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린키나 님의 서재입니다.

TopETs life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게임

완결

린키나
작품등록일 :
2016.05.30 18:58
최근연재일 :
2016.08.08 06:03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2,014
추천수 :
126
글자수 :
185,729

작성
16.06.22 14:54
조회
226
추천
3
글자
9쪽

6. 가상 무기 개발국(3)

DUMMY

제이가 서둘러 정리하는 사이 철문이 부서지는 것 같은 굉음이 들려왔다. 군인들이 있던 입구의 출입구는 굉장히 두꺼웠기에 그쪽까지 간다면 탈출이 가능할 것 같았지만, 놈들은 우리를 보낼 생각이 없다는 듯 몰려들었다.


"무장 전개, 캐논 블레이드."


좁은 복도를 막고 서 있던 루카스는 마침내 보이기 시작하는 검은 무리들을 향해 돌진하며 무기를 소환했다.


인간의 형체를 하고 있지만 불에 탄 듯 시커멓게 변해버린 정체불명의 괴물들... 그것들은 마치 책에서 보던 좀비처럼 기괴한 모습으로 짐승이 되어 달려온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저들은 사람이 변한 거라는걸...


게임 속에나 등장하는 프로그램 따위가 아니다!


"루카스!"


비명에 가까운 내 외침을 뒤로하고 뛰어 오른 루카스는 검을 크게 회전하며 제일 앞에서 달려오던 좀비의 머리를 쳐 날렸다. 그것의 의미를 알고 있는 나의 몸이, 그대로 굳어 움직여지지 않는다.


"하아아아!!"


폭넓은 검날을 다음 좀비의 복부에 쑤셔 박은 그는 그대로 앞으로 돌진하며 빛을 일으킨다. 강렬한 버스터가 무시무시한 불길을 뿜으며 복도에서 폭발하였다.


탑엣츠의 레이드 모드는 전부 어떠한 줄기를 따라 연결된다고 생각된다. 레벨 3에서 바이러스로 인해 난폭해진 사람들이, 레벨 4에서는 저런 모습으로 변해버리는 거라고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네 같은 괴수마저 본 나는 알고 있다. 저들은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그럼에도 가슴 한쪽이 여려 오는 건 무엇 때문일까?




"레나! 서둘러야 해."


그레이스의 말에 겨우 정신을 수습한 나는 제이를 도와 각종 케이블 따위를 가방에 챙기기 시작했다. 방 안쪽의 우리를 발견하고 창문으로 달라붙는 녀석들을, 폭염 속에서 루카스가 뛰어다니며 사정없이 베어버린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넓은 홀까지 치고 나간 그의 사각을, 뒤에 있던 아벨 선배가 소드 실드를 빼어들고 막아내었다. 신체 강화 위주로 스킬을 사용한 그에게 이런 무리와의 싸움은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뭔가를 해야만 하는데... 가만히 손을 들어 보았지만 바람이 느껴지지 않는다.


"큭."


한참을 베어대며 길을 뚫던 루카스가 잠시 주춤거리며 잇소리를 내었다. 도무지 인간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 족히 2미터는 될 법한 괴물들이 하나둘 사람들 틈에 섞여 다가온다.


역시 저 진화형도 섞여 있구나.


"별게 다 나오는군."


루카스는 냉정을 되찾고 빛이 모여든 팔을 휘둘렀다. 소화기, 의자, 깨진 유리할 거 없이 수많은 사물들이 공중에 떠올라 그것들을 공격한다.


"엄호해줘."


그의 말에 그레이스가 손짓하자 덩굴들이 빠르게 벽을 타고 뻗어 갔다. 날카로운 가시들이 솟구쳐 그것들을 꿰뚫기 시작하자 그 사이를 파고든 루카스가 그대로 손바닥을 그 커다란 덩치에게 뻗었다.


강력한 염동력이 마치 척력처럼 작용하며 그것들을 단번에 밀어낸다. 마침내 계단까지 길이 열리자, 그는 검을 휘두르며 외쳤다.


"달려!"


헉... 헉...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억누르며 쉴 새 없이 달려 올라가는 우리들의 뒤쪽으로 그것들은 계속 밀어닥쳤다. 달리고 싶다고 생각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미친 듯이 뛰어야 하다니.


