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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 (2)

DUMMY

쿠웅!


거대한 트리 가디언이 덩치에 걸맞은 굉음을 내며 쓰러졌다.

관이 끊어지고, 품고 있던 마력이 바닥나 더 이상의 재생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게 끝이 아닌 건 알고 있지?”


김윤이 쓰러진 트리 가디언의 앞, 숨을 헐떡이는 박다민의 곁으로 다가갔다.


“······꼭 그렇게 말해야 하는 거야?”

“글쎄.”


박다민이 창을 바닥에 박고, 그것을 지지대 삼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나저나 길을 만드는 자가 다 여기 있는 걸 보면 황금의 사원은 공략이 끝났나봐?”

“그렇지 뭐.”

“그럼 이제 국내 마석도 진짜 얼마 안 남았네.”

“해외가 남아있지만 말이야.”


김윤이 싱긋 웃었다.


“······거기도 우리가 가야해?”

“안 하면 그냥 다 죽는 거고 뭐.”

“그래······.”

“해외 쪽은 길을 만드는 자가 없잖아. 그래서 최초의 마석 쪽은 더뎌. 물론 실력자들이 더 많으니 얼추 공략해나가고 있긴 하지만······.”


피해가 만만치 않다.

그야 그들에게는 길을 만드는 자가 없으니 말이다.


김윤은 자신이 만들고, 자신이 지나온 길을 돌아보았다.

모든 접근을 차단하는 길.

저것 하나만으로도 공략에서 발생하는 희생을 다소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저 하나의 길만으로도 말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힘은 다른 나라에도 필요했다.


‘듣기로는 백민호가 타국을 돕고 있다지.’


2년 동안 그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백민호와 백화.

그러나 그들의 소식이 들리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아공간을 벗어나고 지구에 다시 살아가는 그들.

그들은 마석을 제거하기 위해 자연스레 다른 국가들과 접촉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백화의 소식을 듣게 된 것이었다.


타국을 도와 마석 던전을 공략하는 특이한 힘을 지닌 존재.


‘멸망을 막으려는 것 확실해 보이는군.’


김윤이 그의 대한 생각을 접고 박다민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이제 1년 밖에 안 남았으니까.”


남은 기간 1년.

그 안에 국내에 있는 마석은 물론 해외에 있는 마석도 모두 처리해야만 한다.


‘그래도 희소식이라면 최초의 마석만 남은 거고.’


좋지 못한 소식 역시 최초의 마석만 남았다는 것이다.


최초의 마석.

마석 대재해 당시 지구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마석.

동시에 마력의 섬광을 뿜어내며 대재해를 일으켰고, 그 섬광을 통해 다른 마석을 쏟아낸 존재.


그 대재해를 일으켰던 마석답게 마력이 강한 것인지, 그것이 품은 던전 역시 공략이 쉽지가 않았다.


반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일반 던전에선 나지 않던 사망자가 다시금 발생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몇 개 남지도 않았잖아. 그게 어디야. 이러면 아공간에 남아있어도 됐겠어.”

“그래도 지구에 있는 게 좋지. 원래 살던 곳이잖아.”

“그건 그래. 그곳이 원래 우리 땅이니까.”


박다민의 말대로 마석 던전, 그중 최초의 마석 역시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다.

국내에 남겨진 두 곳.

그리고 해외까지 포함하면 총 열 곳.


하지만 문제는 앞선 내용과 같다.

최초의 마석, 그리고 지금까지 남았다.

그 뜻은 그들은 그만큼 공략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했다.


‘비타를 연상시키는 던전들.’


김윤은 과거 비타가 재현했던 재앙들을 떠올렸다.

단신의 힘으로 재현이 가능한 수많은 재앙.

그러한 힘과 동급을 지닌 이들이 남은 던전을 이루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공략한 최초의 마석과 같은 종류임에도 남은 던전은 한층 더 강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이 들어와 있는 나뭇잎 하늘 역시 그러한 던전 중 하나.


김윤은 박다민의 공격에 흠집조차 가지 않은 나무의 몸뚱어리를 바라보았다.

나무의 몸뚱어리는 분명하나 그 크기는 웬만한 건물을 뛰어넘는 그것.

강도 역시 마찬가지인 그것이었다.


“이 나무는 아예 파괴 불가인가?”


