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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의역설 님의 서재입니다.

링 월드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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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의역설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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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5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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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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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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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DUMMY

1시 15분. 작전 개시 시간이 되자 청팀 60명으로 구성한 3개 집단이 백팀이 틀어막고 있는 주요 길목 3개를 동시에 기습했다.


“청팀 놈들이 왔다! 이쪽이 더 많으니까 겁먹지 말고 준비한 대로 반격해!”


백팀도 나름의 방어 준비는 열심히 해두었다. 그러나 기껏해야 청팀이 올 수 있는 주요 길목을 파악하고, 그곳에 방어 병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을 뿐이었다.


지구에서의 일반적인 전쟁이라면 가장 기본적인 배치지만, 링 월드에서의 전쟁에서는 너무 안일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백팀은 예상했던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어. 청팀도 잘 따라와 주고 있고.”


청팀 본부의 천막에서 지도를 펼치고 간단하게 조각한 나무 기물들을 배치하여 셰에라자는 전황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뚫을 수 있어. 진출로가 없으면 개척한다. 마법사들의 역할이야.”


마법을 이용하면 군대의 진군을 막는 거대한 장벽도 세울 수 있고, 역으로 그 장벽을 무력화하거나 아예 해체해 버릴 수도 있다.


이것은 마법사가 장애물을 개척하는 공병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전술 옵션을 지휘관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셰에라자는 지형을 파악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여덟 군데 정도 백팀 진영으로 잠입할 수 있을 만한 지형을 찾아냈다.


겨우 오늘 아침에 만난 수많은 수험생 중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춘 자들을 알아보고, 소통하고, 설득하고, 지휘하는 건 아무에게나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셰에라자는 가능했다.


“3개 집단이 적을 끌어들이는 동안, 정예 조를 투입해서 승기를··· 윽! 머리가!”


지끈지끈 송곳을 머리에 꽂는 듯한 고통이 셰에라자를 덮쳤다. 관자놀이를 강하게 짓누르는 사이에 그녀에게 다른 여자 수험생이 다가왔다.


“셰에라자! 두통은 괜찮아?”


“아, 시아나. 나는 괜찮아.”


어떻게 알았는지, 시아나는 셰에라자와 이미 친밀한 관계로 보였다. 시아나가 넘겨준 물을 벌컥 삼키면서 셰에라자는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두통을 견뎠다.


“너무 무리하면 안 돼.”


“시아나, 우리는!” 


셰에라자는 한이 담긴 숨을 내쉬었다.


“우리는 겨우 이런 학생 수준에서 멈춰 설 수는 없어. 우리가 꿈꾸고, 이루고자 하는 대의를 위해서라면 항상 목숨을 걸고 두 걸음 나아가야 해!”


셰에라자 이를 악물고 주변에서 홍수처럼 몰려드는 보고들에 귀를 기울였다. 정예 조가 하나둘 발각당했다는 그리 좋지 않은 보고가 연이어 들어왔지만, 무사히 침투한 조의 보고도 연이어 들어왔다.


-아, 여기는 플라누스와 칼데 조. 백팀 영역에 진입했다. 목표에 도달하면 한 번 더 통신하겠다. 이상.-


셰에라자는 지도 위에 있는 기물을 밀어 옮겼다.


“나는, 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하겠어!”


* * *


한편, 수험생들이 있는 숲에서 5km 정도 떨어진 다른 장소에서는 소거인 학과의 교관 임용 시험이 막 진행되는 중이었다.


“다음 지원자는··· 그라쿠스 유스티아!”


마법사 임용 쪽은 특별한 일없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기사 임용 쪽은 그러지 못했다. 누구라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인물이 대련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게 그 소문의···.”


“유스티아, 맞지? 억울하게 평민 영웅, 그라쿠스 부부의 하나밖에 없는 딸···.”


제국 기사 사회는 물론이고 제국 평민 사이에서도 지금까지도 기려지고 있는 고결한 영웅, 그라쿠스 부부. 그 사이에서 태어난 하나뿐인 딸. 


부모에게서 압도적인 재능과 평민을 위해 싸워야 하는 사명까지 물려받은 천재. 그 타이틀은 경외는 물론, 시기도 불러들이는 양날의 검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에듀그라운드의 치안부의 직할 기동 부대 있었다고 하지 않았어?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박차고 나왔다면서? 왜 출세를 마다하지?”


치안부 내부적으로야 에듀그라운드 노예 사태의 진범들을 체포하지 못한 무능함에 책임을 물어 쫓아낸 것이지만, 대외적으로는 유스티아의 자진 사퇴로 처리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유스티아가 쫓겨나는 형국은 탐욕스러운 귀족이 무고한 평민을 찍어내는 모양새로 비치기 쉬웠고, 치안부나 제국 정부도 평민층을 직접 자극하거나 대립하는 상황은 꺼릴 수밖에 없었다. 때문이었다.


