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1,908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6.08.21 22:07
조회
3,868
추천
40
글자
8쪽

실습(10)

DUMMY

“예빈씨 방패!”

뒤에서부터 달려오는 늑대들을 보고 이상혁이 소리쳤다.

당황해서 조금 늦게 소환하기는 했지만 첫 번째 공격은 무사히 받아냈다.

기습에 실패한 놈들은 일단 한 번 뒤로 물러났다.

이상혁은 살짝 오른쪽으로 빠져서 자리를 잡았다.

궁수들의 후방지원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혼자서 옆쪽경로까지 막아야 했다.

그의 위치를 확인한 홍예빈은 방패를 왼쪽으로 돌려 적의 공격경로를 좁혔다.

“옆쪽으로 달려오는 녀석은 제가 공격할 테니 먼저 오는 녀석 좀 견제해 주세요.”

“네!”

한 놈은 홍예빈의 방패에 막혀 뒤로 물러났고 다른 한 녀석은 이상혁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평소보다 조금 빠른 타이밍에 칼을 휘둘렀다.

잘못해서 다치기라도 하면 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적의 공격이 닿지 않는 범위에서 공격을 시도했다.

공격은 먹히지 않았지만 그도 다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계속해서 굉장히 안정적인 방법으로 상대했다.

꽤 호흡이 잘 맞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맞춰주는 느낌이었다.

이상혁은 차분하게 기다렸다가 공격했고 홍예빈도 그 타이밍을 잘 맞춰줬다.

양쪽 다 서로에게 큰 상처는 주지 못 했다.

하지만 전투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그들의 방식에 한계가 드러났다.

아무리 안정적으로 공격을 받아내도 결국 적을 죽이지 못 하면 끝이 나지 않는다.

늑대들은 그들의 방식에 익숙해져서 점점 다양한 방식으로 공격해왔다.

변칙적인 공격방식에 조금씩 타이밍을 놓치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둘의 체력은 점점 떨어져 갔다.

둘 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서서히 힘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늑대가 한번 발을 휘저을 때마다 방패를 꼭 쥐고 있던 홍예빈의 손이 흔들렸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이상혁은 이번 타이밍에 크게 노렸다.

조금 뒤로 빠져 있다가 늑대가 가까이 접근할 때까지 몸을 숙여 기다린 뒤 충분히 거리가 된 순간 일어나면서 위쪽으로 칼을 찔렀다.

계속 직선으로 달려와 공격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의 예상대로였으면 늑대의 몸통에 칼이 깊게 파고 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늑대는 그의 칼이 닿기 전 급격하게 방향을 틀어 홍예빈에게 돌진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들어온 변칙적인 공격이었다.

“옆에 조심해!”

소리를 듣고 순간적으로 방패를 옆으로 돌렸지만 자세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쾅!’

놈과 세게 충돌한 그녀는 그대로 옆쪽으로 날아갔다.

땅바닥에 부딪치면서 몇 번이나 굴렀다.

충격이 큰 듯 쉽게 일어나지 못 했다.

원래 홍예빈과 대치하고 있던 놈과 방금 그녀에게 달려들었던 놈은 혼자 남은 이상혁을 목표로 삼았다.

앞에서 막아주던 방패가 사라졌다.

뻥 뚫린 공간에 혼자 남겨졌다.

두 녀석은 그의 주위를 맴돌다가 번갈아가면서 덤볐다.

한 놈이 덤벼들어 칼을 휘두르면 다른 녀석이 반대 방향에서 덮쳐왔다.

그는 쓸데없는 동작을 줄여 최대한 빠르게 공격에 대처했다.

무리한 동작은 하지 않고 홍예빈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녀는 휘청거리면서 일어났다.

아직도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지러운 듯 눈을 질끈 감고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잠깐 그 자리에 서있었다.

잠시 뒤 정신을 차린 그녀는 비틀거리면서도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이상혁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미 그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냈다.

늑대가 달려오는 타이밍보다 한 템포씩 늦게 칼을 휘둘렀다.

녀석들이 한번 덤벼들 때 마다 몸에 빨간 발톱자국이 새겨졌다.

온 몸이 피로 물들었다.

칼로 지탱해야만 겨우 서있을 수 있었다.

두 녀석은 방패병이 오기 전에 마무리하기 짓기 위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이상혁은 칼을 들 수가 없었다.

서 있는 것만으로도 한계였다.

“안 돼!”

홍예빈은 상황을 깨닫고 무리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도와줄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발톱이 그의 목을 긋기 직전 그의 눈앞에 검은 아지랑이가 일렁였다.

그 뒤에 검은 천막 같은 것이 그의 앞에서 펄럭였다.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졌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

늑대가 그르렁 거리는 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이제 끝난 건가?

생명석이 사라질 때 좀 이상한 기분이 든다던데 그게 이런 거였구나.

귀가 이상하다.

우우웅 거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세상이 뒤집히는 것 같다.

물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런데 어디가 위이고 아래인지 모르겠다.

