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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2)

DUMMY


“여기가 기의 사막인가.”


포탈을 통과하자마자 그들을 덮치는 열기.

바닥에서 솟구치는 막대한 지열과 하늘에서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의 빛이 그들을 환영했다.

그리고 그들을 환영하는 또 한 가지.


“크윽······.”


마력 패턴의 변화.

운용 방식의 비틀림.


포탈을 통과한 이들이 마력으로 강화하던 몸의 힘을 잃고 하나 둘 쓰러졌다.

동시에 솟구치는 열기에 괴로움을 토해냈다.


김윤 역시 그들 중 하나였다.


갑자기 몸에서 빠져 나가는 힘.

그것을 넘어 변화된 마력 패턴과 운용법으로 인해 마구잡이로 흐르는 마력이 그를 괴롭혔다.


“큽······!”


그러나 그는 길을 새기는 자로 선택될 법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정신력으로 그것을 견뎌내며 균형을 다잡았다.


“확실히 변하는군.”


그의 바로 옆에서 백민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지금 상황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주변을 살폈다.

열기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들어오기 전에 비튼거냐.”

“그렇지 뭐.”


백민호가 자신의 몸에 두른 마력을 살폈다.

그것은 길을 비트는 자의 마력.

그것으로 자신의 마력을 먼저 비틀어 공간이 선사하는 비틀림을 벗어난 것이었다.


“물론 이것도 너희가 적응해야 하겠지만 말이지.”


백민호가 품에서 마력초를 꺼내 입에 물었다.


“······여전히 그걸 달고 사는군.”

“마력이 꽤 성장했지만, 그래도 여기 있는 인원을 다 비틀려면 소모가 커서 말이야. 너도 하나 줄까?”

“필요 없어.”

“그럼 뭐.”


백민호가 마력을 사방으로 흩뿌렸다.

그러자 일대에 비틀림이 일어났다.


“마력 운용 방식이 전과 완전히 같을 수는 없습니다. 이것도 편법으로 비튼 거라서 말이죠. 전과 비슷하지만 이질감이 느껴질 겁니다.”


백민호의 발언에 김윤은 자신의 마력을 살폈다.

전과 비슷하나 확실히 이질감이 느껴진다.


자신의 것이 자신의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

그러나 김윤은 이러한 느낌을 알고 있었다.


흐름, 자연의 마력을 이끌어와 사용하는 방식.

지금 이 방식은 그것과 흡사했다.


비틀림 하나가 그의 몸 안에 자리를 잡고, 그의 체내의 마력을 이끌어와 사용한다.


“금방 적응했네?”


백민호의 물음에 김윤은 다시금 침묵으로 응했다.


“사람이 왜 이렇게 차가워졌대. 예전에는 좀 더 유하지 않았나?”

“그쪽은 여전히 가볍고.”

“하하.”


김윤은 마력을 끌어올려 냉기를 살짝 둘렀다.

더위를 쫓아내기 위함이었다.


주위의 리터너들 역시 금방 변화에 적응하며 냉기를 둘렀다.


“준비가 끝났으면 이동하겠습니다. 김윤씨, 길을 새겨주실 수 있겠습니까.”

“네.”


김윤은 마력을 일으켜 길을 새겼다.


눈에 보이는 푸른 길.

일직선으로 뻗어 나간 마력이 그들의 이정표가 되어주었다.


“저 마력을 따라가면 보스가 있는 곳으로 바로 갈 수 있습니다.”

“좋군요. 그럼 모두! 이동하겠습니다!”


리터너들이 곧장 이동을 시작했다.


푸른 길 주위에 보이지 않는 마력이 그들을 감싸며 몬스터의 인식을 막아냈다.

그들은 지금 길이라는 곳에 따로 올라 던전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


덕분에 그들은 이곳까지 달려오며 소모한 체력과 마력을 회복하며 여유롭게 이동을 이어갔다.


“이거 마치 관광이라도 온 기분이구만.”

“사막이지만 말이죠.”

“그러니까 관광이지.”


곳곳에서 리터너들의 수다가 들려왔다.


그리고 백민호 역시 김윤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역시 새기는 힘은 좋네. 안 그래? 비트는 힘은 영 별로라서 말이야. 내 고유 스킬도 그렇고. 변화를 일으키는 건 좋은데 제어가 안 되잖아? 비트는 힘도 이렇게 별개로 꺼내 쓰는 건 마력 소모가 심하고. 아, 물론 내 스킬과 섞어 쓰면 미래를 보는 사기적인 효과가 있지만, 그건 또 길을 만드는 자와 오래 엮인 사람은 잘 안 보인단 말이지?”

