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희치 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전쟁: 시작은 마왕부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희치
작품등록일 :
2017.10.10 01:22
최근연재일 :
2018.09.23 13:54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107,467
추천수 :
1,724
글자수 :
632,766

작성
18.06.30 17:08
조회
940
추천
14
글자
19쪽

세계의 틈새 속 해프닝

DUMMY

030. 세계의 틈새 속 해프닝 (2)




*


세계의 틈새 공략은 순조로웠다.

차분하게 대처하는 제국군 때문에 죽어나는 병사는 없었고, 작은 부상자만 나왔다.


지뉴도 새로 만든 무기 덕분에 대량의 마기 소모 없이 몬스터들을 처리할 수 있었다.


후우웅! 츠걱!


[대상에게 2,710의 피해를 줬습니다.]

[대상을 죽였습니다.]

[마기 흡수로 대상의 마기 2를 흡수합니다.]

[승급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59/100]


“후우···”


지뉴는 숨을 길게 내쉬며 뒤를 돌아봤다.


채 1미터도 되지 않는 30여 마리의 옥토퍼셸트들이 모두 반으로 갈라져 있었다. 바닥은 놈들의 내용물이 녹아 흥건했으며 가죽 조각이 사방에 널브러져 있었다.


‘후후··· 순조롭네.’


지뉴는 부쩍 채워진 승급 조건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어릴 적 강가에서 다슬기를 채취하다 시커멓게 몰려있는 것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이곳에서 잠깐 쉰다! 5분대는 챙길 수 있는 부산물을 미리 챙겨둬라!”


두크레가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거의 쉬지도 않고 전진한 덕분에 병사들은 물론 두크레와 닐도 많이 지쳐있었다. 지뉴 역시 마기 소모는 적었지만, 체력에 한계가 온 상태였다.


“후우···, 덕분에 공략이 빠르겠어.”


두크레가 지뉴 곁에 앉으며 말했다.


확실히 두크레와 제국군이 촉수를 제거하고, 뒤이어 지뉴가 딱딱한 껍질을 마무리하는 방식은 무척 안정적이고 빨랐다.


“정말 부산물을 그것만 챙겨도 되겠어?”


두크레가 물었다.


“뭐··· 공간은 충분하지만, 들어가는 노력과 비교해 결과물이 안 좋은 것도 있고···”


지뉴가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현재 이들은 세계의 틈새로 들어와 지금까지 60마리 정도 사냥을 했다.

대부분 1미터에서 3미터 사이 놈들로 E급과 D급이 전부였다. 부산물 역시 E급이 대부분이었고, D급의 경우 무거운 껍질이어서 들 수도 없었다.


그나마 중간에 만난 6미터 정도의 몬스터가 B급이었는데 부산물인 표피의 경우 C와 D였고 등급이 B011인 단단한 껍질은 30톤에 가까웠다.

지뉴가 마기를 모두 소진해서 다른 이들도 들 수 있을 정도로 잘게 쪼갰더니 등급은 대체로 C등급으로 떨어졌다.


<옥토퍼셸트의 껍질 조각>

종류: 재료

등급: 영웅-C013

공격력: ???

방어력: ???

전도율: 마나 0% 마기 550%

내구도: ???/??? 무게 95.7kg

사용 권고: 없음

- 몬스터 옥토퍼셸트의 껍질 조각. 매우 단단하다.


아공간에서 꺼낸 가로세로 50센티에 두께는 5센티 정도 되는 옥토퍼셸트의 껍질 조각이다.

아공간은 몬스터를 잡을 때마다 마기가 증가한 덕분에 아직도 넉넉했다. 더 크고 무겁게 자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이들이 들기에 버거웠다.

다른 이들을 위한 안배였다.


민들레를 만났던 동굴에서 고블린들의 장비를 닥치는 대로 챙기던 모습과는 달랐다.

그만큼 넉넉해진 반증일까? 아니면 배가 불렀다고 봐야 할까?


“이것도 뭔가 만들어 보고 싶어서 챙긴 건데··· 다시 생각하니 아공간에 있는 것들 다 가공하려면 다른 건 못해보고 제작자가 될 것 같아서.”


