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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나. 님의 서재입니다.

Volition : 1988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플나
작품등록일 :
2020.01.21 15:23
최근연재일 :
2024.04.2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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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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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화 : 완성(Integration) (1-1)

DUMMY

최종화 : 완성(Integration)


-1-


「프로메테우스 작전Operation Prometheus」 개시 15분 전인 5월 9일 22시 45분.

서울 모(某)처, 9국 HQ에서 남쪽으로 약 1km 떨어진 지점.


승합차의 조수석에 앉은 포도스트로마는 걱정에 잠겨 있었다. 어제의 분석대로라면 적은 하얀 마녀를 포함, 세 명의 볼리셔니스트를 북한에 침투시켰다. 목적은 분명했다. 바로 사이트의 무력화였다. 적이 어떻게 사이트의 존재와 위치를 알게 되었는지, 또 그것의 중요성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버건디는 남한에 있다는 「폭풍의 현자」 - 자신과 같은 세계에서 온 - 가 정보를 주었을 거라는 얘기를 했다. 이때 잡음이 잔뜩 섞인 무전기 소리가 상념을 깨웠다. 마젠타였다. 그는 적 후방을 우회 침투할 B조를 이끌고 있었다.


/(이하 노어) [“여기는 에이가(Agar, 우뭇가사리) 셋. 도착은 삼십 분 후입니다.”]/

/“에이가 하나. 여기는 도착까지 오 분 남았다.”/


마이크를 잡은 포도스트로마가 대답했다. 잠시 뒤, 차량은 골목을 하나 돌아서 들어간 뒤 멈췄다. 깊어가는 밤의 도시는 한산했다. 상가와 주택가의 경계인 이곳은 더더욱 그랬다. 몇몇의 사람만이 비틀거리며 돌아다닐 뿐이었다. 승합차는 가로등 사이의 어둠에 섰다. 희미해진 승합차의 실루엣이 움직이며 문이 열렸다. 포도스트로마는 머리부터 먼저 밖으로 내밀어 상황을 살핀 후,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왔다. 다행이 자신들에게 관심을 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가 시계를 보았다. 곧 합류 시간이었다.


저 멀리 골목이 만나는 곳에서 엔진소리의 반향이 들려왔다. 아마도 다른 차량도 도착한 모양이었다. 이곳에만 승합차 여섯 대, 대형 탑차 한 대, 승용차 한 대가 모일 예정이었다. 시간차를 둔다고 해도 아마 일대가 소란스러워지는 건 피할 수 없겠지. 이제부터 악마가 도착할 10분 후까지, 어쨌든 빨리 장비 - 광범위 인지구조 왜곡장치를 포함한 결계생성장치 - 의 전진대형을 완성해야만 했다.


/“좋아. 준비는 빨리 마치도록.”/


포도스트로마가 휴대용 무전기의 헤드셋에 손을 때면서 말했다. 어쩌면 악마와 합류하기 전인 지금이야말로 가장 취약한 시점이었다. 이동 중인 악마는 이미 적 예지망 감시 하에 있을 것이므로, 포도스트로마는 집결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도록 타이밍을 조절했다. 먼저 대열을 분산하여 움직였다. 고속도로는 적들의 감시 하에 있을 것이기에, 되도록 국도를 이용했다. 분산한 대열이 한 번에 모일 수 있도록 경로를 짰다. 그리고 장비의 준비 완료 시간과, 악마와 이곳 볼리셔니스트의 합류 시간, 그리고 공허Void의 효력이 떨어지는 시간을 같게 맞췄다. 그렇게 집요하리만큼 세심하게 짠 동선은 지금까지 잘 작동하고 있었다. 불과 30초도 어긋나지 않았다.


붉은 눈의 포도스트로마가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신문에 난 것처럼, 이곳은 다행이 소개범위 밖이었다. 적의 시선도 여기까지는 미치지 못하리라. 더구나 밤인 만큼 돌아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수상한 시선이 없음을 확인한 포도스트로마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대원들이 승합차에서 실어온 부품들을 대형 탑차로 옮겼다. 그들은 하이포크리알레스의 명령 하에 능숙한 솜씨로 결계생성장치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시간에 맞추기 위해 수 십 번도 더 연습했던 일이었다. 곧 결계생성장치가 형태를 갖춰갔다. 포도스트로마는 그 장면을 보면서 초조한 듯 손목을 들어 시계를 바라보았다. 3분이 지났다. 남은 시간은 7분 남짓. 이때 헤드셋에서 무전이 들어왔다. 단탈리온이었다.


