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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키나 님의 서재입니다.

TopET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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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린키나
작품등록일 :
2016.05.30 18:58
최근연재일 :
2016.08.08 06:03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1,988
추천수 :
126
글자수 :
185,729

작성
16.07.18 15:46
조회
251
추천
2
글자
9쪽

12. 크로우(2)

DUMMY

특이한 무장. 저 무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두 개의 단검과, 그 사이를 잇는 쇠사슬. 보통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검의 검술 또는 쇠사슬을 이용한 리치의 조정이겠지. 하지만 그 쇠사슬의 느낌이 조금 이상하다.


불타오르고 있는 듯한 청색의 기류가 단검들이 아닌 그곳에서 발하고 있었다.


"당신은, 역시 크로우의..."


"통성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뭐 수다나 떨자고 온 건 아니니까요."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남자. 무장의 스킬을 개방한 건가? 주력 스킬은 뭐지? 상대의 정보는 전혀 없는 상태지만, 기습할 수 있는 입장에서 순순히 자신을 알리며 다가왔다는 것은...


암살 이외의 통상 전투에도 자신 있다는 소리다.


"레나."


"응?"


루카스는 굳은 얼굴로 내 앞을 가로막았다.


"먼저 가라. 굳이 두 사람의 발이 모두 묶여있을 필요는 없지."


"하지만... 같이 싸우는 편이 안전하지 않을까?"


"바보 같긴. 상대가 저런 식으로 혼자 왔다는 것은,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야. 안에서 뭔 짓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릴 잡을 작정이었으면 확실히 함정을 팠거나 주 전력이 모두 몰려왔겠지."


그렇다면, 설마 관제탑에서는.


"처음에는 밖의 군인들이 안쪽 상황을 모르고 있거나, 사람들을 전부 대피시키고 지키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저 녀석이 멋대로 저렇게 돌아다니는 걸 보니까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


"무슨 뜻이야?"


"이 발사 기지는 이미 저 클랜의 손에 떨어진 거야."


남자는 그렇게 말하는 루카스를 향해 두 개의 검날을 손뼉 치듯 부딪혔다.


"정답입니다. 당신이 카오스나이트, 루카스 레이븐? 스카이블루 클랜의 부마를 담당하고 있다가 제명되었던..."


"상당히 자세히도 알고 있군."


차갑게 웃으며 루카스는 그를 노려보았다.


"뭐 그야 당연하죠~. 당신의 클랜이었던 그곳의 클랜원들을 죽여버린 척살조의 멤버 중 하나가 저였으니까."


"뭐?"


"윈트리... 아니 멜리사 그 바보 같은 여자는, 눈치를 채고 당신을 제명시켜 버린 모양이지만... 덕분에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있는 겁니다."


무슨... 소리야? 그의 말이 혼란스러운 것은 나뿐만이 아닌 모양이다. 루카스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그의 말을 받아쳤다.


"개소리 하지 마. 그 제명 건은 브리즈 윙의 영입 실패와 클랜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니요."


그가 한 발 더 다가왔다. 이제 우리들과의 사이는, 불과 5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녀는 당신을 살리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혹은 클랜을 지키기 위해 랭킹 1위의 영입을 시도했다던가... 뭐, 멜리사가 당신과 브리즈 윙을 공격하는 연극을 펼치면서까지 우리 계획을 모르는 척하는 것도 웃겼지만."


이게... 무슨 소리야... 그 때의 싸움들이 연극?


"닥쳐."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시면 됩니다. 뭐 그때까지 둘 다 살아있을리 없겠지만..."


순간 퍼뜩 떠오른 생각에, 나는 반사적으로 우리들이 들어왔던 격전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사격하는 소리나 폭발음도 들리지 않았지만 분명히 멜리사는 우리들을 위해 앞으로...


앞?


"후, 바보 같은 누나가 혼자 엘을 잡으러 간 모양이군."


루카스 역시 그것을 눈치챘는지 무겁게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그동안 크로우나 엘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보였던 증오스러운 그 눈빛은... 설마 그녀는, 처음부터?


"당신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후딱 쓰러뜨리고 사실이라면 누나를 때려주면 돼."


루카스는 자세를 잡으며 내 쪽을 향해 고개를 틀었다.


"넌 왜 아직도 안 가고 있어. 저런 대화조차 시간을 끄는 행동이라는 거 모르냐."


"루, 루카스..."


망설이는 나. 우리들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하는 남자의 무시무시한 기세에, 루카스는 자신의 스킬을 모두 개방하며 외쳤다.


"달려!"




헉... 헉... 얼마나 달렸는지 모르겠다. 그 녀석의 외침에 나도 모르게 멋대로 반응해서는, 쉬지 않고 몇 개의 복도를 지나왔다. 지금 다들 살아있는 것일까? 무사히 만날 수 있다면 좋겠는데. 갑작스러운 적의 등장에 괜스레 내 마음만 불안한 색깔로 물들어 간다.


복도에 설치되어 있는 작은 전자 표지판에 표시되는 관제 센터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그리고 다시 달린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오히려 사람들을 빨리 찾아야 이 터질 것 같은 심장이 조금은...


"말도 안 돼."


지금까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이, 세 번째 코너를 돈 내 앞의 복도에 비릿한 피 냄새를 동반한 채 늘어져 있었다.


