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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키나 님의 서재입니다.

TopET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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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린키나
작품등록일 :
2016.05.30 18:58
최근연재일 :
2016.08.08 06:03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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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66
추천수 :
126
글자수 :
185,729

작성
16.06.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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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9. 작전결행(2)

DUMMY

멜리사의 말에 견주어 봤을 때 이곳의 시설은 우리가 전에 갔던 곳 보다 특별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여기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고요할 뿐.


뚜벅뚜벅 앞에서 걸어가는 군인의 묵직한 군화 소리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들이 평범한 치안 부대 라면, 우리가 범죄자로 몰릴지도 모른다는 상황이 날 더욱 떨리게 만들었다.


그를 따라 도착한 곳은 텅 빈 사무실이었다.


"우선은 여기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식 대피소가 아니라 불편한 게 있을 수 있으니 무슨 일이 있으시면 이 무전기로 저희에게 연락 주시면 됩니다."


인솔한 무리 중 상급자로 보이는 어깨에 견장을 단 군인이 내미는 무전기를 받아 들며 제이는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했다.


일단 여기까지는 친절한 방위군의 이미지인데...




그들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나는 크게 심호흡하고 창가로 다가갔다. 열리지 않는 통유리로 되어 있는 창... 하지만 밖의 상황이 어떤지 대충은 보인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자, 우선 그럼 간단하게 배도 채우고 쉬면서 아벨을 기다려 보자고."


멜리사의 제안에 루카스는 기다렸다는 듯 헤드셋을 눌러 쓰고는 드러누웠고, 그레이스도 크게 기지개를 펴고는 아무 책상 위에 걸터앉았다.




우리들이 생각한 작전의 개요는 이렇다.


현재 제이는 수배가 내려져 있는 상황. 저들이 신원 확인을 한다면 그는 확실히 체포될 테고, 우리들이 탑엣츠 유저라는 것도 알 것이다. 최신 정보 시스템에 의존하다 보니 과거처럼 신분증과 서류를 통한 신원 확인이 바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다행이나 어찌 되었건 그것은 시간문제였다.


이미 경비의 배치는 VRLR 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아벨 선배에게 전달한 상태... 그가 밖에 흩어져 있는 레이드 몹들의 주의를 끌어 이 건물로 들이닥치게 되면 소란이 일 것이다.


그 틈에 경비를 뚫고 정문에서 난동을 부리다 도망치는 것이 그의 역할. 빠져나가는 게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무기와 스킬인 강화 신체라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군인들이 민간인에게 총격을 가하지 않는다면...


밖이 시끄러워지면 당연히 이들의 주의는 흐려질 거고, 어떤 괴물들을 데려오냐에 따라 다르지만 증원이 필요할 것이다.


그 틈에 나는 창밖으로 나가 공중으로 최대한 높은 상층에 진입한다. 이 부분은 구성도를 살펴본 제이의 추측이 섞여 있었는데, 맞기를 바라는 수밖에.


내가 그들의 구역에 도착하면 나는 소형 스위치를 그들의 장비에 연결해야 한다. 그러면 그걸 원격으로 제이가 해킹하여 그들의 계획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


그 사이 그레이스와 루카스는 군인들이 들이닥칠 가능성을 대비해 이 사무실을 지키는 것을 맡았고, 멜리사는 내가 나간 후 내려가 아벨 선배의 구출과 더불어 더 큰 소란을 피우는 것을 담당했다.


일단은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정부의 시스템이라면 당연히 패스워드도 돌파해야 할 테니까.




일분일초의 흐름이 무거운 용해액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리게 느껴진다. 다행스럽게도 군인들은 우리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하긴, 그들이 정말 경계했다면 제이의 장비들도 의심을 샀겠지만... 그랬을 경우 일이 복잡해졌을지도 모르겠다.




"뭐야!! 빨리 셔터를 내려! 지원화기를 준비해!"


마침내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로부터 한 시간이 지나고서였다. 통유리 밖으로 살펴본 아래의 광경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헐, 저 많은 좀비들은 죄다 어디서 데려온 거야?"


어처구니 없이 옆에 서서 말하는 루카스. 그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폭도가 몰려오듯 기괴한 모습으로 변한 사람들이 끝없이 달려오고 있었다. 단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면 그것들 이외에도, 마치 작은 용같이 생긴 괴수들도 몇 날아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잘 하다못해 과한데?"


"레나, 밖으로 이동하는 건 괜찮겠어?"


그레이스가 걱정스럽게 물어보았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나는 힘없이 웃고는 장비가 담긴 가방을 들고 루카스에게 말했다.


"조용히 열어줄 수 있지?"


말없이 다가온 그의 양손에 빛이 집중된다. 별다른 소음도 없이, 창문은 통째로 뜯겨져 마치 회전문처럼 돌아갔다.


시원하게 느껴지는 바람... 그리고 개방된 창문을 통해 더욱 뚜렷하게 들려오는 외부의 소리들.


고함소리, 총소리, 괴수의 울부짖음을 애써 전부 외면하며 난 벽을 잡고 하늘에 한 발 다가섰다.


"조심해 레나."


근심 어린 얼굴로 말하는 그레이스를 향해 나는 싱긋 웃었다.