박다민이 나무에 새겨진 그을림을 살폈다.

그의 마력으로 일어난 불길이 강타했으나 살짝 그을린 것이 전부였다.


“길을 지우는 자가 힘을 쓰는 게 아니라면.”


김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누군가 허공에 새겨진 길을 타고 나타났다.


“제 얘기 했어요?”


검은 머리칼을 하나로 묶고, 푸른 눈동자를 빛내는 이.

주은서였다.


이어 그녀의 뒤를 따라 이지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가 주은서의 곁에 내려앉으며 동그란 안경을 한 번 치켜올렸다.


“이 안에 보스가 있나요?”

“그럴 거예요.”


주은서가 나무를 향해 가까이 다가갔다.


“여기서 바로 뚫으면 되나요?”


그러자 박다민이 하늘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뻗었다.


“보스 몬스터는 최상층에 있지 않을까?”


끝이 보이지 않는 높이.

그리고 그것을 가리고 있는 수많은 나뭇잎.

누가 보아도 꽁꽁 숨기고 있는 수상한 곳이었다.


김윤은 그곳을 향해 마력을 흘려보냈다.

마력의 파동에 흐름을 뒤섞은 기술.


그것이 퍼져 나가며 수많은 나뭇잎을 뚫고 저 위로 나아갔다.


“위로 갈 생각인가?”


그러자 그 마력을 느꼈는지 저 멀리 있던 공략조의 중앙.

머리를 담당하는 리더인 조호주가 다가왔다.


“아무래도 위에 있는 것 같아서요.”

“그래, 이곳의 보스는 저 위에 있을 거다. 저 위에서 심상치 않은 마력이 느껴지는군.”


조호주가 하늘을 바라보았다.


“길을 새길 건가?”

“글쎄요. 새기는 편이 좋긴 할텐데.”


김윤은 마력을 확인했다.

길을 새기고도 보스와 맞서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지금 이 던전은 세계에 남은 가장 강한 던전 열 곳 중 하나.


과연 만전의 상태가 아니어도 공략이 가능할 것인가.


박다민이 나무을 퉁퉁 두드렸다.


“바깥은 나뭇잎이랑 그걸 탄 몬스터가 우글거리니까 안쪽으로 뚫고 가지? 애초에 안으로 들어갈 생각 아니었어?”

“······공략조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너희가 바로 올라갈 생각이 없다면······. 일단 이곳은 안전이 확보되었으니 임시 거점을 마련할 생각이다. 남은 전력을 보존하려면 그편이 좋을 테니까.”

“그렇군요. 그럼 그렇게 진행해주세요.”


김윤의 말에 주은서가 질문을 던졌다.


“그럼 우리는 안 올라가나요?”

“아니, 일단은 올라간다. 보스몬스터의 종류라도 파악해야 하니까.”


이어 그는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조호주에게 던졌다.

지도였다.


“이건?”

“비상시 대피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지도에요. 지구도 돌아갈 수 있는 길을 탈 수 있고, 그게 있어야만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렇군. 알겠다. 그럼 우리도 이만 일을 하러 가보지.”


김윤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했다.

그리고는 나무에 다가가 손을 뻗었다.


‘나무 전체에 거대한 마력이 흐르는군.’


김윤은 마력을 일으켜 길을 새기기 시작했다.

나무의 마력이 아닌, 자신 그리고 주은서의 마력이 흐를 수 있는 길.

그리고 그것을 통해 사람이 이동할 수 있는 길.


보이지 않는 그것이 나무를 뚫고 내부까지 순식간에 이어졌다.


“됐어.”

“통째로 지우나요?”

“아니, 길만 지우면 될 거야. 평소처럼 알지? 끝과 끝은 남겨두고.”

“네네, 포탈처럼.”


김윤이 뒤로 물러나자 주은서가 나무로 다가갔다.

그리고 김윤이 새겼던 길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길을 지우는 자.

그것은 이미 새겨진 길, 그리고 새기는 자가 새긴 길을 지우는 것이 가능하다.

지금처럼 말이다.


김윤이 새겨두었던 길이 지워지기 시작했다.

처음부터가 아닌 애매한 위치에서부터 지워지는 길.

나무 사이에 새겨진 길이 지워졌다.


“지우씨.”

“네.”


주은서가 일을 마쳤다는 듯 뒤로 물러나며 이지우를 불렀다.