만약 그녀가 하고자 마음만 먹었다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평민 지지층을 이용해서 사퇴 압력을 이겨낼 수도 있었겠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정의관과 고결함은 그런 진흙탕 싸움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역시, 정치적 결정 아냐?”


“하긴 치안부 경력은 커리어로만 써도 충분하잖아? 모든 평민의 꿈이자 희망 아니냐? 결국 정치인이 목적이었겠지!”


“하핫! 내 생각에는, 돈이 다 떨어진 거 아닐까? 잠적한 지 반년 만에 교관을 하겠다고 돌아올 이유는 그거밖에 없다고!”


“아니, 아니! 모두 들어봐··· 혹시 치안부 내부에서 따돌림당한 거 아냐? 귀족 중에서도 귀한 분들이 득실거리는데 평민이 얼마나 꼴 보기 싫었겠어?”


“그에 비해서 모교로 돌아오면 떠받들어 줄 평민은 얼마든지 널려 있으니까, 얼마나 편해? 대충 노력하면 다 이룰 수 있다, 이러면 다 찬양해줄 거 아냐!?”


“킥킥! 그래! 어쩌다가 영웅 하나 나오면 너도나도 물고 빠는 그런 근성을 가져야 비로소 평민이지!”


“노마··· 우리 노마가 아무리 노력해봤자 마기는 못 이겨. 노마, 마기, 제스페라. 핏줄 자체가 다르다고.”


같은 평민 출신이면서, 유스티아의 뭐가 그리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그들의 험담에 질린 다른 평민 출신 지원자도 이를 갈았다.


“···후!”


유스티아는 자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제멋대로 떠들어대는 주변의 수군거림에도 개의치 않고, 대련장의 반대쪽에서 검을 겨누고 있는 레이저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반평생 신체를 단련하며 검술을 갈고닦은 교관 지원자들조차도 눈으로 좇아가기 힘든 빠른 속도로 유스티아는 팔날도를 휘둘렀고, 레이저는 가느다란 레이피어가 휘어질 정도로 받아냈다.


“우리 유스티아는 실력이 하나도 녹슬지 않았네?!”


“···선배님도 역시 여전하시네요···!”


“그러니까, 진작에 교관했으면 얼마나 좋아? 졸업 전에 내가 그렇게 꼬셨잖아,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지금쯤이면 바로 내 밑에서 일했을 텐데!”


“그때는 교육자에 뜻이 없었으니까요!”


유스티아와 레이저는 검을 맞대고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간만에 흥분된다는 듯이 레이저가 유스티아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유스티아. 남들은 몰라도 나는 알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선배인 내가 후배인 너를 모르겠어?”


“예!?”


깜짝 놀란 유스티아가 팔날도를 더욱더 길게 전개하면서 레이저를 떨쳐내려고 했지만, 그녀는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유스티아, 나한테는 보여. 너의 그 눈빛··· 얌전하게 교관 노릇이나 하려고 온 것 같지는 않은데?”


“···모교를 잊지 못하고 다시 돌아왔다는 후배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시다니!”


침을 꿀꺽 삼키면서 레이저가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을 유스티아는 흘려 넘겼다.


“하하! 신경 쓰지 마! 그냥 찔러본 거야! 역시 이 정도로는 그다지 흔들리지 않네!”


“정말 여전히 악취미세요! 그런 식이면 100년이 지나도 보라매 선배한테 관심 못 받을걸요?”


유스티아의 도발을 레이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그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어? 너 도발이 되게 많이 늘었다?! 그런 값싼 도발도 할 수 있게 되고?”


“이것도 다 선배보고 배운 거예요!”


“하하!”


그들은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서도 공방의 페이스를 절대 늦추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대화조차도 타이밍을 뺏는 공방의 일부인 것이다.


“빌어먹을. 저게 천재들이라는 거야?”


유스티아를 헐뜯던 녀석들도 그들의 실력을 두 눈으로 확인하자 입을 꽉 다물 수밖에 없었다.


마법사로서는 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현 교장 스튜어드의 손녀이자, 1895년도 기사 부문 수석 졸업자인 레이저.


전공을 세우고 평민들 사이에서 압도적으로 지지를 모았던 그라쿠스 부부 사이의 딸이자, 1896년도 기사 부문 수석 졸업자인 유스티아.