멈추고 싶어... 확실히 인간은 간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젠장, 끝도 없이 오는데?"


계단에서도 하나둘 난간을 붙잡고 그것들이 넘어오려 했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아벨 선배의 가드에 막혀 굴러 떨어지기 일수였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하긴 포기를 생각할 머리도 없는 상태겠지만) 계속해서 집요하게 우리를 쫓는다.


"먼저 올라가."


최후방에서 검을 굳게 쥔 채 루카스가 말하자 제이는 망설이지 않고 우리들을 인도하며 뛰었다. 그를 두고 갈 수는 없지만... 지금 이 좁은 계단에서 기다리면 방해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1층에 달려 올라간 후 따라온 몇 명의 좀비들을 아벨 선배가 해치우는 동안 우리는 서둘러 출입구로 향했다.


여기서 벗어나면 어디로 가지? 라는 불안감이 순간 엄습했지만 지금은 벗어나는 게 최우선이니 차마 물을 수 없다.


"이런, 열려 있어."


제이의 힘없는 목소리에 바라본 출입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부서져 있었다. 저 괴물들의 충격에도 견딜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철문은 종이 쪼가리처럼 구겨져 있었고 그 밖에서는 무언가 불안한 비명 소리, 총소리가 들려온다.


설마... 최종 진화 형태? 불현듯 떠오르는 그 존재에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왜 그래 레나?"


"저들은 점점 진화해. 하지만 내가 플레이하던 당시에는 그 진화 조건이 따로 있어서 이런 식으로 빠르게 변형하지 않았는데."


"그 말은 지금 저 문의 상태도 그 진화한 놈에 의한 것이다?"


우선은 당장 떠오르는 것이 그것뿐이기에, 나는 제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총소리가 멎었다. 그레이스가 재운 군인들이, 일어난 직후 바로 기습을 받은 것일까?


하지만 조심스럽게 나간 우리들의 앞에 펼쳐진 광경은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안녕 언니? 어머, 이런 곳에서 다 만나네!"


천진난만한 얼굴로, 하지만 살기 가득한 눈으로 이죽거리는 소녀. 무언가에 관통된 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군인들 사이에서 웃고 있는 그녀는 틀림없는 엘이었다.


까불지 마... 절대로 우연히 이런 곳에서 만났을 리 없다. 틀림없이, 검색 기능을 써서 우리 뒤를 쫓았겠지.


지하에 있는 그것들 이상으로 집요한 그녀에게 두려움을 느낀 내 등에는 어느새 오싹한 냉한이 느껴진다.


"엘."


"저 아이가..."


그제야 우리 둘의 관계를 깨달은 그레이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사상 최악의 클랜 마스터가 저런 어린 꼬마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 했을 테니까.


게다가 이제는 살인자다.


"오랜만에 봤는데 영 꼴이 말이 아니네?"


"여기는... 왜 온 거야."


힘겹게 입을 연 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오며 어깨를 으쓱거리는 그녀.


"잊었어? 내가 언니를... 아니, 브리즈 윙 너를..."


사라졌어? 뭔가 번쩍이는가 싶더니 단번에 안쪽으로 파고든 엘의 손에 은빛으로 빛나는 금속의 단창이 생성된다.


"찢어 죽일 거라니까? 아하하하하하!!"


나는 이를 악물고 심장을 향해 날아드는 금속의 창날을 바람으로 밀어내며 그녀를 발로 걷어찼다. 하지만 어느새 방패 모양으로 형성되어 있는 흙이 그 충격을 완전히 상쇄시켜 준다.


흙? 금속 생성? 어느 쪽이 그녀의 주력 스킬이지? 당황하는 사이 그레이스가 내 앞을 가로막으며 엘이 날아가는 자리에 손을 휘둘렀다.


"헤에?"


단번에 몇 개의 싹이 자라나더니 이내 거대한 나무들이 되어 그녀를 포위한다. 하지만 그런 그레이스의 순발력에 감탄할 사이도 없이, 아까 들었던 총성이 또렷하게 귓전을 두들겼다.


타앙-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파공음... 사태를 파악하기도 전에, 내 앞에 나섰던 그레이스의 몸이 천천히 무너져 내렸다.


"그레이스!!"


