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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치 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전쟁: 시작은 마왕부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희치
작품등록일 :
2017.10.10 01:22
최근연재일 :
2018.09.23 13:54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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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445
추천수 :
1,724
글자수 :
632,766

작성
18.07.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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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6
추천
14
글자
19쪽

이름

DUMMY

036. 이름 (1)




조심스럽게 부락 안으로 들어선 지뉴 일행은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체들과 그것을 먹고 있는 들개 무리를 발견했다.


- 크르르! 왈! 왈!

- 으르르!


일행을 발견한 들개 무리는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그러나 송아지 크기의 늑대 무리에도 겁먹지 않고 대처했던 고블린들에겐 어떤 위협도 되지 않았다.


“크아아아아!”


지뉴가 위협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깨갱! 거리며 들개들이 도망쳐버렸다.


시체의 정체는 고블린 이었다.

들개에게 뜯겼지만, 초록색 피부와 커다란 코, 뭉뚝한 발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일행은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 봤다. 시체의 숫자는 부락의 규모와 비교해 적었다.


“오크에게 습격받았나 보네요.”


변강쇠가 말했다.


모두 시선을 돌려 변강쇠가 보고 있는 곳을 봤다. 고블린의 시체들과 함께 상처 입은 오크의 시체가 보였다.


가상현실게임 ‘더 카오스’의 판게아 대륙에서는 국가와 세력 간에만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마왕령이라는 같은 진영 안이라도 수많은 종족이 있고, 부족이 있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들끼리도 쉼 없이 싸우고, 약탈하고 있는 것이었다.

더욱이 최하급 마족인 고블린에 이렇게 규모가 작은 부락이라면 쉬운 먹잇감에 불과했다.


그나마 고블린들이 저항한 탓에 한 마리에 불과하지만 오크에게도 사상자가 생긴 것이다.


부락의 중심에 있는 동굴로 향했다.

그곳에도 시체들이 있었다. 대부분이 고블린의 시체였지만 심하게 손상된 인간 여성으로 보이는 시체도 있었다.


“······.”


지뉴의 캐릭터가 고블린이지만 정신은 인간이다 보니 기분이 더 나빴다.


“··· 가자.”


지뉴는 낮게 깔린 음성으로 말했다.


일행은 부락을 떠나 한 시간여 후에야 자리를 잡고 야영 준비를 했다.


“게임을 너무 리얼하게 만들었네요.”


변강쇠가 심각한 얼굴로 모닥불을 보며 입을 열었다.


게임 설정으로 모자이크 처리를 할 수 있었지만, 리얼함을 유지하기 위해 건들지 않은 것이 이럴 땐 독이 됐다.

긴박한 전투 때와는 달리 정적으로 보이는 풍경은 그 여파가 더 컸다. 봐도 봐도 적응하기 힘들었다.


“밥은 먹어야 하는데 입맛은 없고, 한숨 자고 일어나서 먹어야겠어요.”


지뉴도 굳은 얼굴로 누울 자리를 만들며 말했다.


지금 현실은 아침이었다.

항상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챙겨 먹었던 지뉴였지만, 지금 로그아웃한다면 정신적 피로 때문에 밥을 제대로 못 먹을 것 같았다.


“저도 한숨 자고 나서 먹어야겠어요.”


변강쇠도 잘 준비를 하며 말했다.

그렇게 둘은 게임 속에서 잠을 청했다.


“편히 주무십시오.”


첫 불침번인 고일이 둘에게 인사했다.

홀로 있는 그는 파괴된 고블린 부락 방향을 보며 <크랩투스의 붉은 칼>에 마기를 주입하며 훈련했다.


“강해져야 해.”


고일 역시 파괴된 부락을 본 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고블린들은 몰살당하는 동안 겨우 습격자 중 오크 한 마리를 처리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약했기 때문이다.

지뉴와 변강쇠 그리고, 동료이자 형제인 고블린들을 지키려면 강해져야 한다는 마음이 더 들었다. 그만이 아니라 다른 고블린들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 * *


캡슐에서 나온 진우는 빠르게 샤워를 하고, 간만에 집 밖으로 나왔다.

게임을 하느라 4일 만에 나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틀 전 내린 집중 호우 때문인가? 늦여름의 무더위가 한풀 꺾긴 느낌이었다.


“후우··· 집에만 있지 말고 매일 아침 조금씩이라도 움직여야겠다.”


진우는 게임 속 공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탁한 현실의 공기였지만 집안에만 있는 것보단 좋을 것 같았다.