/[“여기는 알기(Algae, 조류) 셋. 앞으로 오 분입니다.”]/


그리고 단탈리온을 시작으로 발바토스, 그레모리에게서도 위치를 알리는 무전이 들어왔다. 모두 오 분 후를 전후하여 이곳에 도착한다는 내용이었다. 시작은 나쁘지 않음을 깨달은 포도스트로마가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주변은 여전히 조용했고, 아무런 변화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때였다. 어둠 속에 내려앉은 공기가 스산하게 움직였다. 갑자기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표막으로 둘러싸인 볼리셔니스트가 고속 이동할 경우, 공기를 찢는 특유의 소음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지금 포도스트로마의 귀에 들려온 소리는 그와 똑같았다. 그는 반사적으로 품안의 홀스터에서 데메테르Demeter - 표막을 뚫어낼 수 있는 권총 - 을 꺼내들며 몸을 날렸다.


/“!!!”/


그가 건물 돌출부 뒤로 몸을 날렸을 때였다. 그의 눈에 보인 것은, 하늘에서 날아온 적 볼리셔니스트가 대원 하나를 반토막내는 장면이었다. 순간 놀라움과 혼란스러움에 크게 당황한 포도스트로마였지만, 이내 헤드셋의 마이크를 쥐고 소리쳤다.


/“응사!!”/


민간인 지역이고 뭐고 없었다. 곧 여러 발의 총소리가 골목 전체를 울렸다. 거기에 총알이 벽에 박히는 소리, 볼리셔니스트의 움직임 소리, 칼이 만드는 저주파가 섞여 들어갔다. 어둠 속에서 잠깐 시간을 번 포도스트로마는 다시 품안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작은 약병 하나를 꺼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보고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약병을 돌려 라벨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명료Lucid」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것은 공허Void의 효과를 강제로 「정지시키는」 약이었다. 한 번 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공허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함이었다. 문제는 부작용이었다. 명료Lucid를 복용하는 순간 볼리셔니스트의 능력을 다시 사용할 수 있긴 해도, 30분 정도는 능력의 정밀한 컨트롤이 불가능했다. 즉, 사용시 도망은 칠 수 있을지언정 정교한 전투는 어렵다는 뜻이었다.


/‘젠장!!’/


몇 초를 고민한 그는 약병을 다시 품안에 넣었다. 그리고 헤드셋에 대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알기, 지금 위치는?! 우리는 공격 받고 있다!!”/

/[“여기는 알기 둘. 확인했습니다. 일 분 걸립니다.”]/


곧바로 긴박한 그레모리의 답변이 들려왔다. 포도스트로마가 다시 외쳤다.


/“약은 쓰지 말도록! 그레모리가 곧 도착한다!!”/


그때 그의 앞으로 그림자 하나가 접근해왔다. 황급히 총을 든 포도스트로마가 이를 깨물며 방아쇠를 당겼다. 상대가 사선(射線)을 피해 왼쪽으로 튀어 나가자, 포도스트로마는 건물 사이의 좁은 공간에 몸을 숨겼다. 순간 비참한 느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명료Lucid를 썼다가는 차후의 공격에 지장이 있을 것이 뻔했고, 그렇다고 맞대응은 자살 행위였다. 발소리가 멀어지는 걸 확인한 포도스트로마는 조심스럽게 골목 쪽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정보는 제한적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혼란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었다. 무전망도 혼돈 그 자체였다. 그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절망에 속으로 분을 삼켰다. 그러나 돌아온 건 적의 끝 모를 정보력이었다. 도대체 여기서 집결한다는 걸 어떻게 안 것일까.


/‘어떻게...?!’/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를 찾아낸 적 볼리셔니스트 하나가 하늘에서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검날에 비친 가로등 빛이 그의 눈을 스치듯 비춰 지나갔다.


/“큭!!!”/


몸을 날려 가까스로 일격을 피해냈다. 포도스트로마가 촛불처럼 흔들리는 칼날을 바라보며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하지만 여기서 죽을 수는 없었다. 그가 데메테르를 꺼내 응사했다.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이 무거웠다. 반동에 손목이 시큰거렸다. 볼리셔니스트 능력이 봉인된 상태였기에, 탄환은 원하는 곳으로 날아가지 못했다. 겨우 제대로 쏜 것도 적은 표막으로 방어하지 않고 칼로 쳐 날렸다.


/“젠장!!”/


마지막 탄환이 총구를 떠나자 슬라이드 후퇴 고정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놀란 그가 여분의 탄창을 꺼내 교체를 시도한 순간이었다. 급속히 거리를 좁힌 적이 칼날을 휘둘렀다. 밤의 골목 위에 회백색 반월이 생겨났다.


