로 융합하여 그의 복부에 찔러 넣었다.


역시 이 자의 히든 스킬은... 신체 강화.


"윽!"


육체가 엉망이 된 상태에서도, 그는 굳건하게 버티어 서서 내 검날을 꽉 움켜잡았다. 표시되는 그의 모든 체력은 제로. 시스템 메시지도, 카릭과 그의 ID 인 헌터의 패배를 알리고 있다.


하지만... 쓰러지지 않고 마지막 기력을 짜내어 내 검을 잡은 그의 모습은 흡사 불사의 힘을 가진 암흑의 기사와도 같았다.


"나의 스킬은... 자유가속... 너의 몸은 잠시 움직일 수... 없... 다..."


입가에 흐르는 피가 무색하게 힘없이 웃어 보이는 그. 그리고, 전신이 짓눌린 것처럼 나의 뒤에서 분노에 찬 얼굴로 쇄도하는 소년.


"으아아아아!"


그의 손끝에 발하는 전격을 향하는 나의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


이건... 절대 못 피한다. 검의 불꽃도, 바람도, 아까 우연히 이루어진 것 같은 융합 스킬도 사용 불가능한 상태.




"거기까지 하지."


익숙한 음성이 귓가를 자극했다. 그리고 뻗어 나간 폭넓은 검신은 그대로 알버트의 팔을 날려 버린다. 천천히 무너지는 나의 육신을 지나 돌진하는 루카스의 제 2격은, 카운터를 허용한 알버트의 작은 몸을 완전히 날려 버렸다.




으...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는 걸... 아무리 탑엣츠의 시스템에 의한 회복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이 상태라면 몇 분은 걸릴 것 같다. 엉망이 된 옥상 위에, 대자로 누워있는 나를 루카스가 딱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꽤 고생했군. 뭐 이 헌터 녀석은 나름 유명한 랭커였으니까..."


"여긴... 어쩐 일이야..."


"네가 올라가고 나서 바로 습격이 들어오더군. 그레이스가 전부 재우거나 막아내서, 당분간은 괜찮을 것 같아 내가 올라왔어. 나도 비행은 가능하니까 말이지."


그런 건가. 처음부터 우리들이 생각한 계획은, 저들의 함정...


"장비를 줘. 상황실은 내가 쳐들어가도록 하지."


"조심해... 그곳에도 적이 있다고 했으니까..."


루카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피에 젖은 내 손에 들려있는 작은 가방을 받아 들었다.


"그레이스는 괜찮을까?"


조심스럽게 묻는 내 말에 그는 차분하게 검을 늘어뜨리고는 대답했다.


"그 녀석이 잘 막아내고도 있고, 멜리사 누나가 공격을 시작했어. 한동안은 괜찮겠지."


쉬라는 말을 남긴 채 멀어져 가는 그를 보던 내 눈이 어느새 조금씩 감긴다.




막상 이기기는 했지만, 전과 다른 기분이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쓰러져 있는 세 사람의 시체에 도저히 눈을 돌릴 수 없어, 무겁게 내려오는 눈꺼풀을 저항하지 않는다.


[LP ooooPOINT 획득]


희미하게 보이는 시스템 메시지가 이렇게 야속하게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다... 나는...


사람을 죽였어...




잠이 들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꿈을 꾼 것 같다.


꿈속에서 나는 두 가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병실에 누워 계절의 변화를 지켜보며, 매번 같은 스케줄에 검사를 받고 의사의 소견을 듣는 나.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 들을 동경하며 때때로 부모님에 대한 일을 잊으려 애쓰는 나. 과거에 대한 트라우마가, 언제라도 튀어나올 것 같이 나를 자극했다.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지만, 극복해야 한다고 항상 느껴왔고 그것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그레이스였다. 그러고 보면 지금의 동료들은...


그 누구도 나에게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부모님은 어디 계신지 그런 것 등에 대해 물어본 적이 없었지.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고 있을 뿐.


두 번째의 나는 평화롭고 화사한 우리들의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것들을 먹고 있었다. 어렵게 찾은 일상, 그 일상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고 말이다.


다시 그런 날이 올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통증과 피로에 현실도피를 시도하고 있던 나는, 건물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굉음에 다시 힘겨운 현실로 돌아오고 말았다.


작가의말

요새 시험기간인가요? 만약 그렇다면 힘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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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2. 크로우(2) 16.07.18 25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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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1. 새로운 적의 등장(2) 16.07.12 184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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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3) 16.07.06 206 2 8쪽
27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2) 16.07.05 187 2 14쪽
26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1) 16.07.04 227 2 12쪽
25 9. 작전결행(4) 16.07.01 279 2 9쪽
» 9. 작전결행(3) 16.06.30 250 2 10쪽
23 9. 작전결행(2) 16.06.29 194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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