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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님의 서재입니다.

악역 레벨 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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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작품등록일 :
2020.07.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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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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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신성. 그리고 인성 4

DUMMY

다른 나라의 사람이 와서 자기내 나라 공직자를 죽이라고 하니, 세상에 폭거도 이런 폭거가 어디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래도 된다. 그게 가능한 세계다.

게다가 이것도 힘있는 놈이니 가능한 일이다.

막말로 구 소련과 중국을 합친 듯한 깡패 나라인데 거기에 더해서 계급이 나뉜 제도에 국뽕. 아니 드래곤 뽕까지 맞은 제국의 위신은 그야말로 저 구름을 뚫고 가 있다.

게다가 따지지 않는다. 성녀는 그렇다쳐도 디아나까지.

이유는 하나다. 그 둘이 죽어 마땅하기 때문에.

그저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지는 죽인다는 거에 거부감이 있을 뿐.

일단 통보는 했다. 당연히 거래 따위는 없다. 내가하는 이 짓거리는 룬하임 잘되라고 하는게 아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죠.”

자리에서 일어서자 성녀도 따라 일어선다.

“예? 이렇게 갑자기···.”

당황한 기색.

“뭐, 할말은 다 했습니다. 그리 어렵지도, 생각할게 많은 것들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오늘은 꽤 피곤하군요.”

이걸로 자리를 끝낸다. 일어서서 직접 문을 열어 나간다.

하지만 나가기 전에, 슬쩍 디아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움찔, 하고 아주 조금 몸이 떨린다.

성녀는 이런 일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뒤쪽의 디아나는 아니다.

무력은 당연히 성녀보다 떨어지지만 자기가 모시는 주인인 성녀를 위해서라면 지저분한 일도 할수 있는 여자.

애초에 죽이라는 말부터가 맞은편에 앉은 성녀가 아니라 디아나에게 들으라고 한 것이니까.

그리고 이제 성녀와 디아나만 남았다.

“후우.”

피곤한 듯 한숨을 내쉬는 성녀.

그리고 디아나가 말했다.

“꽤나 젊은데, 그래서 그런지 말하는 것도 좀, 대단한 거 같습니다.”

“나도 좀 놀랐어. 굉장히 무섭게 생긴 늙은 귀족이 올줄 알았는데.”

“게다가 다짜고짜 죽이자고 하다니. 숨길 생각도 없어 보였습니다. 아니, 없어 보이는게 아니라 그냥 대 놓고 말했었죠.”

죽여라. 죽이라고 해놓고 조항을 추가했다.

갑자기 이쪽을 예비 살인자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피곤하다고 그냥 나가버리다니.

하지만 디아나는 극단적이라도 그게 가장 빠르고 쉬운 길이라는걸 알았다. 그러니 말해야만 했다.

“적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듣기 안좋을순 있지만···.”

“그래도 너무 극단적이야. 그 둘을 죽이라니···.”

“제국은 원래 그런 나라입니다. 피로 쌓아올린 나라 아닙니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가 너무 순진한 걸까?”

“성녀님은···.”

여기서 디아나는 예, 라고 말하고 싶었다.

성녀님은 분명 대단하다. 그 신성력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이 절로 들 정도이며 거기 어울리는 성품을 지니고 계시다.

다만, 주변 환경은 그렇지 않다.

순수하고 순진하시다. 주변 환경에 비해서는 너무나.

저런 제국의 외교관 같은 자를 상대하기는 힘들것이다.

하지만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디아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뇨. 성녀님은 잘하고 계십니다.”

디아나는 결국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말하지 않고 속으로만 삼킨 말도 있었다.

‘지저분한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



그날 밤. 잠들기 전 조용히 한잔하고 있을 때 디아나가 찾아왔다.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괜찮으니 들어오시죠.”

방으로 들인다. 친절하게 의자도 빼주고 앉기를 권유한다.

“한잔?”