/“!!!”/


뭔가 크게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사람 몸이 저쪽으로 굴러갔다. 입안에 들어온 먼지를 털어내며 포도스트로마가 가까스로 자세를 일으켰다. 총을 잡고 있던 오른손목에서 통증이 올라왔다. 만약 데메테르로 검격의 궤도를 틀지 않았다면, 오른쪽 반신이 날아갔을 공격이었다. 반쪽으로 갈라진 데메테르의 부품이 여기저기 흩날리고 있었다. 찰나의 시간이 지나고 쇳조각 굴러가는 소리가 잦아질 즈음, 먼지에 가로등 불빛의 형태가 점점 명확해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칼을 든 볼리셔니스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창민 대리였다. 포도스트로마를 알아본 그의 얼굴 위로, 숨기지 않은 웃음이 드러났다.


“운이 좋은데. 벌써 왕이라니.”


서창민 대리가 칼을 치켜들었다. 시작부터 바로 끝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공격은 이어지지 못했다. 멀리서 초음속의 충격파와 함께, 그레모리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서창민 대리와 포도스트로마의 사이를 꿰뚫듯 나타난 그레모리는, 거칠게 칼을 휘두르며 거칠게 그를 밀어냈다.


/(이하 영어) “물러서라!!”/


서창민 대리가 강력한 악마의 공격에 거리를 두며 뒤로 빠졌다. 그 사이 포도스트로마는 모습을 감췄다. 복잡한 이면도로 뒤로 사라지는 그를 시야 끝에 두며, 서창민 대리가 칫 소리를 내며 다시 한번 거리를 벌렸다. 뒤를 힐끗 바라본 그레모리도 공격을 멈췄다. 그때 두 사람의 헤드셋에 무전이 들어왔다. 발신원은 달랐지만 내용은 같았다. 발바토스가 도착했다는 내용이었다. 서창민 대리가 마이크에 대고 소리쳤다.


“철수!!”


그레모리는 서슴없이 멀어지는 서창민 대리를 보며 미간을 좁혔다. 아마도 발바토스가 도착하면 철수하기로 계획한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적들이 물러가자 혼란도 함께 사라졌다. 곧 포도스트로마의 전황 확인 명령이 떨어졌다. 집결지로 도착한 그레모리가 포도스트로마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이하 노어) “괜찮으십니까.”/

/“괜찮아. 고맙다. 그레모리.”/


포도스트로마가 옷 위의 먼지를 털며 대답했다. 차분한 말과는 달리 얼굴에는 분노가 잔뜩 서려 있었다. 하이포크리알레스가 대략적인 상황을 보고했다.


/“네 명 전사, 두 명이 부상입니다.”/

/“뭐?! 적 수는?”/

/“대략 일곱에서 여덟 명 정도로 확인했습니다.”/

/“젠장. 장비는?”/

/“일부 파손이 확인되었습니다. 가동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알겠네. 빨리 준비하도록.”/


간신히 분노를 부여잡은 포도스트로마가 말을 마쳤다. 하이포크리알레스는 대원들을 추스르며 공격준비를 지시했다. 설마 했던 타이밍에 일어난 완벽한 기습이었다. 10분의 짧은 시간이었건만, 놈들은 그 사이를 치고 들어왔다. 검은색 나무는 그야말로 발칵 뒤집어졌다. 인명 피해도 그렇거니와 장비 파손, 고심 끝에 고른 집결지의 발각까지. 문제가 아닌 게 없었다.


하지만 포도스트로마를 더욱 심란하게 만든 것이 있었다. 이 난리가 났음에도 조용한 주변이었다. 조금 멀리 떨어진 아파트의, 여전히 빛을 밝힌 몇 개의 창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소개지역은 아니었다. 그러나 놈들은 아무런 주저 없이 공격을 가해왔다. 도대체 일주일 만에 얼마나 준비를 한 것일까. 어쩌면 수렁으로 들어가는 건 자신들이 아닐까. 이때 대원 하나가 손에 뭔가를 들고 왔다. 50cm 정도 길이의 철제 상자였다. 그것을 본 포도스트로마가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이건 뭐지?”/

/“CCTV 카메라로 보입니다.”/

/“어디 설치되어 있었지?!”/


대원이 손을 들어 옆에 있던 상가 건물 위쪽을 가리켰다. 벽과 같은 색의 철제 하우징이 눈에 들어왔다. 누가 봐도 카메라를 감추기 위한 물건이었다. 대원이 카메라 표면을 만지며 말했다.


