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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최근연재일 :
2020.09.01 23:5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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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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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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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8쪽

파멸? (10)

DUMMY

"하아...하여간 애송이."


곰방대를 문 어린 소녀의 외형을 한 여자. 하지만 실제 나이는 노인이라 불릴 나이를 훌쩍 넘기기도 한 중국의 정부공인 순위권자 2위. 령화는 화면을 보며 한숨을 흘렸다.



"미친놈인줄은 알았지만, 진짜 짐승 같은 놈이로세"


하지만 마음에 들었다.

목표 외에는 쳐내버리는 그 당돌함과 과감함이, 그러면서도 자신에게만 적의가 집중되도록 하고 다른 이들을 쳐내 지키려고 하는 희생심도 마음에 들었다.


아마 이가온은 자신이 잘못 되더라도 령화가 원정대를 챙겨줄 것이라 믿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단순히 도의적인 문제를 벗어나더라도 원정대의 인원은 순수하게 강했고 실제 토벌도 했다는 경력도 있는 버릴 이유가 없는 이들이었으니까.


하지만 필두인 이가온이 없으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엉덩이를 들어올려야 겠구만...그래서?"


방금 전 어떤 지시사항을 판 링빙에게 내렸던 령화는 대답을 요구했다.

판 링빙은 고개를 수그리고 대답했다.


"그분은, 움직이실 생각이 없다고 하십니다."

"그런가...뭔 꿍꿍이인지."


령화가 말하는 자는 바로 중국의 정부공인 순위권자 1위 안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십이지신과의 싸움을 두 번이나 놓쳐서 몸이 근질거리던 그가 신나서 이가온을 잡으러 갈 줄 알았더니 자제한다고?


'뭐 됐어. 깊게 생각해봤자 내 손해지.'


지금은 지원과 여론 조작이 우선이다.

령화는 화면을 응시했다.


"네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곧 증명되겠지."


이대로 파멸을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그때 판 링빙의 폰이 울렸다. 령화는 웬만하면 휴대기기를 지니고 다니지 않으므로 판 링빙이 령화의 대리인이나 마찬가지였다.


받으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령화를 보고 스마트폰을 들어올리는 령화.

곧 그녀의 눈이 놀라움으로 물들었다.


"령화님..."

"누구인데 그러느냐? 안이 마음을 바꿔서 이가온 족치러 가기라도 하겠대?"

"...그 자입니다."

"그 자?"

"미국의..."


곧 령화의 두 눈도 놀라움에 물들었다.






"뭐야?"

"저 사람들...분명.."


커튼 본부 아래에서 시시각각 변화개는 상황을 느끼던 커튼 사냥꾼들은 멀리서 구름처럼 몰려오는 무리들을 보고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게다가 하나같이 무시할 수 없는 힘을 지닌 자들 뿐이었다. 그 선두에는 황석필이 서 있었다.


"허어...저건 또 뭔고?"


하늘에 떠 있는 정체불명의 비행물체.

끄트머리만 살짝 보이고 있었지만 아까와는 달리 남들의 이목에서 숨을 생각이 없는지 하늘 위에 떠 있다는 게 여실히 느껴진다.


"어찌됐건, 할 일은 하나지."


황석필의 고개를 끄덕이자 옆에 서 있던 그의 조수가 목청껏 소리지른다.


"지금부터!! 오해가 풀릴 때까지 아무도 여기에 들어오게 할 수 없다!!"


원정대가 그의 말에 맞춰서 병장기와 화기를 꺼내들었다.

본부의 커튼 사냥꾼들은 그 모습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미국과 다른 나라에서 온 사냥꾼들을 무조건 막아냅시다!"


황석필이 목청껏 소리질렀다.


'기껏 얻은 꿀직장을 잃을 수야 있나!'


마음으로는 타산적인 생각을 하며, 자신들의 원정 대장을 믿으며 방어진을 펼친다.

그리고 그걸 건물 꼭대기에서 내려다 보던 레임이 이를 갈았다.


"저것들이 미친건가!"


엎드려 빌어서 자신들에게 동참해도 모자랄 판에 이가온의 편을 들어? 레임은 고개를 홱 돌려 알래인 드루드를 바라보았다.


"다른 자들은 몰라도 네놈은 진짜 미친거냐? 우리 미국 소속의 사냥꾼이 내게 정면으로 대항한다고? 그것도 세계적인 범죄자의 편을 들면서?"

