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촐물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7.12 20:00
연재수 :
185 회
조회수 :
10,613
추천수 :
329
글자수 :
968,841

작성
24.05.21 20:00
조회
6
추천
0
글자
11쪽

멸망 (2)

DUMMY


아름으로 돌아가는 길.

그 길은 축제의 길이나 다름 없었다.

차량 내부에 가득 차오르는 들뜬 리터너들의 목소리.


모든 마석이 공략됐다.

이제 멸망이 찾아오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들이 알기로는 말이다.


하지만 길을 만드는 자들은 그러지 않았다.

긴장을 품은 상태를 유지할 뿐이었다.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본격적인 멸망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그들은 긴장을 유지하고, 언제라도 대처할 준비를 유지했다.


그러나 아름으로 돌아가는 길.

그리고 도착할 때까지.


세상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건가?’


그 평온함에 김윤은 이러한 생각을 품었다.

그러나 그 어떠한 곳에서도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평화뿐이었다.

그리고 그 평화가 무려 3개월간 지속 되었다.


“사실 멸망이라는 건 없는 게 아닐까.”


신민우가 김윤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김윤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 3개월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전 세계적으로 평화가 지속됐다.


아름의 거대한 벽.

그 위에서 백민호가 중얼거렸다.


“그럼 길을 만드는 자는 왜 있는 거지?”

“그리고 널 살려둘 필요도 없겠지.”


그의 곁에 있던 김윤이 마력을 손 위로 응축했다.

새카만 마력의 구체가 그곳에서 만들어져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멸망이 없을 수는 없어.”


김윤은 비타를 통해 수많은 멸망을 맛보았다.

그것은 결단코 없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자신들에게 이러한 힘이 있는 것이니 말이다.


‘고작 마석을 처리하기 위해 이런 힘을 준다고?’


그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물론 강적들도 존재했으나, 결국 다 해결이 가능했다.

길을 만드는 자가 없는 곳도 말이다.


즉, 이 힘은 다른 용도가 있는 것이다.

마석을 이겨내고, 그 뒤에 찾아올 멸망을 위해서 말이다.


또한 마석의 주인들이 하나같이 내뱉은 말.


멸망은 반드시 실존하다.

그리고 반드시 이 세계를 찾아올 것이다.


“그런데 왜 아직까지 아무 일도 없을까요.”


주은서가 벽 내부에 있는 도시, 아름을 바라보았다.


평화롭기 그지없는 도시.

그들은 이제 과거의 상처를 씻어내며 나아가고 있었다.


“······더 큰 절망을 위한 건가.”


세계의 이들이 회복했을 때를 노려, 정신적으로도 회생할 수 없는 완벽한 멸망을 바라는 것일까.


“그게 아니면 아무도 모르게 일어나고 있을 수도 있지. 어떤 형태인지 아무도 모른다며?”


그렇기에 더더욱 불안한 것이다.

이 평화를 도대체 어떤 식으로 무너뜨릴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큰 절망을 선사하려는 것인가.


그간 수많은 세계가 괜히 멸망을 맞이한 것이 아니다.

그들 역시 강력한 무력을 가졌고, 현명한 두뇌를 지녔으나 멸망을 맞이했다.

그것은 세계의 방해를 이겨내고, 협력했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고 보니 우리 쪽은 생각보다 방해가 적었군.’


김윤이 주은서와 이지우를 흘끗 바라보았다.

둘과의 충돌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저놈은 아니지만.’


반면 백민호.

그는 이곳에 있는 모든 길을 만드는 자와 트러블을 지니고 있는 이였다.


“그러고 보니 백화는 어쨌지?”

“아, 걔네? 걔네 도시에 못 들어간다며. 그래서 따로 생존 구역을 마련해서 살고 있지. 나랑 같이 말이야.”

“······뭔갈 꾸미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럴 리가. 나도 멸망이 안 와서 심란하다고.”


백민호가 어깨를 으쓱하며 과장된 리액션을 취했다.


이지우가 다른 대화 주제로 그들의 시선을 돌렸다.


“그건 그렇고 들었어요? 리터너를 해체한다더고요.”

“하긴 목적이 지구를 되찾는 거였으니까.”


애초에 리터너라는 직업이 생긴 이유.

그것은 지구를 되찾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은 지구를 되찾고 모든 마석을 처리했다.

그나마 남은 것도 지구에 남은 기존의 생물들.

마력으로 변화했다고 해도 마석에서 쏟아내는 몬스터와 하고는 위험도가 차원이 다르다.


때문에 전투에만 종사하는 인원이 많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그렇기에 나온 안건이 리터너의 해체.


나라 곳곳에 흩어진 도시를 하나로 엮고, 벽을 지키고 코어를 캐오던 이들 중 일부를 추려 나라의 군으로 통합하자는 안건이었다.


“이미 해외 쪽에서는 진행되고 있다더라고요.”

