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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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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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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 (1)

DUMMY


“아공간의 중심.”


즉, 우주의 중심.

그렇기에 아공간과 닮았지만 다른 성질을 지니고 있는 곳.

그리고 김윤이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다시 찾아가려 했으나 찾지 못한 공간이었다.


“이제 와서 갑자기 여기에 들어와 진다고?”


매번 그렇지만 도저히 조건을 알 수가 없다.


포탈이라 생각해 수많은 포탈을 통과했다.

그러나 올 수 없었다.


아공간의 기억이 관여한다 생각해 수많은 기억을 읽고, 추출하고, 담았다.

그러나 올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이곳에 있었다.


‘역시 포탈이 문제인 건가?’


이곳에 오는 가장 많은 경우.

그것은 보통 포탈이었다.


그가 최초로 이 공간에 들어왔을 때도 그랬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 온 것도 던전을 클리어하고 생성된 포탈로 온 것이니 말이다.


뭐가 되었든 흔치 않은, 선택할 수 없는 기회다.

김윤은 이번 기회에 최대한 많은 것을 알아가야만 했다.


‘그림자는 이번엔 없나?’


자신의 힘을 완전히 하나로 갈무리한 영향일까.

기다려도 그림자는 나오지 않았다.


‘스킬이 사용되지 않는 건 여전하군.’


순수한 마력만이 사용된다.

물론 김윤의 마력은 순수한 마력은 아니었다.


그의 마력은 레부를 통해 자신만의 마력으로 변형되었으니까.

그럼에도 스킬은 사용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운용할 수 있는 양은 전에 왔을 때보다 확실히 늘었다.’


김윤은 손바닥 위로 새카만 마력을 응축했다.


오직 기초적인 마력의 운용만이 가능.

그것을 뭉치고 엮어 다른 스킬로 만드려고 하면 무언가 강제력이 개입했다.

그리고 그 마력을 다시금 흩어뜨렸다.


김윤은 스킬 사용을 포기하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저번엔 중앙에 생긴 블랙홀 같은 거에 빨려들어갔었지.’


이번에도 그러한 현상이 일어날 것인가.

그는 주변을 쓱 둘러보았다.


아직까지는 하얗다.

다른 세계가 이어지던 포탈조차 보이지 않는다.


대체 왜 이 타이밍에 이곳에 온 거지?


‘설마 지구에 찾아올 멸망이 이건가?’


막을 수 없게 길을 만드는 자를 갈라놓고, 멸망을 선사하려는 것인가?


아니, 그런 경우는 존재하지 않았다.

길은 만드는 자는 세계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와 같은 것이니까.


‘아니, 애초에 나는 왜 매번 이곳에 오는 거지?’


다른 길을 만드는 자는 오지 못한다.

그런데 어째서 김윤은 올 수 있는가.


이 공간과 그가 무슨 연관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때였다.


드드드드!


갑작스레 뒤흔들리는 대지.

김윤은 이 현상을 알고 있었다.


곳곳에서 나타나는 포탈.

그날처럼 각 세계와 연결되고 그가 추방되었던 현상이었다.


그의 뒤로 지구의 풍경이 담긴 포탈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사방에서 수많은 세계를 담은 포탈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그의 눈에 담기지 않았다.


그 무엇보다 거대한 포탈이 그의 시선을 빼앗았기 때문이었다.


‘저 거대한 포탈은 뭐지?’


저번에 왔을 때는 보지 못했던 포탈.

그리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던 엄청난 규모의 포탈이었다.


지구에서 맞이했던 마석의 포탈은 입장하는 사람의 마력을 파악해 몸을 부풀린다.

그렇기에 리터너가 많으면 많을수록 포탈의 크기는 커지기 마련이었다.


기의 사막 때도 그랬고, 흑철의 언덕 때도 그랬다.

하지만 그 모든 포탈의 크기가 저것엔 미치지 못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크기.

마치 거대한 강을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것만이 아니다.

저것이 품고 있는 풍경.


새카맣고 광활하다.

그리고 곳곳에 찬란한 빛이 장식품처럼 수놓아져 있었다.


그것은 우주였다.