"세계적 범죄자라고 하시지만, 전 무슨 소리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뭐?"

"붉은 커튼은 인류에 도움을 주면 주었지 해를 끼친적이 없습니다! 최초로 인류의 영토를 되찾아주었고. 무수한 커튼을 없앴습니다!"


대체 왜 세계적인 범죄자라는 겁니까? 알래인의 말에 레임의 얼굴이 더욱 일그러진다.



"몰라서 묻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사람들을 기만하여..."

"정체를 숨긴 것이 그토록 잘못된 일이란 말입니까?"

"이 놈이 계속 말대꾸를...!"

"물론, 사람을 죽이는 일은 잘못 되었습니다. 하지만......"


알래인이 가온을 보았다가 다시 레임을 주시했다.


"제가 아는 가온이라면 분명 이유가 있었을 거라 믿습니다! 조작된 정보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 놈! 미국인으로서 그게 할 말이냐!"

"이럴 때 미국 이야기가 왜 나오는 겁니까? 가온이가 살해했다는 사람은 한국인 아니었습니까? 다른 게 전부 사실이더라도 가온이 다른 나라에 피해를 끼친 일은 없습니다!"

"......!!"

"애초에 뭡니까? 당신은 말만 꺼내면 미국. 미국...같은 미국인으로서 당신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야. 야. 야. 청년. 더 긁으면 폭발할라."


보다못한 호운이 제지하려고 모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속으로는 알래인에게 크게 놀라고 있었다.


'역시 대장의 친구. 미친놈의 친구는 미친놈인가.'


혀를 내두르는 호운은 문득 부끄러워졌다.

애송이도 이렇게 나오는데 자신이 언제부터 이렇게 사렸는가?


'하, 진짜.'


호운은 슬그머니 걸음을 옮겨 알래인의 곁에 섰다. 혹시 레임이 공격을 날릴 것을 대비해서였다.


"호운! 너도 우리의 적이 되겠다는 거냐!"

"어~아니, 그건 아니고~"

"뭐가 아니냐! 아니라면 당장 그놈을 제압하고 무릎 꿇려!"

"......"


하아. 한숨을 내쉰 호운이 꽝! 발을 굴렀다.


"이 씨발년이 보자보자 하니까...내가 니 꼬붕으로 보여? 앙?!"

"이 놈...!"


레임이 고개를 돌려 미헤유네를 살벌하게 노려본다.


"미헤유. 당신의 뜻...프랑스의 뜻이라고 봐도 되나?"



나라간의 압박으로 몰아간다. 미헤유는 책임감이 있으니 이렇게 되면...


"그럴 리가 없는 거예요!"

"뭐?"

"오늘부터 정부공인 순위권자 관두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 뜻이 프랑스의 뜻이 될 리가 없는 거예요!"

".....! 돌은 거냐! 범죄자 하나 때문에 정부공인 순위권자를 포기하겠다고?!"

"사랑이 더 중요한 거예요!"


미헤유의 가온을 바라본다.


"우릴 위해서 힘든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럴 가치가 있는 거예요!"

"..하. 됐다."


이 머저리들은 말이 안 통한다. 그렇게 생각한 레임은 손을 들었다.


"다 쓸어버려주지."

"할 수 있으면 해 보시지!"


루카스가 날아오른다. 가소롭다는 미소를 지은 레임. 그녀의 자신대로 루카스는 갑자기 땅에 곤두박질쳤다.


"어라? 왜 이래?!"

"후후후...우리 미국 기술의 정수는 이 정도란 이야기다."

"...무효?"


익환이 중얼거렸다.

비행물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건 예전에 보았던 소년의 무효와 닮아 있었다.


"설마 레임. 당신 소년과 손을 잡은건가?"

"무슨 소리인지?"


뻔뻔하게 대답한 레임이 손을 내려 발사 명령을 내리려던 찰나. 날아온 투사체가 레임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큭..!"


저격.

아마 프랑스의 루이스가 어디선가 자신을 노리는 듯 했다.


"하지만 늦었어! 이대로..."

"레임! 멈춰!"


인형을 안은 여자의 말에 레임이 왜 그러냐는 듯 미간을 찌푸린다.


"이거...생중계되고 있어! 더 이상 날뛰었다간 우리의 명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생중계? 무슨 소리야? 저 마녀 계집의 능력으로 분명 영상은..."


