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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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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1,942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6.09.10 22:11
조회
3,414
추천
33
글자
8쪽

길드(7)

DUMMY

김진수는 이상혁에게 다가가 손바닥을 앞으로 쫙 펼쳤다.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자 그의 손을 직접 가져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예이~”

긴장이 풀렸는지 웃음이 실실 새어 나왔다.

모두 제자리에 털썩 앉았다.

손가락 까닥하는 것도 힘들어 보였지만 꽤나 즐거워 보였다.

한동안 제자리에서 휴식을 취했다.


숲이다 보니 벌써 주변이 어둑어둑해졌다.

캄캄한데다가 힘들게 사냥한 뒤라서 그런지 마나석이 유난히 더 밝아보였다.

“슬슬 정리하고 가볼까요?”

박창수가 엉덩이에 뭍은 흙을 털며 일어났다.

다른 팀원들도 그를 따라 일어나서 다 같이 마나석을 주웠다.

별밭 위를 걸어 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수거한 마나석들을 한 곳에 쌓아두니 상당히 많아 보였다.

각자 나눠서 허리춤에 있는 가죽 주머니에 넣었다.

너무 빵빵해서 찢어질 것처럼 보였다.

마을로 돌아가려는데 길이 좀 어두워 각자 마나석 하나씩을 손에 들고 출발했다.

주머니는 무거웠지만 환전할 생각에 신나게 돌아갔다.

이상혁은 능력을 써서 몬스터가 없는 안전한 길로만 갔다.

덕분에 아무 문제없이 마을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그들은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회관으로 가서 오늘 번 돈을 환전해서 송금했다.

모두들 지쳤는지 가볍게 인사만하고 헤어졌다.

각자 자기 숙소로 돌아가는데 김진수가 이상혁에게 달려갔다.

하루 종일 이리저리 달려 다니고도 아직도 기운이 남아도는 것처럼 보였다.

“어땠어? 예상 보다는 심하지는 않았지?”

“지금까지 같이 한 파티 중에서 제일 엉망진창이었어.”

“그래도 나쁘진 않았잖아. 안 그래?”

“뭐 나쁘진 않았지.”

“그럼 내일도 오는 거다.”

“뭐 생각은 해볼게.”

이상혁은 계속 싱긋 웃으면서 답했다.

그러면서 김진수가 내민 손을 손바닥으로 탁 치면서 그대로 꽉 잡았다.

서로 만족한 듯 미소 지으면서 악수를 했다.

김진수는 손을 놓으며 이상혁의 어깨를 톡톡 치면서 말했다.

“내일 봐.”

그는 신나서 숙소까지 달려갔다.

이상혁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이상혁은 길드 가입지원부에 들렀다.

접수 상황을 확인해봤지만 아직 합격한 길드는 없었다.

대부분이 심사 중이었고 조건이 까다로웠던 길드는 탈락했다고 나왔다.

어차피 예상 범위 안이었기 때문에 크게 실망하지 않고 어제 갔던 대기실로 다시 들어갔다.

“왔어요?”

“형 일찍 오셨네요.”

“그러게요. 새로 파티원 구할 필요도 없는데 습관 들었는지 이 시간에 오게 되네요.”

“뭐 하고 계셨어요?”

“맵 보면서 어느 쪽으로 가는 게 좋을지 생각해보고 있었어요. 어제처럼 그냥 이 주변을 도는 게 낫겠죠?”

“네. 아직은 그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럼 그렇게 하죠.”

박창수는 지도에 원과 화살표를 이용해서 경로를 그리고 있었고 이상혁은 어제의 경험을 다시 살펴보고 있었다.

전투 장면들을 보면서 새로운 작전이나 전술을 구상했다.

둘이서 조용히 자기 할 일만 하고 있을 때 최지은이 들어왔다.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인사하고 자리로 가서 앉았다.

두 사람 다 간단하게 대답만 하고 자기 일에 집중했다.

조용한 방 안에서 최지은은 멍하니 앉아 있었다.

심심했는지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문에 있는 작은 얼룩을 발견했다.

그녀는 그 얼룩을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쪽을 향해 활을 쏘는 시늉을 했다.

“피융~”

‘쾅’

활시위를 놓는 동작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입으로 소리를 냈다.

동시에 김진수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최지은은 깜짝 놀라서 그 자세 그대로 잠깐 굳어 있었다.

“늦어서 미안합니다.”