지뉴는 껍질 조각을 아공간에 도로 넣었다.


현실과 다른 삶을 살아보자 게임에 접속했다. 그림이나 만들기, 조각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즐겁지만, 게임 속에서까지 그것을 중심으로 살고 싶진 않았다.

판매보다는 만들기 위해 막노동하듯 땀 흘려 재료를 챙기다가 든 생각에 부산물 담기를 멈추고 적당하게 챙긴 것이다.


“그렇다면야. 우리야 고맙지.”


두크레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지뉴를 지긋이 쳐다봤다.


“······.”


“왜? 할 말 있으면 해.”


두크레는 지뉴를 훑어보며 말했다.


“흠, 어째 더 커진 것 같은데···”


“크흠··· 착각이야, 착각.”


지뉴는 두크레의 말을 부정했다.

하지만 두크레가 느낀 대로 지뉴의 육체는 변해 있었다. 세계의 틈새로 들어오고 나서 벌써 네 차례나 신체 능력이 향상된 상태였다.


‘크흠··· 상태 창!’


지뉴는 고개를 돌려 상태 창을 확인했다.


종족: 고블린

이름: 없음 (지뉴)

직업: 고블린 용사

소속: 모험가 조합

등급: E303

근력: 99.7

민첩: 124.6

체력: 200

지력: 76.7

마기: 1,014 (867/1,014)

생명력: 36,099

마나: 383


절로 미소 지어지는 능력치였다.


‘후후후··· 등급 업만 하자! 등급 업!’


지뉴는 주먹을 꽉 쥐었다.


이제 E등급 41마리를 잡으면 승급이었다.

등급의 한계 때문인지 체력 수치는 200에서 더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능력치는 아직 더 올릴 수 있었다.

한계까지 능력치를 올리는 것도 좋겠지만 두크레와 같은 강자를 만나게 되면 신체 능력만으로 극복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등급을 올려 제한 걸린 스킬을 푸는 것이 더 중요했다.


“음···, 닐이 좀 늦는군.”


두크레가 동굴 안쪽을 보며 말했다.


병사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닐이 우선 은신으로 안쪽 정찰을 떠난 상태였다.


“하하!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지뉴가 안쪽에서 오는 닐을 보며 웃었다.

쉬지도 못하고 정찰 다녀온 닐이 다가와 지친 기색으로 말했다.


“후우···, 대략 10분 정도 거리에 코어가 있어.”


“고생했다. 몬스터 수는?”


두크레가 물주머니를 건네며 물었다.


“1미터 이하 12마리에 3미터급 1마리.”


닐은 물주머니를 받아 들며 말했다.


“흠··· 생각보다 적네. 강력한 녀석도 별로 없는 것으로 봐선 생긴 지 얼마 안 된 곳이라 그런 거겠지?”


두크레는 아쉬운 것 같았다.


“그런 거야? 뭐 어쨌든 공략이 빨라져서 좋은 점도 있잖아.”


지뉴가 웃으며 말했다.

지뉴는 1미터, E급 몬스터가 12마리 있다는 소리에 마냥 좋았다.


“자! 다시 움직인다! 코어가 눈앞에 있다! 5분대는 부산물을 밖으로 옮기고, 1분대 2분대 앞으로!”


“예!”


두크레가 일어나며 명하자 병사들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 각자의 위치로 향했다.


이동 준비를 마친 병사들은 두크레가 앞장서자 그의 속도에 맞춰 뒤를 따랐다. 그리고 지뉴와 3, 4분대가 약간의 거리를 두고 이동했으며 5분대와 딱히 할 일이 없던 변강쇠와 고블린들은 부산물을 밖으로 옮겼다.

고블린들은 린가드 주변을 맴돌았지만, 다행히 위험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


그냥 이동하면 10분의 거리였지만, 몬스터들을 처리하며 이동한 덕에 한 시간여 만에 코어가 있는 공동에 도착했다.


“후우··· 이제 코어 제거만 남은 건가?”


마지막 몬스터를 처리한 지뉴가 코어를 보며 말했다.