"잘 될 거야."


마침내 몸을 맡긴 하늘. 중력의 영향이 느껴지며 나의 몸은 그대로 아래로 추락한다. 하지만 자유낙하하는 나를 바람이 떠안아 끌어올려 준다.


이 느낌이 너무 좋아서, 매번 바람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동시다발적으로 들려오는 전투의 함성을 뒤로 한 채 나는 건물 외벽을 따라 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함께 살기 위해, 이 계획은 반드시 성공해야 해!


다행히 군인들은 나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괴물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날아다니는 녀석들 중 하나가, 이쪽을 향해 쇄도한다.


이미 레이드 모드를 통해 비교적 익숙해진 녀석... 단단한 피부는 어지간한 공격으로 뚫기 힘들며, 강인한 발톱과 꼬리의 공격력은 강철이라 해도 부술 수 있을 정도로 강인하다. 이 놈들의 보스는 더욱 거대하고 원거리 공격도 가능하지만 다행히 그 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목숨과 맞바꿔서 공략했던 그놈은, 저 좀비들의 최종 진화 형태 이상으로 보기 싫은 도마뱀이니까.


"핫!"


돌진하는 놈의 발톱이 나를 덮치는 순간, 그대로 외벽을 차고 나는 공중으로 몸을 날려 그것을 피했다. 튼튼한 건물임에도 그 육중한 일격을 견디지 못한 채 와르르 무너져 그것의 출입을 허락한다.


이대로 공중에서 끝내야 해...


오른팔에 강력한 회오리를 생성하기 시작하면서 날아든 나는 압축된 풍권을 건물에서 튀어나오는 놈의 미간에 박아 넣었다.


어지간한 공격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내가 알고 있는 정보. 하지만 미친 듯이 회전하는 바람의 힘은 거대한 철퇴처럼 그것의 머리에 강력한 힘이 되어 충격을 주었다.


"키에에엑~!"


괴성을 지르며 피를 뿌리는 녀석의 꼬리가 발악하듯 나에게 날아왔다. 가까스로 그것을 피한 나는 놈을 밟고 뛰어 공중제비를 돈 후 바람의 칼날로 벌어진 그것의 상처를 베었다.


마침내 죽어 떨어지는 괴물의 사체를 잠시 내려다보던 나는, 이내 위를 향해 다시 날았다. 최대한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고 빠져나가야 한다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느껴지기 시작했기에.




도착한 최상층은 다행히 제이의 추측대로 사용 중인 사무실인 것 같았다. 아니, 사무실이라기 보다 어떤 상황실에 가까운 그곳은 수많은 컴퓨터가 가동 중인 오퍼레이터 룸 같아 보였다.


흐음... 유리 그냥 깨도 될까? 여기서는 루카스의 도움을 받기도 애매한데.


다행히 비상시라 그런지 안에는 사람이 없었지만, 유리를 부숴버리면 경비가 올지도 모른다. 잠시 고민하던 나는 옥상으로 가서 내려오는 쪽을 택했다. 아무래도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혹 창문에 보안 장치가 되어 있다면 동료들이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의미가 없으니까...


하지만 내가 옥상에 도착했을 때, 나는 우리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다른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어서 와, 브리즈 윙."


아니... 좀 더 알기 쉽게 말하자면, 이들은 처음부터 우리를 제거할 작정이었던 것이다.


"BJ 를 통해 대전 방송까지 신나게 한 주제에, 우리들 중에 네 얼굴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거라 생각했던 거야?"


비아냥거리며 다가오는 남자는 군인이 아니었다. 민간인... 하지만 착용하고 있는 건틀릿으로 미루어 볼 때 그는, 플레이어다.


군인들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 이 부대 안에서도 핵심 세력은 따로 있는 모양이었다.


"상황실에 바로 들어갈지 이쪽으로 올지 내기했는데, 내가 승리했군."


...유리를 깨고 들어갔어도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구나. 기괴한 웃음을 연발하며 다가오는 남자 말고도, 어느새 두어 명의 사람들이 모습을 더 드러내 나를 넓게 포위하고 있었다.


"브리즈 윙, 너에게 PVP 를 신청하마."


둘... 셋... 총 네 명? 곤란하게 되었네...


"휴면 상태 해제, 액세스! 서브 코드 2943."


여기저기서 스킬을 개방하며 다가오는 사람들. 일대 일의 정당한 게임 대결이 아니다...




이것은 살육전이다.


작가의말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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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2. 크로우(2) 16.07.18 250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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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11. 새로운 적의 등장(3) 16.07.13 179 2 12쪽
30 11. 새로운 적의 등장(2) 16.07.12 184 2 9쪽
29 11. 새로운 적의 등장(1) 16.07.11 216 2 9쪽
28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3) 16.07.06 205 2 8쪽
27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2) 16.07.05 187 2 14쪽
26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1) 16.07.04 227 2 12쪽
25 9. 작전결행(4) 16.07.01 279 2 9쪽
24 9. 작전결행(3) 16.06.30 248 2 10쪽
» 9. 작전결행(2) 16.06.29 193 3 9쪽
22 9. 작전결행(1) 16.06.28 21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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