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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레벨 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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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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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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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두 공작 5

DUMMY

“일리안 공주님 말씀이시군요.”

“그래. 자네는 리텐의 사람이니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지 않나?”

“그것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일단 시원한 음료를 시원하게 들이켰다.

말 역시 시원하게 했다.

“공주님과 거래를 했죠.”

“거래?”

“공주님이 화가 많이 나셨더군요. 귀족들이 자길 이런 촌동네 산으로 보냈다고.”

“룬하임 사람들이 들으면 섭섭하겠군. 그래서?”

“그래서 말씀하시길, 자기가 황제가 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호오?”

여기서 공작의 뒤쪽에 있는 기사들을 슬쩍 곁눈질 한다. 그 다음 다시 말을 이었다.

“자기가 황제가 되는걸 도와주면 저에게 원하는걸 하나 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런 일을 하는건가?”

“뭐, 그렇습니다. 그리고 공주님이 말씀하시길, 자기가 황제가 되기 위해서는 두 공작중 한명은 반드시 자길 도와야 한다고도 말씀하시더군요.”

“흐음··· 그럼 그게 최근 용병들을 처리하는 것과 관계가 있나?”

“있습니다. 사실 그 용병들은 루멘 해방군이죠.”

“루멘 해방군이라.”

“역적 놈들이죠. 게다가 놈들의 수장은 이든 발로어라 하는 놈입니다.”

“호오?”

“이든 발로어. 대담하게도 여기 수도에 숨어있는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정말 놀랐죠.”

“놀랐다?”

“루멘 해방군, 그 역적놈들의 뒤를 봐주는 귀족들이 있더군요.”

“제국 귀족들 중에?”

“예.”

“그것 참 큰일이로군.”

“하지만 곧 끝날 겁니다.”

“이든 발로어를 잡았나?”

“곧 잡을것 같습니다.”

“아주 바쁘겠군. 바쁜 사람을 잡아두면 안되지.”

“그럼···.”

“이만 일어나지.”

공작이 일어서고 나 역시 일어섰다. 그 다음 뒤로 돌아 방을 나가며 인사했다.

“수고하십쇼, 공작님.”

문을 닫는다. 그러자 클라우드 공작의 뒤에 있던 기사가 말했다.

“공작님. 이건?”

“그래. 아무래도 공주님이 날 그리 좋아하지 않는것 같군. 설마 이렇게 될 줄이야.”

이든 발로어와 루멘 해방군.

제국이 바보도 아니고 그놈들이 있는걸 모르는게 아니다.

의도적으로 내버려둔 것이다.

왜 문제를 일으키는 그것들을 모른척 하는가.

바로 군비 때문이다.

지금의 황제는 전쟁에 완전히 질려있다. 젊은 날에야 말을 몰며 검을 휘둘렀으나 말을 거칠게 몰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왕국을 제국으로 바꾼 그 젊은날의 패기는 세월과 함께 전부 사라진지 오래다.

지금은 말 그대로 평화를 원하고 있다.

다만 전부 사라진건 아니라서 힘을 합쳐 다른 이종족들의 땅을 탈환해야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집안 내부 정리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이종족의 땅을 공격하자는 것은 솔직히 회의적이다.

게다가 그 이종족의 땅을 공격하는 것은 다 늙은 자들이 아니라 앞으로 제국을 이끌 젊은 사람들인데, 그 젊은 사람들은 평화에 찌들어있다.

내부를 더 단단히 다져야 한다. 경험도 필요하다. 그 방법은 바로 군대의 증강이다.

인간들 끼리의 평화? 물론 좋은 말이다.

하지만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군대가 필요하며 특히 제국처럼 전쟁으로 땅을 넓힌 나라는 강력한 군대가 더더욱 필요하다.

어느 정도의 긴장감은 반드시 필요하다. 군대를 늘리기 위한 세금을 걷기 위해 시민들의 불만 사항을 잠재우며 납득 시키는 것보다는 자발적으로 내도록 시민의 불안을 이용하는게 더 효율적이다.

그래서 내버려둔 것이다. 제국의 골칫덩이. 그 골칫덩어리가 정돈된 문제를 일으키게끔.

심지어 뒤를 좀 봐줘가면서.

게다가 뿔뿔이 흩어져 온 사방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두는 것보다 저렇게 자기들끼리 뭉치게 놔두는게 오히려 더 편하다.

그런데 그걸 물고 늘어질 줄이야.

‘게다가 경고까지?’

그걸 가지고 경고를 해왔다. 저 멀리 국경 너머 산구석 촌동네로 간 공주가.

방금 나간 리텐의 애송이는 그저 말과 행동을 전달만 할 뿐. 말 그대로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 나팔수임이 드러났다.

“드넬.”

“예, 공작님.”