레임의 앞에 스크린 화면이 떴고 레임은 입을 쩍 벌렸다.


[와 저 여자 인성 실화냐? ㅋㅋㅋㅋ]

[다 날려버린뎈 ㅋㅋㅋ 이가온보다 켈렌이 더 위험한 거 아님?]



"이게...무슨...!"



레임이 신우를 보았다.


"어떻게 된 거냐!"

"......"


신우는 스산한 눈길로 레임을 바라보았다. 섬뜩해진 레임이었으나 잠시 후, 자신을 노려보는 게 아니라 깨달았다.

그녀가 노려보는 것은 옆에 서 있던 이이나였다.


"...당신, 뭔가를 하고 있는 건가?"

"어머나~무슨 소리신지?"


능청스럽게 손으로 입을 가리는 이이나. 하지만 의식하고 나니 그녀의 몸에서 미약한 무언가가 방출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제정신인가? 이대로 이가온을 놔 두었다가는 퇴마 이씨 가문의 위상이 땅에 떨어질 것인데!"

"전 그저 저번에 절 골탕먹였던 귀여운 아이를 혼내주고 있는 것 뿐이랍니다?"

"크윽...이게...!"


레임은 순간 손을 뻗으려 했지만 금방 멈췄다.

이이나에게 손을 대려고 하면 위험한 일이 일어난다고 본능적으로 알아챈 것이다.


"잘 생각하셨어요~주제를 아는 건 좋은 일이랍니다."

"너...!"

"그리고, 저 뿐만이 아니라서요."


가늘게 뜬 눈으로 어딘가를 바라보는 이이나. 그건 하늘이었다.

시선을 따라가보자 그곳엔 백발의 머리를 휘날리는 소녀가 공중에 떠 있었다.


"에메라!"

"......"


모습울 숨겼던 그녀가 신우를 주시하며 기운을 방출하고 있었다. 신우가 이를 갈았다.


"할망구에, 마녀의 힘도 거의 잃은 반편이가..."

"어머. 누가 할망구라고요? 애송이?"


이이나가 보기 드물게 스산하게 웃으며 더욱 기운을 방출한다.

신우의 마녀로서의 능력은 조작. 딱히 공격 방법이 있는 게 아니다.


"저번에 당신이 제 능력을 약화시켰었죠? 하지만 딱히 당신의 능력이 약화라거나, 무효인 게 아니에요."

"......"

"같은 마녀의 힘이 부딪히면 서로 무효가 되는 것 뿐. 저희도 당신의 힘쯤 얼마든지 무력화 시킬 수 있답니다."


곤란하다.

이러면, 공격을 할 수가 없다!

미국이 다른 이들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공격한다는 이미지가 퍼지면 곤란했다.


폴과 휘하 부대원들도 다른 이들에게 밀려 움직일 수가 없다.


"제기랄...! 감히! 감히!"


레임이 꽥꽥 소리지르는 찰나. 뚫린 천정으로 두 사람이 펄쩍 뛰어 들어왔다.

그건 현미와 김일이었다!

퇴마 김씨 가문이 등장한 것이다!

김일의 등장에 화색이 돈 레임. 그만한 강자라면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 미국의 소속도 아니니 얼마든지 움직일 수도 있다!


"김일! 당장 범죄자를 잡는 데 협력해 주십시오! 반란분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김일은 레임을 힐끗 보고 차가운 표정을 지을 뿐 대꾸조차 않는다.


"김일...?"


심상치 않은 상황을 느낀 레임이 불안한 듯 중얼거리고, 그 불안은 곧 현실이 되었다.


"저는, 가온이 붉은 커튼인 걸 예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현미가 당당하게 레임을 보며 말했다.


"무...슨..."

"십이지신 술의 싸움 때부터 알고 있던 사실. 그걸 숨긴 저에게도 죄가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니 저는....저희 퇴마 김씨 가문은, 이가온의 편이 될 것을 천명합니다!"


레임이,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이 상황을 보던 세계가 놀란다.


"음~그럼 우리 퇴마 이씨 가문의 가온의 편이라고 천명할게요~"

"뭣?!"


설마 이 가문만 아는 여자가 공식적으로 인정한다고?


"사랑하면 바보가 된다더니..."


이이나 본인도 씁쓸한 기색이었다. 반박의 목소리는 레임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들려왔다.


