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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치 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전쟁: 시작은 마왕부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희치
작품등록일 :
2017.10.10 01:22
최근연재일 :
2018.09.23 13:54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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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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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32,766

작성
18.07.1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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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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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격전 그 후

DUMMY

041. 격전 그 후




철창 안에는 전체적으로 인간의 신체에 이마에 뿔이 있거나 구릿빛 피부에 뾰족한 귀를 가진 마족, 그리고 인간이었다.

몸과 마음을 흥분··· 아니, 흔들리게 할 정도의 외모를 가진······.


“키히히! 인간 여자다!”

“킥킥킥! 추룹! 헤에···.”

“케헤에···.”

“내 애를 낳아 줘!”


지뉴는 뒤에서 들린 소리에 번뜩 정신 차렸다.

따라온 고블린들이 붉게 상기된 얼굴로 침을 흘리고 있었다.


“정신 차려! 참을성! 원하지 않는 상대는 건들지 말아라!”


지뉴는 고블린들에게 소리쳤다. 자신의 물건도 통제하지 못한 채.


“크에엑! 참을성!”


고일은 씩씩하게 답했고,


“어쩌면! 저들이 원할지도 모릅니다. 케헤헤.”


고르바는 이의를 제기했으며


“참을···, 엥? 그래?”

“오오오!”

고흐와 고갱이 흔들렸다.


지뉴는 뒤를 돌아봤다.

그곳엔 여전히 두려움에 흐느끼는 마족과 인간의 여성들이 있었다. 알몸으로···.


“으음···.”


여성들의 신체에 머물려 하는 시선을 힘겹게 돌려 고블린들을 봤다.

흔들리는 마음은 과연 고블린이라는 캐릭터 때문일까? 남성의 본능일까? 아니면 자신의 의지와 신념이 약해서일까?


이런 상황에서 눈요기한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은 없겠지만 지뉴 자신은 용납할 수 없는 것 같았다.


“저게 어디를 봐서 원하는 얼굴이야!”


딱!

지뉴는 힘껏 고르바의 이마에 딱밤을 날렸다.


“키에엑!!”


고르바는 이마를 부여잡으며 쓰러졌다.


“헐···, 미···”

지뉴는 당황하며 미안하다고 말하려 했다.


[대상에게 112의 피해를 줬습니다.]


딱밤을 때렸다기엔 너무 큰 데미지가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키엑! 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고르바와 고블린들이 급히 사죄했다. 고르바의 이마는 어느새 주먹만 한 혹이 생겼다.


“어···, 그래. 알면 됐어.”


지뉴는 미안하단 말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뉴님 이들은 어떻게 할까요?”


고일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자신들의 행동에 지뉴의 심기가 불편해졌다 여기는 듯했다.


“음···, 풀어줘.”


지뉴는 짧게 답했다.


지뉴의 말에 고블린들은 각자 마차로 다가갔다. 고르바와 고갱 두 녀석은 마족과 인간 여성들이 갇힌 마차로 갔다.


“하아···.”


지뉴는 머리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킥? 지뉴왕님 자물쇠로 채워져 있습니다.”


고르바가 침을 흘리며 소리쳤다. 녀석의 눈은 인간 여성을 지그시 보고 있었다.


“하아···, 부셔! 마기를 주입한 칼로 자르거나!”


지뉴가 이마를 짚으며 소리쳤다.


“아, 아!”


츠각! 철컹!

끼이익!

자물쇠를 자르고 철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꺄아악! 사, 살려주세요.”

“크흐흐흑···.”


마족과 인간 여성들이 두려움에 소리쳤다.

문을 열고 들어선 두 고블린의 탐욕스러운 얼굴 때문이었다.


“키엑! 안 잡아먹어! 살려주는 거야!”

“케헤헤! 우리는 참을성 있는 고블린이다!”


고르바와 고갱이 안심시키려 말했지만, 마족과 인간 여성들은 두려움에 반대편으로 도망쳤다.