“아뇨, 괜찮습니다.”

술은 거절한다. 그리고 디아나는 거두절미 하고 곧바로 본론부터 말했다.

“아까의 제안 때문에 왔습니다.”

“제안이라 하심은?”

“알면서 왜 모른척 하냐고 묻고 싶지만, 물으니 말씀드리죠. 룬하임과 교단의 문제 때문입니다.”

하긴 다른 이유가 없다. 밤에 외지인. 그것도 남자의 방에 조용히 찾아올 이유는 몇개 없을 테니까.

그러니 나도 길게 끌지 않았다.

“제국에서도 나름 조사는 합니다. 솔직히 말해 엘린 교단에서 신의 이름을 빌어 하는 일들은 역겹습니다. 실제로 제국에서도 신관들의 부패에 대해 별로 달갑지 않게 여기는 귀족들이 있으니. 오죽하면 시민들이 세금을 두군데 낸다는 말도 나오겠습니까.”

“···부정않겠습니다.”

“특히나 대사제나 대신관은 정도가 심한것 같더군요. 뭐 대신관이야 아주 좋게 봐서 그저 돈 많이 쓰는 진상 손님이라 해도 되겠지만 대사제의 경우는 좀 심합니다. 하긴, 권력이란건 종종 사람을 바꾸죠. 대사제도 처음부터 저런건 아니었을 테니.”

“그것도··· 맞습니다. 처음에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죠.”

“예.”

“그럼 찾아오신 이유는 하나겠군요. 일곱번째 조항를 받아 들인다. 그렇게 봐도 되겠습니까?”

“···.”

여기서 디아나는 아랫 입술을 깨물고 멈칫거렸다.

그러다가 조용히 말했다.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습니다. 저도 솔직히, 죄를 지은 자는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다행이군요.”

“하지만, 대신관이나 대사제를 그저 막무가내로 잡아 벌을 주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이유가 뭡니까?”

“···부끄럽지만 그들은 룬하임에서 아주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 말대로 법을 가지고 와서 그 법으로 심판 받게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명분은 차고 넘치지만, 그렇군요···.”

권력자를 잡는 것은 어렵다. 어딜 가나 가진 자들을 잡아 들이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니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

“대사제와 대신관은 어떤 방식으로는 죄값을 받을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일단 제국에 신전을은 세우고, 그렇게 해주면 일곱번째 조항은 언젠가 반드시 지키겠다?”

“···예.”

“흐음···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는데, 그 시간동안 제구그이 돈이 그놈들 주머니로 들어가지 않을까 싶군요.”

“그건···.”

“그러면 혹시 룬하임의 문제를 제국에서 처리하길 바라십니까?”

“···제국에서?”

“룬하임은 분명 대단한 나라지만, 그래봐야 하나의 도시. 반면 제국은 엄청난 군사력을 가진 대륙에서 가장 강대한 나라입니다.”

“···.”

“해결 방법은 많습니다. 이쪽에는 실력 좋은 암살자도 있으니. 하지만 그 방법들을 논하기 전에 한가지는 확실하게 해야겠습니다.”

“무엇을 말입니까?”

“그들을 죽이는데 동의 하십니까? 나중에 다른 소리가 나오면 골치 아프니 말입니다.”

“···그들은 벌을 받아야 합니다.”

“죽음으로?”

“아니, 아닙니다. 죽음만은 면해야 합니다. 지금은 부패했을 지언정 과거에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과거에는 분명···.”

“안돼.”

여기서 존대 따위는 집어쳤다.

그리고 디아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모시는 주인을 위해 찾아온건 좋지만 그건 아니지.”

“···.”

“나는 상인이 아니야. 더욱이 암살자도 아니고. 이쪽에선 좋은 조건을 내밀었어. 대사제와 대신관을 죽여라. 그거 하나면 룬하임과 교단은 전에 없을 정도로 발전할텐데 겨우 두사람 목숨 때문에 그걸 포기한다는 건가? 죽어 마땅한 그 둘 때문에?”