"무슨 소리에요 누님! 저 자식은 죽여야 한다구요!"


중상을 입은 이이천이 눈물을 떨구며 저 위의 둥둥 떠나니고 있었다. 자세로 보아 계단에 선 모양새였다.


"이천아. 못 따르겠니?"

"못 따르겠습니다! 저놈만은...! 저놈만은...!"


벌벌 떨며 가온을 바라보는 이이천. 저 괴물만은 죽여야 한다. 가온을 보는 것만으로 무서워 미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이이천을 보던 이이나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그럼 넌 파문이구나."

"......네?"

"예전부터 내 말을 듣지 않고 멋대로 움직인 너에게 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결심하게 해 주네에?"

"누, 누님...?"


멍해진 이이천을 보고 도움이 안 되는 놈이라고 생각한 레임이 이번엔 어떤 영상을 틀었다.


"모두 정신이 나갔어! 저 놈이 범죄자란 것은 이렇게 증인도 있단 말이다!"


영상에 나온건 레임의 옆에 서 있던 이기주였다. 그는 달라지는 상황에 겁을 먹고 있었다.


"말해봐라 기주! 저 놈이 너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를!"

"어, 그러니까..."

"그럼 네가 나한테 한 짓도 말해보련?"


어디선가 들려온 여성의 목소리에 이기주가 굳었다.

떨리는 얼굴로 돌아본 곳엔, 채찍을 든 이향이 서 있었다!


"재활좀 하고 찾아오려 했는데...하여간 여전히 무모한 놈이네."


이가온을 보고, 익환을 본 이향이 미소지었다.


"이향!"

"네 대장님."


익환의 목소리에 활짝 웃은 이향이 별안간 채찍을 뻗더니 이기주의 목을 감았다


"어?! 케켁!"


순식간에 아래로 떨어지는 이기주.

몇 미터 아래로 떨어진 그가 죽어라고 소리 지른다.


"아파! 아파아아아아아!"

"네게 나한테 했던 짓에 비하면 별 거 아닐텐데? 네가 날 찔렀잖아?"

"어, 아, 아니야! 아니야! 생사람 잡지 말라고!"

"웃기네."


또각또각 걸어오는 이기주가 엉금엉금 기면서 그녀에게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다가 누군가의 다리에 닿았다. 닿고 말았다.


"어...어...힉! 이가..."

"진작 죽일걸. 그치?"


서걱.


"어...으아?! 으아아아아아아!!"


손가락이 잘려 뒹굴거리는 이기주를 짜증난다는 듯 걷어찬다.

눈물 콧물 질질 짜며 뒹굴데는 이기주를 내려다 보던 가온에게, 에메라가 말한다.


"와. 같은 편, 이렇게 많았네요?"

"....."

"좋은 삶을 살았네요. 가온 씨."



가온이 주위를 둘러본다.


"가온 씨!"

"가온! 늦게와서 미안하다!"

"아이고. 사위. 사고 크게 쳤구만."

"가온. 아직 싸울 수 있지? 대검좀 정비해 둘 걸 그랬나..."


미헤유가, 현미가, 김일이, 알래인이 가온에게 다가온다.

머리가 띵하고 코끝이 찡하다.


'뭐냐...나...'


설마 감동한 건가? 이 따위에? 다 버리겠다고 결심했으면서?

그 순간, 출입문이 열리고 세 사람이 들어왔다.

레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이협..."

"......"


모두의 이목이 그들에게 집중되었다. 레임이 끓는듯한 목소리로 말을 건다.


"당신에게,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지. 당장 이가온을..."

"우린."


레임의 말을 끊은건 가은이었다. 그녀가 가온을 보았다. 그리고 이내 뒷말을 이었다.


"가족의 편입니다."


가영과 가은이 검을 뽑고 이이협이 막강한 기운을 배출한다.


"...쏴."

"레임?"

"쏴! 쏘라고! 내가 전부 책임지겠어! 이 구제할 것 없는 쓰레기들을 태워버려어!"


레임의 서슬퍼런 목소리에 안색이 새파래진 인형을 안은 여자. 그리고 레임의 명령대로 비행물체는 강력한 힘을 분출한다.


모두가, 가온까지 비행물체를 막기 위해 주술을 내뿜는다.

그 기운에 비행물체의 막이 벗겨지고...


콰아.


그 순간. 막대한 힘이 모두를 압박한다.


"뭐야...?"