코어는 넓은 공동 중앙에서 1미터 남짓 떠 있는 채로 어두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래. 저 코어를 보호하고 있는 보호막이 상당히 강하더군.”


두크레가 옆으로 다가와 말했다.


“내가 혼자 부셔봐도 될까?”


지뉴가 크랩투스의 붉은 분노를 어깨에 걸치며 물었다.


“하하. 마음대로.”


두크레는 웃으며 말한 후 뒤돌아 병사들에게 소리쳤다.


“출구 방향에서 휴식한다!”


병사들이 지쳤지만, 한결 편해진 얼굴로 공동의 출구로 이동했다.


“후···”


지뉴는 긴장을 풀기 위해 숨을 내쉬었다.

코어로 다가가며 <크랩투스의 붉은 분노>를 양손으로 잡고 마기를 주입했다.


스르륵! 우우웅!

지뉴의 손에서 나간 마기는 순식간에 붉은색의 칼날을 검붉게 물들이더니 그대로 두 배, 세 배로 커졌다. 칼의 모양 때문인지 길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폭도 넓어지고 있었다.

칼에 마기의 농도가 짙어질수록 지뉴의 마기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휘우~ 다시 봐도 멋지네.”


닐이 감탄하며 말했다.


이곳까지 오는 길에 잡은 B급의 옥토퍼셸트를 죽일 때도 보았던 장면이었다. 길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폭까지 넓어지는 마기의 칼날을 작은 고블린이 들고 있으니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후우우웅!

무시무시한 마기를 뿜어내던 크랩투스의 붉은 분노는 검붉은 잔상을 남기며, 위에서 아래로 향했다.


쩌어엉! 후우우우웅!

마기의 칼날이 코어를 감싼 보호막에 닿는 순간 보호막이 잘게 부서지며 사방으로 튀었다. 검은 기운을 발산하며.


스아아악! 캉! 캉! 카앙!

검은 기운을 동반한 파편들이 수정 벽면에 부딪히며 공동을 울려댔다.


“뭐··· 뭐야?”


두크레는 처음 보는 광경에 놀라고 말았다. 코어의 보호막을 한 번에 제거한 것도 놀라운데, 좀 전 현상은 크랩투스가 있던 세계의 틈새에선 없었던 것이었다.


“허억, 허억! 두크레··· 이거 원래 이런 거야?”


지뉴는 지친 기색으로 바닥에 떨어진 코어를 주우며 물었다.

두크레는 지뉴의 물음에 답을 할 수 없었다. 그와 닐의 시야에 시스템 메시지가 떴지만, 그것을 확인 못 할 정도로 당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크레는 뒤늦게 메시지를 확인했다.


[코어가 파괴되었습니다.]

[세계의 틈새가 1시간 후에 사라집니다.]

[5,295 모험가 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코어 파괴에 기여를 안 한 것 때문인지 이전과 조금 다른 메시지였지만 세계의 틈새 공략은 끝난 상태였다.


“이전과는 다르지만 끝났어! 이제 나가자! 모두 철수 준비!”


두크레가 지뉴에게 말한 후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크윽···”


지뉴는 고통에 손을 떨었다.

그의 손에는 이미 마기가 사라진 크랩투스의 붉은 분노가 있었다. 마기 주입을 멈춘 것이 아니었다. 코어를 감싼 보호막을 부순 순간 사라진 것이다.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했다.


[코어를 파괴하였습니다.]

[파괴된 코어를 모험가 조합에 전하면 추가 보상을 받습니다.]

[세계의 틈새가 1시간 후에 사라집니다.]

[25,702 모험가 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메시지에는 별다른 것이 없어 보였다.


그때였다.


쿠구구구구구!

갑자기 수정동굴 전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무, 무슨 일이야? 원래 이런 건가?”


지뉴는 당황하며 두크레를 봤다.

자신은 처음이지만 두크레는 얼마 전에 세계의 틈새를 하나 파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크레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형! 한 번에 부셔서 그런 건가?”


닐도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물었다.


“우선 모두 밖으로 나간다! 지뉴 가자!”


두크레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병사들과 지뉴에게 소리쳤다.


