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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님의 서재입니다.

악역 레벨 9999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크랭크
작품등록일 :
2020.07.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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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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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신성. 그리고 인성 5

DUMMY

일련의 작업이 끝났다. 고대 악마인지 뭔지 모르지만 어쨌든 살아있던 놈이니 이렇게 여러 개로 나눠 놓으면 그래 봐야 시체.

이제는 혈마수라결로 흡수가 가능하다. 닭 시체나 이놈이나 다를 바가 없으니까.

손을 뻗자 붉은 기운이 빨려 들어온다. 수백년은 족히 지난 시체임에도 그야말로 엄청난 힘.

“흐으.”

마치 방금 격렬한 운동을 하고 온 것처럼 순식간에 입에서 더운 숨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리텐의 지하 감옥에서 그 수많은 유골들을 흡수했을 때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 많은 사람의 시체보다 지금 이 앞의 육체가 더 강대하다는 뜻이다.

그렇게 한참을, 정말 오랫동안 혈마수라결을 사용했다.

그리고 마침내, 전부 흡수한다. 조각 내놓은 말린 명태 같은 몸은 꺼멓게 물들어 산산이 부서져 버린다.

남은 건 꺼먼 가루들인데 그것도 후후, 불어 먼지 털듯 그냥 다 치워버렸다.

그 다음, 몸에서 들끓는 여러 힘 중 마기만 일으켰다.

손에서 검은 기운만 피어나는 수준이 아니다.

동공이 검게 물들고 몸이 변화한다. 투둑, 하는 소리와 함께 힘줄이 불거지고 피부 역시 까맣게 물들기 시작한다.

주인공이 사용하는 힘은 다종 다양하다.

마나. 신성력. 마기. 정령술. 이 네개가 대표적이고 여기서 더 뒤로가면 투지 라거나 감각 극대화 같은 뭐 이상한 것들도 나온다.

이렇게 얻은 힘이 원래 얻어야 할 직업인 검사나 궁수. 마법사. 뭐 이런 것들과 시너지를 일으킨다.

다만 내 경우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그런 시너지는 없다.

검사를 선택하면 마나. 마법사를 선택해도 마나.

궁수의 경우는 정령술과 잘 맞는데 가진 직업들이 뭐··· 그런 것들이니까.

그리고 마기.

소설의 묘사에 보면 주인공은 이 마족과 악마들의 힘인 마기를 잘 사용하지 않는데 이유인즉 위험하기 때문.

동시에 주변 여주인공들이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발암 전개. 앗, 그 힘은 너무 위험해. 안 쓰는게 좋겠어. 그래? 그럼 안쓸게. 뭐 이런 거.

미친 헛소리. 이걸 왜 안 써?

진짜 왜 안 쓰는지 이해가 안 가는 힘이다. 게다가 혈마수라결로 얻어내는 힘과 궁합도 잘 맞는 듯했다.

“그래, 이거지. 이 정도면 룬하임이야 하룻밤이면 갈아마실수도 있겠는데?”

물론 도시 전체를 갈아엎지는 않을 것이다.

목표는 하나. 대신전뿐이다.

룬하임의 상징. 거길 하룻밤 사이에 악마가 나타나 무너뜨렸다고 하면 교단은 꽤나 큰 타격을 입을 테니까.

하지만 이러고 바로 나가면 안된다.

마기를 일으킨다.

이 마족과 악마들의 힘이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알고 있다. 흑마법사들 처럼 제대로 쓰면 죽은 시체를 일으키고 대상에 저주를 걸수도 있겠지만, 그 흑마법사들도 마기 제어에 실패하면 온몸이 뒤틀려 흉측한 모습으로 죽는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마기를 일으키니 몸이 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절대 죽지 않는다.

소설에서 위기가 찾아올 때 주인공이 마기를 무리해서 사용하고 폭주하면 그걸 여주인공을 보고 가라앉히는 뭐 이런 개 병신 같은 설정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막 쓸 생각은 없다.

적당히. 예를 들면 지금처럼.

피부는 검게 물들고 눈에 핏발이 선다.

골격 자체가 변하며 우드득, 거리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완전히 변해버린 몸.

원래부터 근육질의 몸이긴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인간이라기 보다는 흡사 짐승의 몸. 피부가 아니라 가죽 아래 있을 법한 그런 근육이 들어차 있다.

게다가 손톱과 발톱도 길어졌다.

그 변해버린 몸에 원래 악마가 매달고 있던 사슬과 하얀 천조각들을 대충 걸쳤다.

