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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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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1,916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6.07.01 03:19
조회
5,052
추천
48
글자
7쪽

실습(4)

DUMMY

이상혁은 네 시간 동안 게이트 앞에서 줄을 선 채 기다렸다.

각종 서류처리를 하고 앞사람들의 작동시간을 기다리다보니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그는 기다리는 동안 저번에 사이코메트리를 통해 알게 된 사실들을 적어나갔다.

분명 볼레로 길드장이 썼던 능력은 눈에 관련된 것이었어.

대충 보기에는 빠르게 읽는 거 같던데 글자만 빠르게 읽는 건 아닌 것 같고 눈동자를 빠르게 돌리는 건가?

저번에 듣기로 무기는 활을 사용한다고 했었는데 능력으로 그걸 극대화한 케이스 같네.

나도 능력이랑 무기가 잘 맞아떨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그랬으면 벌써 대형 길드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게이트 줄 정도는 그냥 통과하는 건데

회의 때 참석한 길드장들의 내용을 정리한 뒤 수첩을 덮고 가만히 기다렸다.

사냥할 때와는 달리 시간이 천천히 흘렀다.

이상혁은 기다리기 심심했는지 앞뒤사람의 몸에 가볍게 손을 대서 능력을 발동시켰다.

한 번에 많은 양의 정보가 머리에 들어오자 대부분의 내용이 순식간에 희미해졌다.

꿈에서 깨자마자 그 내용을 기억해내듯이 최대한 집중해서 머릿속을 정리를 했다.

능력을 많이 쓸수록 발전한다는 말에 습관적으로 이것저것 손을 대면서 연습을 한 결과 현기증이 나는 건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머릿속에 들어온 정보를 정리하는 건 시간이 걸렸다.

그들에게 담긴 기억은 별 거 없었다.

딱히 쓸 만한 정보도 없었고 이름 있는 헌터에 연관된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시간 때우기로는 적당했다.

줄이 점점 줄어들고 그의 차례가 왔다.

그는 작성한 서류를 제출하고 게이트에 진입했다.


현세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게이트 옆에 위치한 건물로 향했다.

헌터담당부서로 간 그는 보고를 하기 위해 서류를 작성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또다시 귀찮은 일을 해야 되서 그런지 그의 얼굴은 상당히 피곤해보였다.

일을 마친 뒤 사물함에서 모자를 꺼내 깊게 눌러쓰고 지갑과 휴대전화를 챙겨 집으로 향했다.

“다녀왔습니다.”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이상혁의 어머니는 그를 반겼다.

“어 왔어? 이번엔 꽤 빨리 왔네.”

“뭐 그렇게 됐어요.”

“저녁으로 먹고 싶은 건 없어?”

“음, 치킨이나 시켜주세요.”

“그래 알았다.”

그는 바로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옆으로 누워 스마트 폰으로 대학교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랜만에 얼굴 좀 보자고 보낸 문자들은 한참 뒤에 미안하다는 문자로 돌아왔다.

나쁜 놈들

지들 군대휴가 나왔을 때는 내가 시험공부도 미뤄두고 가줬는데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때리네.

어휴 혼자서 게임이나 해야겠다.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앞으로 간 이상혁은 뭔가 허전함을 느꼈다.

책상 위에 있어야할 노트북이 사라졌다.

“엄마, 내 책상 위에 있던 노트북 어디 갔어요?”

“그거 소연이가 인강 듣는다고 가져갔는데”

이상혁은 굳게 닫힌 여동생의 방문을 두들겼다.

“야, 문열어봐.”

“왜?”

“열어보라고”

문이 살짝 열리고 그의 여동생이 얼굴만 살짝 내밀었다.

“내 노트북 어디 있어?”

“내 책상 위에”

“그걸 네가 왜 가져가.”

“어차피 그쪽에 가있는 동안은 안 쓰잖아.”

“나 써야 되니까 빨리 내놔.”

“알았어.”

노트북을 받은 그는 다시 방으로 왔다.

전원을 키고 화면을 본 그는 얼굴을 조금 찌푸렸다.

바탕화면은 남자 아이돌 가수 사진으로 바뀌어있었고 곳곳에 인터넷 쇼핑몰 아이콘이 널려있었다.