“아공간으로 향하는 포탈인가······?”


우주, 그것은 아공간을 의미했다.

그렇다면 저것은 아공간으로 향하는 것일 터.


김윤은 이끌리듯 그 포탈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뻗었다.


그의 손과 포탈이 닿기 직전이었다.


탁!


누군가 그의 손을 후려쳐 포탈에 닿지 못하게 막았다.


“누··· 구······?”


그것은 응축된 마력이었다.

응축된 마력이 사람의 형상을 띄고 그를 막아섰다.


동시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의지가 전해졌다.


죽을 것이냐고.


“이건······.”


김윤은 그 마력 덩어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디선가 느껴본 적이 있는 기운이었다.


김윤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떠올렸다.


그것은 카룬과 대적하던, 자신의 몸을 빼앗았던 의지.

그것과 무척이나 흡사한 기운이었다.


마력 덩어리가 두 팔을 뻗었다.

그리고 김윤을 감싸안았다.


그것에 품에서는 따사로운 무언가가 느껴졌다.

자신의 몸을 빼앗았던 것과 같은 기운이었으나 달랐다.


그야 그것과 완전히 흡사한 기운은 그들의 뒤에서 모습을 나타냈으니까.

그것은 새카만 어둠을 전신에 휘감으며 나타나는 그것.


그것은 그림자였다.


물론 과거와 같은 김윤의 모습은 아니었다.

대신 자신을 감싸안은 마력의 덩어리와 똑닮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윤은 알 수 있었다.

저것은 늘 이 공간에게 김윤에게 말을 걸던 그 존재.

그림자와 흡사하다는 것을.


저것은 카룬과의 싸움 때 자신에게 깃든 의지,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그림자를 모두 품고 있었다.


그의 강렬한 의지가 김윤의 머릿속에서 언어로 번역되었다.


“떨어져라. 나.”


그가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의 전신에서 푸른 마력이 일어나며 김윤에게 붙은 마력 덩어리를 밀어냈다.


김윤은 그 마력에서 적대감을 감지했다.

그것은 마력 덩어리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을 향한 것이었지.


“너, 뭐냐.”


김윤이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의 전신에서 새카만 마력이 발현되기 시작했다.


“닥쳐라 피조물.”


그가 다시금 의지와 함께 마력을 쏟아냈다.

마치 파도와 같은 그것.

그것은 이 공간을 모조리 채우는 것을 모자라, 거대한 해일을 일으켜 김윤을 집어삼켰다.


“크학!”


마력의 바다에 잠겼던 김윤이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전신에 둘러진 마력으로 바다를 밀어내며 몸을 위에 고정시켰다.


그 결과 그는 물 위를 걷는 것이 가능해졌다.


“쿨럭.”


그는 몸속에 들어온 마력을 기침으로 토해내며 주변을 살폈다.


저 멀리 마력의 덩어리와 그림자가 충돌하고 있었다.


“네가 만들었다고 한들 모든 세상이 살아남을 수는 없는 법이다. 또한 탄생이 있다면 멸하는 것이 순리.”


그림자가 손가락을 뻗었다.

그러자 그곳에서 푸른 마력이 홍수로 부푼 강물처럼 사납게 쏟아져 나왔다.


마력의 덩어리는 투박한 손을 내밀었다.

손가락조차 찾아볼 수 없는 형태.

그러나 마력 방출을 위해서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콰과과!


그것 역시 마력을 쏘아내며 다가오는 강물에 대응했다.


“그런데 고작 피조물을 위해 멸할 셈이냐!”


마력 덩어리의 대응에 그림자가 격분하며 소리쳤다.


그의 분노가 공간을 가득 채운 마력에 그대로 들어났다.

마력으로 이루어진 바다가 크게 넘실거리며 파도를 일으켰다.


마치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와 같았다.

그러자 마력의 덩어리가 김윤을 향해 쇄도했다.


“그딴 놈이 해결해 줄 거라고 여기나? 웃기는군. 피조물 하나 끌어들였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그림자가 마력을 응축했다.

그러자 그의 손 위로 새카만 블랙홀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날, 김윤을 빨아들였던 그것과 완전히 동일한 형태와 기운.