매일 약간의 스트레칭과 함께 조깅을 할 결심을 했다.

생활이 여유로워지니 며칠 사이에 몸 생각도 하게 되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게임 속에서 잠을 잔 후라 그런가? 별로 피곤하질 않네.”


게임 속에서 잠을 잤지만, 현실에선 밤샌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몸 상태로 봐선 항간의 소문대로 게임 속에서 수면이 현실에서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꼬르륵!


“큭! 게임이 수면은 해결해도 배고픔은 안 되는구나.”


지뉴는 빈속을 부여잡고 분식집을 찾았다. 오늘은 돌솥비빔밥을 먹을 생각이었다.



*


[······]

[······ 해제됩니다.]


살짝 늦은 아침을 먹고 접속한 지뉴가 캐릭터와 동기화도 끝나기 전에 귓전으로 그를 부르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앗! 지뉴왕님이 깨어나십니다!”


“지뉴님! 또 한 녀석이 마기 주입에 성공했어요!”


다행히 적의 습격 같은 것이 아니라 고일 이후에 성공한 녀석이 나타난 것이었다.


“오! 좋은 소식이군요. 하하하”


지뉴는 캐릭터와의 동기화가 끝나자마자 일어나 웃었다.


“이번엔 누구죠?”


“예! 접니다! 제가 성공했습니다. 케헤헤”


지뉴의 물음에 고블린 하나가 손을 들며 외쳤다.

뺀질거리는 면상에 대머리 고블린이었다.

참고로 완전 대머리 고블린은 팔씨름을 우승했던 녀석과 지금 이 녀석뿐이었다.


“잘했다! 훌륭해!”


지뉴는 녀석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칭찬해 줬다.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늦긴 했어도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었다.


“그럼 이제 이름을 지어 줘야지?”


“이, 이름!”


지뉴의 말에 당사자는 물론 다른 고블린들도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변강쇠도 포함해서.


“너의 이름은···”


지뉴는 말을 하며 녀석을 봤다. 녀석의 이마 위로 보이는 크게 얼룩진 점이 보였다.


“고르바! 네 이름은 이제부터 고르바 다!”


지뉴는 언젠가 보았던 세계사의 인물을 떠올리며 녀석에게 이름을 지어줬다.


“고르바! 하하하! 내가 고르바다! 감사함돠! 지뉴왕님!”


고르바는 두 손을 번쩍 올리며 자랑스럽게 자신의 이름을 외쳤다.


“고르바! 축하한다!”

“고르바! 고르바!”


아직 이름을 받지 못한 녀석들은 축하와 부러운 눈빛을 보내며 같이 기뻐해 줬다.


“설마 다 ‘고’자 돌림으로 하시려고요?”


변강쇠가 다가와 지뉴에게 물었다.


“네. 형제 같고, 가족 같은 느낌이잖아요. 그리고 녀석들도 좋아하네요. 하하하.”


지뉴는 기뻐하는 고블린들을 보며 흡족했다.


“아···, 네.”


녀석들은 ‘개똥이’라는 이름을 지어 줘도 좋아할 거라고 변강쇠는 덧붙이지 않았다.


“아! 변강쇠님 식사하고 오셔야죠.”


“아, 다녀올게요.”


지뉴의 말에 변강쇠는 급히 바닥에 누운 후 로그아웃했다. 늦은 아침을 먹고,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서였다.


“어두워지면 오시겠네···”


지뉴는 모닥불 근처에 앉으며 변강쇠가 올 시간을 생각했다.


모닥불 근처에 앉자 그제야 고블린들은 변강쇠가 수면증으로 자는 것을 발견했다. 이동이 아닌 이곳에서 대기해야 하는 것이었다.


“고일, 고르바는 주변을 잠시 정찰해. 너무 멀리 가지 말고.”


“예,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케헤헤”


지뉴의 명령에 두 고블린은 그들이 지나왔던 반대 방향으로 정찰을 갔다.


스르륵!

아공간을 연 지뉴는 지난번 사용했던 도끼와 몬스터 크랩투스, 옥토퍼셸트의 껍질을 꺼냈다.


이렇게 장시간 휴식을 취할 때면 딱히 할 일이 없기에 뭔가를 만들었다. 그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했지만···


지뉴는 도끼의 정보를 확인했다.