“그건···.”

“제국이 처리? 듣기 좋은 말을 했다고 덥석 덥석 물다니. 여긴 상인들이 흥정하는 시장 바닥이 아니란 말이지.”

“···.”

“게다가 대사제와 대신관을 죽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니? 제일 마음에 안드는게 그거야. 왜 못 죽이지?”

“법으로 해결하려면···.”

“그 둘의 죄는 인정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면 이단 심문관들을 써서 죽이면 될텐데?”

“···?”

디아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다음, 인상을 쓰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어떻게 알지?”

당장에라도 검을 뽑을 기세. 하지만 나는 태연하다.

“성전 기사단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있겠지. 성녀의 자애로움으로는 해결할수 없는 문제도 많을테고. 그래서 성전 기사단의 단장들은 대대로 다른 일들을 하지 않았나? 지저분한 일들만 하는 자들.”

“···조사를 많이 했군. 과할 정도로.”

“날 죽여서 입을 막아볼 기세인데?”

“···.”

하지만 그럴일은 없다. 그럴수도 없을 것이고. 그러니 나는 여전히 여유롭게 말한다.

“그것들을 써. 대대로 물려받은 음침한 것들을 쓰면 대사제와 대신관은 하룻밤이면 목이 달아날 텐데.”

더 듣기 싫다는 걸까. 디아나는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난다.

그리도 나는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었다.

“제국과 룬하임의 거래는 간단해. 지금의 룬하임은 이런 극약처방을 해야 해결될 정도로 개판이고. 검을 한번만 휘두르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고. 여길 찾아온걸 보면 알고 온게 아닌가?”

“됐습니다.”

거절. 그리고 나간다.

그리고 나는 쾅!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다소 거칠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뭐, 니가 싫으면 내쪽에서 죽여도 되지만.’

확실히 이런걸 보면 여기 룬하임에서 만나는 두명의 여주인공. 아이린 성녀나 디아나의 경우는 순진하다고 볼수 있다.

특히나 나같은 사람에게는 이렇게 밤중에 찾아와 부적절한 부탁을 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이걸 빌미로 뭔가 부적절한 것들을 요구할지 모르니까.

일리안이라면 죽어도 하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디아나는 자신의 충의를 위해 했다.

하지만 글렘 대사제나 대신관을 죽이는거야 그리 중요한 일도 아니다. 누가 죽이냐의 차이일 뿐이지 언제든 죽일수 있다.

정말 중요한건 내일부터다.



***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글렘 대사제의 면담 요청이 있었으나 무시했다.

뚱뚱한 남자 취향은 없다. 뚱뚱한 남자 만나러 갈 일도 없을 거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 여자 만나러 가는 길은 아니다.

대신전 뒤쪽 산을 오른다.

엄청나게 큰 담장으로 꽉 막혀 있긴 하지만 못 넘어갈 이유는 없다.

험준한 산의 협곡. 저기에 악마 하나가 봉인되어있다.

소설의 묘사만 보자면 강대한 악마다. 그걸 마족이 와서 풀어주고 룬하임이 박살나는게 정상적인 스토리지만 그렇게 할 생각은 병아리 눈물 만큼도 없다.

룬하임 도착 이틀 째 아침.

겨우 이틀. 그리고 지금이면 마족이고 뭐고 있지도 않을 때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지만 설마. 만약 진짜 있다면 신을 욕하고 하늘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기꺼이 들어올릴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동굴.

원래라면 여기 있는 동굴에 갇혀서 온갖 여주인공들과 비비며 탈출로를 이리저리 찾다가 마족을 조우하지만, 그렇게 될 일은 없다.

이 동굴이 성소. 악마를 봉인한 그 성소와 연결되어 있다.

성소로 들어가는 입구는 당연히 여기가 아니다. 저 아래쪽에 성전 기사단이 지키는 두터운 철문이 입구다.