그리고 여기에 혈마수라결로 얻은 기를 이용하자 눈에서 붉은 안광이 번쩍이며 사지가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누가 봐도 방금 봉인이 풀린 포악하고 사악한 악마의 모습.

이제 밖으로 나갈 때다.

룬하임에 온지 겨우 이틀째.

벌써 여기 스토리의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



“이게 무슨 소리지?”

성소를 지키는 성전사들이 말했다.

“무슨 소리?”

“소리 들리잖아. 발소리 안들려?”

“발소리?”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들을 수 있었다.

발소리. 등 뒤의 문 안쪽에서 분명 발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누가 들어갔나?”

“교대할때 그런말 없었잖아.”

“그 자식들, 까먹은 거 아냐?”

“아니, 설마···.”

“혹시 어디서 짐승이 흘러들어 갔다거나?”

“사방이 막혔는데 짐승이 어떻게 들어가. 그리고 정말 짐승이 들어간 거면 그거 얼른 처리해야 해.”

저 안이 어떤 장소인가.

이 문은 오랫동안 열리지 않았고 한달에 한번, 대신관님과 성녀님만이 들어가 엄중히 관리하는 장소다.

문제는 오늘이 한달에 한번 있는 그 날이 아니라는 점이며, 아무리 들어도 사람이 내는 듯한 발소리는 점점 더 크게. 빠르게. 그리고 뚜렷하게 들려오고 있다.

애초에 뭔가 짐승이 흘러들어 가는 경우는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거의 없다. 그 짐승이라는 것도 쥐나 뱀 같은 작은 것들이다.

하지만 이 발소리는 그런 작은 것들이 낼법한 게 아니다.

“···.”

창을 쥔 손에 힘이 절로 들어간다. 짧은 찰나 서로 눈빛을 교환했고 고개를 끄덕인다.

이건 잘못 듣고 있는게 아니다.

두 성전사는 곧바로 앞으로 튀어 나갔다. 두터운 강철 문은 겹으로 중첩되어 있고 저 앞에도 문을 지키는 성전사들. 동료들이 있다.

이곳에서는 상황이 일어나면 조치 후 보고가 아니라 보고 후 조치가 원칙이다.

적어도 이곳에서는 그 어떤 사소한 일도 반드시 이렇게 해야만 한다.

“뭐야.”

“무슨 일이야?”

안쪽 문을 지키는 두 성전사가 달려오자 바깥 문을 지키던 성전사들이 인상을 썼다.

바로 그때.

‘콰아앙!’

두터운 철문이 우그러지며 쇠가 비명을 지르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그와 동시에 바깥문을 지키던 성전사들 역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냅다 뛰기 시작했다.

“상황 발생!”

“빨리 신전에 알려!”

이게 첫 조치였다.

그와 동시에 두터운 철문이 쿠웅! 하는 소리와 함께 튕겨져 나간다. 주변의 돌과 함께 우지끈 하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성전사들이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보인것은 악마.

마치 밤하늘을 잘라 몸에 두른 듯한 모습. 그리고 몸에 매단 것은 봉인구다.

“저, 저거?”

“봉인이?”

비명같은 외침. 그리고 성전사들은 그야말로 무서운 속도로 성소를 빠져 나와 달리기 시작했다.

산 아래 길을 따라.

동시에 하늘 위로 검은 연기를 내는 신호가 쏘아 올려졌다.

긴급 신호다. 성소를 지키는 성전사 4명이 전부 쏘아올린 것이다.

곧, 검은 연기를 내는 신호가 몇개나 더 쏘아올려진다. 성소 바깥을 지키는 성전사들이 추가로 쏘아올린 것이다.

이 검은 연기는 룬하임을 지키는 병사들이 정확하게 전부 볼수 있었다.

곧, 그 병사들이 요란하게 종을 울리기 시작한다.

“성소에서 상황 발생!”



***



말 그대로 재앙이었다.

성소에 봉인된 악마가 풀려났다. 보고는 즉각 이루어졌고 가장 먼저 출동한 것은 성전 기사단의 아래에 소속된 룬하임 경비대다.

그들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뒤편 협곡 쪽을 바라보았다 성벽 위에 도열한 병사들은 이미 활시위를 팽팽하게 당겨놓고 있었고 성문은 굳게 닫혀 그 어느것도 통과 하지 못할것임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신관들 역시 성벽 위에서 온 사방에 신성력을 뿌리며 성벽과 주변의 땅 자체를 축복하고 있다. 급기야 땅 자체가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데 마족이건 악마건 여기로 들어서는 순간 한줌의 재로 변할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도시가 하나의 국가인 룬하임의 사정상 이 성벽 뒤에는 곧바로 도시가 펼쳐진다. 1차 방어선이 마지막 방어선이고 그 뒤에는 건물과 시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싸워야 하는 시가전.