김일이 경악한 목소리로 막대한 힘의 방향. 신우쪽을 바라본다.


"아아~이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았는데에~"


섬뜩하게 웃은 그녀의 몸에선 믿을 수 없는 힘이 방출되고 있었다.

에메라의 안색이 창백해진다.


"설마...접신? 그 자의?"

"어머나..."


이이나조차 식은땀을 흘린다.

이 기운에 대해서 알고 있다. 이이나에게, 마녀들에게 힘을 내려준...



"제 힘만이라면 어림도 없었겠지만...이거라면 어떻게 간신히 되겠네요~마녀가 하나 더 있으면 모를까. 당신들만으로는 못 막을거고."


조작의 권능이 다시금 부활한다.

그에 더불어 강력한 힘이 비행물체의 공격을 막지 못하도록 압박한다.


"가온. 진짜 마지막 기회에요~"

"......"

"저만 바라봐줘요. 그리고, 이것들은 전부 버리세요. 그러면 모두 살릴 수 있어요."

"그래?"

"네 그렇고 말고요."


가온이 대답해준 것이 기뻤는지 고개를 연신 끄덕이는 신우.


"말해두겠는데 저 조잡한 비행선엔 소년과 저 뿐만 아니라 그분의 힘도 포함되어 있어요~당신 정도를 제외하면 전부 죽을걸요? 가온 씨는 그 몸으로 죽더라도 붉은 커튼이 되겠지만, 저게 쏘아진다면 잘해봤자 두 가문의 당주나 살아남을까~? 당신이라면 막을수도 있겠지만...그 경우. 힘이 전부 빠져서 복수할 기운은 남아있지도 않겠죠."


그녀의 말이 맞았다.

가온 하나르 지키기 위해서면 몰라도 다른 이들까지 전부 지키기 위해 힘을 사용했다간 가온이라도 진이 빠질 것이다.

그렇다고 붉은 커튼으로 변했다가는 저 우주선 안의 원수들이 허망하게 죽어버릴 가능성이 있었다.


예언이 떠오른다.

믿었던 소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믿었던 소가 그냥 이름을 한자풀이한 거라니, 개 웃기네.'


신우.

그녀가 가온의 죽음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포기하라. 신우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

안다. 그녀의 것이 되겠다고 한다면 신우는 물심양면 복수를 도와줄 것이다. 하지만...다른 이들은?


"그래. 다른 이들은 어찌 되든 알바아냐."


복수가 전부다. 이것만이 가온의 모든 것이다.

신우를 따르는 게 타당하다.

자신을 위해서 왔건, 도와주건, 사랑해주건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래 친구."

"네 가온씨!"


활짝 웃은 그녀를 보며, 가온이 서글프게 웃는다.


"넌 내 친구야. 날 수없이 도와줬고, 곁에 있어줬어. 난 널 못죽여. 그렇다고 복수도 포기 못해."

"네! 네! 그렇죠오~"

"그러니까. 우리. 절교하자. 신우야"


확실하게 그녀의 이름을 언급한 건 처음. 그에 멍해진 신우가, 대화 내용에 충격을 먹은 그녀가 중얼거렸다.


"...네?"


신우의 팔이 잘려나간다. 바닥에 떨어진 팔을 보고 신우가 벙쪘다가 이내 꺄악 비명을 지른다.


"꺄아아아아악!"

"난 제3의 선택지를 고르겠어."


사람도 지키고, 복수도 한다.

우선 전 친구를 제압해 둔 가온은 레임을 노려본다.


"크윽! 쓸모없는 계집! 발포해라!"


어느새 레임의 곁에 선 폴과 부대원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발포가 되지 않는다.

비행선의 컨트롤은 사실 신우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팔을 부여잡고 고통에 신음하던 신우. 하지만 그녀는 몸보다 마음이 훨씬 아팠다.

가온의 품속에 든 그 여자의 물건을 느끼면서, 눈물을 흘린다.


"후회할 거예요!!"


신우의 말이 신호라도 된 듯 세상이 하얗게 물든다.


"어라...이거...위험..."


호운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이이협과 김일조차 눈을 부릅떴다.

이건, 이 장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자체가 날아간다.


레임도 예상 이상의 위력을 느끼고 몸이 굳어버렸다.


"어이 레임! 이게 어떻게 된 거야?!"


폴의 말에 레임이 고함을 지른다.


