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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1,918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6.08.28 00:17
조회
4,119
추천
40
글자
7쪽

길드(1)

DUMMY

이상혁은 아무 생각 없이 홍예빈이 있는 환자실에 노크를 하려고 했다.

손을 대기 전 갑자기 둘 사이에 있었던 일이 떠올라 망설였다.

분명 서로 어색할 것 같았다.

문 바로 앞까지 가져다 댄 손을 턱에 대고 무슨 말을 할지 고민했다.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한 번 돌려보고 목을 가다듬었다.

“음, 음, 후~”

‘똑똑’

“네. 들어오세요.”

그를 본 홍예빈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반가워하는 것 같으면서도 조금 꺼려하는 것 같았다.

얼굴이 붉어져서는 시선을 가만히 두지 못 했다.

“안녕하세요. 몸은 좀 어떠세요?”

그녀는 배까지 덮고 있던 이불을 한손으로 끌어올려 어깨까지 덮었다.

“그럭저럭 괜찮아요. 상혁씨는요? 그때 많이 다치지 않았어요?”

당황해서 목소리 톤이 많이 올라갔는데 그게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더 빨개졌다.

“베인 상처들은 거의 다 나았어요. 이제 이쪽부분만 나으면 될 거 같아요.”

“생각보다 크게 안 다쳐서 다행이네요. 그 때 계속 공격당해서 어떻게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러게요.”

“여기 의자에 앉으세요.”

그는 조심조심하며 자리에 앉았다.

최대한 천천히 앉긴 했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금간 곳이 아파왔다.

그래도 쓸데없는 걱정 끼치기 싫어서 표정에 드러내지는 않았다.

둘은 어색한 공기 속에서 서로를 바라봤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미소를 지어봤지만 입 꼬리가 잘 올라가지 않았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지만 쉽게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잠시 아무 말 없이 서로 눈치를 봤다.

“있잖아요.”

“저기”

“먼저 말하세요.”

“아니에요. 그렇게 중요한 말은 아니니까 상혁씨가 먼저 말하세요.”

“혹시, 여기에 조사관이 오지 않았어요?”

“네. 눈떠보니까 다른 팀원들이랑 같이 이방에 있었어요.”

“뭐 물어보진 않았나요?”

“네. 다른 사람 다 내보내고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봤는데 기억이 안 나서 모른다고 했어요.”

“아무것도 못 봤어요?”

“네. 분명 늑대 두 마리랑 싸우고 있었는데 눈떠보니까 여기였어요.”

“그럼 누가 늑대를 잡았는지도 모르겠네요?”

“상혁씨가 잡은 거 아니었어요?”

“저도 눈 떠보니까 여기였어요.”

“그랬군요.”

“그나저나 할 말이 있지 않았나요?”

“저도 그냥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려고 했어요.”

“아, 그러면 저 이제 쉬러 가볼게요.”

“들어가세요.”

이상혁은 자신의 환자실로 돌아왔다.

가만히 누워서 있었던 일들을 머릿속에서 정리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포기하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했다.

실습훈련은 이제 세 번 남았다.

보통은 격일로 진행되어 열흘 안에 5번의 실습이 모두 끝나는 형태지만 할 때마다 사고가 터지는 바람에 많이 늦춰졌다.

운이 나빴다.

당연히 몬스터를 직접 상대하는 훈련이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다.

겨우 두 번 실습을 나갔는데 갈 때마다 사고가 발생했다.

아무 일도 없었으면 지금쯤 길드에 들어가서 괜찮게 활약하고 있었을 거다.

다음 실습은 제발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다음날 정오 이상혁은 퇴실했다.

조금 쑤셔오기는 했지만 충분히 움직일 수 있을 만큼 회복됐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교육을 끝마치기 위해 바로 회관으로 달려가 실습자리를 알아봤다.

다행히도 다른 팀에 자리가 비게 되어 그 자리로 들어가게 되었다.

웬만해서는 팀을 바꿔주지 않지만 마침 자리도 생겼고 워낙 교육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협회 측에서 허락해줬다.

새로운 팀은 평범했다.

딱 무기훈련에서 B+를 받을만한 평범한 사람들만 있었다.

그들은 저마다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줬다.

교관도 적재적소에 자기 할 일을 해주고 필요한 조언을 해주었다.

딱히 팀원들끼리 사이가 좋거나 나쁘거나 하지 않았다.