“정말 성소의 악마가 풀려났단 말입니까?”

“설마 그럴리가. 그건 이미 봉인되었을 텐데.”

“하지만 그런 보고가 들어 왔으니 성전사들의 착각이길 빌어야지요. 아니 착각일 겁니다.”

신관들의 걱정. 그리고 낙관.

하지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협곡의 구불한 길을 따라 뭔가 보였다.

“대장!”

병사의 외침에 룬하임 경비 대장 대니스는 음, 하고 입을 앙다물었다.

기다릴 필요는 없다. 저건 악마다. 혹시 민간인일 가능성은 없다.

눈으로 구분할수 있는 거리이며, 동시에 화살의 사정권에 이미 들어와 있다.

“쏴라!”

화살비. 어마어마한 화살이 온 사방에서 개미떼 모이듯 새카맣게 날아든다.

이게 첫 공격이었다. 보는 이로 하여금 기가 질릴 정도로. 군대도 아니고 단체도 아닌, 오직 하나를 처리하기 위해 발사된 화살들.

‘쐐애액!’

하지만 그 화살들은 너무도 당연한 것처럼 그냥 땅 위에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분명히 보고 쐈다. 사정거리 내에서 숙련된 병사들의 공격.

하지만 목표물은 그보다도 더 빨랐다.

“피해!”

누군가 소리쳤다. 그리고 이어지는 파공성.

‘콰앙!’

성문이 찌그러지고 패여나가고 이내 박살이 난다.

너무나 순식간에, 그 어떠한 저지도 하지 못한 채 순식간에 성벽이 뚫린 것이다.

“마, 막아!”

뒤늦게 파악한 대니스가 급박하게 소리쳤지만 이미 늦었다. 성벽의 그 누구도, 저걸 따라잡지 못할 테니까.



***



“준비해! 빨리!”

디아나는 고함을 지르며 성전사들을 이끌었다.

성전사들은 최고의 엘리트들이다. 대륙에서 가장 강력한 기사단이 세개 있는데 제국 황실 기사단. 발렌할 기사단. 그리고 룬하임의 성전 기사단이다.

그리고 성전 기사단을 이끄는 단장. 디아나는 성전사들이 최고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말은 타지 못한다. 애초에 성전 기사단은 지키기 위한 용도. 최고의 방진을 짜고 신성력으로 강화된 육체와 마찬가지로 신성력으로 축성 받은 갑옷과 방패. 무기로 무장을 하고 버티고 버티는 전략을 취한다.

그야말로 움직이는 요새와 같다.

그런 성전 기사단이 움직였다.

위치는 대신전을 올라오는 그 계단. 그 위에 성전사들이 방진을 짰으며, 그 뒤를 신관들이 보조하기 시작했다.

“엘린이시여!”

수많은 신관들이 신성력을 일으켰다.

내딛어 선 땅이 빛나기 시작한다. 주변의 공기까지도 빛나고 있다.

대신전에 마치 태양이 뜬 것 같은 착각마저 일어날 정도였다.

그러는 동안, 디아나는 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놈은?”

“시가지를 통과해, 곧장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봉인이 왜 풀린 거지?”

“그건 알수 없습니다.”

“으, 음···.”

“놈은 현재 정확하게 일직선으로 앞을 가로막는 건물은 죄다 부숴버리며 오고 있다 합니다. 병사들이 감히 접근하지는 못하고 화살을 퍼붓고 신관들이 멀리서 신성력을 쏘아내지만, 소용없다고 합니다.”

“뭐라고?”

디아나는 뭔가 잘못 들은 것 같아 다시 물었다.

“뭐가 소용이 없다고?”

“병사들의 화살과 신관들의···.”

“그건 마족이야. 그런데 왜 신성력이 소용이 없지? 그 정도로 빠르단 건가?”

“놈은 봉인구를 전부 걸쳤다 합니다. 알아본 바, 그 봉인구들은 아직 작동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봉인구가 작동하는데 그걸 걸치고 움직이는 악마가 있다? 심지어 신성력으로 공격을 받으면서?

말도 안된다. 그럴리가. 하지만 보고를 거짓으로 할리가 없으니 디아나는 이게 착각이라 생각했다.

그때, 저 멀리 탑이 하나 무너져 내리는게 보였다.

정확히 정면이다. 놈은 정말로 눈 앞의 모든걸 부숴버리며 일직선으로 오고 있다.

그때, 다른 보고가 돌아왔다.

“글렘 대사제가 대피했다 합니다.”

“뭐?”