/“최근에 설치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렇군...”/


상자를 받아든 포도스트로마가 탄식을 내뱉었다. 이걸로 감시하고 있었단 말인가. 1km가 떨어진 여기까지 감시장비를 운용한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문득 그의 머리에 한 가지가 스쳐 지나갔다. 마젠타가 이끄는 B조였다. 마젠타의 루트는 적 HQ 북동쪽을 향해 크게 돌아 들어가는 형태였다. 본 공격이 시작되어 적과 교전이 시작되면, 후방을 치기 위함이었다. 포도스트로마가 헤드셋을 들었다.


/“여기는 에이가 액츄얼. 에이가 셋. 들리나?”/

/[“여기는 에이가 셋. 말씀하십시오.”]/

/“문제없나?”/

/[“네. 현재까지는 조용합니다.”]/


순간 적이 공허Void를 예지한 건 아닌가, 하는 불안이 사그라졌다. 정황상 적이 감시장비를 운용하는 곳에 「우연히」 자리 잡은 것이 문제일 가능성이 컸다. 운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확인할 것이 있었다.


/“하이포크리알레스.”/

/“네. 포도스트로마.”/

/“하얀 마녀는?”/


포도스트로마의 질문에 하이포크리알레스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없었습니다. 말씀하신 세 사람은 이번 기습에 없었습니다.”/

/“......”/


최초의 심증이 이제는 확신으로 굳어가고 있었다. 놈들이 사이트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 하지만 뭘 계획했든 간에 한 가지만은 분명했다. 이번 공격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둥지를 부숴놓아야만 했다. 포도스트로마가 심각한 표정 그대로 말했다.


/“빨리 준비하도록.”/


/“알겠습니다. 헌데... 이상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뭐지?”/

/“적들 중에 처음 보는 인원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식별되지 않은 볼리셔니스트입니다.”/


포도스트로마의 미간이 확 좁아졌다. 그가 되물었다.


/“몇 명이지?”/

/“최소 세 명입니다. 실력은 상당했습니다.”/

/“......”/


포도스트로마가 다시 생각에 잠겼다. 전투를 앞두고 새로이 등장한 적은 과연 누구일까. 9국이라고 불리는 정보조직이, 단시간에 많은 인원을 충원하는 것은 쉽지 않으리라. 이때 그의 머릿속에 한 명의 얼굴이 떠올랐다. 바로 수장이었다. 포도스트로마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커뮤니티다.”/

/“...!!”/

/“커뮤니티에서 전력을 수혈 받은 거야. 커뮤니티 협의체 수장이 전투에 참가할 정도니까. 이번에도 손을 빌린 게 분명해.”/


순간 포도스트로마의 시선이 9국 HQ가 위치한 곳으로 향했다. 그가 묘한 웃음을 입가에 올렸다.


/“기회야.”/

/“어떤 말씀입니까?”/

/“이루어질 리 없다고 여겼던, 정부산하 볼리셔니스트와 커뮤니티의 볼리셔니스트가 손을 잡았다. 역사를 통틀어도 이런 일은 거의 없었을 거야. 아마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겠지.”/


포도스트로마가 9국 HQ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 나라 볼리셔니스트의 모든 전력이 한 곳에 모였다. 어쩌면 그들의 의지가 하나로 뭉쳤다고 볼 수 있겠지.”/


찬찬히 올라가는 포도스트로마의 입꼬리를 본 하이포크리알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씀은... 적 HQ를 점령하면 이 나라 의지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군요.”/

/“그렇지. 전체는 아니더라도 영지(靈地)를 엄청나게 확대할 수 있을 거야.”/


큰 기대가 꺾였을 때 후폭풍이 엄청난 것처럼, 의지가 모였을 때 그것이 깨지는 것 또한 엄청난 리바운드를 가져오기 마련이었다. 만약 여기서 전국의 커뮤니티와 정부 기관이 합세한 적을 깨부수고 상징인 HQ를 빼앗을 수 있다면, 그 보상은 엄청날 것이었다. 오늘의 승리 이후 공략이 잘 진행된다면, 이 나라 의지흐름 전체를 차지하는 것도 꿈은 아니었다. 포도스트로마가 허리를 세우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적을 꺾을 동기가 더더욱 확실해져왔다. 그가 환희를 감추지 않고 말했다.


/“좋은 사냥이 되겠군.”/


그나마 추가 공격이 없었던 건 다행이었다. 20분 정도가 지나고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하이포크리알레스의 보고를 받은 포도스트로마가 훌쩍 뛰어 한 건물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적의 HQ가 위치한 북쪽을 향해 칼날을 뻗으며 소리쳤다.