쿠구구구······.


“어? 멈췄다!”


닐이 소리쳤다.

그의 말대로 공동을 울리던 진동은 사라졌다. 그러나 그것은 해일이 오기 전 고요한 바다와 같은 것이었다.


- 크에에에엑!!


공동을 울리는 괴성이 수정 벽면 안쪽에서 들려왔다!


콰과과과과! 쾅! 쾅!

굉음과 함께 출구 반대쪽 벽면이 부서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휘우웅! 슈슉! 휘우웅! 휘우웅!

두께가 1미터를 넘는 촉수 수십 가닥이 벽을 뚫고 날아왔다.


“모두 뒤로 물러서!”


두크레가 소리치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마나의 벽!”


병사들에게서 5미터 정도 뛰쳐나간 두크레는 방패를 지면에 찍으며 스킬을 전개했다. 그러자 방패에서 푸른 기운이 사방으로 퍼지며 보호막을 만들어 냈다.


콰앙! 콰앙! 콰앙! 쩌저적!

[720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607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756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으윽!”


세 개의 촉수를 막아냈지만, 충격으로 인해 데미지를 입은 것은 물론 방어 스킬 마저 깨져버렸다.

다행이라면 몬스터와 정반대로 멀리 있었던 덕분에 세 개의 촉수가 다라는 것이었다.


“모두 철수해! 이건 못 잡아!”


두크레는 뒤로 빠지며 병사들에게 소리치고,


“지뉴!”


병사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본 후 지뉴를 봤다.


“이야아아아!!!!”


지뉴는 망나니가 칼춤 추는 양 마기를 주입한 칼을 마구 휘둘러 대고 있었다.


서걱! 촤악! 서걱! 서걱! 촤악!

[대상에게 3,020의 피해를 줬습니다.]

[대상에게 출혈을 일으킵니다.]

[대상에게 2,096의 피해를 줬습니다.]

[대상에게 출혈을 일으킵니다.]

[대상에게 3,468의 피해를 줬습니다.]

[대상에게 출혈을 ······]

[······.]


“으아아아! 미치겠다!!”


지뉴는 괴성을 지르며 분노의 칼질을 해댔다.

그의 눈앞엔 두꺼운 촉수들이 쉬지 않고 날아들었고, 그의 칼질에 잘린 촉수의 데미지 메시지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뉴의 크기와 촉수의 두께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었다. 목표물이 작아서인지 촉수들은 지뉴를 향하다 서로 부딪히고 엉켰다.

그렇다고 좋은 상황도 아니었다.

한 번의 실수가 참사를 일으키고도 남을 상태였다.


결국, 지뉴는 촉수의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퍼억!

[7,653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커헉!”


지뉴는 촉수의 공격을 받아 그대로 날아가 벽면이 부딪혔다.


콰앙!

[1,427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크악!”


딱딱하고 모난 수정 벽에 부딪혀서일까? 촉수에 맞을 때보다 더 아팠다.


“어이! 괜찮아?”


두크레가 달려오며 물었다.


- 크에에엑!!!


벽면 안쪽에서 또다시 괴성이 들려왔다. 그리고 수정 벽을 모두 덮을 만큼 거대한 그림자가 보였다.


“크윽··· 뭐냐··· 갑자기 보스 출현이냐?”


지뉴는 많은 피를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행히 이어지는 촉수 공격은 없었다.


“이건 안 되겠어. 가자!”


어느새 다가온 두크레가 지뉴를 부축하며 말했다.


“그래··· 엇! 조심해! 온다!”


부축을 받던 지뉴가 놀라며 소리쳤다.

놈이 거둬들였던 촉수를 다시 뻗어왔기 때문이었다.

두크레는 급히 방패를 땅에 꽂으며 스킬을 시전했다.


“큭! 마나의 벽!”


하지만 자세 때문인지 시간 때문인지 완벽하지 못했다.


쾅! 쩌저적! 콰앙!

두크레의 스킬이 촉수 한방에 무너졌다. 그리고 이어진 공격에 방패가 움푹 찌그러지며 두크레를 벽면으로 밀어냈다.


퍼억!