그녀들의 반응을 봐선 어쩌면 고블린들에게 잡혀 능욕을 당하고 오크들에게 다시 끌려온 것일지도 몰랐다.


반면 갇혀있던 고블린과 홉고블린들이 감사해하며 마차에서 하나둘 내려오기 시작했다.


“키에엑! 감사합니다.”

“케엑! 켁!”

“키에엑!”


“감사는 우리의 왕 지뉴님께 말해라!”

“우리의 지뉴왕님께 감사해라!”


고일과 고흐가 풀려난 이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홉고블린들과 고블린들이 지뉴 앞에 엎드려 절하기 시작했다.


“가, 감사합니다. 지뉴왕님!”


“감사합니다.”

“키에엑! 키엑!”

“키에엑!”


“으음···.”


지뉴는 볼을 긁적이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때 고르바와 고갱이 있는 곳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꺄아악! 그만! 사, 살려줘!”


고르바에게 손목을 잡힌 인간 여성이 눈물을 흘렸다.


“안 죽여! 풀어주는 거야! 어서 나와!”


고르바는 답답했는지 언성을 높이며 인간 여성을 잡아끌었다.

보다 못한 지뉴가 소리쳤다.


“고르바! 고갱! 그만 나와라!”


고르바와 고갱은 황급히 마차에서 나와 지뉴에게로 달려왔다.

그와 동시에 변강쇠가 지뉴의 곁에 서며 물었다.


“지뉴님 저희 왔어요. 근데 이게 무슨···.”


어느새 고격의 치료를 끝내고 고블린들과 함께 온 것이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오크들에게 잡혀있었나 봐요. 아마 습격받았던 마을의 주민이겠죠.”


지뉴가 변강쇠를 보며 말했다.


“그렇구나. 근데 저들은 왜 나오질 않는데요?”


변강쇠는 인간과 마족 여성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며 물었다.


“모르죠.”


지뉴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곤 짐이 실려있는 마차로 향했다.

잠시 마차 안의 짐들을 뒤지다 그곳에서 천이나 가죽 따위를 찾아 들고 내렸다. 그것을 인간과 마족 여성들이 있는 마차 앞에 두고 고블린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녀들을 향해 소리쳤다.


“위해 가할 생각이 없으니 그것으로 몸을 가리고 이곳을 떠나요!”


헐벗은 채 철창 안에 갇혔던 마족과 인간 여성들은 하나둘 조심스럽게 지뉴가 가져다준 천이나 가죽으로 몸을 가렸다.

그녀들은 지뉴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철창에서 빠져 나왔다.


“아! 잠깐!”


“히이익!”

“흐윽···”


지뉴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철창을 나서던 이들이 겁에 질려 주저앉아버렸다.


지뉴는 급히 여러 물품이 실려있는 마차로 가서 그곳에 있던 주머니나 가방에 이것저것 담기 시작했다.

이내 세 개의 가방을 가득 채운 그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히익···, 살려주세요.”

“제, 제발 시키는 건 뭐든 할게요.”


그녀들의 떨림이 심해졌다.


“아, 안심해요. 아무 짓도 안 할 거니까.”


지뉴가 차분한 목소리로 달래보지만,


“흐으윽···”

“히이익···”


그녀들은 지뉴의 아랫도리를 쳐다본 후 급히 고개를 돌리며 주저앉은 채 무릎을 끌어안고 흐느꼈다.


지뉴는 급히 자신의 몸을 봤다.

남자의 물건을 곧추세우고 그녀들을 향해 다가가고 있던 것이었다.


“크흠!”


급히 몸을 돌리며 헛기침을 했다. 그리곤 손에 들고 있던 주머니 세 개를 그녀들에게 던졌다.


“식량입니다. 가지고 떠나요.”


지뉴는 그녀들에게서 완전히 돌아서며 말했다.

외모로 보아 인간 이외의 마족은 두 종족으로 분리될 듯하여 세 개의 식량 주머니를 준비한 것이다.


“아······.”