서로를 사무적으로 대했다.

사냥에 필요한 대화 외에는 일절 하지 않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그런 분위기에 녹아들어갔다.

그 날 처음으로 아무 사고도 없이 실습이 끝났다.

붉은 눈을 한 늑대도 나타나지 않았고 팀원들끼리 얼굴 붉힐 일도 없었다.

이상혁은 다음 실습자리도 알아보기 위해 마을로 오자마자 회관으로 갔다.

직원과 얘기를 해보니 원래 있던 팀은 사라졌다고 한다.

조성현은 이미 다른 팀으로 들어갔고 환자실에 있는 두 명도 회복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협회 측에서는 팀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이상혁은 실습이 모두 끝날 때까지 오늘 같이 한 팀에서 하기로 했다.

뭔가 씁쓸하면서도 홀가분한 기분을 느꼈다.


4일 뒤 그는 모든 실습을 마쳤다.

새로운 팀원들과는 친해진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거리감이 느껴졌다.

마을로 돌아온 그는 교관에게 인사를 하고 이수증을 받으러 갔다.

사무실에 들어가서 기다리는데 조성현이 들어왔다.

그도 오늘 실습이 끝나서 이수증을 받으러 왔다.

둘은 서로 눈이 마주쳤다.

아무도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

결국 둘 다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상혁은 이수증을 받자마자 밖으로 나와서 길드를 알아봤다.

회관 한쪽에 쭉 늘여져 있는 여러 길드의 길드원 모집 광고들을 봤다.

이제 막 만들어진 소형 길드부터 뛰어난 헌터들을 잔뜩 데리고 있는 대형 길드까지 다양하게 붙어 있었다.

대부분의 헌터들은 대형 길드 쪽 광고에 몰려있었다.

이상혁도 먼저 그쪽부터 둘러봤다.

화문길드, 볼레로길드, 다원길드 등 이름 난 길드들의 모집광고가 보였다.

무기는 무난한 타입이고 실력은 B+정도다.

실습 때도 평범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탐색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평범한 탐색이 아니라 사이코메트리로 과거를 읽는 능력이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광고를 봤지만 지원조건에는 사냥 경력자만 뽑는다고 나와 있다.

조건을 보고 포기하려 했지만 일단 찔러보기라도 하려고 세 길드에 전부 지원서를 작성했다.

지원서에는 서포터로 있었던 경험과 무기가 처음 발현 했을 때 고블린과 싸웠던 걸 과장해서 적었다.

비슷한 내용의 세 장의 지원서는 회관에 있는 길드가입지원부서에 제출했다.

일단 이 세 길드는 합격할 확률이 거의 없으니 다시 와서 중소형 길드를 위주로 알아봤다.

조금 들어본 적 있다싶은 길드들은 전부 경력자만 뽑는다고 나와 있었다.

이름 없는 길드는 들어가기 싫었기 때문에 조건을 무시하고 일단 지원서를 넣어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67 하록L
    작성일
    17.02.19 02:59
    No. 1
  • 작성자
    Lv.99 소설보러
    작성일
    17.08.14 04:39
    No. 2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초장
    작성일
    17.11.04 06:01
    No. 3

    목숨이 3개가 있지만 혼자 싸울 수 있는게 아니라 팀을 이뤄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데 격렬하게 움직이기 힘든 몸으로 팀을 바꾸는게, 또 그것을 허용하는 곳이 이해하기 어렵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초장
    작성일
    17.11.04 06:07
    No. 4

    그리고 짧은 기간에 사고가 2번이나 생겼고, 2번째 사고는 2명의 사상자가 생겼을 수도 있는 큰 사고였는데요..
    그냥 큰 부상이 아니니 완치 후에 움직인건 어떨지 싶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바로가기
    작성일
    18.03.08 00:20
    No. 5

    에라이 왠여자가 자길 이유도 없이 미워하는것 이나 능력을 이미 알고 있는거 같은 수수께기까지는 참고 가겠는데 이젠 뭔지도 모르는게 늑대를 죽이고 와 죄다 수수께끼? 장난하나 지금 나중가면 죄다 모르는 걸로 쌓여있겠네. 무료에다 길기에 뭔가 하고 봤는데 이것도 몰라 저것도 몰라 아에 아는게 없는 걸로 읽는 사람 짜증밖에 안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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