“원래 이렇게 말이 많았나?”

“나 말이야? 하하, 말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 물론 백화에선 리더의 위엄을 위해 조용히 하는 편이지만. 뭐, 물론 같은 길을 만드는 자니까 이렇게 터놓는 거지.”


백민호의 분위기가 변했다.

동시에 김윤과 자신 주위로 마력을 펼쳤다.

소리가 새어 나가는 것을 차단한 것이었다.


“다른 놈들은 별 필요가 없거든. 멸망을 막을 때 말이야.”


김윤이 주변을 두른 마력을 살폈다.


“물론 이렇게 고기 방패나 물량으로 써먹긴 좋지만.”


그의 발언에 김윤이 그를 노려보았다.


“그러고 보니 어제 질문에 답도 못 받았군. 그래서 무고한 자들은 살려뒀나? 아니, 무고한 자들이 있기는 하던가?”


김윤은 다시금 침묵을 유지했다.


“마력이 우리에게 감지된 이후, 이 세계에 무고한 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힘을 얻으면 휘두르는 게 인간이니까.”


그것을 끝으로 백민호 역시 침묵을 선택했다.


그들은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귀를 묻으며 보스 몬스터가 있는 장소로 향했다.



***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신전.

바닥에 가득한 모래와 같은 색으로 이루어진 신전이었다.


“저곳에 보스 몬스터가 있군요. 지금까지 도달하지 못했던 곳입니다만······.”


장 하오란이 바닥에 새겨진 푸른 길을 바라보았다.


“이게 길을 만드는 자의 힘. 탐이 나는군요.”

“곧바로 진입합니까?”

“그럽시다. 모두 회복이 된 것 같으니 말입니다.”


그가 고개를 들어 후방을 바라보았다.

그를 따라온 수많은 리터너들.

그들이 이제 저 앞에 있는 신전으로 돌격해 이 던전을 끝장낼 것이다.


“갑시다.”


그들은 조금씩 속도를 높였다.

그리고 신전에 들어섰다.


그러자 곳곳에 보이는 강력한 몬스터들이 그들을 맞이했다.

물론 그들을 인식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길 위에 있었으니 말이다.


“모래로 이루어진 용이라······.”


그들은 그 자태를 살피며 발걸음을 옮겼다.

저 신전의 내부, 가장 거대한 방, 가장 방대한 마력이 느껴지는 곳으로 말이다.


“엄청난 마력이 느껴지는군요. 지금까지 공략한 그 어떠한 던전보다 말입니다.”


장 하오란의 말에는 김윤 또한 동의했다.

지금까지 공략한 던전 중 가장 강력한 마력.

과거 그가 찾아간 최초의 마석, 비타와 필적하는 마력이었다.


‘용족이라도 있는 건가.’


김윤은 지금까지 만난 종족들을 떠올렸다.

종족에 따라 다른 육체 능력과 보유한 마력의 양.


그중 인간은 최약체나 다름 없었다.

육체의 능력, 그리고 지닐 수 있는 마력조차 전체적으로 낮았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만난 모든 세계가 그들 역시 실패할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 김윤은, 그리고 그의 옆에 있는 백민호는 그리 여기지 않았다.


‘막아낸다.’


아니, 그들만이 아니다.

지금 이곳에 있는 모두가 그러했다.


“진입합니다.”


쿠구구구구!


거대한 석문이 바닥을 긁어내며 안쪽으로 밀려갔다.


폴폴 피어오르는 흙먼지.

그 흙먼지에 수많은 섬광이 스쳐 지나가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모조리 내부에서 쏟아진 섬광이었다.


“이건······.”


석문 너머의 풍경.

그것은 경이롭기 그지없었다.


방의 모퉁이를 장식하고 있는 황금빛 섬광의 기둥.

그것은 마력이었다.


“방대한 마력은 저것에서 느껴진 건가.”


리터너들이 천천히 내부로 들어섰다.


기이하게도 방의 각 모퉁이에 섬광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방 중앙은 어두웠다.


그들은 그곳을 경계하며 하나둘 내부로 들어섰다.