이번엔 고블린 무리에서 탄성이 들렸다.

고블린 여성들은 얼굴을 붉히며 지뉴를 바라보고 있었다.


“크윽!”


지뉴는 난감한 상황에 물품이 있던 마차로 다시 향했다.

그리고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챙길만한 것을 찾아 아공간에 넣기 시작했다.


인간과 마족 여성들은 조심스럽게 각자 식량 주머니를 챙겨 떠나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진짜 떠나도 되는지 걱정하며 각자 무리 지어 이동했다.


“후우···.”


지뉴는 마차 위에서 허리를 펴며 숨을 길게 내쉬었다.


휘익! 툭! 툭! 툭..

지뉴는 언제 담았는지 아까보다 더 많은 주머니를 홉고블린과 고블린 무리에게 던지며 말했다.


“너희들도 떠나라!”


“······.”


침묵이 흘렀다.

홉고블린과 고블린 여성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서로를 쳐다봤고, 어린 녀석들은 어른들의 결정을 기다리는 듯했다.


먼저 움직인 것은 홉고블린 무리였다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블린의 왕이시여···.”


어디서 들었는지 홉고블린들이 지뉴를 고블린 왕이라 부르며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고일 등이 자신을 왕이라 칭해서인지 도망친 오크 무리에게 들은 것인지···


지뉴는 딱히 부정하거나 긍정하지 않고, 그들을 지켜봤다.


홉고블린 여성들은 각자 주머니를 들쳐 메고 아이들을 데리고 길을 나섰다. 이동하면서도 뒤돌아 몇 번씩 감사를 표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향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들의 부락은 파괴되어 시체가 넘쳐났기에 다른 곳에 자리를 틀 생각인 듯했다.


멀어지는 홉고블린 무리에서 시선을 돌려 고블린 무리를 봤다. 선망의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희들도 떠나라. 더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마차에서 가져가고.”


지뉴는 고블린 무리에게도 떠날 것을 권했지만,


“키에엑! 저희를 거둬 주십시오. 왕이시여···”

“거둬 주세요. 고블린의 왕이시여···.”

“키에엑···”


여성 고블린이나 어린 고블린 할 것 없이 엎드려 말했다.


“난 고블린 왕이 아니다! 너희를 거둘 생각도 없으니 떠나라!”


지뉴는 매몰차게 말하며 격렬한 전투를 치렀던 숲으로 이동했다.


본의 아니게 고블린 무리를 구하게 됐지만 그렇다고 저들을 거둘 의무는 지뉴에게 없었다.

지금 그를 따르는 녀석들도 어쩌다 거뒀지만, 무리를 늘리거나 고블린의 왕이 될 생각은 더욱더 없었다.

지금 상태로 고블린 왕이 되어봤자 백성인 고블린들을 어찌 지키겠는가···.


변강쇠와 고블린 일행은 조용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남겨진 고블린들은 어찌해야 할지 몰라 서로만 볼 뿐이었다.


“여긴 왜 다시···”


변강쇠가 앞서가는 지뉴에게 다가가 물었다.


“챙길만한 장비가 있으면 챙기려고요.”


지뉴가 말했다.

오크 부대를 괴멸시키며 지뉴의 마기는 더욱 늘어 아공간의 빈자리는 많았으며 널린 것이 장비였다.

D급 이상이라면 챙길 생각이었다.

호루셀에 도착하면 팔 수도 있겠지만 아이템 제작에 참고하거나 해체해서 필요한 재료를 습득하기 위해서였다.


일행은 이내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격전의 장소에 도착했다.


싸울 때는 못 느꼈지만 지금 다시 보니 속이 메스꺼울 정도로 현장은 끔찍했다.

깔끔하게 잘린 오크의 몸과 그 속에 있던 내장들, 질린 팔다리들이 뒤엉켜있는 모습이 지옥도를 방불케 했다.

그때 뒤쪽에서 비명이 들렸다.


“키에엑!”

“키힉!”


지뉴 일행을 따라온 고블린들이었다.