/“좋아. 전진!!!!”/


한편, 같은 시간 9국 HQ에 있던 한강진 국장은 기습 성공 보고를 받았다. 포도스트로마를 놓쳤고 장비를 파괴하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이만하면 만족스러웠다. 서전에서 적 전력을 일부 줄였고 기선도 제압하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좋은 점이 있었다. 우회 중인 적이 그대로 이동 중이라는 예지였다. 지휘통제실에서 민혜림 대리의 보고를 받은 한강진 국장이 물었다.


“아직 전진 중이라는 건가?”

“네. 현재는 저희 동쪽을 지나 북동쪽으로 향하는 중이에요.”

“수는?”

“대략 13에서 15명 정도입니다.”

“좋아. 3, 4팀을 준비시키지. 접전 타이밍은 이쪽에서 내릴 테니 이동 개시하도록.”


이때 모니터를 주시하던 작전계원이 말했다.


“적 선봉이 작전선 A에 접근합니다. 3분 내로 돌파 예정입니다.


작전선 A는 소개 지역 경계선을 의미했다. 한강진 국장이 계원 옆으로 와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 천천히 이동하는 차량과 볼리셔니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손목을 들어 시계를 한 번 본 뒤, 무전기를 들었다.


“전 대원에게 알린다. 「프로메테우스」 작전 개시. 작전 개시.”


그로부터 5분 뒤. 그리고 작전선 A를 돌파하여 소개지역에 들어간 검은색 나무 병력들이 마주한 것은, 꼼꼼하게 설치된 폭발물의 연쇄 폭발, 대물 저격총과 기관총의 총탄, 그리고 Mk.19 고속유탄발사기가 만드는 엄청난 화망이었다.


* * * *


「프로메테우스 작전Operation Prometheus」 개시 약 15분 후, 「해왕성 작전Operation Neptune」 개시 약 90분 전인 5월 9일 23시 40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평양직할시 동쪽 약 35km 지점, 「사이트Site」 인근.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플나.입니다.

거의 1년만에 돌아왔습니다.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ㅡㅜ

최근 생각 외로 회사 일이 바빠져서...ㅎㅎ;; 영 쓸 시간이 나지 않았네요.
현생이랑 같이 하는 게 역시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단은 최종화를 다 써놓긴 했습니다.
조금씩 수정하면서, 일주일에 1~2편 정도 올릴 예정입니다.

최종화 이후에는 에필로그가 진행됩니다.
마지막까지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From PlasmaK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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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최종화 : 완성(Integration) (3-2) 24.04.28 3 0 16쪽
247 최종화 : 완성(Integration) (3-1) 24.04.26 4 0 11쪽
246 최종화 : 완성(Integration) (2-3) 24.04.23 6 0 17쪽
245 최종화 : 완성(Integration) (2-2) 24.04.21 10 0 14쪽
244 최종화 : 완성(Integration) (2-1) 24.04.17 7 0 14쪽
243 최종화 : 완성(Integration) (1-2) 24.04.09 8 0 13쪽
» 최종화 : 완성(Integration) (1-1) 24.04.07 12 0 18쪽
241 11화 : 폭풍(Storm) (4-3) 23.04.16 27 0 19쪽
240 11화 : 폭풍(Storm) (4-2) 23.04.10 20 0 11쪽
239 11화 : 폭풍(Storm) (4-1) 23.04.02 14 0 13쪽
238 11화 : 폭풍(Storm) (3-5) 23.04.02 19 0 9쪽
237 11화 : 폭풍(Storm) (3-4) 23.03.26 16 0 11쪽
236 11화 : 폭풍(Storm) (3-3) 23.03.26 9 0 12쪽
235 11화 : 폭풍(Storm) (3-2) 23.03.19 19 0 11쪽
234 11화 : 폭풍(Storm) (3-1) 23.03.19 14 0 11쪽
233 11화 : 폭풍(Storm) (2-5) 23.03.12 16 0 12쪽
232 11화 : 폭풍(Storm) (2-4) 23.03.12 18 0 13쪽
231 11화 : 폭풍(Storm) (2-3) 22.08.27 33 0 12쪽
230 11화 : 폭풍(Storm) (2-2) 22.07.30 27 0 14쪽
229 11화 : 폭풍(Storm) (2-1) 22.07.17 25 0 16쪽
228 11화 : 폭풍(Storm) (1-3) 22.07.03 38 0 11쪽
227 11화 : 폭풍(Storm) (1-2) 22.06.26 37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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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10화 : 폭격(Bombardment) (6-3) 22.05.29 39 0 11쪽
222 10화 : 폭격(Bombardment) (6-2) 22.05.15 4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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