그 황당한 보고에 디아나는 인상을 있는 대로 썼다.

“대피? 대피라고?”

“예.”

“그 돼지자식이 대피? 대피했다고?”

보는 눈이 있음에도 디아나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욕을 내뱉었다.

로마노 대신관이야 제국에 가있으니 그렇다 쳐도 여기 있는 대사제가 대피?

“단장, 신관들이 동요합니다.”“이, 이런 개같은.”

그때, 정면을 지키던 성전사가 소리쳤다.

“놈이다!”

그와 동시에, 수많은 시선이 계단 아래로 향했다.

그리고 모든 이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긴장감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무기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침을 삼킨다.

식은땀이 흐른다.

조용히 기도를 하거나, 내딛은 발에 더 힘을 준다.

계단 아래. 거기서 올라오고 있는 것은 강대한 악마다.

외견상으로는 뭔가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몸에 봉인구들을 걸치고 있고 그 상태로 그냥 걸어오고 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왠 거지가 올라오나 싶을 정도로 태평하게.

하지만 그 성소에 봉인된 것이 보통 악마가 아님을 모르는 이는 없다.

오히려 저 태연자약하고 평범한 모습이 더 공포스러웠다. 차라리 입에서 불을 뿜어내고 날아다닌다면 차라리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놈은 그냥 걸어오고 있다. 정면에서 아무것도 자신을 막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다는 듯.

“으, 음.”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신관들 몇이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자 디아나가 소리쳤다.

“자리를 지켜! 대신전을 지켜라!”

그리고 곧바로, 공격 명령을 내렸다.

“놈을 침묵시켜라!”

그리고, 성전사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자리에서 움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앞에 방패를 성벽처럼 세우고, 뒤에서는 화살과 투창이 그야말로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고지대를 선점하고 있다. 던지는 힘과 중력의 힘까지 더해져 가속도가 붙었고 화살과 투창 하나하나가 전부 신성력을 품고 있다.

동시에 신관들 역시 정신을 차리고 신성력들을 구현화해 던져대기 시작했다.

‘콰과가가가가가!’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공격.

신의 힘을 그대로 구현한 것처럼 무수한 빛무리가 쏟아져 내린다. 엄청난 훈련을 거친 성전사들은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게 화살과 창을 던져대기 시작했고 신관들은 마구잡이로 던지고는 있지만, 그 근처에만 떨어져도 신성력이 폭발하며 데미지를 준다.

공격하는 쪽이 눈이 부셔 잠깐 주춤거릴 정도로 매서운 공격.

신성력 앞에 악마든 마족이든 그저 한 줌 재로 변해 돌아갈 뿐이다. 이것은 상식이며, 아주 당연한 자연의 이치였다.

저기서 살아남을수는 없다. 고서에 기록된 그 대단한 악마라 할지라도 저런 신성력을 맞고도 살아남을수는 없을 것이다.

“중지. 공격 중지!”

디아나의 명령.

그리고 끊어지는 빛무리.

“해치웠나.”

어떤 신관이 중얼거렸다.

어마어마한 신성력이 퍼부어졌다.

물리력을 가진 무기들 역시 쏟아져 내렸다. 마족이 서 있던 땅은 하얀 연기가 올라오며 아직도 주변으로 신성력의 빛이 점멸하며 터지고 있다.

저기서 살아남을 수 없다.

마족과 악마는 저기서 살아남을 수···

“저, 저럴수가?”

그리고, 경악이 터져 나온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모두가 동시에 헛숨을 들이켰다.

“어,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살아남았단 말인가.

아니 살아남은 정도가 아니다.

멀쩡하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멀쩡하게 서 있다.

“크윽! 공격해! 놈을 완전히 태워버려!”

디아나가 다시 소리쳤다.

그리고 다시 공격이 쏟아져 내린다.

하지만 알겠는가.

지금 자기들이 상대하고 있는게 악마가 아니란 걸.

그저 인간이다.

문제는 그저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몸이, 좀 과하게 튼튼하다는 게 문제다.

무시무시한 공격이 떨어져 내리고 있다. 확실히 공격 대상이 마족과 악마라면 벌써 증발해 있었는지 없었는지 흔적도 못 찾을 정도로 강맹한 공격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마족도, 악마도 아니니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한차례 공격이 쏟아졌지만 결과는 아까와 다를바 없다.

바로 그때, 악마가 씨익 하고 웃었다.

그저 이빨이 보일 뿐이었고 날카롭지도 않다.

순간 무섭다는 감정이 일었다. 웃고 있지만 웃는게 아닌 듯한 모습.

하지만 이건, 진짜 웃겨서 웃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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