친밀한 선후배 사이이자 나란히 소거인 학과 기사 부문을 수석으로 졸업한 두 천재의 대결에 끼어들 틈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같이 시험 보는 그 제자는 뭐야? 플라플라 뭐시기··· 뭐였더라?”


“···플라플라 뭐 같은 이상한 이름이 아니라, 플라네타 플라누스에요.”


“그래, 암튼 그놈!”


도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레이저는 유스티아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찌르고 들어왔다.


“제자랑 같이 학교에 다닌다는 엉큼한 계획을 짜오다니, 그 정도로 아끼는 남자야?”


“그런 관계 아니에요. 절대. 순수하게 서로의 목적을 위해서 협력하는···.”


“아, 거짓말했다. 다 티 난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바빠 죽을 녀석이 갑자기 제자라니, 너무 수상하지.”


“···아 선배! 진짜 아니라고요!”


“어쩐지! 학교 다닐 때 다른 학생들의 구애도 깡그리 씹어먹더니, 너 연하가 취향이었구나? 심지어 1살 2살 차이로는 어림없던 거였어?”


“하아···.”


“히야! 너도 대단하다! 다 알았다 싶으면 새로운 걸 들고 돌아온다니까!”


유스티아의 검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레이저는 후배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강한 척, 굳건한 척하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감정에 민감하다는 약점이자, 진짜 매력 포인트를.


“그래서 어땠어?”


“네? 어쩌긴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뭐긴, 맛있었냐고. 너의 그 수제자.”


레이저가 넌지시 건넨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유스티아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얼마나 당황했으면, 당장 반박하려다가 혀가 꼬일 정도였다.


“맛!? 아니 못 먹!? 아니 안 먹!? 아니!?”


레이저가 그녀의 얼굴에서 미묘한 감정을 읽고 진심으로 놀랐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치명타를 날렸다.


“아직도!? 설마 너가 먹히는 쪽이었을 줄은 몰랐는데! 쓰읍! 이건 나도 예상 못했는데?!”


“서, 선배!? 먹히는 쪽이라니요!? 그, 그 이상 말하면 진짜 화낼 거에요!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드디어 빈틈!”


“아앗!?”


흥분한 탓에 빈틈이 아주 살짝 드러난 유스티아의 사각 사이로 레이저의 레이피어가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실드에 채 닿기도 전에 둘의 움직임은 멎었다.


“···졌습니다.”


유스티아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팔날도를 납도 하며 뒤로 물러났다. 넋 놓고 지켜보던 교관이 정신을 차리고 손에 쥔 초시계를 읽었다.


“1분은 훨씬 넘겼습니다··· 2분 34초입니다.”


“합격이네! 뭐, 유스티아라면 당연한 거지만!”


레이저는 가감 없는 순수한 미소로 모교에 다시 돌아온 귀여운 후배에게 손을 내밀었다.


“유스티아, 너 기억하고 있지? 나는 언제까지나 기다릴 테니까 필요하면 언제든지 돌아오라고 했잖아.”


“네, 선배.”


“정식으로 교관이 된 걸 축하해. 제국의 모두에게 똑똑히 보여주자고, 우리의 교육으로 세상을 확 뒤집어 버리는걸!”


유스티아는 가슴 밑에서 울컥하며 올라오는 감정을 삼켰다. 그녀는 치안부에서 쫓겨나고 세상을 다 잃은 듯이 울었던 과거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왜 잊고 있었을까?’


이 넓디넓은 링 월드에는 아직 그녀를 필요로 하는 장소가 남아 있고, 시간이 얼마나 지나든 똑같은 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선배. 고마워요.”


유스티아는 레이저의 품에 포근히 안겼다.


* * *


수백미터 바깥에서 백팀과 청팀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는 동안, 칼데는 마법을 이용해서 절벽에 계단을 만들어냈다.


“···주변에 적은 없어요.”


소더를 이용해서 주변을 살핀 후에 대기하고 있던 나머지 인원들도 계단을 마저 올라왔다.


“호프스, 보호막은 어때? 얼마나 회복됐어?”


“92%! 이 정도면 충분해, 전위는 맡겨만 줘!”


“이제부터는 빠르게 움직이자. 청팀 수험생들도 노력은 하겠지만, 시간을 얼마나 끌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야.”


플라누스는 약도와 현재 위치를 비교하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목표를 향해서 나아갔다. 그들의 목표는 셰에라자가 사전에 지정해준 미션 영역이었다.


“···지금까지는 아주 순조로운데?! 이렇게 날로 먹으려니까 백팀 애들한테 미안한데?”


“···오히려 너무 조용해서 무섭지 않아? 칼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케시, 좀 조용히 해주세요. 집중이 흔들리면 소더의 노이즈가 커져요.”