황급히 안아 든 그녀의 몸이 가늘게 떨리고 있다... 복부에서 흐르는 피는 순식간에 하얀 블라우스를 적셔가며 내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무... 무슨, 뭐야 이거... 뭐야..."


"어라? 설마 이렇게 어린 중학생이 여기에 혼자 왔다고 생각하는 거야? 앙? 당연히~ 클랜원을 데려왔지."


저격수... 인가...


"레나... 난, 괜찮아."


힘없이 웃으며 말하는 그레이스의 상처를 내려다보던 나는 제이에게 무언의 눈짓을 한 후 그녀를 내려놓았다.


여기서 지금 이럴 때가 아니란 말이야! 루카스와 아벨 선배도 곧 올라올 거고... 언제 그것들이 밖을 향해 나올지 모르는 상황. 우리의 적은 우리가 아니라 탑엣츠 그 자체란 말이다!


끝없이 그렇게 머릿속으로 절규하면서도 나는 독기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쏘아보며 이를 악물었다. 이제 안쪽 상황 따위... 사실 어떻게 되도 상관없을 것 같다...


시야가 흐려지는 거로 봐서 눈물이 나는 것 같았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 출력의 바람을 일으켜 이 일대를 휘감았다.


"와우~ 날아가 버릴 것 같은데?"


"엘..."


뒤쪽에서 들려오는 괴성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한 귀로 흘려버린다. 루카스나 아벨 선배에 대한 걱정도 잊은 채 나는 증오가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노려 보았다.


"무장 전개."


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생성된 불꽃의 세검을 굳게 움켜쥔 나는 이를 악물고 외쳤다.


"너를 죽이겠어!"


작가의말


이제 곧 ‘가상무기개발국’ 에피소드가 끝나겠네요..


그리고 드디어 서울에도 비가 옵니다... 더위 싫네요 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TopETs life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탑엣츠 라이프 간단한 소개 16.06.24 249 0 -
공지 삽화 및 일러스트 관련 +1 16.06.13 338 0 -
41 15. A.S + 후기 16.08.08 259 3 5쪽
40 14. 최종장에 도달한 나는 내 친구를 믿었다.(2) + B.S 16.08.05 344 2 11쪽
39 14. 최종장에 도달한 나는 내 친구를 믿었다.(1) 16.07.29 240 2 7쪽
38 13. 마지막 싸움에서 벗겨지는 진실(3) 16.07.26 163 2 8쪽
37 13. 마지막 싸움에서 벗겨지는 진실(2) 16.07.25 263 3 14쪽
36 13. 마지막 싸움에서 벗겨지는 진실(1) 16.07.22 272 2 7쪽
35 12. 크로우(3) 16.07.21 201 2 10쪽
34 12. 크로우(2) 16.07.18 252 2 9쪽
33 12. 크로우(1) 16.07.15 210 2 8쪽
32 11. 새로운 적의 등장(4) 16.07.14 208 2 11쪽
31 11. 새로운 적의 등장(3) 16.07.13 180 2 12쪽
30 11. 새로운 적의 등장(2) 16.07.12 184 2 9쪽
29 11. 새로운 적의 등장(1) 16.07.11 219 2 9쪽
28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3) 16.07.06 207 2 8쪽
27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2) 16.07.05 187 2 14쪽
26 10. 포탈이라는 게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반격 개시!(1) 16.07.04 227 2 12쪽
25 9. 작전결행(4) 16.07.01 280 2 9쪽
24 9. 작전결행(3) 16.06.30 250 2 10쪽
23 9. 작전결행(2) 16.06.29 194 3 9쪽
22 9. 작전결행(1) 16.06.28 218 2 11쪽
21 8. 마지막 휴가라고요? 16.06.27 249 2 7쪽
20 7. 천국의 열쇠(2) 16.06.24 278 2 7쪽
19 7. 천국의 열쇠(1) 16.06.24 255 2 11쪽
18 6. 가상 무기 개발국(4) 16.06.23 288 3 13쪽
» 6. 가상 무기 개발국(3) 16.06.22 227 3 9쪽
16 6. 가상 무기 개발국(2) 16.06.21 264 3 13쪽
15 6. 가상 무기 개발국(1) 16.06.20 324 3 15쪽
14 5. 밝혀지는 흑막! 그리고 버그라니!(2) +1 16.06.17 312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