하지만 거기로 갈일 없다. 이 자연 동굴이 성소와 연결되어 있다.

지금부터 이 동굴을 통해 성소로 들어가고 원래의 입구로 빠져 나올 것이다.

그 다음 내손으로 직접 룬하임을 공격한다.

성녀. 그리고 지난밤 찾아온 디아나와 함께 돌아다니며 룬하임의 문제에 대해 성토하고 입에 좋은 말만 하며 꽁냥거릴 생각은 없다.

여기까지 메고 온 베낭은 동굴 입구에 내려 두고 낙엽으로 덮어 놓는다. 그리고 동굴로 들어선다.

그리 복잡한 동굴은 아니다. 길은 하나에 꼬불거리고 좁아서 그렇지.

‘이 좁은 길에서 스킨쉽을 오지게 했던가?’

다시 떠오르는 망할 소설의 묘사들.

원래 이 시점에서 옆에 끼고 다니는 여주인공이 한둘이 아니다.

레나. 니아 벨린. 카를린 올펜. 카리스도 있고 리텐의 마법사. 베오덴의 수제자라는 여마법사도 있다.

여기서 탈출하고 룬하임을 구하고 나면 그 호위인 디아나도 졸졸 따라다니게 된다.

수많은 여자를 밤마다 골라 먹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네인 혼자 다 받아내고 있지만.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이동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그 좁은 통로. 성소로 이어지는 좁은 통로를 발견할수 있었다.

엎드려 지나가는 이 좁은 길에서의 묘사도 참으로 가관이다. 여주인공 들어가고 뒤이어 들어가던 소설의 주인공이 고개를 들어 엉덩이를 바라보는 자질구래도 아니고 저질구래한 묘사들.

물론 내 경우는 혼자 왔으니 그런 일은 없다.

그리고 마침내 성소.

오래된 악마를 봉인한 장소.

그리 대단할 정도로 거창한 뭔가 있는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하얀 공간. 반듯한 벽 자체가 빛을 발하고 있는듯 한 공간으로 주변에 인위적으로 만든 기둥과 벽들이 전부 신성력을 발하고 있다.

온갖 장식물들이 있는데 이것들도 전부 성물이라는 것들이며 중앙에는 엘린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그 엘린의 동상이 바라보고 있는 벽.

거기만 유일하게 하얀색의 빛을 발하는 벽이 아니라 동굴의 차갑고 꺼먼 돌벽이 있는데 거기에 봉인된 악마가 있었다.

피골이 상접한 미라같은 모습.

신성력을 발하는 새하얀 천으로 둘러싸여 있다.

눈과 입 역시 새하얀 천으로 가려져 있다.

거기에 신성력이 잔뜩 주입된 빛을 발하는 쇠사슬에 칭칭 묶여 있으며 주요 장기들. 심장을 비롯한 곳에 큼직한 대못이 박혀 있다.

씨익하고 웃었다.

고대의 악마. 일단은 봉인되어 있으니 시체라고 불러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체는 나에게 시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혈마수라결.

죽은 시체의 힘을 뽑아내 내것으로 만드는 기술.

여기에 온 이유다.

이 고대 악마의 시체도 써먹을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내가 악마 행세를 하러 여기 온거니 힘을 빼 쓰는게 당연하다.

그리고 손을 뻗어 혈마수라결을 사용하려는 그때. 봉인되 있던 그 악마에게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너는 누구냐.”

마른 목소리. 마치 갈증이 나는 듯한 착각이 날 정도로 메마른 목소리였다.

그리고 이건 전혀 생각도 못한 상황이었다.

설마 시체가 말을 할 줄이야?

소설의 묘사에서도 풀려난 악마가 말을 한다는건 없었다. 그냥 으어어 하고 고함이나 지르는건 몰라도.

‘뭐지? 이거도 스토리거 꼬여서 그런건가? 아니면 원래 이런가?’

