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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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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1,917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6.08.13 22:14
조회
4,781
추천
50
글자
7쪽

실습(6)

DUMMY

다시 게이트 너머로 온 이상혁은 회관에 가서 일정을 확인했다.

안내인에게 물어본 결과 실습은 이틀 뒤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한다.

딱히 할일이 없었던 그는 실습에서 큰 상처를 입은 김도현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실로 향했다.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같이 싸우다가 다친 거기 때문에 병문안 가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병원이나 의무실이 아니라 환자실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이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독에 당한 경우가 아니면 특별히 치료를 받을 필요도 없고 딱히 이쪽에서 할 수 있는 조치도 없다.

환자실은 대체로 몸을 움직이기 힘든 사람들이 지내다가 다 회복되면 나간다.

팔이나 다리가 잘린 상태로는 원래대로 재생할 때까지 불편하기 때문에 그 동안 능력이나 무기가 없는 사람들이 다친 사람들을 보살펴준다.

이상혁은 환자실이 있는 뒤쪽 건물에 도착했다.

팔다리가 잘려나간 큰 상처도 보통은 일주일이 지나면 원래 상태로 재생되기 때문에 그렇게 큰 규모의 건물은 아니었다.

이상혁은 복도를 걸어 다니다가 김도현이라고 적힌 팻말을 발견했다.

일단 결심을 하긴 했지만 막상 들어가려니 망설여졌다.

인사를 하고 난 다음에는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문 바로 앞에 멈춰 서서 생각을 하고 있던 중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다.

멍하니 서 있던 그는 미쳐 피하지 못 하고 문에 세게 부딪쳤다.

너무 강하게 부딪쳤는지 밀려서 뒤로 넘어졌다.

박소현은 살짝 놀란 눈으로 그를 위에서부터 내려다봤다.

“거기서 뭐해?”

“그쪽이 갑자기 문을 확 열어서 부딪쳤잖아요.”

“그건 미안하게 됐네.”

그녀는 무표정으로 사과하고는 빠르게 출구로 나갔다.

이상혁은 어이없어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도현은 침대에 앉아 있었다.

뜯겨나간 부분은 조금밖에 재생이 안 되어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대부분 회복 됐어야 한다.

김도현은 이상혁을 보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우렁찬 목소리에 비하면 너무 기운이 없어 보였다.

“상태는 좀 어떠세요?”

“보시다시피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벌써 다 재생했어야 하는데 이상하네요.”

이상혁은 상황이 생각보다 너무 안 좋아서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도 괜히 미안해서 안절부절 못했다.

환자실에는 잠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서 있지 마시고 이쪽에 앉으세요.”

“아, 네.”

“그나저나 박소현씨랑은 무슨 관계에요?”

“네?”

“둘이 뭔가 있는 거 같던데요?”

“글쎄요. 그냥 제가 일방적으로 미움 받는 것 같아요.”

“뭐 잘못 했어요?”

“아니요. 딱히 잘못 한 건 없는데 왜 저한테만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다른 사람들한테는 친절한데 말이죠.”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아요. 그저께부터 계속 병문안 와서 제 상처를 봐줬어요.”

“딱히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원래는 하나도 재생이 안 됐었는데 박소현씨가 병문안 온 뒤로는 조금씩 자라나고 있네요.”

“뭘 어떻게 했는데요?”

“그냥 와서 다친 부분을 손으로 한두 번 쓰다듬어 주고 갔어요. 딱히 특별한 건 없었는데 조금 안정된 기분이 든 달까 아무튼 심리적인 거 같아요.”

“신기하네요.”

그 뒤로 약간 대화가 끊겼다.

다시 환자실이 조용해졌다.

서로서로 조금 어색해했다.

이상혁은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자리가 불편했는지 먼저 일어났다.

“저는 이만 가볼게요. 몸 조리 잘하세요.”

“네. 가보세요.”

환자실을 나온 그는 회관을 돌아다녔다.

뭘 할까 고민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직 교육을 전부 이수한 게 아니라서 특정 길드에 가입할 수도 없었고 파티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서포터자리라도 들어가기 위해 파티를 찾아봤지만 빈자리가 없었다.

잠시 생각하다가 훈련장으로 향했다.

휴가동안 거의 의자에 앉아서 게임만 했기 때문에 굳은 몸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훈련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실습훈련이 전부 멈춰 있었기 때문에 이론훈련과 무기훈련도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창고에서 나무 인형을 하나 꺼낸 뒤 칼을 소환했다.

오랜만에 들다보니 살짝 무겁게 느껴졌다.

우선은 허공에 대고 몇 번 휘둘렀다.

손에 느껴지는 무게감이 익숙해지자 나무 인형을 상대로 칼을 휘둘렀다.

뛰어다니는 늑대들을 상대해보고 나니 가만히 서있는 나무인형은 너무나 쉽게 느껴졌다.

자신감 늘어서인지는 몰라도 겨우 몇 번의 공격으로 인형은 조각조각 나버렸다.

최대한 많이 베어내려고 해도 스무 번 정도가 한계였다.

이상혁은 다시 창고에 가서 새로운 인형을 꺼내왔다.

이번에는 조심조심히 공격했다.

거의 닿을 듯 말 듯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칼날이 살짝 스치는 정도로만 공격했다.

비록 창고에 수도 없이 쌓여있기는 하지만 혼자서 나무 인형을 몇 개나 쓸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계속 이런 방식으로 연습했다.

그는 나무인형을 공격하면서 왜 훈련 때 박소현이 그런 식으로 연습했는지 이해가 갔다.

그래도 여전히 실력을 감춘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갔다.

한참을 혼자서 연습을 하던 중 훈련장에 누군가 찾아왔다.

처음에 이 곳에서 같이 무기훈련을 받았던 홍예빈이었다.

그녀는 이상혁을 보고 반가웠는지 자기도 모르게 활짝 미소 지으면서 인사했다.

“어? 안녕하세요.”

하지만 목소리도 작았고 너무 연습에 몰두한 나머지 그의 귀에 들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무런 반응도 안 보이자 당황해서 얼굴이 살짝 빨개졌다.

그녀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는 이제 막 본 거처럼 인사했다.

“어? 이상혁씨 안녕하세요.”

이상혁은 공격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그는 반가워했지만 잠깐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살짝 머뭇거렸다.

“저번에 같이 훈련받은 홍예빈이예요. 설마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까먹은 건 아니겠죠?”

“당연히 기억하죠. 방패훈련은 잘 받았어요?”

“네. 저 총 평가에서 비 플러스 받았어요.”

“저랑 똑같네요.”

“네. 그래서 저 그쪽 팀으로 들어갈 거래요.”

“아 그럼 잘 부탁해요.”

“저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그런데 여기에는 어쩐 일로 왔어요?”

“방패 훈련 좀 더 하려고요. 그쪽 팀은 이미 실습을 한 상탠데 저는 아직 처음이잖아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연습하고 하려고요. 그쪽은요?”

“저는 현세에 가 있느라고 연습을 못 해서 몸 좀 푸려고요.”

“아 그렇구나. 저는 가서 훈련할게요. 열심히 하세요.”

“네. 가보세요.”

홍예빈은 방패병 전용 훈련장으로 이동했고 이상혁은 계속해서 나무인형을 상대로 연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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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서장(4) +4 16.06.15 7,467 8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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