깔끔한 바탕화면으로 바꾸고 쓸모없는 아이콘을 하나씩 제거를 한 뒤 게임을 켰다.

패치가 진행되는 동안 뉴스를 보기 위해 인터넷을 켰다.

하얀 화면에서 5초 이상 멈춰있자 그는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터넷 창 위에 널려 있는 툴바들과 갑자기 생겨나는 쇼핑몰 팝업창에 화가 잔뜩 나서 여동생 방에 찾아갔다.

“야! 문 열어!”

“아, 왜 또”

“너 도대체 노트북을 어떻게 썼는데 저 모양이 되냐?”

“인터넷밖에 안했어.”

“인터넷밖에 안 했는데 어떻게 저렇게 느려질 수가 있어?”

“나도 몰라”

“좀 생각을 하면서 노트북을 써라.”

“아 알았으니까 좀 가. 내가 저렇게 만들고 싶어서 그랬겠어?”

“야! 네가 잘못 해놓고 왜 나한테 성질을 내!”

“공부해야 되는데 오빠가 자꾸 방해하니까 그러지. 좀 가라고!”

티격태격하는 둘을 보고 있던 이상혁의 어머니가 다가와 그를 타일렀다.

“상혁아, 얘도 이제 고3이니까 너무 그러지 마라.”

“쟤 말하는 것 좀 보세요.”

“얘가 공부하면서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가보지 네가 좀 참아.”

상혁은 일단 화를 가라앉히고 방으로 들어가 컴퓨터 정리를 했다.

하면서도 계속 짜증이 났는지 계속 표정이 안 좋았다.

정리를 하는 동안 패치가 다 진행됐고 그는 게임을 실행시켰다.

RPG게임 속 캐릭터가 검으로 몬스터들을 죽인다.

여러 가지 스킬들을 활용하며 화려하게 베어 넘긴다.

떨어진 아이템과 돈을 주우며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간다.

예전에는 열을 올리며 했지만 지금 그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이 게임이 원래 이렇게 시시했나?

전에는 그렇게 재밌었는데 지금은 뭔가 유치하게 느껴지네.

저렇게 검을 휘두르는 것만으로 몬스터가 죽어나가다니 너무 비현실적이다.

애초에 저걸 가만히 서서 맞아줄 리가 없지.

아, 재미없어.

싫증을 느낀 그는 게임을 끄고 인터넷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포털 사이트 메인에 헌터 관련 기사가 떴다.

‘헌터, 자신의 무기로 지인 살해’

흥미를 느낀 그는 제목을 클릭했다.

말다툼 중 화를 참지 못 하고 무기로 사람을 죽인 헌터에 대한 기사였다.

내용을 대충 훑어보고 스크롤을 내려 밑의 댓글을 봤다.

헌터 전체에 대한 노골적인 악의를 드러낸 댓글이 인기댓글로 올라왔다.

이어진 댓글에서는 헌터를 옹호하는 측과 적대하는 측이 계속해서 싸우고 있었다.

그들은 논리와 이해 없이 그저 서로를 비난하고 비꼬기 바빴다.

정신적으로 피로를 느낀 그는 노트북을 덮고 옷을 챙겨 입었다.

“다녀오겠습니다.”

“어디 나가니?”

“그냥 밖에서 바람 좀 쐬려고요.”

“저녁때까지는 들어와라.”

“금방 나갔다 올게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까지 갔다.

아파트 입구를 나서려는 순간 모자를 두고 온 것을 깨달았다.

그는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해봤다.

앞머리가 이마의 생명석을 가려주는 것을 보고 그냥 밖으로 나갔다.

거리는 조금 바뀌었다.

몇몇 가게가 사라지고 새로운 가게가 들어왔다.

가끔씩 그의 생명석을 본 사람들은 그를 힐끗힐끗 쳐다보고 지나갔다.

그들의 눈에는 부러움과 두려움이 동시에 담겨있었다.

길을 걷던 중 길바닥에 떨어진 전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훈련을 통해 당신도 헌터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전화주세요!’

이걸 본 그는 콧방귀를 뀌며 전단지를 밟고 지나갔다.

슬슬 다른 사람들의 신경이 거슬리기 시작해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던 도중 누군가 자신을 따라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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