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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3)

DUMMY


“그렇군. 그렇기에 이곳에 단기간에 도착했는가. 나의 시련을 받지도 않고.”


레부의 창이 김윤과 백민호를 순서대로 가리켰다.

그리고 이내 그가 창을 쥐지 않은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곳에 황금빛 섬광이 피어나며 김윤과 백민호를 잡아당겼다.


“큭!”


김윤은 주먹에 마력을 응축했다.


순수한 방출.

그것이 그의 정권과 함께 쏟아지며 창날과 충돌했다.


백민호는 수많은 마력의 원소들을 생성했다.

그리고 그것을 사방으로 쏘아내 레부를 노렸다.


공격을 막고 그것으로 생긴 허점을 노린다.

기본적인 반격 방식.

그러나 그것은 허무하게 막혔다.


콰앙!


레부의 발 구르기 한 번에 그 모든 것이 파괴되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발을 구르자 일어나는 마력 폭풍이 자신을 향한 모든 공격을 상쇄시켰다.


“네가 새기는 자로구나.”


레부가 김윤을 바라보았다.

그의 이글거리는 황금빛 눈동자가 그를 집어삼킬 듯이 바라보았다.


“다른 놈들은 필요 없다.”


레부가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화르륵.


방 안에 있던 모든 리터너의 발밑에서부터 피어오르는 황금빛 꽃잎.

그것은 그들을 순식간에 휘감았고, 그것이 사라지자 그들 역시 자취를 감추었다.


“없어졌다······?”

“죽이진 않았다. 그저 자리에서 치웠을 뿐. 그리고······.”


레부가 백민호를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그를 휘감고 있으나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황금빛 꽃잎을.

그것은 분명 그를 추방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비틀었나. 둘이나 있을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지.”


꽃잎을 거둬낸 백민호가 다시금 원소의 세례를 쏟아부었다.


레부는 창을 휘둘러 그 공격을 막아낸 후, 창을 당겨쥐었다.

그러자 그것에 맺히는 금빛 섬광.


콰앙!

그것은 한 줄기의 빛이 되어 백민호를 후려쳤다.


‘마력과는 다른 힘.’


김윤이 품에 손을 집어넣어 지도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마력을 불어넣으며 작은 망치 하나를 만들어 움켜쥐었다.


‘그런데 어째서 인간과 같은 마력의 기운이 느껴지지?’


김윤이 의문을 품었다.

레부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 그것은 틀림없는 마력의 기운.

그러나 공격을 행할 때는 전혀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비타랑 다르게 공격할 때만 비트는 건가?’


아니, 그것은 불가능하다.

던전의 주인들은 이제 길을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지 않으니 말이다.


만약 남겼다고 해도 극소량.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트는 힘이 아닌건가.”

“그렇다.”


레부가 손을 뻗었다.

그러자 금빛 구체가 만들어지며 김윤을 향해 쏘아졌다.


허공을 가르며 순식간에 여러 개로 분열하는 구체.


“가속.”


김윤은 마력을 운용해 스킬을 사용했다.

순간적으로 신체의 속도를 극한으로 높이는 스킬.


그것이 그의 육신의 속도를 증폭하자, 김윤은 다가오는 구체를 향해 망치를 마구 휘둘렀다.

눈으로는 좇을 수 없는 속도.


황금빛 구체가 마치 야구공이라도 된 듯 망치에 얻어맞아 사방으로 날아갔다.

그러자 그것들을 후려친 망치가 하얗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특수한 무기로군.”


레부가 그 무기를 평가하는 사이 김윤이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타오르는 망치를 휘둘렀다.


콰앙!


레부의 창대가 부러질 듯 휘며 그의 몸이 뒤로 쭉 밀려났다.


“충격을 흡수해서 돌려주는 무구인가.”


김윤이 곧바로 지도를 하나 더 불태웠다.

그러자 그의 빈 손에 들리는 쇠뇌.


최후의 한 발.


쇠뇌에 담긴 화살이 마력을 휘감으며 쏘아졌다.

그것은 자신을 쏘아준 몸뚱아리를 깨부수며 맹렬히 날아갔다.


그러나 섬광을 휘감은 창날에 허무하게 사라질 뿐이었다.


“그러나 부족하다.”


쿠웅!


레부가 진각을 내질렀다.

대지가 갈라지며 흙먼지를 토해냈다.

사방에서 솟구치는 섬광이 그것에 응하며 더욱 격하게 타올랐다.