시간이 흐르고 있긴 하는 건가?

뭔가 여기에 오래 있었던 거 같은데 아무것도 안 일어난다.

계속 검은색뿐이다.

몸을 움직여 봤지만 찐득한 늪에 빠진 것처럼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냥 가만히 있었다.

한참 동안 가만히 있다 보니 저 멀리 하얀 점이 생겼다.

아주 작은 점이었지만 온통 검은 색 뿐이라서 잘 보였다.

나는 그곳을 향해 전력을 다해 헤쳐 갔다.

가까이 갈수록 하얀 점은 점점 커져갔다.

너무 새하얘서 눈이 부셔왔다.

한참을 갔더니 그 점이 점점 커져오면서 주변이 새하얗게 변했다.

나는 하얀색과 검정색 사이에서 망설였다.

고민한 끝에 한발 앞으로 나아갔다.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들었다.

귀가 위이잉하고 울렸다.

눈이 부시다.

온통 하얀색뿐이다.

잠시 뒤 온통 하얀색뿐이었던 배경에 흐릿한 것들이 생겼다.

하얀 도화지에 옅은 수채화물감이 칠해진 것 같았다.

희미했던 그림들은 점점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윙윙거리던 소리도 뭔가 익숙한 소리로 바뀌었다.

원래 있던 장소다.

분명 생명석이 파괴됐을 텐데 왜 아직도 여기지?

뭔가 이상하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상황과는 조금 다르다.

늑대 두 마리가 깔끔하게 반 토막이 난 채로 공중에 떠있다.

슬로모션을 보는 것처럼 시간이 굉장히 느리게 흘러간다.

반쪽이 난 늑대들의 시체가 가루로 변해 흩날리는 모습이 전부 확인 가능하다.

어째서 저 놈들이 저렇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내 눈 앞에 뭔가가 아주 느리게 떨어지고 있다.

아, 누군가의 팔이다.

칼로 깔끔하게 잘려져 있다.

팔 주변에는 핏방울도 흩뿌려져 있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확인하려하는데 생각처럼 자유롭게 움직이지는 않는다.

굉장히 느리게 돌아간다.

느긋하게 기다리는데 갑자기 시간이 빠르게 흐르기 시작한다.

모든 게 원래 속도로 돌아간다.


‘후우우욱’

늑대의 시체는 순식간에 재가 되어 흩어졌다.

마나석만 땅바닥에 떨어졌다.

이상혁은 푸른빛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그쪽으로 다가가려했다.

‘툭’

그 순간 그의 발밑에 깔끔하게 잘린 팔이 떨어졌다.

멍하니 그것을 바라봤다.

천천히 정신이 돌아왔다.

놀라서 자신의 양쪽 팔을 확인해봤지만 제대로 붙어있다.

고개를 돌려서 주변을 바라봤다.

그는 바로 옆쪽에 쓰러져서 괴로워하고 있는 홍예빈을 발견했다.

그녀의 한쪽 팔은 깔끔하게 잘려져 나갔다.

놀라서 뒷걸음치는데 몸 곳곳에서 고통이 몰려왔다.

수많은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온몸에서 힘이 쭉 빠지면서 주저앉았다.

그는 그대로 쓰러졌다.

다시 그의 눈앞은 다시 깜깜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이코메트리스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 길드(6) +1 16.09.07 3,564 33 8쪽
24 길드(5) +1 16.09.05 3,521 32 8쪽
23 길드(4) +4 16.09.04 3,833 37 7쪽
22 길드(3) +3 16.09.02 3,739 34 7쪽
21 길드(2) +2 16.08.30 3,936 34 7쪽
20 길드(1) +5 16.08.28 4,119 40 7쪽
19 실습(12) +2 16.08.25 3,875 40 7쪽
18 실습(11) +4 16.08.23 3,988 41 7쪽
» 실습(10) +2 16.08.21 3,869 40 8쪽
16 실습(9) +7 16.08.19 4,147 49 7쪽
15 실습(8) +4 16.08.16 4,323 45 7쪽
14 실습(7) +2 16.08.14 4,900 48 8쪽
13 실습(6) +3 16.08.13 4,781 50 7쪽
12 실습(5) +4 16.08.11 4,811 55 9쪽
11 실습(4) +2 16.07.01 5,052 48 7쪽
10 실습(3) +2 16.06.27 5,691 61 8쪽
9 실습(2) +3 16.06.22 5,614 69 7쪽
8 실습(1) +2 16.06.18 6,326 67 7쪽
7 서장(6) +2 16.06.17 6,580 75 7쪽
6 서장(5) +4 16.06.15 7,156 77 7쪽
5 서장(4) +4 16.06.15 7,466 86 7쪽
4 서장(3) +3 16.06.13 7,965 95 7쪽
3 서장(2) +1 16.06.12 8,337 100 7쪽
2 서장(1) +4 16.06.11 10,921 104 12쪽
1 프롤로그 +8 16.06.11 13,204 104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