​ <갑갑 양날 도끼>

등급: 영웅-B089

공격력: 370

전도율: 마나 0% 마기 650%

내구도: 700/700 무게 75.5kg

사용 권고: 마기 70, 힘 110, 근술 3

- 두 종류의 매우 단단한 몬스터 껍질로 만들어졌다. 뛰어난 손재주를 가진 무구 제작자가 만들었다.


갑갑 양날 도끼.

옥토퍼셸트의 껍질로 도끼날을 만들고, 크랩투스의 껍질로 손잡이, 도끼 자루를 만들어 결합한 것이다.

공격력은 오크 전사장의 도끼보다 못하지만, 마기 전도율 때문에 마기 주입 시 배 이상은 차이가 날 물건이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갑갑 양날 도끼’의 이름이었다. 두 껍질로 만들었다 하여 지뉴가 붙인 이름이었다. 자신은 만족하고 있는 것 같지만 네이밍 센스가 갑갑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무구 제작’ 스킬의 레벨이 오른 후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됐고, 그 첫 번째로 이름을 붙인 것이 이 도끼였다.


“칼을 하나 더 만들자.”


지뉴는 크랩투스의 껍질과 옥토퍼셸트의 껍질을 봤다.

<크랩투스의 붉은 분노>는 멋지고, 뛰어난 무기가 분명하지만, 아직 지뉴가 사용하기엔 크기가 컸다. 특히 위급한 상황에서 더욱 그랬다.


옥토퍼셸트의 껍질은 무게 때문에 가로세로 50센티에 불과했다. 대각선으로 잘라 쓴다 해도 70센티, 손잡이를 생각하면 칼날 길이는 60센티가 고작일 것이었다.


크랩투스의 껍질은 붉은 분노를 만들 때 썼던 집게 부위라 길이는 충분했다.


“시간은 충분하니 두 개 만들자.”


마음을 정한 지뉴는 조각칼을 꺼내 껍질들을 생각해 뒀던 모양대로 자르고 다듬기 시작했다.

이번에 만들 무기는 칼날과 손잡이 부위를 같이 조각하는 것이 아닌 따로 만들어 결합하는 방식이었다. 이미 <갑갑 양날 도끼>를 만들며 검신과 손잡이의 결합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확신이 들었다. 모두 조각술과 무구제작 스킬 덕분이었다.


시간이 지나 두 개의 칼날이 만들어졌다.

하나는 붉은색으로 1미터가 조금 넘는 길이에 조금 휜 환도로 칼 등엔 날카로운 돌기가 육식 동물의 이빨처럼 빼곡하게 칼자루 방향으로 휘어있었다.

나머지 하나는 곧게 뻗어 끝부분이 부드럽게 휘었으며 한쪽 날과 칼끝이 날카로워 베기와 찌르기에 좋아 보이는 도였다.


지뉴가 잘 만들어진 두 자루의 칼날을 보고 있을 때 정찰 나갔던 두 고블린이 돌아왔다.


“너무 멀리까지 갔다 온 거 아냐?”


지뉴는 걱정이 됐었는지 굳은 얼굴로 물었다.


“죄송합니다. 앞쪽에 습격받은 부락이 있어 살피고 오느라···”


고일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뭐? 습격? 습격받고 있었어?”


지뉴가 놀라 물었다.


“아닙니다. 습격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부락이었습니다.”


“오크들에게 당한 홉 고블린 부락이었습니다! 케헥”


고일의 보고에 고르바가 덧붙였다.


“홉 고블린?”


홉 고블린.

만화나 소설 등에 고블린의 리더나 진화한 종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곳에선 아니었다.

현실의 유럽 설화처럼 요정의 한 종류이며 고블린과 마찬가지로 어린아이처럼 키가 작고, 못생겼으며 몸에 털이 많았다. 고블린과 전혀 다른 종족이며 마기에 물들어 마족으로 변한 종족이었다.

고블린보다 재주가 좋고, 조금 강할 뿐 최하급 마족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오크는 봤어? 습격한 놈들!”


“죽은 놈들만 몇 있었습니다.”


지뉴의 물음에 고일이 답했다.

오크들은 서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뒤돌아 이쪽으로 올 것 같지는 않지만, 왠지 이동 중에 부딪힐 것 같았다.


“수고했어. 이제 앉아서 쉬어.”


지뉴는 고일과 고르바에게 말했다.


지금은 그저 변강쇠가 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고블린과 홉고블린 부락을 습격한 오크 부대를 지금 생각한다 해서 달라질 것이 없었다.

