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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키나 님의 서재입니다.

TopET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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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린키나
작품등록일 :
2016.05.30 18:58
최근연재일 :
2016.08.08 06:03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2,017
추천수 :
126
글자수 :
185,729

작성
16.06.27 13:14
조회
249
추천
2
글자
7쪽

8. 마지막 휴가라고요?

DUMMY

멜리사가 파격적인 선언을 한 날부터 3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단번에 부각이 될 만한 행동을 하는 줄 알았더니 의외로 그녀는 꽤 신중한 구석이 있었다. 하긴, 그러니까 엘을 공격했을 때도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그곳에서 싸움을 하려 했는지도.


우리가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이 음모를 밝히고 싶어하는 탑엣츠의 상위 랭커 집단일 뿐이었으니까.


무조건 정부 관사로 쳐들어가는 것은 테러에 불과할 뿐이고, 그레이스의 아버지 일로 미루어 봤을 때 어지간한 정부 부서에서는 이 일을 알지도 못할 것이다. 그저 혼란으로 가득 찬 세상의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구호물자를 나누어 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충분히 바쁠 테지.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것은 두 가지, 정보 수집과...


"납, 납치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하는 나를 향해 그녀가 혀를 차며 구호물자로 받아 온 컵라면에 물을 부었다.


"집에 있던 식량도 다 떨어졌고, 막상 쓸만한 정보가 나오기를 기다리기도 뭐하니까."


"그... 그건 범죄잖아요."


테러나 납치나... 스케일의 차이일 뿐이잖아.


"하지만 너네 말에 따르자면 군인들은 그 좀비들에 대해 뭔가 아는 거 같았다며? 그렇다면 이것을 주도하는 세력은 틀림없이 군권에도 관계가 있는 거야. 장성 급인 우리 아버지도 모르는 정보를 일개 사병이 안다는 건."


그럴 거 같기는 하지만...


"하지만 그런 사람을 무슨 수로 찾죠? 어느 군인이 알고 있는지 알 방법이..."


"그야... 야, 루카스. 그렇게 노려본다고 컵라면이 빨리 익지는 않아."


그녀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컵라면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루카스에게 핀잔을 주며 피식 웃었다. 집에 남아있던 식량의 상당수를 처리하는데 공헌한 그는 매우 불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사람은 절대로 이것만 먹어서는 살 수 없다고."


"그래, 저 식충이가 폭주하기 전에 움직이는 게 낫다고 느낀 것도 있어."


...그 말에는 반박할 수 없겠네.


"아무튼 그런 군인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아. 혹시 그 연구소에 있던 군인들 군복에 마크 같은거 기억나는 사람? 번호나..."


그녀의 말에 아벨 선배가 조용히 손을 들었다.


"일단은 제가 기억하고 있기는 한데... 총에 429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좋아, 일이 잘 풀리겠네."


멜리사는 손뼉을 짝 치고는 마침내 다 익은 컵라면의 뚜껑을 열었다. 맛있는 냄새가 거실에 피어오르는 김을 따라 가득 찬다.


"아버지한테 여쭤봐서 그 부대가 어딘지 찾으면 돼. 만약, 부대표식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거나 부대를 찾지 못한다면..."


못한다면? 어쩐지 그 눈에 살기가 서려 있는 것 같다.


"밖에 제멋대로 돌아다니고 있는 괴물들을 최대한 많이 요란하게 박살내는 거야. 그럼 그쪽에서 먼저 접촉하겠지."


만약 레이드 몹과 이 음모가 직결되었다면?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리하자면 콜로니로의 이주 프로젝트는 정부의 계획. 그것을 실행하는데 주 역할을 한 것이 VRLR. 하지만 탑엣츠의 증강현실 구현은 그 계획에 없었으며, 그것들을 알고 이용하는 것은 정부의 또 다른 파벌이라는 건가.


그렇다면 프로그램에 의한 멸망은, 그 파벌에 의한 장치라는 건데 시기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게 하나 있다.




왜 정부는 굳이 멸망설로 대중을 선동하면서까지 이주 계획을 추진하려 한 거지? 그러니까 굳이, 자신들의 입지를 위협받으면서까지 그 갑부의 편을 들어줬냐는 그 점이...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이 컵라면부터 먹는 게 어때? 배가 고프지 않다면 대신 먹어줄 의향이 있는데."


루카스의 말에 나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끌어안으며 그의 탐욕스러운 젓가락을 경계했다.


"네 거나 먹어."


"다 먹었어."


"..."


방금 전 개봉하지 않았던가? 정말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먹는 거에 대해서는 자비가 없는 애인 것 같다.