“하지만 반발이 심할 거 같은데.”


군으로 들어가는 것.

그것은 리터너 때에 누리던 것들, 자유를 잃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일 리가 없다는 이야기였다.


주은서가 답했다.


“그렇긴 한데 몬스터 사냥이 안 되고 있으니까, 리터너들도 먹고 살 방법이 따로 없으니까요. 더군다나······.”


그녀가 몸을 돌려 아름의 바깥을 바라보았다.


“마력 코어의 품질이고 양이고 모두 줄어서요. 마력으로 재건되던 도시들에 비상이 걸렸어요.”


이지우가 말을 곁들였다.


“정확히는 나라에죠. 마지막 마석 기억하시죠?”

“네.”


김윤은 흑철의 언덕, 그 던전이 담겨 있던 마석을 떠올렸다.

그것은 다른 마석 던전과 달랐다.


보통의 마석 던전은 던전이 무너지면 공기 중에 막대한 마력을 쏟아내며 소멸.

그러나 그 마석은 소멸하지 않았다.


그 거대한 마석은 그대로 남아 하나의 연료가 된 것이었다.

그것도 기존의 코어를 상회하는 막대한 에너지의 연료로 말이다.


또한 그것은 국내만이 아니었다.

중국의 기의 사막.

영국의 공허의 폭풍.

호주의 외계의 도시 등.


각종 최초의 마석 중 몇몇 마석.

후반에 공략된 마석들은 사라지지 않고 연료로 남은 것이었다.


“그래서 마석을 먼저 공략한 나라는 불리한 상태가 되었다지. 후반에 공략한 나라들이 그 마석을 가지게 됐으니까.”

“맞아요. 그래서 불만을 표출하는 나라가 많죠.”

“부족한 코어······. 몇몇 나라만 가지는 압도적인 효율의 연료 마석.”


백민호가 끼어들었다.


“근데 마석 던전 주변엔 마력이 밀집돼 있잖아. 그걸 갈무리해다가 연료로 사용해도 될 텐데? 다른 지역에 몇십 배는 되는 양이라고.”

“그것보다 마석이 더 효율이 좋으니까.”


더군다나 공기 중 마력은 언제 흩어질지 모른다.

실제로 마석 주변에 응축된 마력은 느리지만 주변으로 퍼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마석은 아니다.

그 방대한 마력이 모두 응축되어있다.


또한 코어와 달리 사용과 충전이 별개로 분리된 것이 아니다.

그 품고 있는 방대한 마력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모자란 마력을 끌어온다.

소모되는 것과 동시에 회복이 되는 것이었다.


물론 소모에 따라 회복량이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하겠으나.

무기든 연료든, 어디에 사용해도 고효율의 물건.

모두가 탐낼만한 것이다.


‘설마······.’


그 마석이 분란의 씨앗, 멸망의 씨앗인 것일까.


“시청에 가야겠어.”


리터너의 군 편재, 마석, 줄어드는 마력의 코어.

이것은 심상치 않다.


‘이 세계에, 우리 세계에 주어진 멸망은 자멸인가.’


김윤은 거대한 벽에서 몸을 날렸다.

그의 몸이 마치 유성이라도 된 듯이 공기를 가르며 시청으로 날아갔다.


콰앙!


시청 바로 앞에 떨어지는 새카만 유성.

그것이 떨어지기 무섭게 짙은 마력이 주변을 휘감았다.

그리고 자신이 망가뜨린 땅을 거짓말처럼 되돌려 두었다.


“누, 누구냐!”


그 모습을 보며 소리치는 경비.

그가 마력을 뽑아내며 들고 있는 총에 담았다.


“김윤입니다. 시장님은 어디 계시죠?”


김윤이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그리고 때마침 시청에서 빠져나오는 누군가.


“아무리 고칠 수 있다고 해도 그렇게 등장하지는 말아 달라고 했던 것 같은데.”


신민우였다.


“어딜··· 가시나요?”


김윤이 그의 차림새를 유심히 살폈다.

평소 집무실에 있는 것과는 다른 복장.


그 모습을 바라보던 김윤은 마력을 펼쳤다.

스킬, 비밀 대화.


그의 마력이 닿는 내에 있는 목소리는 바깥으로 빠져 나가지 않는다.

주변의 귀를 가로막은 김윤은 품고 있던 질문을 그대로 내뱉었다.


“전쟁입니까?”

“아직은 아니다.”

“‘아직은’ 이군요.”

“그래, 아직은.”


신민우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조만간이다. 너도 알기 때문에 온 거겠지?”

“네.”

“던전이 소멸함에 따라 부족해지는 마력 자원, 코어. 물론 공기 중의 마력을 그 코어에 채우는 것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나 효율이 떨어지지. 하지만 코어보다 더욱 뛰어난 물건이 나타났다.”


그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푸른 빛이 담긴 작은 보석과도 같은 그것.

마석이었다.


“마석.”