“이든을 잡아 와. 오는길에 방금 나간 그놈도 잡아오고.”

“예.”

“순순히 따라오지 않으면 손가락을 몇개 잘라도 상관 없다.”

“예.”

드넬이라 불린 기사는 고개를 숙이며 답하고는 곧바로 문 밖으로 나갔다.



***



어두운 지하.

랜턴이 밝혀져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전부 밝히지 못한다. 물기가 있었고 구석진 곳에는 거미줄이 방치되어 있다.

그리고 거기, 의자에 앉아 축 늘어진 한 사람.

“벗겨.”

머리에 씌운 헝겊을 벗겨낸다.

이제야 들어오는 시야. 눈 앞에 서 있는 클라우드 펜드벨 공작. 그리고 기사 두명.

나는 당황해 말했다.

“무, 무슨?”

그러자 공작이 말했다.

“그리 거칠게 데리고 온건 아니지 않나? 마치 방금 깨어난거 같군.”

공작은 씨익 하고 웃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내가 따져들자 공작이 말했다.

“안됐지만, 자네는 이만 리텐으로 돌아가는게 좋겠어.”

“무슨 말을···.”

“그러게 왜 남의 나라에 와서 일을 만드나. 그냥 리텐에서 조용히 있으면 좋았을 것을.”

“무슨 말입니까 공작님. 아니 지금 이게 뭐하는···.”

그때, 문이 열리며 드넬이 들어와 보고했다.

“이든 발로어를 잡아 왔습니다.”

“그래?”

“예. 바깥에 있습니다.”

“뭔가 충돌은 없었고?”

“없었습니다.”

깔끔한 일처리다. 그리고 공작이 날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알아보기로 리텐에서는 발렌할의 망나니라 불린다지?”

발렌할의 망나니.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

“전적이 화려하더군. 게다가 검도 한번도 배우지 않았고. 생각해보니 돌아가도 발렌할 가문의 명성에 누를 끼치겠군. 하지만 걱정 말아. 공식적으로는 리텐으로 돌아갔다고 해둘테니.”

비릿하게 웃는 공작. 그리고 검을 들고 다가오는 기사 두명.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는 명확하다. 습기 찬 어두운 방. 누가봐도 지하실.

묶여있는 상태. 검을 들고 다가오는 건장한 남성. 그 뒤에서 웃고있는 늙은이까지.

그러니 최후의 발악을 해보는 수밖에.

“이건, 이건 국가 문제입니다! 외교적으로 문제가 생길 거란 말입니다! 게다가 저는 공주님의 대리로 움직이고 있는데 이런 짓을 하다니? 모독죄로 다스릴수도 있단 말입니다!”

내가 외치자 검을 들고 다가오던 기사들이 말했다.

“정신이 나갔군. 리텐 촌구석의, 작위도 없는 애송이가 말야.”

“건방지기가 하늘을 찌르는군. 그냥 죽이자니 아까워. 아주 마디, 마디, 쑤셔주마.”

다가온다. 그리고 정말 한번에 죽일 생각은 없다는 듯, 검을 위로 치켜드는게 아니라 횡으로, 다리부터 자를 준비를 한다.

기사들의 그림자가 랜턴 빛을 가려 그림자를 드리우고, 공작의 작은 헛기침 소리가 들려온다.

'콰지직!'

그리고, 두터운 갑옷의 가슴께가 완전히 우그러지며 안에서 뼈가 죄다 부러져 나가는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다.

붉게 빛나는 주먹이 갑옷을 완전히 박살내 우그러 뜨리며 안쪽의 사람까지 박살을 낸 것이다.

왼쪽의 기사는 죽었다. 가슴팍이 죄다 함몰되었고 손 끝에서 그게 느껴진다.

순식간에 절명한 것이다.

그 얼굴에는 어떻게 풀려 났냐는 의문이 깃들어 있다.

“이놈!”

드넬. 클라우드 공작이 신임하는 기사.

그의 실력은 공작의 신임을 받을만 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놀라는게 아니라 순식간에 검을 내리쳐 온다.

떨어지는 칼에 마나가 서린다. 소드 마스터가 되기 전의 단계.

하지만 그 위력적인 검은 끝에 와서 힘을 잃고 그냥 떨어져 버렸다.

‘빠가각!’

부서지는 소리. 아예 저 멀리 날아가 버리는 팔. 순간 터져 나오려는 비명.

그러나 그 비명 역시 틀어 박힌 주먹에 완전히 묻혀버린다.

우수수, 하고 몽창 날아가 버리는 이빨. 얼굴 아래쪽이 완전히 함몰되 피를 뿌리며 날아가 벽에 박혀 튕겨나온다.

그리고 엎어져 늘어진다.