참혹한 현장의 모습에 대부분 질린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개중엔 오크 시체를 발로 차며 분노를 표출하는 녀석들도 있었다.


“여긴 왜 따라 왔어! 너희의 갈 길을 가라고!”


지뉴가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키이익···, 부디 저희를···”


“으아아! 난 너희를 거둘 생각이 없다!!”


간청하는 고블린 무리에 지뉴는 위압 스킬을 써 소리쳤다.


“키에엑···”

“······.”


고블린들은 두려움으로 몸이 굳었고, 어린 몇 놈은 오줌을 지리기까지 했다.


“변강쇠님 가죠.”


지뉴는 장비를 챙기지도 않고 자리를 떴다.

변강쇠와 고블린들은 조용히 그를 따라갔다.


“하아···.”


지뉴는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평소 정에 약하고, 남에게 모질게 대하지 못하는 성격에 종종 이용도 당하던 자신이 싫어 게임에서만큼은 달라지고 싶었지만 좀처럼 바뀌질 않고 있었다.

아니 조금은 바뀌고 있는 것 같은데 자신의 호의가 때로는 짐으로 돌아오는 지금 같은 상황이 싫었다.


“지뉴님···, 계속 따라오는데요?”


변강쇠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


지뉴는 걸음을 멈춰 뒤를 돌아봤다.

그가 멈춰 자신들을 보자 고블린 무리도 그 자리에 멈춰서 고개를 숙였다.


시선이 자신을 따르는 고블린들에게 향했다.

그들은 애처로운 표정으로 고블린 무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같은 종족에 어린 녀석들이 대부분이어서 걱정이 되는 듯 했다.


“난 저들을 데리고 다니거나 자리를 잡아 살 생각이 없다. 너희 중 저들과 함께 할 고블린이 있다면 말리지 않을 테니 저들을 데리고 자리를 잡아봐라.”


지뉴가 나지막하게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키익! 지, 지뉴왕님!”

“······.”


고블린들이 놀라 눈을 크게 뜨며 지뉴를 바라봤다.


“고르바, 지뉴왕님을 따를 겁니다!”

“지뉴왕님 저희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이내 고블린들은 엎드려 간청했다.


‘아니···, 딱히 버릴 생각은 없는데······.’


지뉴는 생각을 속으로 삼켰다.

자신을 따르는 고블린 중 마기 주입에 성공한 녀석 한 명이 저들을 이끌게 되면 어떨까?

지금 상태로 강해진 후 승급을 하고, 전사가 되거나 부락을 이끌어 세력을 형성한다면···, 본인이 터득한 마기 주입 기술을 부족에게 전수할 수 있다면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면 여덟 고블린 모두 무리를 이끈다면······.


어린 종족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그들에게 기회를 줘보고 싶었다. 한 무리를 이끌 기회를···


“그럼 저들에게 미련을 버려라. 그들에게 건넨 식량과 장비라면 충분히 자립할 수 있을 거다.”


“···, 예!”


고블린들은 일어서며 대답했다.

지뉴는 일행을 둘러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는 호루셀로 간다. 저들에게 해를 가할 생각은 없지만···, 저렇게 무턱대고 따라와서 좋을 것은 없으니 앞으로 이동속도를 올려 저들을 떨군다.”


“예!”


“변강쇠님 빠르게 이동하면 호루셀까지 하루 정도 걸리겠죠?”


고블린들의 대답을 들은 후 지뉴는 변강쇠를 보며 물었다.


“예···, 아마 그 정도 걸릴 것 같네요.”


변강쇠는 현실에서 봤던 지형 떠올려 거리를 생각해 답했다.


“그럼 달려보죠.”


지뉴가 몸을 풀며 말했다.


“아이템은 챙기지 않아도 괜찮아요?”


변강쇠가 물었다. 그들은 아직 아무것도 챙기지 않은 상태였다.


“아까 마차에서 쓸만한 것들과 식량을 조금 챙겼어요. 오크 부대엔 있어 봐야 E와 D급이 대부분일 테니 그냥 가죠.”