"소년! 마녀! 그만둬라! 이건...!"

[아뇨. 그만두지 않습니다.]

"뭐?!"

[절호의 기회인걸요.]


그만둘 리가 없지 않은가.

신우와 소년은 딱히 레임의 부하도 뭣도 아니다. 그저 이가온에 대한 이해관계가 맞았을 뿐.


이 어리석은 여자는 뭘 착각하는 것인가? 소년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


소년의 말이 끝나자마자 강력한 레이져포가 지상을 향해 쏟아져내린다.

모두 죽음을 예감한다.


그런 와중. 가온만은 손을 뻗는다

붉은 커튼으로 변할수도 없다. 이 인간의 몸뚱이가 전부다.

흐름으로도 이건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뛰어넘으면 되지 않겠는가.


에너지포의 힘을 살피고 검색한다. 힘의 근원을 찾고 억지로 비튼다.

방향은 다소 틀어질 수 있겠으나 결국 모든 것이 파멸할 것이다.

그렇다면. 힘들을 억지로 비틀어 서로 부딪히게 만든다면?

시도해본다.


'아 되네.


되긴 되는데. 아래로 쏟아져내리는 힘이 커서 제때 시간을 몾 맞춘다. 방향을 위로 틀어도 쏟아져내리는 에너지가 강력해 밀려 올릴 수가 없다. 게다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부딪히면서 일으키는 폭발, 저것만으로도 사람이 죽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이걸 멈추려면?

기이한 기운이 느껴진다. 아마 이 힘이 레이저 포의 근원. 십이지신과 닮은 것도 같고, 마녀들의 힘과 닮은 것도 같았다.


저걸 부수면 멈출까? 아니. 이미 방출된 힘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하나.

이 힘의 하나하나를 전부 분석해. 일순 소멸시켜라.


그건 억지였다.

흐름은 힘을 뒤트는 것인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주술이 나오는 속도에도 한계가 있다.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가온은 그저 움직인다. 행동한다.


누군가 어깨에 손을 올려준 것 같았다. 돌아보니 그곳엔 잊을 뻔 했던 얼굴이 있었다.


'삼촌.'


그 순간 마음 속에서 타오르는 것은 애정과 복수심.

그것이 기폭제가 되기라도 한 듯 가온의 주술이 매섭게 불타오른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처음엔 미미한 파괴였다.

하지만 레이저포에 옮겨붙은 불꽃 같은 가온의 주술은 순식간에 번지고, 그리고...


후욱.


"......어?"


구름이 전부 걷힐 정도로 강렬한 위력을 뽐냈던 레이져포는 씻은 듯 사라져 있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비행선 자체가...공격 기능을 잃었어...?"


신우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경악한 눈으로 털썩 무릎을 꿇은 이가온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런 그의 곁에 두 사람이..


"죽어! 이가온!!"

"죽어라!!"


이이천과 레임이 검을 들고 가온을 내리치려 한다.

방심했다. 막을 사람이 없다.


이대로...가온은?

그때. 금빛의 찬란한 휘광이 이이천과 레임을 튕겨내버렸다.


"크악!"

"뭐야?!"


레임이 당혹한 목소리로 내뱉었고 가온은 힘없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에메라의 맞은편에 금발의 미녀가 헉헉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아아...진짜아...!"

"..그냥 가라니까. 다 쫑났네."


안내 시스템의 행태를 비웃으며 가온이 몸을 일으킨다.

신우가 다시 손을 뻗는다. 조작을 위해서. 하지만 동시에 안내 시스템도 금빛의 기운을 뿜는다.


"으윽...!"


마녀가 한 명 더 늘자 그녀 말마따나 더 이상 조작을 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흥. 애초에 촬영기기가 아까의 에너지 포 때문에 전부 망가졌다. 이제와서 조작이 불가능한 한들 뭐가 달라진단 거냐?'


레임이 비웃었다. 허나 이상했다. 분명 모든 촬영기기가 망가졌을 텐데 아직도 가온의 모습이 촬영되고 있는 것이다.


"뭐?"


어찌된 일이지? 문득 레임의 머릿속에 누군가의 얼굴이 스치고 지나간다.


'설마...그럴...리가! 그는 이날까지 전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는데...!'


힘겹게 몸을 일으킨 가온이 뚜벅뚜벅 이이천에게 걸어간다.