그리고 자세를 다잡았다.


그러자.


쿠구구구구!


석문이 다시금 굉음을 흘리며 닫혔다.


콰앙!


그리고.


콰앙! 콰앙!


각 모퉁이를 넘어, 그 사이의 벽에 모조리 섬광의 기둥이 들어찼다.


콰과과과과!


그것은 그들이 통과한 문의 앞도 마찬가지.

도망칠 곳이 사라진 것이었다.


“퇴로가 막혔습니다!”

“기, 김윤씨!”


김윤이 퇴로를 새로 새기려 할 때였다.


중후한 목소리가 방 내부에 울려 퍼졌다.


“멸망을 막으러 왔는가.”


그러자 방 중앙에 몰려있던 어둠이 걷혔다.


“이 세계의 존재들이여.”


어둠이 사라지자 그 중앙에 있던 존재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것은 인간이었다.

새카만 머리를 길게 늘어뜨려 얼굴이 가려졌다.

그러나 어깨부터 드러나는 피부, 그리고 붕대를 휘감은 손과 발.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확실치 않다.

지금까지 만난 종족들을 생각해봐라.

그들은 인간과 비슷한 형태였지만 조금씩 달랐다.


하지만 저 곳에 있는 존재는 달랐다.

보는 것만으로 알 수 있었다.

저것은 인간이었다.

자신들과 완전히 동일한 인간 말이다.


“인간······?”


중앙에 있던 남자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래, 다른 세계지만 나 역시 너희와 같은 인간이다. 같은 종족을 이렇게 만나니 새삼 반갑구나.”


그리고는 머리를 쓱 쓸어넘기며 얼굴을 드러냈다.


마치 용암을 담은 듯이 이글거리는 황금빛 눈동자와 짙은 눈썹.

날카로운 콧대와 턱선, 마치 조각을 깎아낸 것만 같은 미형의 얼굴이었다.


“나의 이름은 레부. 이곳의 주인이다.”


레부가 허공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의 손바닥에서부터 섬광과 번개를 뒤섞은 듯한 것이 피어났다.

그리고 이어 하나의 형태로 변했다.


그것은 창이었다.


“그대들이 진정한 멸망을 맞이할 자격이 있는가 나는 시험하겠다.”


그의 창에 방대한 기운이 맺히기 시작했다.

마력과는 또 다른 기운.


“비타처럼 마력을 비튼 건가······!”


다른 이들과 달리 비타의 힘을 직접 마주한 적이 있는 김윤은 곧장 준비를 시작했다.


저것은 막을 수 없다.


“백민호!”

“길을 비틀어 달라는 건가.”


백민호는 김윤이 원하는 바를 곧장 눈치챘다.

그 역시 과거 박건영을 통해 저 힘의 정체를 깨달았다.


그렇기에 그들은 곧바로 마력을 일으키며 길을 만들고, 비틀었다.


저 섬광이 그 무엇도 꿰뚫지 못하도록.


콰과과과!


레부가 창을 내질렀다.

그러자 섬광이 용의 형상을 띄며 모든 것을 집어삼킬 기세로 쏟아졌다.


“무, 무슨······!”


그 위력에 당황하는 리터너들 그들은 곧장 무구와 스킬등을 이용해 방어를 펼쳤다.

하지만 그것들은 가치가 무색하게 모조리 산산조각이 났다.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 이게 무······.”


그들이 준비한 최대의 방어가 허무하게 뚫렸다.

그리고 기다리는 것은.


콰과과과!


죽음.


하지만 이곳에는 이 세계에 넷밖에 없는 존재가 둘이나 존재했다.

길을 만드는 자.


그들의 앞에 마력이 응축됐다.

그리고 뒤엉키며 흩어졌다.


마구잡이로 비틀어진 수많은 길.

그것을 용을 닮은 섬광이 타올랐다.

그리고 그 중앙에 있는 갈림길에서.


콰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그 충격을 수많은 길로 퍼트렸다.


콰과과과과과!


폭발이 리터너들이 있는 곳을 교묘하게 피하며 주변에 닿는 모든 것을 깨부쉈다.


“길을 만드는 자가 있었는가. 그것도 새기는 자와 비트는 자······.”


레부가 천천히 창을 거둬들이며 저 멀리, 특이한 마력을 보인 이들을 바라보았다.

길을 만드는 자의 마력, 김윤과 백민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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