그러자 이지우가 나무로 다가가며 마력을 일으켰다.


그녀는 길을 잇는 자.

그 어떠한 길이든 잇는 것이 가능하다.

그것이 여러 가지의 길이든, 지워진 길이든.


그렇기에 그녀는 지워진 길을 이었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은 마치 없었다는 듯이, 두 길을 이어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지우가 자신의 앞에 일렁이는 푸른 빛을 바라보았다.


“이어졌어요. 여길 통과하면 바로 내부로 진입할 수 있어요.”

“좋아, 진입한다.”


김윤은 둘을 이끌고 길을 향해 들어섰다.

길로 만들어졌기에 포탈 특유의 울렁거림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곧바로 내부로 이어질 뿐.


“아.”


길을 통과하기 무섭게 김윤의 몸이 낙하하기 시작했다.

발판이 없기 때문이었다.


김윤은 즉시 길을 새겼다.

그리고 그 위에 마력 방패를 겹쳐 발판을 만들어냈다.


“내부는······.”


이어 균형을 다잡자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겉에서 보는 것보다 넓은 거 같은데.”


나무의 내부는 맞다.

그들의 뒤로 거대한 나무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텅 비어 있는 내부.


“거대한 나무 여럿이 엮여서 만들어진 건가.”


김윤은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바깥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나뭇잎이 천장을 가리고 있었다.


“그런 거 같아요. 그게 아니면 나무에 이런 공간이······. 아니지, 아무거나 다 되는 세상인데 그냥 있을 수도 있네요.”


주은서가 품에서 단도를 꺼내 꼬나쥐었다.

김윤은 그 모습을 바라보다 마력을 뽑아냈다.


“올라간다.”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길.

그 사이사이에 마력 방패가 생겨나 발판이 되어주었다.


김윤과 주은서 그리고 이지우는 그것을 밟고 위를 향해 도약했다.

그러자 그들을 방해하기 위해 움직이는 나뭇잎들.


크기 하나하나가 거대한 것이 나뭇잎이 아닌 건물을 마주하는 것만 같았다.


‘게다가 마력도 심어져 있군.’


거대한 나뭇잎이 펄럭이며 휘둘러졌다.

그러자 폭풍이 일며 그들을 밀어냈다.


이어 몇 개의 나뭇잎이 그 폭풍을 타고 그들에게 직접 휘둘러졌다.

날카로운 예기, 마치 오라와 같은 것을 머금은 나뭇잎들.


김윤은 곧바로 길을 새겨 나뭇잎의 방향을 억지로 틀어냈다.

주은서는 배제 구역을 펼쳐 나뭇잎의 공격을 막아냈고, 이지우는 공간을 비틀어 나뭇잎을 찢어발겼다.


“길을 이을까요?”


이지우가 공간을 찢어내며 물었다.


“아뇨, 이대로 갑니다.”


김윤이 마력을 끌어올렸다.


얼추 거리는 좁혀졌다.

이정도 거리라면 그간 성장한 그의 길로 닿을 수 있다.


그의 마력이 일대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기억의 지대.


그의 고유 스킬을 변형해 만든 스킬.

그것이 일대를 둘러싸며 길을 새기는 힘과 결합하기 시작했다.


필연.

그것은 반드시 일어나는 일.


김윤이 기억을 헤집고 그것을 실현시켰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들이 이 모든 것을 뚫고 저 위에 맞닿는 일.


콰과과과!


그들의 몸이 마력과 길의 힘을 담고 하늘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콰드드득!


다가오는 나무 줄기와 나뭇잎을 모조리 뚫으며 질주하는 그들.

그들은 순식간에 나무의 꼭대기에 도달했다.


“여기 바깥으로 나가는 문 같은 게 있어요.”


주은서가 근처에 있는 나무 문을 가리켰다.

김윤은 곧장 그 문을 열어젖히고 바깥으로 나섰다.


문을 열자마자 몰아치는 돌풍.

김윤은 그 돌풍을 견뎌내며 나무 밖으로 몸을 꺼냈다.


그러자 거대한 나무 크기에 걸맞은 크기를 지닌 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무 위에 성이라······.”

“누가 봐도 저기에 보스가 있겠네요.”

“갑시다.”


김윤이 다시금 앞장 서며 성 내부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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