“음···, 지뉴님이 그러시다면야···.”


지뉴는 미련 없이 버릴 생각이었지만, 변강쇠는 조금 아쉬운 표정이었다.


“그럼 호루셀까지 달리죠. 휴식은 최소한으로!”


지뉴가 말하며 앞장서 달렸다.


“어엇! 같이 가요!”


“키엑! 지뉴왕님!”

“키익! 가자!”


변강쇠와 고블린들이 서둘러 그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멀리서 눈치만 보고 있던 고블린 무리는 깜짝 놀라 우왕좌왕하다 뒤늦게 따라오기 시작했다.


지뉴 일행과 그들을 쫓는 고블린 무리의 거리는 시간이 갈수록 멀어져 30분도 되지 않아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기본적으로 일행 중 체력이 떨어지는 고블린들도 신체 능력이 꾸준히 증가해 이미 일반 고블린은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어린 고블린들을 이끌고 따라온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그런데도 지뉴는 속도를 늦추지 않고 이동했다.


휴식은 최대한 짧게 취했으며 해가 지고, 야간에도 잠을 자지 않고 걸어서라도 이동했다.


“허억, 허억···, 지뉴님 좀 쉬죠···”


변강쇠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예? 아! 네.”


지뉴는 변강쇠와 고블린들의 지친 모습을 보고서야 걸음을 멈췄다.

변강쇠와 고블린들은 쓰러지듯 주저앉아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다.


지뉴는 힘들어하는 일행을 보며 생각했다.


‘이런···, 다른 생각 하느라 살피질 못했네···.’


그리고 지나온 길을 돌아봤다.

해가 뜨려는 듯 어두웠던 하늘은 수평선으로 갈수록 청색으로 바뀌고 있었다.

고블린 무리는 어디쯤에서 포기했을까···

설마 지금도 흔적을 찾아 쫓아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몬스터나 맹수에게 공격받거나 또다시 오크 부대에 잡힌 것은 아닐까?

이동하면서 자꾸만 든 생각이었다.


‘후우···, 우선 이들만 생각하자···’


지뉴는 서로 수통을 건네는 변강쇠와 고블린들을 보며 생각했다.


만약 게임을 시작한 첫날 고블린 무리를 만났다면 지뉴는 그들을 거두고 어떡하든 이끌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이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그들을 거두어 지키고 성장시키고 싶지 않았다.


‘강해지기 위해선 좀 더 독해질 필요가 있지······.’


남들 사정 다 봐줘 가며 살아간다면 정작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현실에서 그가 그랬다.


좋아하는 이성이 부탁하면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들어줬고, 친구들이 부르면 만사 제쳐두고 달려갔다. 출판사나 선배가 사정을 이야기하며 부탁하면 결제일이 늦어져도 조용히 기다려 줬었다. 남 사정 들어 주다가 자신을 챙기지 못했다.


그래서 게임에서만큼은 달라지고 싶었다.


나를 챙기고, 내 사람을 챙기고···, 그것만 하기도 할 일이 많았고, 강해지기 위해선 좀 더 독해질 필요가 있었다.


한번엔 힘들겠지만 조금씩 아주 조금이라도 변화하려고 노력한다면 분명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자신과 주변이······.


작가의말

오늘은 일 때문에 좀 늦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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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환영받지 못하는 자 +1 18.07.12 884 1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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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격전 18.07.10 839 1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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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이름 +2 18.07.07 914 14 17쪽
36 이름 +1 18.07.06 917 14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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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안일함으로 +2 18.07.04 900 15 17쪽
33 앞으로 +1 18.07.03 991 1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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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새로운 직업 +1 18.07.01 995 15 18쪽
30 세계의 틈새 속 해프닝 +1 18.06.30 940 14 19쪽
29 세계의 틈새 속 해프닝 +1 18.06.29 998 14 18쪽
28 준비 +2 18.06.28 1,034 14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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