김윤은 그것을 보는 순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것에 빨려 들어간다면 죽는다고.


블랙홀이 서서히 덩치를 부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쿠구구구!


넘실거리던 마력의 바다가 집어삼켜졌다.

강력한 인력이 김윤을 잡아당겼다.


“이게 옳은 길이다. 모든 마력을 환원시켜라. 결국 사라질 것들이었다. 어떠한 길을 걷든.”


새카만 마력 덩어리가 들고 있던 블랙홀을 밀어냈다.


“받아들여라. 나.”


그러자 그것이 더욱 빠르게 덩치를 부풀리며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빌, 어먹을······!”


그것에 저항하던 김윤도 예외는 없었다.

이젠 버틸 수 없다.


그가 서있던 부분의 마력의 바다와 함께 블랙홀로 날아가는 그.

그러자 마력의 덩어리가 김윤을 향해 다시금 쇄도했다.

그리고 그를 감싸안았다.


다시 한 번 느껴지는 포근함.

그리고 또다시 과거 느꼈던 감각을 느꼈다.


그것은 과거 그가 이곳에 왔을 때, 저 블랙홀에 빠졌을 때 느낀 감각.


‘그때 나는 블랙홀에 먹힌 게 아니었나?’


그때도 이 마력의 덩어리가 지켜준 것이었나?

그것을 깨닫는 것과 동시에 김윤의 몸이 마력에 휩싸이며 사라졌다.


“끝까지 그 길을 택할 셈이냐. 나-!!”


새카만 덩어리가 형체를 다듬었다.

그것은 어느덧 인간의 것과 상당히 흡사해졌다.


마력의 덩어리도 마찬가지였다.

둘은 동시에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마치 한쪽이 변하는 것을 한쪽이 비추듯이, 마치 거울처럼 말이다.



***



“사장님?”


아직 돌아오지 않은 정신.

그사이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김윤 씨?”


또다시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정신은 들지 않았다.


손가락 끝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몸이 자신의 것 같지가 않았다.


김윤은 체내에 마력을 순환시키기 시작했다.


심장에서부터 시작해 손끝 발끝으로 퍼져 나가는 마력.

그제야 그의 몸이 그를 인식하고 육신을 다시금 움직여주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움직인다.

시야가 돌아온다.

소리가 제대로 들리기 시작했다.


“으음.”


김윤이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여긴······?”

“마석 앞이에요. 사장님이 포탈을 통과하자마자 쓰러졌어요. 바로 깨어나긴 했지만······.”


주은서가 불안한 눈빛으로 김윤을 살폈다.


‘바로라······.’


그 공간에서 있었던 일은 찰나에 불과한 것인가.


그는 마력을 움직여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이 사용되는 것을 보아 그곳에서 벗어난 것은 확실했다.


아공간의 중심.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던 두 존재.


그들은 대체 무엇인 것일까.


그나마 알 수 있는 것.

평범하던 마력의 덩어리는 자신에게 호의적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그들이 나누었던 대화.


“우주를 관리하는 놈들이라도 되는 건가.”

“네?”


백민호가 다가왔다.


“아직 정신이 돌아오지 않은 거냐?”

“······아니. 그보다 멸망은? 일어나지 않은 건가?”


이지우가 답했다.


“글쎄요. 방금 빠져나와서 잘 모르겠어요. 상황을 보면 달라진 건 없는 거 같은데······.”


그녀가 근처에 있는 리터너 무리를 가리켰다.

그녀가 자신의 힘을 통해 내보냈던 그들.

그들은 던전 공략에 성공했다는 것에 기뻐하고 있었다.


김윤은 그들을 바라보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딱히 별다른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하긴 당장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잖아.’


과거 대재해가 멸망과 가까웠기 때문일까.

반사적으로 멸망이 하늘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선입견이 생긴 것만 같았다.


“일단은 돌아가죠.”


혹시 잠시 정비할 시간을 주는 것은 아닐까.

우선은 도시로 돌아가자.

그리고 최대한 빠르게 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요.”


김윤과 이들은 리터너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들은 철수 명령에 따라 아름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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