미안한 마음이 전혀 반영 안 된 싱글벙글한 얼굴로 인사했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활을 쏘는 동작을 한 최지은을 보고 물었다.

“뭐해?”

“몰라도 돼요.”

“차갑네.”

김진수는 맨 앞으로 가서 섰다.

“원래 전략을 설명해야 하지만 어차피 어제랑 똑같으니까 했다고 치고 그냥 가죠.”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냥은 어제와 비슷했다.

어제처럼 큰 무리를 만나지는 않았지만 무난한 정도의 녀석들만 만나 쉽게 처리했다.

어느새 이상혁은 파티에 자연스럽게 빠져 있었다.

조합은 이상해도 자신과 꽤 맞는다고 생각했다.

김진수 말고 다른 두 명의 팀원과도 가까워졌다.

박창수와는 서로 존댓말을 쓰고 있긴 하지만 사이가 어색해서 그런다기보다는 서로 존중해주는 느낌이었다.

생각이 비슷해서 그런지 대체로 비슷한 전략을 생각해냈다.

최지은과는 그렇게 말을 많이 나눈 건 아니지만 딱히 불편하지는 않았다.

어제처럼 중간 휴식 없이 오전오후 연속으로 사냥을 했다.

그 때문인지 사냥이 끝나자마자 모두들 바로 돌아갔다.


다음날도 마찬가지로 이상혁은 일어나자마자 길드 가입지원부로 향했다.

결과는 생각보다 안 좋았다.

지원했던 길드 중 대부분이 불합격 확정이 났다.

아직 괜찮은 길드 몇 개가 심사 중이었지만 가능성은 희박했다.

침울한 기분으로 대기실로 갔다.

숨기려 했지만 얼굴에 조금씩 드러났다.

김진수와 박창수는 그런 그를 보고 평소처럼 대했다.

박창수는 표정을 보자마자 바로 눈치 챘지만 아는 척하지 않았다.

만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그의 성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처럼 대해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김진수는 제일 가까이 있으면서도 눈치 채지 못 하고 있었다.

최지은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이상혁을 쳐다봤다.

그도 그런 시선을 알아차리고 일부러 밝게 행동했다.

사냥은 순조로웠다.

무난했다.

길드 문제 때문에 컨디션이 좋은 건 아니었지만 팀원들 타이밍에 익숙해지고 나니 여유가 생겼다.

첫날처럼 피곤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이상혁은 바로 돌아가지 않고 다시 한 번 가입지원부에 들렀다.

아까까지 심사 중이었던 길드들도 전부 결과가 나왔다.

그는 돌려받은 지원서들을 살펴봤다.

아침에 받은 뭉텅이에 비하면 꽤 얇았다.

첫 장부터 빨간 색으로 불합격이라는 글자가 찍혀있었다.

그는 한 장씩 천천히 넘기면서 결과를 확인했다.

남아있는 종이뭉치가 얇아질수록 넘기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꽤 오래 동안 확인했다.

이것만 넘기면 남은 건 두 장 밖에 없다.

천천히 위에 놓인 지원서를 치웠다.

아무리 정성스럽게 확인해도 이미 정해진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이상혁은 조심스럽게 종이를 넘겼다.

결과는 그의 예상대로였다.

가운데 큼직하게 불합격이라고 쓰여 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손에 잡고 있던 지원서가 구겨졌다.

양 손으로 꽉 구겨서 한 쪽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마지막 지원서를 확인했다.

그는 남은 지원서가 뭔지 알고 있었다.

화문길드

상위 길드 중에서도 TOP3 안에 드는 길드다.

실력은 물론이고 운도 있어야 겨우겨우 합격할 만한 그런 길드다.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냥 구겨서 던져 버릴까라고도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나 모르는 마음에 한 번 확인해봤다.

지원서 한 가운데에는 ‘합격’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는 눈을 비비고 다시 확인했다.

정확하게 빨간 글씨로 ‘합격’이라고 쓰여 있었다.

종이를 넘기면서 앞에 ‘불’자가 지워진 거라고 생각했다.

지원서를 눈에 가까이 대고 정밀하게 조사지만 아무 흔적 없이 깔끔했다.

처음부터 ‘합격’이라고만 적혀있었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서 능력까지 쓰면서 확인을 했다.

화문 길드 간부들이 자기 지원서를 보면서 회의를 하고 합격 도장을 찍어주는 것 까지 확인을 하고서야 납득을 했다.

기쁨을 주체 못 하고 그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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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서장(4) +4 16.06.15 7,467 8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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