힘없고. 패기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이이천도 반항할 생각을 못하고 덜덜 떨기만 했다.


"오, 오지 마! 오지마라!"


가온이 그의 귀를 잡았다. 그리고 쭉 뜯어버린다.


"아악! 아아아아아아아악!"


뒹굴대는 이이천. 누군가 그런 가온을 말리기 위해 뛰어들려 했으나 에메라와 안내 시스템의 힘이 그들을 가로막았다.

레임이 이때다 싶어 외쳤다.


"봐라! 저리 사악하지 않은가! 저런 녀석이 범죄자가 아니라면 뭐가...!"

"꽥꽥꽥. 진짜 겁나게 시끄럽네..."


가온이 등을 돌린다. 그리고 이번엔 레임에게 좀비처럼 걸어간다.


"뭐, 뭐...! 이놈! 날 얕보는 거냐!"


지친 몸으로 감히 자신과 싸우려 들어?

하지만 왜일까?

지금 저 몸뚱이라도, 싸우면 자신이 비참해질 것 같은 이 예감은.


"넌 마지막이랬잖아 레임...왜 말을 어기게 만들어..."

"크윽...! 폴! 저 놈을 제압..."


하지만 그녀들의 동료도 움직일 상황이 아니었다. 무려 김일이 그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가온의 행동을 지켜보기 위해서.

자신들을 지켜준 그의 행동을 위해서.


"모두 미쳤군?! 살인을 방관하겠다고?!"

"우리 모두를 날려버리려 했던 네가 할 말인가?"


류열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그때 가온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움직이기 힘든 듯 했다.


'지금!'


레임이 이때다 싶어 달려들었고, 곧바로 털썩 쓰러졌다.


'...뭘 당한거지?'


이게 흐름? 아니다, 뭔가 다르다.

하지만 뭔가 알 새도 없이 목을 붙잡힌다.


"으, 놔, 놔라! 이 쓰레기 같은 놈! 억!"


안면을 얻어맞는다.

선글라스가 깨지고 코가 부러진다. 날려가서는 고통에 발을 바둥거리는 레임을 보고 가온이 씩 웃었다.


"맞아. 난 쓰레기야. 복수를 위해선, 어떤 놈이 뒤져도 상관없어."


주위 사람들을 하나하나 둘러보며 가온은 말한다.


"정말, 누가 죽어도...괜찮아. 난. 복수만 하면 돼. 전 세계가 날 적으로 생각해도 상관없다고. 파멸? 파멸이라고? 고작 사회에서 매장당한 것 정도로 뭐가 파멸이야?"


가온이 낄낄댔다.


"막는 놈은 전부 죽인다. 내 복수를 방해하는 놈도 전부 죽인다. 망상즘 환자로 치부하던 말던 맘대로 해. 너희가 날 칭찬하든 욕하든...삼촌의 원수들은 전부 죽일거야. 저 엿같은 늙은이들도...그리고..."


가온이 고개를 들었다. 그는 결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세상에서...커튼은, 삼촌을 직접 죽인 그것들만은 전부 죽여버릴테다.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 반드시."



그의 선언에 좌중이 조용해진다.




"크윽...!"

"너희가 원하는 게 그거잖아? 걱정 말라고. 너희 모두가 날 죽이려 들어도, 내가 커튼들을 죽이는 건 변하지 않아."


그러니까 안심하고 죽으라며 가온이 일어선다.


"웃기지 마라! 여기서 도망쳐도 이제 세계에 네가 안식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세상에 사람만 있다냐~? 신세질 곳 있다고...더불어 거긴 외로움 타는 예쁜 누님도 있고."

"커튼을 다 죽이겠다고?! 그 말을 어찌 신뢰하나!"

"신뢰? 그딴 거 필요 없다니까~? 니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그 엿같은 것들 다 죽이기 전엔 난 안 멈춰."


그러니까 이제 그만 닥치고 죽어.

그의 말은 전 세계에 확실하게 퍼졌다.


짝. 짝. 짝.


매마른 파공음. 박수소리에 가온이 흘깃 그쪽을 바라본다.

지금껏 이 자리에 없었던 금발의 잘생긴 남자가 그곳에 서 있었다. 얼핏 보면 2,30대의 청년 같았지만 느껴지는 관록이 달랐다. 거기다가...느껴지는 이 힘.

이이협과 동등할지도 모른다.


"이야아~감동했어! 이가온 군!"