“그래, 마석. 최초의 마석 중 후반부의 공략된 던전들의 잔여물이지. 우리나라의 경우엔 두 곳에 이 마석이 남았다. 보통의 나라엔 하나도 겨우 가지고 있을 게 두 개나 있단 말이지.”

“그리고 그걸 가지지 못한 나라들이 우리를 노리고 있고요.”

“그래, 마력이 깨어난 지금의 시대에서 가장 강력한 게 뭔지 아나?”

“인간이겠죠. 그리고 이 나라는 그 수가 적고요.”


신민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강한 리터너도 적다. 그렇기에 공략이 더뎠던 것이니까.”

“반대로 강한 리터너들이 있는 곳은 공략이 빨랐고, 그래서 마석을 가지지 못했죠.”

“그래, 그리고 가장 많은 마석을 지닌 우리를 노릴 거다.”

“아직 각 나라의 안정화도 끝나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노리는 거다.”


아직 안정화가 되지 않았으니까.

그렇기에 가장 습격하기에 적합한 상태니까.


무기는 충분하다.

과거 몬스터들과 맞서기 위해 잔뜩 만들어 두었으니까.

병사 역시 마찬가지.


아니, 오히려 과거보다 더욱 뛰어나다.

A랭크의 리터너는 그 하나로 재앙이나 다름이 없으니까.


그들만 몇 보낸다면 충분히 전쟁이 가능하다.

또한 그들의 수는 적기에 그들의 개별 행동이라고 우기는 것 또한 가능하다.


‘물론 그렇다고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마석은 챙겨갈 수 있겠지.’


“······이곳에 길을 만드는 자가 있음에도 그런 겁니까.”

“결국 멸망은 막아냈고, 그 이후의 멸망을 그들은 모르니까. 또한 너희는 소수지 않나.”


이게 이 세계의 찾아오는 멸망인 것일까.

고작 탐욕으로 인한 자멸이 이 세계에 주어진 멸망인 것일까.


“그리고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네?”

“내가 이렇게 나온 이유다.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마석을 가진 타국이 습격을 받았다고 한다. 목적은 당연히 마석이고. A랭크 급으로 보이는 리터너들이 여럿 침투했다더군.”


마석을 쟁탈하기 위한 수작질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그것이 커져 전쟁을 일으킬 일만 남은 상황.


“그리고 그 중 하나를 사로잡는데 성공했다는군.”


정체를 알아내고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다.


“······이게 그 멸망인가 보군요.”

“그런가보군.”


신민우가 김윤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니 가서 대비하도록. 나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자 허물어지는 김윤의 마력.


“멸망을 막기 위해.”


새카만 마력의 막이 사라지며 신민우의 목소리가 주변으로 울려 퍼졌다.

그것은 그간 찾아오지 않았던 진정한 멸망의 시작을 알리는 것만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공간 지도 제작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업로드 시간 변동 안내 23.10.10 174 0 -
185 잉그 (7) 24.07.12 5 0 12쪽
184 잉그 (6) 24.07.11 5 0 12쪽
183 잉그 (5) 24.07.09 6 0 11쪽
182 잉그 (4) 24.07.04 9 0 12쪽
181 잉그 (3) 24.07.02 8 0 11쪽
180 잉그 (2) 24.06.28 9 0 11쪽
179 잉그 (1) 24.06.27 7 0 11쪽
178 창조주 그리고 피조물 (2) 24.06.26 7 0 11쪽
177 창조주 그리고 피조물 (1) 24.06.21 8 0 12쪽
176 길을 새기는 자 (3) 24.06.19 11 0 12쪽
175 길을 새기는 자 (2) 24.06.18 7 0 12쪽
174 길을 새기는 자 (1) 24.06.14 8 0 11쪽
173 길을 지우는 자 (2) 24.06.13 7 0 11쪽
172 길을 지우는 자 (1) 24.06.12 8 0 11쪽
171 길을 잇는 자 (3) 24.06.11 6 0 12쪽
170 길을 잇는 자 (2) 24.06.07 7 0 11쪽
169 길을 잇는 자 (1) 24.06.06 5 0 11쪽
168 길을 비트는 자 (3) 24.06.05 8 0 11쪽
167 길을 비트는 자 (2) 24.06.04 7 0 12쪽
166 길을 비트는 자 (1) 24.05.31 6 0 12쪽
165 멸망 (6) 24.05.29 6 0 12쪽
164 멸망 (5) 24.05.28 6 0 12쪽
163 멸망 (4) 24.05.24 6 0 11쪽
162 멸망 (3) 24.05.23 5 0 11쪽
» 멸망 (2) 24.05.21 7 0 11쪽
160 멸망 (1) 24.05.14 9 0 12쪽
159 마지막 마석 (5) 24.05.10 9 0 11쪽
158 마지막 마석 (4) 24.05.09 10 0 12쪽
157 마지막 마석 (3) 24.05.08 10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