역한 느낌이 머리를 꽉 채워 움직일 수 없다. 가쁜 나의 숨소리만이 이 죽음의 공간에서 유일한 삶의 흔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연구원... 직원... 군인... 다양한 복장의 사람들과, 일반인들로 보이는 몇몇의 시체가 뒤엉킨 지옥의 초입과도 같은 그 광경에 나는 할 말을 잊어버렸다.




이게... 뭐야?


숨이 막힐 것 같은, 드라마의 절정 부분과도 같은 긴장감에 온몸이 자의와는 상관없이 사시나무 떨듯 요동친다. 어쩐지 가빠지는 호흡과 그 끝자락에 닿은 내 심장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이런 게...




이런 게 게임이라고?




아니지, 생각의 정착지가 잘못되었다. 이것은 철저한 나와, 우리와, 세계의 현실. 그리고 내 눈앞에 있는 것은 게임이지만 게임이 만들어낸 작금의 현실.


"용서 못해."


내 안에서 무언가가 끊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일정한 높낮이를 유지하며 떨리던 감정선은 통제의 영역을 벗어났다.


처음부터 쥐고 있던 나의 세검을 피가 날 정도로 강하게 움켜잡았다. 실내라서 바람을 일으키기 좋은 조건은 아니지만, 그런 것 따위는 이제 더 이상 고민의 범주에 들어서지 못 했다.


콰장창!! 우주선의 발사 시뮬레이션에도 견딜 수 있는 강화 유리창이 나의 떨림을 견디지 못하고 박살 났다. 그 틈을 통해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나의 검에서 발하는 불꽃에 융합시킨다.


"용서 못해."


다시 한 번 되뇌며 나는 그 검을 들어 찌르기 자세를 취했다. 마치 테러의 현장과도 같은 시체들의 산 너머에 이쪽을 향해 비웃고 있는 듯한 검은 그림자를 향해...


검을 앞으로 내뻗는다.




불의 소용돌이가 무서운 기세로 시신들을 화장시키며 복도를 통째로 적색으로 물들였다. 그 반동에 어깨가 젖히는 사이, 저 편에서 나를 향해 달려들던 괴수들을 덮친 불길은 강렬한 폭발을 일으켰다.




.




.




.




"결국 찾아왔군."


검은 슈터의 남자.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분명히 [가상 무기 개발국], 그곳에서 엘과 함께 사라졌던 그 남자. 피범벅이 된 얼굴을 들어 관제 센터의 입구를 막고 서 있는 그를 응시했다.


"뭐 오고 있는 건 알고 있었다. 엘이 그러더군, 너희들을 찾아다니는 것보다 이쪽 문제를 해결하면 우리들은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것이라고."


"시끄러."


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다. 핏빛 붉은 장막에 가려진 세상이 증오스러울 정도로 어두워 보인다.


"어차피 너희들이 할 수 있는 건 없어. 세계는 멸망하지 않고, 썩은 자들은 우리들이 치워 버렸으니까."


"시끄러워."


"아~ 엘이 이것도 전해주라 하더군."


그에게 던져져 내 앞을 구르는 한 사람. 엉망이 된 몰골이지만 틀림없이 나는 그 실루엣을 기억하고 있다. 분명히 우리들을 이곳으로 인도한, 멜리사의 모습을.


"덕분에 우리 전력이 조금 감소되었지만, 문제 되지는 않는다. 그 녀석이 숨이 붙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끄럽다고."


"너희들이 할 수 있는 건 없어. 우리들은 질서를 바로 세우는 심판자다."


"닥치라고!!!"


귀에 윙윙거리던 거슬리는 소리를 떨쳐내듯 나는 고함을 내지르며 그를 향해 높게 뛰어올랐다. 일렁이는 시야... 이것은... 눈물?


발사 기지의 한 쪽 건물을 완전히 박살낸 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부숴 버리며 이곳까지 온 목적이 고작 눈물을 흘리기 위해?




아니, 틀려.


이것은 복수가 아닌 폭주하기 시작하는 내 세계의 브레이크를 위한 것이다. 평소의 부드러운 바람이 아닌 뜨거운 풍압이 온몸을 휘감았다.


타아앙~~! 귓전을 때리는 둔탁한 소리...


그리고 공중으로 도약한 나의 어깨에서 피가 터져 나오는 것이 또렷하게 보였다. 저격수? 하지만... 냉정을 찾을 마음의 여유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아프지 않아!!"


주춤거렸던 내 작은 육신을 억지로 움직이며 나는 검을 들고 그에게 돌진했다.


작가의말

월요일이네요. 좋은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어쨌든 이 라노벨답지 않은 무거운 이야기도, 끝까지 최선을 다 해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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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13. 마지막 싸움에서 벗겨지는 진실(2) 16.07.25 262 3 14쪽
36 13. 마지막 싸움에서 벗겨지는 진실(1) 16.07.22 271 2 7쪽
35 12. 크로우(3) 16.07.21 200 2 10쪽
» 12. 크로우(2) 16.07.18 252 2 9쪽
33 12. 크로우(1) 16.07.15 210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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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11. 새로운 적의 등장(3) 16.07.13 179 2 12쪽
30 11. 새로운 적의 등장(2) 16.07.12 184 2 9쪽
29 11. 새로운 적의 등장(1) 16.07.11 218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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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2) 16.07.05 187 2 14쪽
26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1) 16.07.04 227 2 12쪽
25 9. 작전결행(4) 16.07.01 279 2 9쪽
24 9. 작전결행(3) 16.06.30 250 2 10쪽
23 9. 작전결행(2) 16.06.29 194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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