변강쇠가 접속하고 나서 걱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마기 주입 훈련하는 순서에만 이곳에 와서 쉬고, 보이는 곳에서 경계를 서.”


지뉴가 아직 이름 없는 고블린들에게 명령했다.


“예!”


녀석들은 아무 불만 없이 일어나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경계를 섰다.


‘우선 만들던 도검부터 완성하자.’


지뉴는 잡생각을 떨쳐버리고 다시 조각칼을 잡았다. 칼날을 만들었으니 이제 손잡이, 칼자루를 만들 차례였다.


손잡이는 모두 크랩투스의 껍질로 만들 계획이었다.

먼저 하나의 모양으로 만든 후 정확히 반으로 갈랐다. 그리고 칼날과 겹쳐질 부위를 파냈다.

홈을 다 판 후 그곳에 칼날을 사이에 두고 겹친 후 송곳에 마기를 주입해 칼자루와 함께 구멍을 냈다.

손잡이와 칼날을 고정하기 위한 못 구멍이었다. 당연히 못으로 쓰일 것도 크랩투스의 껍질을 다듬어 만든 것이다.


다음은 방패막이이자 손이 미끄러져 칼날에 베이지 않게 하는 코등이를 조각했다. 단단함과 색의 조화를 위해 옥토퍼셸트의 껍질로 만들었다.

무게를 줄이고 멋을 내기 위해 구멍을 뚫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손잡이는 길이와 모양을 다르게 같은 방식으로 하나 더 만들었다.


“후··· 우.”


지뉴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길게 내뱉었다.

집중해서 아이템을 만들고 최종 단계에 들어서면 긴장감과 기대감에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행동이었다.


칼의 각 부위를 위치에 맞게 맞추고, 끼워 넣은 후 미리 다듬어둔 크랩투스의 힘줄로 손잡이에 매듭을 지어 감았다.


일체형으로 조각할 때보다 시간은 더 걸렸지만, 성능과 모양에서 더 뛰어난 느낌이었다.


크랩투스의 집게로 칼날을 만든 칼이 완성되자 메시지가 떴다.


[아이템을 제작했습니다.]

[아이템 이름을 정할 수 있습니다. 정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예스!’


[이름을 말씀해 주십시오.]


‘피의 환도’


[‘피의 환도’가 맞습니까?]


‘맞아.’


[무기 ‘피의 환도’를 만드셨습니다.]


모든 과정이 끝나고 새로운 칼이 태어났다.

지뉴는 바로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칼을 바닥에 조심스럽게 내려놨다. 나머지 칼도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고블린들은 새로운 무기를 조용히 감탄하며 바라봤다.


옥토퍼셸트의 껍질로 칼날을 만든 것도 조립하고, 매듭지었다.


“휴우···”


두 번째 칼에도 이름을 짓고 아이템 정보를 확인하기 전 심호흡을 하는 지뉴였다.


‘두구두구두구두구!’


<피의 환도>

종류: 무기(칼)

등급: 영웅-A015

공격력: 210

전도율: 마나 0% 마기 1050%

내구도: 270/270 무게 1.3kg

사용 권고: 마기 100, 힘 9, 검술 3

- 몬스터의 단단한 껍질을 주로 사용해 만든 칼이다. 뛰어난 손재주를 가진 무구 제작자가 만들었다. 마기를 주입하면 내구도가 회복된다. 마기를 담은 공격 시 출혈을 일으킨다.


​<갑도>

종류: 무기(칼)

등급: 영웅-B078

공격력: 175

전도율: 마나 0% 마기 750%

내구도: 370/370 무게 3.8kg

사용 권고: 마기 80, 힘 12, 검술 5

- 두 종류의 매우 단단한 몬스터 껍질로 만들어졌다. 뛰어난 손재주를 가진 무구 제작자가 만들었다.


둘 다 <크랩투스의 붉은 칼>보다 뛰어난 무기였다. 심지어 <피의 환도>는 <크랩투스의 붉은 분노>와 비교해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았다.


“그렇지!”


지뉴는 두 칼 중 특히 <피의 환도> 결과에 크게 기뻐했다.


“오오오! 대단히 멋집니다! 지뉴왕님!”

“멋지십니다. 케헤헤”


고블린들도 환호하며 기뻐했다.


지뉴는 피의 환도를 높이 들어 올렸다.

때마침 바람이 불며 <회복과 흡수의 망토>를 휘날리게 했다. 등 뒤로는 어느덧 태양이 구름과 하늘을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고블린의 흉한 얼굴만 아니라면 꽤 멋진 모습이었다.