그리고 자신의 살점을 뜯어내 그의 창에 담았다.


“네 힘을 제대로 보여봐라. 새기는 자. 편법을 사용해도 나를 이기고, 멸망을 막을 수 있는가.”


김윤은 그것을 통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렇기에 곧장 기억의 지대를 펼쳤다.

그러나.


콰앙!


그가 다시금 창을 내지르고 위해 딛은 진각을 통해 기억의 지대가 흐트러졌다.


“뭐?”


김윤이 당황하는 그 순간, 창이 내질러졌다.

그것만으로 주변의 모든 것이 일그러졌다.

이어 그 사이로 한 줄기의 섬광이 쏘아졌다.


모든 것을 꿰뚫을 기세로 쏘아지는 섬광.

김윤은 방어용 마력 장벽을 펼치고 방패를 펼쳤다.

그리고 그것이 뚫리는 시간 동안, 망치의 머리에 마력으로 만든 충격파를 꾸준히 흘려보냈다.


투두두두두둥!


연속으로 울려 퍼지는 마력의 충격파.

그것이 망치의 머리를 두드렸다.

그러자 망치가 다시금 새하얗게 물들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요동치는 망치.

그것은 충격을 흡수해 몇 배로 증폭해 다시 방출하는 무기였다.


“흐읍!”


김윤이 짧은 기합과 함께 망치를 휘둘렀다.


그 결과는.


콰드드득!


김윤의 패배였다.


망치를 넘어 그의 팔을 통째로 날려버린 일격.

뜯겨 나간 김윤의 어깨에서 피가 줄줄 쏟아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의 어깨부터 붉은 기운이 솟구쳐 그의 팔을 도로 만들어냈다.


“그건······.”


레부가 그 모습에 창을 도로 거두었다.


“비타의 은혜를 입었는가. 생명력과 마력이 동시에 깃든 육체라.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기이한 하나의 힘······.”


그가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다시 소개하지. 나는 과거, 나의 세계에서 새기는 자였던 레부다.”


그의 시선이 백민호를 향했다.


백민호가 마력초의 연기를 내뿜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증폭된 마력을 바탕으로 거대한 파도를 지상에 현현시켰다.


콰과과과과!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물살이 레부를 향해 움직였다.


“잠시 이야기를 하지 않겠나.”

“그런 말을 해놓고 죽이려던 놈들이 한 둘이 아니라서.”


레부가 다시금 발을 굴렀다.

그러자 그것으로 인해 피어난 마력폭풍이 소용돌이치며 파도를 밀어냈다.


“그런가.”


레부가 천천히 자세를 고치며 창을 바닥에 박아넣었다.

그리고 두 손을 들어 싸울 의지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나는 같은 인간으로서 대화를 바랄 뿐이다.”


백민호가 그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다 김윤을 불렀다.


“······뭐, 그래. 김윤. 네 선택에 맡긴다. 아무리 그래도 같은 길을 만드는 자잖아? 네 의견을 받아보자고.”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지?”


김윤이 레부를 바라보았다.


“너희의 세계에 대한 것이다.”


레부가 자신의 창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그가 멸망을 맞이하고,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사용하던 창.

그의 실패를 상징하는 무기였다.


그는 그러한 창을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쓱 훑었다.


“나의 세계는 실패했다. 그 대가로 우리 세계의 모든 인간은 저 바깥에 있는 모래로 변했지.”


레부가 말을 이었다.


“그래, 너희가 지나온 사막. 그것이 나의 동족이었으며, 친우였으며, 가족이었다. 그들의 육신은 모래가 되고, 그들의 영혼은 이 세계에 갇혔다. 그리고 과거의 자신의 몸을 찾으려 발악하며 모래의 괴물로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그것이 반복됐다. 실패한 어느 세계와 마찬가지로.”


그가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그것을 움켜쥐어 주먹을 쥐었다.


“우리의 세계는 어째서 실패했는가. 준비가 부족했는가? 길을 만드는 자들이 협력하지 않았는가? 아니, 모두 아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를 다했고, 그 어떠한 난관에도 협력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실패했다. 애초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거였다.”


그가 다시 주먹을 펼쳤다.

그러자 그 위로 황금빛 나비가 만들어졌다.


“세계를 이루는 마력으로서는.”


백민호가 되물었다.


“세계를 이루는 마력으로서는? 모든 마력이 다 거기서 거기잖아. 마력이 다른 종류라도 있다는 거야?”