"......"


누구? 가온이 그렇게 생각했을 때 레임이 답을 말했다.


"피, 피터?! 어째서 여기에...!"


모두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국의 정부공인 순위권자 1위. 그가 갑작스레 이 자리에 나타난 것이었다.


'이건 좀 위험한데...'


이이협급의 실력자. 붉은 커튼으로 변하면 위의 원수들은 전부 죽는다.

진퇴양난의 상황에 가온이 한숨을 쉰다.

하늘은 얼마나 자신을 방해하고 싶은 거냐고 생각하며 검을 든다. 하지만 피터는 어느 순간 가온의 곁에 서 있었다.


"칫..."


빠르다. 생각 이상으로 강하다고 느끼며 검을 휘두르려고 했을 때였다.

피터가 가온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다


"......?"

"피, 피터...뭘?"


레임이 멍하니 중얼거리자 피터가 입을 열었다.


"우리 미국이 자네에게 저지른 중죄, 내가 사죄하겠네."

"......엉?"

"책임지고 이 내가 자네가 잃은 것을 모두 수복하도록 하지. 그리고 자네의 복수도 물심양면 돕겠네."

"뭐?"


어이없다는 표정을 했던 가온이 히죽 웃었다.


"아이고. 미국의 1위께서 살인을 도와주시겠다? 사람들 다 보는데서 그런 소리 해도 되나?"

"물론? 우수한 인간을 욕심때문에 작당하고 합의하여 죽인 머저리들 아닌가? 죽어도 싸지. 아~!물론 저기 레임도 내가 책임지고 처단하게 해 주겠네."

"피터...너 무슨 소릴!"


고개를 돌린 피터가 방긋 웃었다.


"너무 막 나갔어 레임. 자넨 이제 미국에 필요 없네."


가온이 말문을 잃었다.

이 자식은, 지금 진심인 것이다.


"아아~자기소개가 아직이었지?"


피터가 정중하게 허리를 굽혔다.


"미국의 정부공인 순위권자 1위이자, 인류의 최강자 중 하나, 그리고 앞으로 자네의 부하로서 열심히 일할 피터 휴먼이라고 하네. 잘 부탁해?"


찡긋 윙크를 하는 가온을 보고 가온은 정신을 잃어감을 느꼈다.

역시 아까 레이저포를 막은 게 너무 큰 무리인 것 같았다.

이 몸뚱이에서 죽어도 붉은 커튼으로 깨어나겠지만, 그래도 여기서 잠드는 건...


그런 가온을 받아내며 피터가 웃었다.


"깨어나면 모든 것을 포장해서 준비해 놓도록 할게. 지금은 푹 쉬어?"


또 윙크를 하는 피터를 보며 가온은 결국 정신을 잃고 말았다.


'쓸데없이 잘생겼네..."


그렇게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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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쥐(誓) 바람의 결말. 20.08.30 157 3 19쪽
375 세계와 내면의 진실 (2) 20.08.29 158 2 16쪽
374 세계와 내면의 진실 (1) 20.08.28 161 3 24쪽
373 절대적인 신(神) 20.08.26 155 3 15쪽
372 소원을 이루어주는 자 (3) 20.08.25 173 3 13쪽
371 소원을 이루어주는 자 (2) 20.08.24 164 3 14쪽
370 소원을 이루어주는 자 (1) 20.08.23 161 3 15쪽
369 소원권 (2) 20.08.22 161 3 20쪽
368 소원권 (1) 20.08.22 163 3 23쪽
367 동기부여 20.08.21 165 4 27쪽
366 에메라의 이야기 20.08.20 165 2 11쪽
» 파멸? (10) 20.08.18 172 4 28쪽
364 파멸? (9) 20.08.17 160 3 20쪽
363 파멸? (8) 20.08.16 158 2 20쪽
362 파멸? (7) 20.08.15 170 2 21쪽
361 파멸? (6) 20.08.14 166 3 16쪽
360 파멸? (5) 20.08.14 168 3 21쪽
359 파멸? (4) 20.08.12 176 3 19쪽
358 파멸? (3) 20.08.11 174 3 23쪽
357 파멸? (2) 20.08.10 178 3 12쪽
356 파멸? (1) 20.08.10 170 3 17쪽
355 파멸의 징조 (3) +1 20.08.08 175 4 15쪽
354 파멸의 징조 (2) 20.08.07 172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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