아니 말을 하건 말건 아무 상관 없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놈이 시체가 아니라는 것.

그러니 혈마수라결로 흡수도 안된다는 것이다.

그때, 악마가 말했다.

“날 이 속박에서 풀어라.”

갑자기 날아드는 명령. 심지어 그 대사의 진부함에 순간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뻔 했다.

하지만 순간 머리속으로 다른 생각이 났다.

“다, 당신은 누구 십니까?”

말을 더듬는다. 겁을 먹은 듯 움츠러드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러자 악마가 말한다.

“날 풀어라. 그렇게 하면 네가 원하는 것들을 주마.”

“제, 제가 원하는 것들이라면?”

“그리하면, 막대한 부와···.”

“혹시 권력. 돈. 여자. 세상을 지배할 힘, 같은 것들?”

중간에 말을 가로챈다. 그러자 곧바로 긍정의 답이 들려온다.

“그렇다.”

저런 세상에. 입에 침이나 바르고 그런말을 할 것이지 이게 무슨 헛소리인가.

이제는 기가 막혀 웃음도 안나온다.

“웃기고 앉았네, 말린 명태 같은게.”

길게 말할 것도 없다. 애초에 이런 말도 안되는 대화를 한거 부터가 시간 낭비였다.

“그런 말 하는 놈들이 약속 지키는걸 본적이 없어. 왜 아냐고? 내가 많이 해 봤거든.”

신성력을 일으킨다. 악마인지 뭔지 몰라도 어쨌든 살아 있을 필요가 없고 어떤 형태든 간에 죽여서 시체로 만들어야 하니.

그러자 악마가 다시 말한다.

“너도 엘린을 믿나?”

신의 이름이 나온다. 날 여기로 보낸 신. 그리고 여기에는 부아가 치밀어 올라 답해줄 필요가 있었다.

“나는 엘린 같은거 안 믿어.”

“그 힘을 사용하면서 믿지 않는다는건가.”

“내가 엘린도 따먹을 예정이거든.”

네인에게 했던 그 정신 나간 말을 악마에게도 해준다. 그러자 악마가 말했다.

“나는 멸망이다. 멸망은 필연이다. 사라진 땅 위에서 다시 탄생하는게 필연이다. 내가 사라져도 다른 멸망이 찾아올 거다.”

“아, 예. 그러시겠죠.”

이제는 슬슬 귀가 근질거린다. 무슨 말이냐면 중학교 축제 연극에서도 안쓸 말을 듣고 있으니 내가 쪽팔린다는 소리다.

더 들어줄 필요 없다. 그리고 여기서 보류했던 직업을 선택했다.


-동양 무술 고수로 전직하셨습니다.

-스토리를 진행하면 추가 전직이 가능합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상태창을 확인하세요.


[동양 무술 고수]

-맨손 격투 : 유도. 무에 타이. 특공무술의 달인입니다.

-단검술 : 단검을 자유자재로 사용합니다.


심플하지만, 무엇인지 확실히 알수 있는 스킬들.

지금부터 이 악마놈을 처리하고 성전사들과 싸우는데 이만한게 없다.

“좋네.”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온갖 살인 기술들.

그리고 가차없이 손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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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목줄 1 +11 20.09.02 16,695 40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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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신성, 그리고 인성 1 +17 20.08.22 17,985 442 12쪽
41 드래곤 일지도 모른다 2 +27 20.08.19 17,826 492 13쪽
40 드래곤 일지도 모른다 1 +17 20.08.17 17,543 506 15쪽
39 두 공작 6 +11 20.08.15 17,275 448 12쪽
38 두 공작 5 +19 20.08.13 16,961 457 12쪽
37 두 공작 4 +7 20.08.12 17,152 444 13쪽
36 두 공작 3 +17 20.08.11 17,585 467 16쪽
35 두 공작 2 +15 20.08.09 17,737 47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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