“으아아아악!”


두크레는 촉수의 힘에 밀려 벽면에 짓눌리고 비명을 질렀다.


“두크레!”


지뉴는 두크레를 짓누르고 있는 촉수를 향해 마기를 주입한 칼을 내리그었다.


휘우웅! 서걱!


- 크에에에엑!


몬스터가 고통에 괴성을 질러대며 촉수를 뻗어왔다.


“젠장!”


지뉴는 두크레의 앞을 막아서며 칼을 거꾸로 잡았다. 그리고 칼날이 아닌 칼편이 촉수를 향하게 한 후 그대로 땅에 꽂았다.


푹! 츠카앙!

마기를 두른 칼은 땅속에 들어가다 그리 깊지 않은 곳의 수정 부위에서 멈췄다.


“으아아아! 어디 와봐라!”


지뉴는 고함을 지르며 칼에 마기를 대량 주입했다.


츠카가가가각!

마기가 대량으로 들어간 크랩투스의 붉은 분노는 길이가 길어지고 폭이 넓어지면서 지면 속 수정을 파괴해갔다. 촉수가 다다를 즘엔 늘어난 폭이 1미터가 넘어있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콰앙! 푸아아아악!

마기로 이루어진 검붉은 칼편에 촉수가 닿자 그 힘 그대로 터져버린 것이었다.


[대상에게 10,320의 피해를 줬습니다.]

[대상에게 출혈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지뉴의 시야엔 막대한 피해 양이 보였다.


후두두두둑! 후두둑!

촉수가 터져 사방으로 튄 묽은 내용물이 비처럼 흩날렸다.


- 크에에엑!


몬스터는 다시 공격하기 위해서인지 촉수를 거둬들였다.


스르륵!

지뉴는 칼에 주입하던 마기를 멈추고, 두크레에게 다가갔다.


“걸을 수 있겠어?”


“크윽··· 물론.”


지뉴는 쓰러진 두크레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땅을 봤다.


“네놈을 잡을 수 없으니, 이거라도 가져가마.”


잘린 커다란 옥토퍼셸트의 다리를 집어 아공간에 던져버렸다.


“가자!”


지뉴는 다시 두크레를 부축해 출구로 향했다.


- 크에에에엑!


벽면 뒤 몬스터는 괴성을 질러댈 뿐 공격하지 못했다. 아마도 마지막에 받은 데미지에 충격이 큰 듯했다.


“허억··· 헉··· 너 다시는 코어 부수지 마라.”


지뉴의 부축을 받아 이동하는 두크레가 힘겹게 말했다.


“말 안 해도 그럴 생각이었어.”


지뉴는 힘없이 대답했다.


“형!”

“지뉴님!”

“두크레 대장님!”

“키엑! 지뉴왕님”


공동을 벗어나 조금 이동하니 닐과 1분대장, 변강쇠와 고블린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달려왔다.


“크윽··· 회복 물약 있으면 좀 줘봐.”


분대장의 부축을 받으며 두크레가 닐에게 말했다.


“여기!”


닐은 급히 마법 주머니에서 상급 포션을 꺼내어 건넸다.


“지뉴님은 괜찮으세요?”


변강쇠가 걱정스레 물었다.


“제 회복력 아시잖아요. 하하”


지뉴는 알통을 보이며 웃어 보였다.


순간 뒤쪽에서 들려오는 괴성에 모두 멈칫거렸다.


- 크에에에에에에에엑!


두크레가 안도하며 말했다.


“하아··· 옥토퍼셸트가 느린 것이 천만다행이다.”


다른 이들 모두 쓴웃음을 지으며 틈새 밖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세계의 틈새가 사라지기 전에 겨우 밖으로 나온 그들을 먼저 나온 병사들이 환호로 맞이해줬다.


잠시 후 허공에 생겼던 균열이 사라지고 붉은 노을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병사들은 무사히 세계의 틈새를 공략한 것에 기뻐하며 야영 준비를 시작했다.


“덕분에 큰 피해 없이 무사히 끝났네.”


두크레가 노을을 바라보는 지뉴의 곁으로 다가왔다.


“여기!”