방에서 나온 그레이스는 내가 준비해 둔 것을 받아들고는 젓가락을 쪼갰다. 그녀의 상태는 다행스럽게도 얼마 전에 비해 꽤 밝아져 있었다.


"제이 씨는 좀 어때?"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그에게 음식을 주고 온 그녀를 향해 물었다.


"여전히, 뭔가 잔뜩 찾아보고 있어."


"인터넷은 다 끊겼다고 알고 있는데 굉장하다..."


"이게 살아있잖아."


루카스가 허공을 젓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의 말대로, 증강현실로 진화된 탑엣츠 덕분인지 우리들의 눈앞에는 투명한 메뉴창과 계기판 같은 것이 늘 따라다니고 있었다. 가상 컨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 드신 분들이라면 정신이 이상해질 정도로 그것은 언제나 온라인 상태로 구동되어 있다.


"다 먹었으면 좀 도와주지그래?"


멜리사의 핀잔에 루카스는 투덜거리면서도 일어나 그녀가 전자 칠판을 창가에 고정시키는 것을 돕기 시작했다. 그 위에는 우리가 파악한 것들이 하나의 다이어그램이 되어 표기되어 있었다.


이따금 밖에서 괴수의 소리가 들려오기는 하지만, 꽤 오랜만에 맞이하는 요 며칠간의 휴식은 분명히 우리들이 느끼고 있었던...


일상 같지 않지만 분명한 일상의 느낌이었다.


"좋아, 그럼 디저트는 내가 솜씨를 발휘해 볼게."


"좋긴 한데 야채팩 너무 많이 뜯지 마. 구호물자가 또 언제 올지 모르니까."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나는 아벨 선배와, 그에게 충고를 던지는 멜리사 씨도 어느새 많이 가까워진 느낌이고...


"그럼 나는 제이 씨를 좀 도와드리고 올게."


겨우 자신의 몫을 다 먹은 그레이스도 일어나며 말한다. 확실히 평정은 되찾은 것 같지만 아직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이 그녀로 하여금 뭐라도 해야 안정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다들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자 멍하니 앉아 있던 나는, 헤드셋을 만지작거리며 착용할 준비를 하는 식충... 아니, 루카스를 쳐다보았다.


"음? 무슨 볼일이라도 있냐?"


...왜인지 모르겠는데 우리 둘은 참 쓸모가 없는 것 같은걸.


"티... 티비나 봐야지 하하하..."


"관심 있으면 말로 해. 질질 끄는 건 질색이니까."


건방지게 내뱉고 팔짱을 낀 채 음악을 듣기 시작하는 그 녀석을 보니 어쩐지 굉장히 열받는다.


나는 묵묵히 리모컨을 들어 늘어져 있는 그의 복부에 힘차게 내리쳤다.


"커억!"


나쁜 놈. 먹은 라면이나 뱉어내라!


작가의말


다시 한 주가 시작되었네요! 오늘은 무척 덥다고 하니 다들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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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13. 마지막 싸움에서 벗겨지는 진실(2) 16.07.25 263 3 14쪽
36 13. 마지막 싸움에서 벗겨지는 진실(1) 16.07.22 272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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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2. 크로우(2) 16.07.18 252 2 9쪽
33 12. 크로우(1) 16.07.15 210 2 8쪽
32 11. 새로운 적의 등장(4) 16.07.14 208 2 11쪽
31 11. 새로운 적의 등장(3) 16.07.13 180 2 12쪽
30 11. 새로운 적의 등장(2) 16.07.12 185 2 9쪽
29 11. 새로운 적의 등장(1) 16.07.11 219 2 9쪽
28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3) 16.07.06 207 2 8쪽
27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2) 16.07.05 187 2 14쪽
26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1) 16.07.04 227 2 12쪽
25 9. 작전결행(4) 16.07.01 280 2 9쪽
24 9. 작전결행(3) 16.06.30 250 2 10쪽
23 9. 작전결행(2) 16.06.29 194 3 9쪽
22 9. 작전결행(1) 16.06.28 218 2 11쪽
» 8. 마지막 휴가라고요? 16.06.27 249 2 7쪽
20 7. 천국의 열쇠(2) 16.06.24 278 2 7쪽
19 7. 천국의 열쇠(1) 16.06.24 255 2 11쪽
18 6. 가상 무기 개발국(4) 16.06.23 288 3 13쪽
17 6. 가상 무기 개발국(3) 16.06.22 227 3 9쪽
16 6. 가상 무기 개발국(2) 16.06.21 264 3 13쪽
15 6. 가상 무기 개발국(1) 16.06.20 324 3 15쪽
14 5. 밝혀지는 흑막! 그리고 버그라니!(2) +1 16.06.17 312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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