“그래, 저기 있는 새기는 자. 그에게 내장된 은혜. 그 역시 비타가 그러한 것을 깨닫고 만들어낸 것이지. 그러나 그것은 우리와 같은 인간은 흉내 낼 수 없다. 애초에 우리는 나약한 종족이니까. 그렇기에 나는 이 던전에 길을 새겼다. 마력이 다르게 흐르는 길.”

“이곳에서 생기는 패턴이 변화는 그 때문인 건가. 그리고 그쪽의 마력도.”

“그렇다. 나의 이 힘은 새로이 새겨진 마력의 길을 통해 만들어진 또다른 마력. 즉, 멸망에 대응할 수 있는 변화다.”


레부가 마력을 흩뿌렸다.

그러자 그것은 황금빛 안개처럼 피어올라 일대를 휘감았다.


김윤과 백민호는 그것을 통해 느껴지는 기운을 살폈다.

평범한 마력과는 확연히 다른 마력.

그러나 최초로 그를 발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마력이 느껴졌다.


‘완전히 변한 것은 아닌가.’


“그렇기에 나는 이것을 던전 자체에 적용했고, 너희에게 성장할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너희는 비트는 것을 통해 이곳에 당도했지. 이대로라면 멸망을 맞이하고 말 거다.”


백민호가 귀를 후비며 말했다.


“즉, 돌아가서 그 시련을 받으면서 다시 오라는 거지?”

“그래, 정확히는 이곳을, 이 마석을 마지막까지 남기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너희 세계의 인간들을 모두 성장시킬 수 있을 테니, 그래야만 너희의 세계는 멸망을 이겨낼 수 있을 테니.”

“이거 또 어려운 문제로군. 어떻게 할래 김윤.”

“······그 새기는 걸 내가 배울 순 없는 건가?”

“가능은 하다. 그러나.”


레부가 손가락을 뻗어 김윤의 몸을 가리켰다.


“네 몸이 견딜 수 있을 지는 모르겠군. 너의 그릇은 이미 한계에 가깝다. 아무래도 비타의 은혜, 그리고 의문의 힘이 그 안에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카룬의 힘을 말하는 건가.’


김윤은 자신의 가슴팍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 하나의 힘의 주인을 떠올렸다.


“이 길을 새기기 위해선 막대한 마력을 받아야 하나, 너의 몸은 마력을 받기에는 이제 한계다. 이것 역시 인간이라는 종이 지니는 한계지.”

“비트는 거로는 안 되는 거야?”


레부의 황금빛 눈동자가 백민호를 훑었다.


“네 몸 역시 상해있다. 그릇을 억지로 늘린 흔적이 보이는군.”

“······이곳을 남길 수밖에 없는 건가.”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너희가 이곳의 시련을 이겨낸다면 마력이 새롭게 흐르는 길을 통해 한계를 넘어선다. 망가진 그릇을 복원하고 새로이, 더 견고히 만들어낸다. 환골탈태.”


레부가 창을 움켜쥐었다.


“그것이 가능할 거다. 그리고 그것을 겪는다면, 그 이후엔 내 도움이 없어도 가능하겠지.”

“그렇다면 이곳을 남길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

“그렇긴 하다만 네가 일일이 네 세계의 인간을 강화시킬 건가? 아니, 길을 만드는 자에게는 그러한 여유가 있을 수 없다.”

“······당신이 그사이 이성을 잃을 확률도 있지 않나?”

“아니, 나는 이성을 잃지 않는다. 그것이 이 공간이 존재하는 이유다.”


그가 방을 둘러싼 섬광을 가리켰다.


“저것들은 이 마석에 응축된 마력을 나의 길을 통해 정제해 모아둔 것. 즉, 이 내부의 마력은 나의 것으로 바꿔두었기에 내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물론 이 방법 또한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가 자신의 체내에 흐르는 힘을 감지했다.


“내가 지닌 길을 새기는 힘이 이 세계에서 끝났으니까.”


그가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세계.

그런데 그런 세계에서 그는 동족을 만났다.

다른 세계이나 같은 인간인 저들을 말이다.


그렇기에 그는 그들에게 모든 것을 걸기로 다짐했다.

자신의 마지막 의식을, 마지막 힘을 모두 그들에게 전달함으로써 멸망의 고리를 끊어버릴 수 있도록 말이다.


“받아들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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