지뉴는 두크레에게 코어를 내밀었다.


“아! 깜빡할 뻔했네.”


두크레는 웃으며 코어를 받았다.

정적이 흘렀다.


잠시 후, 두크레가 물었다.


“마왕! 바로 떠날 거야?”


마왕이란 말에 지뉴가 째려봤다.

씨익!

익살스럽게 두크레가 웃는다.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하···, 떠나야지 이제 공동의 목적이 사라졌으니 바로 떠나는 게 좋을 것 같아. 적이잖아.”


지뉴는 다시 노을을 보며 말했다.


“뭐 저들은 NPC니까. 그런 의미로 우린 플레이어고.”


두크레도 노을을 보며 계속 말했다.


“난 이번 소집이 끝나고, 복귀하게 되면 군을 떠날 거야.”


지뉴가 그를 봤다. 두크레는 여전히 노을을 보고 있었다.


“군을 나가면 제국을 떠나 판게아 대륙을 돌아다닐 건데 기회가 되면 너와 같이 다녀보고 싶어.”


“난 남자 취미 없다.”


지뉴가 고블린들 쪽으로 돌아서며 말했다.


“하! 하하하!”


두크레가 어이없어하며 웃었다.


“편지는 하지 마라! 작별 인사는 따로 하지 않는다.”


지뉴는 어깨 위로 손을 흔들며 말했다.


“크크크···, 뭐라는 거야! 잘 가라! 나중에 보자고!”


두크레는 배를 잡고 웃으며 인사했다.

그렇게 지뉴는 별다른 인사 없이 고블린들과 함께 떠났다.


“어? 뭐야! 형, 지뉴님 갔어?”


뒤늦게 달려온 닐이 두크레에게 물었다.


“어어! 크크크. 아이고 배야.”


두크레는 배를 잡고 병사들 쪽으로 향했다.


“에이씨··· 인사는 하고 가지.”


닐은 투덜거리며 두크레의 뒤를 따라갔다.


“근데 형, 뭐 잘못 먹었어? 왜 그래?”


“아··· 몰라··· 크크크. 그냥 웃겨서.”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생전쟁: 시작은 마왕부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7 다가오는 그림자 18.07.27 876 12 15쪽
56 다가오는 그림자 +1 18.07.26 837 15 16쪽
55 관계의 연속 18.07.25 852 14 18쪽
54 관계의 연속 18.07.24 836 14 16쪽
53 이프리트 +2 18.07.23 1,046 14 15쪽
52 이프리트 18.07.22 869 13 15쪽
51 이프리트 +1 18.07.21 853 13 16쪽
50 이프리트 +1 18.07.20 901 17 17쪽
49 변화 +1 18.07.19 850 15 16쪽
48 변화 +1 18.07.18 843 16 16쪽
47 악연 +1 18.07.17 865 14 15쪽
46 악연 +1 18.07.16 852 15 18쪽
45 환영받지 못하는 자 +2 18.07.15 1,028 14 16쪽
44 환영받지 못하는 자 +2 18.07.14 984 15 17쪽
43 환영받지 못하는 자 +1 18.07.13 870 12 16쪽
42 환영받지 못하는 자 +1 18.07.12 885 14 16쪽
41 격전 그 후 +3 18.07.11 870 16 17쪽
40 격전 18.07.10 839 13 16쪽
39 격전 +1 18.07.09 891 15 16쪽
38 이름 +1 18.07.08 929 14 16쪽
37 이름 +2 18.07.07 915 14 17쪽
36 이름 +1 18.07.06 917 14 19쪽
35 안일함으로 +2 18.07.05 939 14 16쪽
34 안일함으로 +2 18.07.04 900 15 17쪽
33 앞으로 +1 18.07.03 992 14 16쪽
32 앞으로 +1 18.07.02 946 15 15쪽
31 새로운 직업 +1 18.07.01 995 15 18쪽
» 세계의 틈새 속 해프닝 +1 18.06.30 941 14 19쪽
29 세계의 틈새 속 해프닝 +1 18.06.29 999 14 18쪽
28 준비 +2 18.06.28 1,034 14 2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