“오오오오오!!!”


고블린들은 지뉴의 모습을 넋 나간 채 환호하며 봤다.

같은 고블린이지만 자신들보다 머리 하나 이상 크고, 얼굴도 미남형(그들에겐)에 머리숱도 풍부한 지뉴와 붉은 갑옷에 붉은 칼, 흩날리는 회색 망토에 때마침 붉게 지는 태양을 등진 그가 너무나 멋지게 보였다.


“오···, 지뉴님! 오, 허허허!”


때마침 접속한 변강쇠도 감탄하며 웃었다.


“큭!”


지뉴는 변강쇠를 보고 급히 환도를 내려 자리에 앉았다.


“아! 멋있었는데···”


변강쇠는 진심으로 아쉬워했다.


“일찍 오셨네요.”


지뉴는 부끄러움에 주변 정리를 하며 말했다. 붉어진 얼굴은 노을 때문에 그다지 티가 안 났다.


“예! 접속하려고 후다닥 뛰어다녔죠.”


변강쇠는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어? 다른 녀석들은요?”


“주변 경계서고 있어요. 일이 좀 있었거든요.”


변강쇠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묻자 지뉴가 답했다.

그리고 고일과 고르바, 마기 주입 훈련 중인 고블린에게 명령했다.


“너희들이 가서 다들 데리고 와라. 저녁 먹고 출발하도록 하자.”


고블린들은 지뉴의 명령에 빠르게 흩어졌다.


“밥이다! 밥! 야! 밥먹자!”

“밥먹자! 키에에엑!”


녀석들은 달려가며 소리를 질러댔다.


변강쇠가 흩어진 고블린들을 보다가 물었다.


“왜 경계를 선거에요?”


지뉴는 아공간에서 새로운 크랩투스의 껍질을 꺼내 자르고 있었다. 필요한 부위를 잘라 냈는지 주변에 필요 없는 것들을 아공간에 넣으며 지뉴가 말했다.


“고일이와 고르바에게 정찰을 시켰더니 앞쪽에 홉고블린 부락이 습격을 받았대요. 혹시나 해서 보초를 세웠어요.”


지뉴는 새로 자른 껍질 조각에 피의 환도를 대고 조금 띄워 자르며 말했다.


“설마··· 우리가 가는 방향에 있는 거예요?”


변강쇠가 놀라 물었다.

눈은 지뉴가 만드는 것을 향해 있었다.


“음···, 아마 그럴 거예요. 죄송하지만 이거 다 만들고 이야기하죠.”


이제 집중해서 만들어야 하는지 지뉴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 그러죠.”


변강쇠는 지뉴가 다시 집중모드에 들어가자 복귀하는 고블린들을 향해 손가락을 입에다 대며 조용히 할 것을 알렸다.


지뉴가 만드는 것은 칼집이었다.

지금까지 지뉴는 필요할 때마다 아공간에서 무기를 꺼내 썼었다. 그로 인해 아공간 스킬을 아는 자들을 긴장시키고, 지뉴를 경계하게 했었다.

앞으로의 여정에선 많은 마족을 만나게 될 것이다. 지금 모습만으로도 튀는데 아공간까지 써가며 적을 경계시킬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여 항상 차고 다닐 요량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지뉴는 다 만든 칼집에 피의 환도를 넣고 허리춤에 차봤다.


스릉!

칼집에서 칼을 빼 봤다.

칼의 길이도 적당하여 불편함이 없었다.


“시간 날 때마다 변강쇠님 것도···, 너희들 것도 만들어 주마.”


칼을 다시 칼집에 넣고, 고블린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오오오!”


변강쇠와 고블린들이 기뻐했다. 그간 다치지 않게 붉은 칼을 가지고 다니는 것도 일이었다.


“아니다! 지금 만들자!”


지뉴는 자리에 앉아 아공간을 열어 크랩투스의 껍질을 꺼냈다. 어차피 일찍 움직여 봤자 고블린과 홉고블린 부락을 공격한 놈들과 마주칠 테니 이곳에서 야영할 생각이었다.


“변강쇠님 괜찮죠?”


“하하! 저야 괜찮죠. 칼집도 생기는데···”


지뉴의 물음에 변강쇠가 웃으며 말했다.


일행은 그렇게 같은 자리에서 하루 더 묵기로 정하고, 지뉴는 똑같은 칼집을 9개 만들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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