죽었다. 확인할 필요도 없다. 얼굴 아래 반이 날아갔는데도 살면 그건 사람이 아니다.

기사 둘이 순식간에 나뒹굴어 죽었다.

이제 남은건 클라우드 공작 하나.

그리고 나는 손에 묻은 걸 툭, 털어내며 말했다.

“이짓도 못해먹을 짓이야.”

“아, 아니?”

당황한 공작의 얼굴에는 뭐라 말하기 힘든 표정이 서려 있다. 분노인것 같기도 하고 당황한것 같기도 하다.

“일처리 방식이 너무 뻔해. 마음에 안들면 끌고 가고 지하실에 가두고 죽이고.”

“네, 네놈? 네놈이?”

“뭐, 이렇게 된거 어쩌겠어.”

한발 다가간다. 그러자 클라우드 공작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좋아. 정말 대단하군.”

침착한 목소리. 그리고 다시 말한다.

“대단한 실력이야. 공주 아래서 일하기에는 아까워. 어떤가? 원한다면···.”

그리고 이게 유언이었다.

‘콰직! 우드드득!’

목을 치자 수수깡처럼 부러지는 뼈가 느껴진다.

말을 채 다하기도 전에 그냥 죽여 버렸다.

그 다음, 다시 손을 털어내며 목이 직각으로 돌아가 허물어져 엎어진 공작에게 중얼거리며 말했다.

“원한다면 자네에게 돈도 주고 권력도 주고 여자도 주고 어쩌고 저쩌고.”

퉤, 하고 침을 뱉어낸다.

그리고 밖으로 나간다. 어딘가 숲의 허물어진 집의 지하실. 다른 기사들과 이든 발로어의 모습이 보였다.

“어?”

기사들의 의문. 그리고 이미 죽은 이든 발로어의 시체가 보였다.

이든 발로어야 뭐가 되건 좋은 최후를 맞이하기 어려운 놈이었다. 저렇게 죽든 이렇게 죽든 어차피 죽을 놈이다.

그리고 이제 바깥을 지키던 기사들.

어쩌겠는가. 살인 취향은 없지만 봤으면 죽어야지.



***



별일 없다는 얼굴로 돌아온다. 그러자 던컨이 날 맞이했다.

“갑자기 사라지셔서 놀랐습니다.”

“나야 워낙 바쁘니까.”

납치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거기서 그냥 빠져 나왔고 거기서 기사들 포함 공작을 죽였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건 납치 사건이 아니라 실종 사건이 된다.

던컨은 내가 납치 되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듯 했다.

하긴 그럴수밖에 없다. 내가 어딜 봐서 납치 당한 사람의 표정과 얼굴인가.

“잠깐, 얘기좀 하지.”

“말씀하시죠.”

“하나 임무를 줄까 하는데.”

“어떤 일입니까?”

“거리에 소문을 좀 내야겠어.”

“어떤 겁니까?”

“드래곤에 관한 건데. 가능하겠지?”

“드래곤 말입니까?”

“내가 거리를 좀 보다가 왔는데, 사람들이 얼마 전 나타났던 드래곤에 관해 말하더군.”

“뭐··· 워낙 큰 사건이었으니 말입니다.”

“그 드래곤을 좀 이용해야겠어.”

“어떻게 말입니까?”

“우리 목적은 일리안을 다시 복권시키고 황제로 만드는 거잖아. 그렇지?”

“예.”

“그리고 사람들이 말하는 전설 같은 것들에 보면 제국 황제의 핏줄은 전부 드래곤의 후손이다. 뭐 그런게 있잖아.”

“그렇습니다.”

“일렌 태자가 그렇게 됐으니 남은건 일리안 뿐이고, 당연히 일리안이 황제가 되야 하는데 두 공작이 걸림돌인거지.”

“예.”

“그러니까 사람들한테 소문을 좀 퍼트리는 거야. 가령 예를 들자면 그래··· 룬하임으로 떠난 제국의 공주가 드래곤과 친밀한 관계라거나.”

“그러니까 시민들에게 그런 소문을 퍼트리는 거군요. 공주님과 드래곤에 관한 어떤 좋은 관계를.”

“그렇지.”

“흐음, 괜한 반발이 나오지 않을까요?”

던컨은 충의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시민들에게 우리 제국이 최고라는 애국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어. 그 애국심은 귀족들이 아니라 일리안에게서 나오는 거고. 귀족들과 싸우려면 그런거라도 있어야지.”

“음··· 알겠습니다.”

“퍼트릴 소문이야 적당히 하면 사람들이 알아서 퍼트릴거야. 맡기지.”

“예.”

던컨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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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드래곤 일지도 모른다 1 +17 20.08.17 17,539 50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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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가짜 전쟁 6 +49 20.07.29 19,928 59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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