“······.”


왠지 모를 불안감, 두근두근함 그리고 살 떨리는 긴장감에 소곤소곤 떠들던 호프스와 케시도 칼데의 냉담한 


“···뭐지?”


목표가 가까워질 때쯤, 플라누스는 온몸을 휩쓰는 강렬한 위화감에 몸서리쳤다.


“···플라누스! 왜 그래?”


호프스가 멈춰 선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플라누스는 주변 숲을 두리번거리면서 둘러봤다.


“적이다.”


“뭐?”


“포위됐어.”


“그, 그게 무슨 소리···.”


“설마 함정이었나?”


플라누스는 앞서가던 칼데와 케시도 들을 수 있도록 간결하게 상황을 전달했다.


“전투 준비! 사방에서 온다!”


케시는 자기 눈에는 아무것도 안 보인다는 표정으로 그를 돌아보면서도, 일단 방패로 몸을 가렸다.


“···3시 방향! 무언가 날라와요!”


더욱더 소더에 정신을 집중하던 칼데는 적의 기습 공격을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 거의 동시에 맨눈으로 마법을 포착한 플라누스가 외쳤다.


“엎드려! 얼음 창이다!”


그의 강렬한 외침에 깜짝 놀란 호프스는 반사적으로 땅바닥에 납작 엎드렸고, 케시는 마법사인 칼데를 몸으로 덮어서 보호했다.


“우와악!”


그들의 머리 위로 얼음 창 여러 발이 섬뜩한 바람 소리를 내면서 스쳐 지나갔다. 소리만 들어도 굉장히 묵직한 게, 만약 정통으로 맞았다면 방어막이 많이 깎인 상태로 전투를 시작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걸로 기습이 끝났다는 의미도 아니었다.


“위에서 화염구가 온다! 앞을 향해서 뛰어!”


“위에서도!?”


얼음 창을 보고 피한 후에, 소리만 듣고서 머리 위에서 포격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낸 플라누스는, 천천히 설명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호프스의 팔을 잡아끌며 외쳤다.


“칼데! 내가 막을 테니까 가만히 있어!”


포격의 범위 밖으로 빠져나가거나 요격하기에는 늦었다고 생각한 케시는 칼데를 감싼 채로 자신의 방패를 하늘을 향해서 치켜들었다. 칼데는 화염구의 열기에 대항하기 위해서 냉각 마법을 준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거대한 화염구가 유성우처럼 하늘에서 떨어졌다. 복수의 마법사가 보조를 맞춰서 시전한 합동 마법이었다. 소거인은 공명을 통해서 증폭할 수 있으니, 마법사는 모일수록 더 강해졌다.


“온다!”


화아아아아악!!!


에너지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압박하던 소거인이 사라지자, 거대 화염구는 공중 10m에서 붕괴하여 주변으로 막대한 복사열을 방출했다. 지면 착탄보다 공중 폭발이 더 넓은 범위를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정확하게 노린 것이다.


-신체에 손상을 줄 수 있는 고열 감지! 산소 부족 예상! 방치할 시 치명적 피해 추정! 착용자 보호 프로토콜 발동!-


맹렬한 화염 폭풍을 뒤집어쓰기 직전에, 칼데와 케시의 팔찌에서 요란스러운 비트음을 내뿜으면서, 얉은 얼음 막으로 그들을 감싸는 방어 마법을 자체적으로 시전했다.


-칼데라시오, 케시시아스 페널티 부과! 방어막 잔량 20%!-


거대 화염구의 살상반경으로부터 벗어난 곳에서 플라누스와 함께 이를 지켜보고 있던 호프스가 어이없다는 듯이 외쳤다.


“저 멍텅구리 마도구!!! 케시의 방패랑 칼데의 냉각 마법으로도 충분히 막았을 텐데, 제멋대로 방어 마법을 쓰고는 페널티로 방어막을 확 깎아버렸어!”


플라누스는 얼굴을 찌푸렸다.


“기분 나쁘네.”


“그치!? 이런 마도구 오작동은 항의해야 하는 거 아냐!? 내가 끝나고 말해볼까!?”


플라누스는 호프스의 눈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런 얘기가 아냐.”


“어?”


“무언가 더러운 일에 휘말렸어.”


그는 그 음모의 중심에 호프스가 있다고 직감했다.


작가의말

전전화에 있었던 마법의 살상 등급 어쩌고는 그냥 삭제하고 수정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유지하고 싶긴 한데 생각해보니까 앞으로 쓰는 모든 마법에 넣어야할텐데,

 체계적으로 관리할 자신이 없더라고요.  욕심이 너무 과하면 망가질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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